못다한 산 이야기/남도밖 장거리산행

제주 한라산, 관음사에서 성판악까지

dolpak 2025. 1. 31. 15:46

제주 한라산, 완도에서 당일치기 산행으로 다녀오다.

산행지 : 제주 한라산

산행코스 : 관음사 - 삼각봉대피소 - 백록담(동봉) - 진달래대피소 - 성판악

산행일시 : 2025년 01월 24일(금요일)

특징적 산행메모: 

              - 완도에서 운항하는 실버클라우드호를 이용한 당일 한라산 산행

              - 여수에서 출발하는 골드스텔라호는 완도로 노선변경을  했고, 기존  완도에서 출발하던

                 실버클라우드호 02:20 출발  05:10에 도착하는 운항노선이라서 맘껏 시간여유가 많았던 산행

              - 날씨는 구름 많고 흐릴 것이라 했으나 오전 중에는 깔끔하고 봄날처럼 따뜻한 날씨

                눈꽃이나 상고대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없었지만 겨울 설산 산행으로는 절대 아쉬움이 없었던 산행

              - 한라산 산행 중 이날처럼 선명한 백록담은 볼 수 있었던 기회는 아직껏 없었다.

여수에서 출발했던 골드스텔라호

지난 2020년부터 여수에서 제주까지 운행하던 한일고속,  골드스텔라호가

이용객 감소와 운영상의 어려움 때문에 여수에서 제주로 운항하던 노선을 포기하고

완도에서 제주을 잇는 노선변경을 했다.

여수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편하긴 하지만 한라산 당일산행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다.

반면

이번 완도에서 출발하는 제주까지 운항하는 실버클라우드호는

14시간이라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기에 굳이 1박 2일 산행이 아닌

당일치기 산행으로 맘껏 충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골드스텔라호와 실버클라우드호가 시간차이로 둘 다 왕복 운항을 한다.

다만

주말에는 당일 운항을 하지 않고, 평일에만 당일 왕복운항을 한다는 사실

이게 제주 여행을 위한 상술인지..?

선박 운항사의 정비를 위한 휴식인지...? 는 알 수가 없다는..ㅎㅎ

 

암튼

완도에서 운항하는 실버 클라우드호는

새벽 02:30분에 출발하여 제주연안여객터미널에 05:10분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택시를 타면 성판악이나 관음사까지 06:00분이면 산행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한라산 등산지도

한라산 등산 시에는 애써 꼼꼼한  지도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성판악과 관음사에서 출발하는 선택만 있을 뿐 갈림길이 없이 무조건 일방통행이기 때문이다.

단지, 관음사코스는경사가 심하고 힘든 만큼  볼거리는 풍부하다.

더불어 한라산의 북서쪽 방향이라 눈꽃과 상고대가 이쁘게 피는 경우가 많다.

반대편인 성판악 출발코스는

진달래대피소까지 순탄한 트레킹코스가 이어지는

순탄하고 편한 산행일 것이지만 지루하고 볼거리가 부족하다.

특히 양지바른 남동쪽방향이라 눈꽃이 빨리 녹아내리는 아쉬움이 내재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한라산의 초행길에는 성판악 출발을,   더 많은  눈꽃산행을 원하는 경험자는 관음사 출발을 하면 된다.

제주 한라산 산행을 위한 준비 자료와 예상되는 산행시간을 개인적으로 정리 점검을 했다.

물론 예상일정으로 움직여지는 일은 없겠지만서도

나름의 산행일정을 준비하는 것도 그 산을 알아가는 제미와,

산행 페이스를 조절함에 있어 조급하지 않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다.

 

이날 

실제 산행일지는 아래 일정표와 같이 소요되었다.

점심 휴식, 그리고 결코 느리지 않을 집사람을 위한  천천한 걸음도 반영이 되었다.

일정상, 시간 여유가 많아서

사라오름 전망대까지 왕복으로 다녀올까 싶었는데

끝도 없을 것 같은 지 욕심은 애써 접었다.

사라오름 갈림길 삼거리에서 사라오름 전망대까지는 0.6km 왕복 1.2km,

1시간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 될 것이다.

