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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해봤어,지리종주?

지리산 종주 - 가을에 물든 지리 주능에 가다.

              지리산 종주 - 눈이시린  지리산 주능이 가을에 물들다. 

                 1. 산행지 : 지리산 종주산행( 1박 2일)                    

                   성삼제 -연하천-  벽소령 - 세석-장터목- 천왕봉- 로타리-칼바위-중산리매표소                       

                 2. 산행일시 : 2010. 10.09 - 10.10(이틀간)                  

                 3. 같이한 사람 : 간부 3명과 어린 부대원(초등5학년) 2명                       

                 총대장(이동규), 이 대원(이 영선), 대장(박 주남), 박 대원(박 00), 부대장(돌팍)...이상5명

                 4. 이동수단 : 대장 자가용          

                5. 오늘의 날씨 :  대체로  맑음                 

                  -  금요일날 비조금, 토요일 새벽까지 간간이 비내림.오후 구름많고 안개      

                 -  일요일날 종일토록 맑음고 가시거리 좋음           

               6. 준비물 : - 식사및 간식 일체 - 어린부대원 아빠들이 준비하기로함       

                 삼겹살 두루치기, 햇반, 약밥,사탕, 초코렛 ,사과,소주,복분자주 ,등등                     

                 - 돌팍 준비물 : 비박및 취사도구           

                  배낭(60+10리터  도이터). 침낭(봄,여름용),에어메트리스. 비닐, 코베아타프텐트

                  윈드자켓. 겨울용 짚티 2벌, 여벌바지. 여벌양말2. 손수건1 , 모자. 장갑. 타월1,

                 물티슈, 세면도구,속옷1벌 ,스틱2(코베아).    컵,  물통1000ml 1통. 썬글러스.

                 시계. 헤드렌턴. 칼, 비상약품류,          

                 코펠 .버너 2개, 가스2 , 지리전도, 종주거리 예상시간표                            

                 마늘 햄2개. 소주 670mm 1병, 막걸리 1병, 닭발2팩, 육개장 2팩, 사탕1봉,

                 초코렛 5개, 포도, 사과2개 , 커피(1회용3개),  , 첫날 아침용 토스트,우유        

                 카메라(D80),  렌즈  탐론28-75,  토키나 12-24      

              7. 특이사항 및 산행 반성              

                 - 이대원.박대원 부자의  대단한 지리산 종주 도전에 동참한 산행                          

                 - 대단한 가족산행에 미천한 도움이 될수 있을것 같은 생각하나와

                   가을 지리주능을 보고싶은 욕심에 ....                     

                - 절기상으로 지리주능의 가을과 가장 잘 마추어진 산행이였던것 같고

                   날씨 또한 더 없이 좋은 날
                 - 아이들과 같이한 산행에서는 절대적으로 무리수를 두지 말것           

                 - 절대 야간산행 금지 : 처음계획부터 야간산행이 없도록 할것이며

                   혹 늦어지면 즉지 중지하고 숙영할것                   

                - 아이들도 절대적으로 등산복장 갖출것,특히 등산화는 필히 준비해야 할듯

    05:10  여수 출발
  06;35  성삼재출발
  07:18   노고단 대피소 , 아침
  07:48  노고단 고개
  09:06  임걸령
  10:23   삼도봉
  11:30   토끼봉
  13:10   연하천 대피소, 점심
  14:36  삼각고지
  15:30  형제봉
  16:41   벽소령
  18:35  선비샘, 비박
  04:30  아침기상
  05:30  출발
  06:56  칠선봉
  08:00  세석대피소 .둘째날 아침식사
  11:20   장터목 대피소
  12:55   천왕봉 정상
  14:32   로타리산장
  16:35  칼바위
  17:00  하산완료(중산리 다리)
  17:46  중산리 매표소
 
  총 산행거리 :  33.4km    총 산행시간 :  23시간15분  

 지리종주거리시간표[1].hwp79 

 

 

  초보산꾼 아빠의 대단한 도전..!

절친하게 지내는 선배가 올해가 가기전에 한번은 아들을 데리고

 지리산 종주라는 것을 꼭 해보고 싶답니다.

전혀 산하고는 거리가 먼 형님이였던지라...

그냥 그런갑다 했던것이 ...

어느날인가는 이게 운명처럼 짊어진 대단한 도전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이런 저런 대책없는 계획에 한참을 걱정을 해봅니다만...그렇다고

선뜻 대책이 나오는것도 아닌것이 나름 난감입니다.

 

돌팍 또한 지리산에  꼭 가봐야 할것같기는 한데..

마땅한 사람이 없습니다.

몸 컨디션 떨어진것 하며...가족들 여행하며...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어진 지리산

많이 많이 지리산이 고팠을 터일겝니다.

 

그러지 말고 지리산 종주 같이 가세...!

 

이렇게 시작된 두 아들들의 대단한 지리 종주길에 동참을 하게 됩니다.

 대단한 원정대원들...!

