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제나 마음은 태양/내 삶의 편린들.!

우리 아버지에 대한 단상

 

아마도 30대 후반 이상이라면 상당수 공유하고 있을 아버지의 표상.

엄한 아버지. 힘들던 시대.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두 어께에 짊어지고 . 말할 시간보다는 일해야 할 시간이 많아 늘 

무뚝뚝하던 아버비. 그저 근육같은 눈빛으로 말하고. 취기에 젖은 몸짖으로 말하고. "끙" 외마디 신음으로 바깥세상에서

몰고 온 한숨을 대신하던 아버지. 철없는 자식들에게 때로 회초리나 몽둥이를 들어 편지지 두세장 분량의 훈계를 딱딱 아프게

새겨주시던 아버지. 그러고 난 날 밤이면, 잠든 척하는 자식에게 다가와 매질한 몸 여기저기 마음아프게 어루만지던 아버지

  30대 후반이상이라면 상당수 공유하고 있을 또 다른 아버지의 표상. 고루해 보이는 생활 지침과 일탈에 대한 가혹한 응징

어머니의 복종과 헌신을 너무나 당연시 하던 권위. 지금 돌이켜보면 밀려가는 시대의 끝자락을 쥐고 완강히 버티던 옹고집

가부장의 모습. 가족에게 바친 젊음의 회한을 보상받으려는 몸부림이였을지도 모를 독단과 전횡. 사춘기 반항의 첫 대상이였던

아버지. 어른이 되면 아버지처럼 되지는 않을 테야. 라고 속으로 골백번 다짐하게 만들던 두려움의 밤들.

아버지는 그런 두겹의 모습으로 우리의 유년기와 사춘기. 그리고 청년기를 지배했다. 

 

                                                                                      한겨레 21  제 767호 만리재에서 ...편집장 박용현 -----글 발췌

 

'언제나 마음은 태양 > 내 삶의 편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부모님들의 생각한가지  (0) 2009.11.17
친구들 가을 여행  (0) 2009.10.13
변질에 대한 사랑법  (0) 2009.05.28
도덕주의의 역설  (0) 2009.05.28
대원사의생각쟁이  (0) 200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