 

한라산 관음사 탐방지원센터에 06:00분에 도착

탐방예약 체크를 하고, 아이젠과 스패츠, 그리고 렌턴을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한 시간은 06:20분

아직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서 주변 풍경을 일절 볼 수 없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이마 위에 불을 밝힌 렌턴 불빛만이 산만하게 움직일 뿐이다.

관음사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탐라계곡 쉼터까지는 크게 어려움 없는 순탄한 숲길로 1시간 정도 이어진다.

참고로 관음사 탐방지원센터의 해발고도는 580m, 백록담까지 8.7km

성판악 탐방지원센터의 해발고도는 750m, 백록담까지 9.6km

당연

관음사는 짧고 경사가 심하겠고, 성판악은 길고 완만한 길임은 자명한 일이다.

 

06:20분 출발한 관음사코스 산행에는

숯가마터까지만 렌턴이 필요했고, 그 이후에는 아침빛만으로도 충분한 산행이 가능했다.

그리고는 탐라계곡 목교를 지나면서 만나는 난감한 계단은 관음사코스의 본격적인 오름길의 시작

탐라계곡 쉼터에서 개미정지를 향해가는 은근한 고행길

늘 성판악에서 오르고, 관음사로 하산했던 나란 녀석의 한라산 산행들

그때마다 이 개미정지라고 하는 소나무 숲길이 운치 있고, 푹신했던 기분 좋은 구간으로만 기억되어 있는데

역으로 올라가는 이날의 개미정지 오름길의 소나무숲

생각보다 스피드가 나질 않고 된비알 오름길이 끝도 없이 지리 지리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이곳은 한라산탐방안내도상에는  빨간색, 힘든 구간으로 표시되어 있는 구간이다.

산꾼들이 늘상 하는 말,,,!

이제 다 왔어...! 여기만 올라가면 삼각봉 대피소겠네...!

매번 속아 넘어가면서도 미련처럼 희망과 바램으로 올라서는 개미정지 오름길

그 길고 긴 희망과 바램이 절망으로 무너질 즈음이면 삼각봉 대피소에 안착을 하게 된다.

개미정지의 울창한 소나무 숲

왜...?

개미정지라 했을까...? 했더니..!

집사람 왈...!

개미처럼 빨리 가지 못하고 잔걸음으로 끝도 없이 올라야 하는 길이라서 개미정지라 했다나...ㅎㅎ

 

이 개미정지 소나무 숲길을 지날 즈음에는 성판악의 남동쪽에서 새어 나오는 아침빛이 

눈 쌓인 개미정지에 따뜻한 황금빛 그라데이션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삼각봉대피소 08:50

삼각봉은 화산폭발로 빚어진 거대한 바위로 삼각뿔의  웅장한 품새를 자랑하는 곳이다

삼각봉 아래에는 유인대피소가 자리를 잡았고, 이곳에는 실내 휴식공간과 화장실이 있다. 

예전에는 진달래대피소와 함께 라면과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했었는데 

언제부턴가는 일절 중단했고, 한라산 전 구간에서도 일절 식음료를 판매하는 대피소는 없어지게 되었다.

다만

이곳 대피소에서는 간식 포함 점심식사를 할 수는 있겠으나

한겨울 바람 거친 날들에는 발 디딜공간이 없어서 이도 마땅치 못할뿐더러

 11:30분에 이곳 삼각봉대피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맘껏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곳은 결코 아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으면, 구간별 산행시간을 철저하게 준비를 하던지

아니면

 관음탐방지원센터에서 최대한 이른 아침에 출발을 해야 한다.

요즘은 한라산뿐만 아니라 여타 한 국립공원들에서는

구간별 입산시간 지정 제를 시행하고 있어 맘껏 여유롭고 한량 같은 산행을 할 수가 없다.

무조건적으로 빠른 출발만이 여유 있는 산행과 차분한 휴식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삼각봉 대피소

삼각봉 대피소에서 따뜻한 커피와 간단한 간식으로 칼로리 보충을 하고 다시금 

관음사코스의 최대 난코스의 깔딱 오름길의 시작을 알리는 헌수교를 건넌다.