이번 지리산 종주를 책임질  대원들은 두명뿐인 대원과 간부만 세명이군요..ㅎㅎ

이 대원 과 박 대원 그리고 총대장, 대장,그리고 어리버리 부대장이 이번 원정대의 전부입니다.

이 어리버리 세 간부와 풋네기 두 대원이

아직 강호동도 유재석도 못해본 지리 종주라는 대단한 도전를 한다고 합니다.

이 대단한 도전에 성공하는날에는

어린 대원들  적어도 10년동안은 거침없는 무용담을 우려먹을듯...합니다.

아직은  모두가 다 거뜬합니다.

아침 출발때 꾸리하던 날씨도 지금은 거뜬하게 걷힌지라   더 없이 상쾌하기까지 합니다.

허벌라게 가져왔다는 생명수와...끊임없이 나오는 수퍼형 간식꺼리..!

묵을게 많다는 건 언제고 즐겁고 신나는 일입니다.

언제고...입이 즐거울라면 몸이 고달파야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겠지요..!

아직은...

 초반전의 등짐무게와 어제먹은 술기운?까지 겹쳐서

어디 한곳 힘겨움이 없는듯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리산...! 이거

 별것 아닌데...너무 어렵게 생각한거 아닐까 ..몰라..!

 

삼춘...!

오늘 어디까지 갈거예요..?

점심은 어디에서 먹을 거예요..?

이대원 박대원이 들뜬 마음에 계속되는 질문질입니다.

세석산장까지 갈라면...점심은 벽소령쯤에서는 먹어야 되지 않겠냐...!

▲ 노루목에서 불무장등 능선

늦어진 아침과 덜 식은 막걸리

두 대원들의 배고픔으로 노고단 산장에서 아침상을 차렷던바...지금 노루목은

새참과 같은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침 밥먹는게 길들여지지 않은 돌팍은 이곳에 와서야 샌드위치로 간단한 아침을 해결합니다.

 

혼자 먹기가 좀 그래서..

얼린 막걸리 이야기를 했더만 두 형님들 좋아라 합니다.

저녁에 얼려온 것이 아직 덜 식어서 목구멍에서 칼날같은 얼음이 자꾸만 걸렸던지

쉽게 넘어가지가  않는 모양입니다.

물론 안주로는 돌팍이 유독 좋아하는 시디신 사과 두개를 얼른 꺼내서 내 놓아지요..ㅎㅎ

 

벌써부터 배워온 고수님들의 짐 덜어내기 진수를 살째기 써먹어보는 돌팍입니다

▲  삼도봉에서 화개재 내려가는 계단
▲ 화개재에서 ...

이제 절대로 지리산은 물론 동네 뒷산에도 안올라갈거야..!

여기 화개재

딱 여기까지 인 모양입니다.

지루한 내리막 계단길이 끝나는 시점부터 오늘하루 최고의 난이도에 맞딱트려야 할 판입니다.

다리에 힘은 갈수록 빠지고 오름길은 아직 끝도없이 길게 이어집니다.

부대장님

이제 몇분남았어요..?

어..조금만 가면 될거야..!

종일토록 이 쪼금만에....두대원들 빈정 많이 상합니다.

도무지 쪼금만의 거리를  당체 가늠할수가 없습니다.

느네가 지금처럼 잘가면 금방갈수 있지만

계속 짜증내고 힘들어하면 시간이 길어지는거야...!

 

아...!

왜 이렇게 힘들어...!

이제 난 죽어도 지리산에 안 올거야

여수 집 뒷산에도 안간다...이제...!

▲ 토끼봉 헬기장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삼 0 라면과, 10년 세월을 이어온 스0치 캔디..

오늘..!

시작되는 일정과 진행속도로 봐서는...

아무래도 세석까지는 절대 무리일듯 싶습니다.

토끼봉을 향해가는 지금이 벌써  11시를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해서...

오늘 점심은 연하천에서 듬직한 점심상을 차리기로 합니다.

 

두 대원들의 짜증과 원망은 갈수록 강도와 빈도가 심해집니다.

느네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삼0 라면  먹고싶지 않냐..?

맛있는 라면 먹을라면 힘내서 빨리 가야지...자 힘내라...!

10년 세월을 이어온 스0치 캔디 ..!

먹고 싶지...?

 

울 대장님

오늘 어린 대원들 통솔하는 당근책에 존경한표를 보냅니다.

그 많은 짜증과 힘겨움을 즐거운 유머로 거뜬히 받아넘기는 대장님..!

 

아무래도 오늘은

대장님 덕분에  어린 대원들

아무리  힘들어도 거뜬하게  이겨내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  ▼ 연하천 대피소에서...

토끼봉 이후 연하천 산장이 죽도록 기다려집니다.

최소한 두봉다리씩은 먹을것 같은 라면과 엄마손에서 버무려진 돼지고기 두루치기..!

생각만 해도 풀린 다리에서 힘이 나는것 같은데...생각보다는 산장이 쉽게 잡히지는 않습니다.

