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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스크랩] 한국의 미 공간을 찾아서 - 남해 해오름예술촌

김 은 진展

 

2008년 8월 23일 부터~계속

 

남해 해오름예술촌

해 뜨는 곳에 `문화의 보물창고' 남해해오름예술

 

정금호 촌장이 어촌마을 언덕배기에 2003년 개관
민속자료·목공예·추억의 옛날교실 등 5개 테마 전시관 목공예·회화 창작과정 직접 보고  도예·알공예 체험도할수있는 곳.

 

 2003년 5월 10일.
남해군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 해오름예술촌이 삼동면 물건리 어촌마을 전망 좋은 언덕배기에 섰다.
이른 아침 동쪽 바다에서 붉은 햇덩어리가 불쑥 솟아오르는 장면을 사계절 볼 수 있다 하여 `해오름'이라는 문패를 달았다. 
해오름예술촌을 세운 이는 `문화를 알면 미래가 보이고 예술을 알면 인생을 느낀다'는 확고한 철학을 가진, 이 고장 출신 불이(不二) 정금호(60) 선생.


청정 남해 앞바다를 굽어보며 좌우로 욕지도와 망운도를 거느린 `명당'에 터 잡았으면서도 8년여 동안 폐교로 방치되고 있는 옛 물건초등학교의 모습이 안타까워 사재를 들여 `문화예술 보물창고'로 재탄생시켰다.정금호 선생은 `우리는 둘(남)이 아니라 하나'라는 연기론(緣起論)적 세계관을 갖고 살면서 자신의 아호마저 `불이'라고 붙인,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만능 예술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기론은 일체 존재는 생멸변화하여 항구불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세계관으로 너와 나는 둘이 아니라, 어떠한 인과관계로 묶인 하나라는 사상이다.


대학에서 건축디자인을 전공하고 인근 해성고와 창선고에서 25년간 교편생활을 했던 정 선생은 젊은 시절 사진과 도자기, 장승, 서예 등 다방면의 예술에 심취, 심한 역마살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오늘의 해오름예술촌을 있게 한 밑천이 되었다.


인근에 있는 독일마을을 유치한 주인공이기도 한 정 선생은 예술촌을 조성하면서 폐교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외관을 독일풍으로 리모델링,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기도록 했다. 독일마을은 60년대 후반 독일로 취업차 갔던 한인 간호사와 광원들이 현지에서 독일인 등과 결혼해 살다 황혼기에 가족과 함께 귀국해 만든 곳으로 현재 23가구가 살고 있다.


예술촌을 들어서면 이곳이 학교였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운동장이었던 곳에는 결 좋은 금잔디가 깔려 동산으로 바뀌었고, 가장자리에는 온갖 관상수들이 각종 조형물들과 어우러져 자연미를 연출한다. 영화 상영과 음악회 등 `벼락공연'을 자주 여는 야외무대는 이미 방문객들의 차지다.


이곳에서는 작가작업실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목공예·회화 작가들의 모습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도예, 알공예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특히 여름밤 영화감상과 마지막 주 토요일 인근 독일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와인파티가 즐겁다.
전시실로 들어가는 중앙현관 입구는 바닥에 울퉁불퉁한 황토를 깔아 친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에는 바위를 붙이고 계곡처럼 물을 흘려 마치 천연동굴에 들어서는 착각을 하게 한다.


1층 좌우 5개의 전시실에는 쟁기와 지게, 요강 등을 전시한 `민속자료전시관'과 풍금과 난로, 도시락 등 물건초등 시절의 물품과 옛날 교실을 재현한 `추억의 옛날교실', 88서울올림픽 관련 자료가 전시된 `복도전시관', `목공예 전시관' 등이 시선을 붙들어 맨다.


계단을 타고 2층에 오르면 아트숍과 미술전시실(김은진전시장)이 있다. 냉방이 잘돼 쾌적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즐기고 필요한 아트상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테라스로 나서면 시원한 바닷바람에 땀을 식히고 포대경(2대)으로 아름다운 남해바다와 욕지·망운도 등을 관망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로 끝맺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예술촌 입구에 걸어 두고 오늘도 쉬지 않고 예술촌 가꾸기에 여념이 없는 정금호 촌장.


그는 “내 것을 탐닉하면 하나도 못 이룬다. 여기 오시는 여러분과 함께 예술촌을 가꾸면서 나는 자유만 얻겠다”면서 맘씨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운동장 곳곳에는 그가 직접 쓴 `이 세상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드높은 행복을 줄 수 있는 주인공이 되십시오', `변화하는 당신 앞에 즐거움이 줄을 섭니다' 라는 글귀들이 그의 삶과 철학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해오름예술촌은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내려 징검다리 같은 섬을 연륙교로 이은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 남해 미조쪽으로 곧장 달리면 20여분만에 도착할 수 있다. 도중에 창선면 연안에서 만나는 죽방렴은 어촌 정취와 사람 사는 냄새로 평온함을 선사한다. 예술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문의 ☏ 867­0706. / 글.이상목 신문 기자

출처 : 김은진 금보리입니다
글쓴이 : 김은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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