헌수교 정면으로 보이는 바위암릉은 왕관바위이고

이곳에서 시작하는 된비알 오름길은 북사면으로 겨울철 눈꽃이 가장 이쁜 구간이기도 하지만

최대 난코스의 오름길이기도 하다.

집사람처럼 눈길 산행에 길들여지지 않은 등린이는 미끌리는 눈길에 긴장을 많이 하게 될것이고

평소같지 않은 체력적소모와 과한 긴장에서 오는 근육통(근경련)이 동반되는 것은 당연 할 것이다.

이날의 집사람은 생각지 못한곳의 통증으로 진통제 2알로 버텨내는 난감함을 이겨내야 했다고 한다.

예전의 용진각 대피소  10:00

 예전에는 용진각 대피소가 있었으나 지금은 폐쇄되었고, 잠시 쉬어갈 데크시설만 남았다.

삼각봉 대피소 지나는 헌수교에서 용진각까지의 급경사 오름길은

관음사코스 중 최고 난코스로 이곳을 오르고 나면 한라산 관음사 코스의 시원한 풍경을 만날수 있다.

 

 

 

 

 

용진각대피소 쉼터에서 백록담을 향해가는 한라산 8부능선 오름길

어쩌면 오늘 한라산은 이곳 오름길이 가장 멋진 겨울 풍경을 만들어주는 곳이 아니었는가 싶다.

조망도 시원하고 흐트러지는 구름과 파란하늘의 조화도 더없이 좋다.

더불어

눈쌓인 오름길 또한  경사도는 크게 격하지 않아서 힘들지 않게 오름할 수 있다.

성판악코스와는 또다른 화려한 눈꽃세상이 아닌가 싶다.

한라산의 구상나무에 쌓이는 눈꽃은 겨울 한라산 산행이 주는 별미가 될것이다.

그랬던 구상나무가 지금은 죄다 백발이 성성한 고목이 되어

하나 둘씩 쓰러지고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지리산뿐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산들에서도 이 구상나무가 고사되어가는것은 매 한가지이다.

자연생태계의 교란으로 인한 식생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일게다.

조만간 백발의 구상나무는 뼈대마저도 쓰러지고 나면 허허벌판 초원지대로  변하는 것은 아닐까..? 

지리산의 제석봉의 구상나무 군락지처럼...!

 

 

관음사 코스중 한라산 백록담이 보이기 시작하는 9부능선 오름길의 풍경들

얼마전까지만 해도 눈폭탄으로 한라산 정상이 통제되었는데

간신하게 열렸던 이번 산행

화려한 눈꽃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없을지언정,  아직도 

등로에서 잠깐만 엇나가면 허리춤까지 빠지는 눈구덩이 속으로 푹신하게 빠져들만큼 수북하게 쌓여있다.

천상, 선답자가 지났던 발자국을 따라 걷는것만이 오늘 산행에서는 최선의 산행법이 될 것이다.

 

 

한라산 백록담이 보이는 9부능선상에 도착을 했다.

정상에 거의 도착을 한것이나 진배없는 것이다.

왼쪽 암벽은 백록담의 북릉일테고, 중간의 두리뭉실한 언덕이 백록담 남벽쯤 될것이다.

예전에는 전혀 몰랐던 백록암의 겉살이 오늘따라 색다른 모습으로 보여진다.

마지막 동릉 정상으로 가는 하늘 계단길..ㅎㅎ

오늘 산행의 최고정점에 오르는 기분좋은 계단길인 것이다.

구름많을 것이라던 예상과는 달리 깔끔한 시야와 적당히 버물려지는 구름은

더 없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더불어

바람도 거칠지 않고, 춥지 않고  따뜻한 봄날같은 날씨라서 원없이 여유로울수 있다.

 

 

백록담 동릉 정상 인증

동릉 정상에서는 국립공원 안내 멘트가 5분간격으로 자동 방송되고 있다.

정상인증을 하시는 분들께서는 기다리는 뒷사람을 위해서 조속한 촬영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고

또한

탐방인증은 동릉정상 반경 200m내의 어느곳에서도 가능하다는 안내방송

더불어

국립공원 내에서 취사와 음주를 할 경우 처벌받을 것이라는 엄포성 방송이 귀에 못이 박힐만큼 반복되고 있다.

이 한라산 정상인증이라는 것

그동안, 여러번의 한라산 산행 중 이만큼 깔끔한 날씨와 차분한 인증사진을 남길수 있었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지 싶다.

늘상, 다른사람들 사진찍느라 바빴거나, 날씨가 잼뱅인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날도 백록담 정상석에는 끝도없이 길게 이어지는 인증행렬에 두손 두발 들어서 포기를 했고

예선의 구상나무의 고사목에서 인증을 대신했다.

 

 

아주 깔끔했던 백록담과 정상 인증을 기다리고 있는 끝없는 인증 행렬

이날은 그나마 날씨라도 따뜻했고 칼바람이 없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을테지만

한라산 특유의 돌풍같은 칼바람과 혹한의 강추위가 같이 했더라면

이 살 떨리는 인증행렬을 감히 도전하지 못했으리라...!

물론

나란 녀석은 이런 정상석 인증이라는 것들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는게 사실이다.

대신으로

더 주절주절한 지 혼자만의 넋두리같은 산행기라는 이름으로 산행기록에 대한 인증을 남기게 된다.

한라산 정상의 인증행렬

한라산 백록담 동릉에서 진달래 대피소까지의 하산길은 대체적으로 급경사가 아닌

원만한 내림길이다.

물론 이곳도 역으로 올라갈적에는 천번의 한숨을 내쉬고서야 올라야하는 고행의 된비알 오름길이겠지만

하산길은 말그대로 순탄하고 거침없는 기분좋은 길일 뿐이다.

게다가

이날은 동남쪽방향으로 양지바른 날들이 계속되었던터라 그 많았던 눈들이 녹아서

시커먼 계단속살을 다 들어내고 있었다.

동릉에서12:05분에 하산을 시작했고 50분에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을 했으니 쉽고 빠르게 안착을 한 것이다.

그리고, 진달래대피소에서 속밭대피소를 경유 성판악까지는 길고 지루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속밭대피소를 경유 성판악까지 이어지는 겨울 눈길은

그저 발만 들면은 알아서 내려 갈것같은 순탄한 길이다.

보여지는 풍경 또한 별반 차이가 없는 고만고만한 숲길의 연속이라서 사진촬영을 위한

걸음을 멈출필요도 없다.

다만 

사라오름 갈림길에서 사라오름을 다녀올것인지 말것인지만이 잠시만의 고민일 뿐이다.

성판악 출발을 할 경우는 아직 여분의 체력들이 많이 남았을 것이기에 사라오름이라는

별다를것없는 저수지를 다녀올 수도 있겠지만 방전이 얼마남지 않은 하산길에서는

이마저도 난감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해서...

이날은 지 욕심을 접고, 집사람 걸음에 따르기로 했다. ㅎㅎ

속밭대피소

 

한라산의 현위치번호

5-4 : 5는 관음사코스  4는 도상거리

4-4 : 4는 성판악코스, 뒤 4는 도상거리

도상거리는 250m마다 숫자 1이 올라간다.

4-4는 성판악까지 250m×4 ≒ 1.0km 남았다는 뜻이고. 백록담 정상에서 출발할때는 4-38일 것이다.

참고로 

지리산의 현위치번호는 500m마다 숫자 하나가 올라간다

성판악 버스정류장에서 보이는 성판악주차장과 한라산 정상

성판악탐방지원센터 15:00분

06:20분에 산행을 시작하여 8시간40분만에 무탈한 산행을 마무리 했다.

점심시간과 중간의 휴식시간을 포함하면 너무 느리지도, 그렇다고 촌각을 다투는 빠른 걸음도 아닌

가장 적당하고 여유로운 산행이 아니었는가 싶다.

탐방지원센터에서 한라산등정인증서를 출력하고 간만의 한라산 겨울 산행을 마무리 한다.

 

참...!

이날은 돌아가는 배 시간이 여유가 한없이 많았던 터라

제주시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내려갔고,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여유까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