쪼금만...!  10분만...! 그리고도 또 5분을 더 걸어서야

그 눈물같은 점심밥상을 맞을수가 있습니다.

 

오늘..!

그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삼0 라면..!

욕심처럼 많은 물을 부어 넣어더만...당체 이게 맹탕입니다.

아빠들은 많이 먹으라면서 당신들은 당체 입도 가져가질 않습니다.

엄마손 두루치기의 맛은 더없이 일품입니다.

아직 데펴지지도 않은 양념 삼겸을 한점씩 훔쳐먹는 맛은 더더욱 일품입니다.

이대원 하는말...!

우리엄마 요리솜씨는 원래  짱입니다요...!

집에가면 또 삼겹두루치기 해달라고 해야지..!

 

어른들은 또 금새 생명수 한명을 순식간에 주유를 합니다.

쓰디쓴 맹탕이 머가 그리 좋은지....!

주유하는 모양으로 봐서는....세분 모두 만만치 않게 기름을 잡아 먹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점심시간은 자리에 앉자마자 떠날시간이 되어버려서 

온통 아쉽기만 하다.

 

▲   삼각고지

가만 보니까...!

아빠들의 걸음걸이도 장난이 아닙니다.

여차하면 우리들처럼 미끄저지기 일쑤고...감히 어린 우리들을 추월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여태 몸관리를 게을리 한것도 아닌데..이게 왜이리 맥을 못추는지...!

아빠들의 등뒤로 보이는  저 똥짐의 무게가 장난이 아닌지...!

아님 산에 다니는 운동은 또 다른것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세월의 무게을 이기지 못하시는 것인지...?

암튼

어린 우리다리야 김빠지고 맥빠져서 벌벌 떨리지만...힘 못쓰는 아빠들의 모습은

손쓸수 없는 난감입니다.

 ▲  ▼  형제봉 바위에서...

 

▲  형제봉 바위에서 벽소령 산장

길고 지리한 벽소령 가는길에는....!

형제봉을 지나고  벽소령가는 길은  힘빠지는 돌밭의  연속입니다.

물먹은 돌들은 여차하면 미끄러지기 일쑤인데...이제 마지막 힘마져도 소진되어가는지

가는길이 더더욱 미끄럽고 힘에 겨워집니다.

벽소령까지 얼마남았어요..하고 물어보면

저기 보이지 ..쪼금만 가면 금새 갈수 있어..한다.

이제 한술 더 떠서 벽소령 가서는 많은 휴식시간이 주어진데나....!

거참...! 믿어도 되는것인지...!

부대장님 시간거리 측정은 잘도 맞추는데...!

가만보면 용하다 싶습니다.

하지만  이넘의

벽소령은 쉽게 나오질 않고 자꾸만 넘어지고 꼬그라지고 난리입니다.

생각에 아빠들은 신발이라도 좋아서  미끄러지지 않고 잘도 가는것 같은데....!

이런  지리하고 미끄럽고 힘겨운 종주 산행에 꼬드겨 가면서도....!

등산화 하나 사주지 않은 엄마들이  미끄러질때마다 빈정상하게도 생각이 납니다.

생각에

힘이 빠져서 집중이 안되는것 같으면서도 신발에 ..지리산에라도

짜증을 좀 부려야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마의 꼬드김과 쪼금만의 연속이 끝나고서야...

눈물같은 벽소령 산장이 거짓말처럼 나타납니다.

아...!

이번에는  많이 쉴수 있어서...얼마나 좋은지...!

잘하면 우리의 중독같은 콜라도 먹을수 있을지 모르는데...!

▲  벽소령 산장 : 구절초

생각지도 못한 산행 통제시간

밝은 보름달이 그리도 이쁘다는 벽소령 산장의 휴식은 더없이 달콤하기만 합니다.

순식간에 당을 끌어 올려주는 포도송이하며..눈물나게 생각나는  어린 대원들의 생명수인  콜라...!

이 콜라 한병에  지금까지 걸어온 고행길이 거짓말처럼 녹아버리는듯 싶습니다.

 

5시 이후부터는 이곳 벽소령에서 세석산장까지의 산행을 금지합니다.

최소한 3시간의 산행시간이 필요합니다

일몰시간은 6시 30분인데...날씨의 일교차가 커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므로 부득이 산행을 금지하시고

이곳 벽소령에서 어떻게든 주무시고 아침 일찍 출발을 하시기 바랍니다.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 직원의 얼척없는 산행금지령에

부대장님의 얼굴에 대략 난감한 기색이 완연합니다

요리저리 고심을 했던지 공단직원과의 대화를 시도하는데...별 신통치는 않은 모양입니다.

 

가볼라면 가보시요...!

비박을 하다가 잡히면 개인당 50 마넌의 벌금을 물릴터이니...한번 해보시요..한다.

부대장님의 말씀으로는

여기서 일박을 하고서는 내일 일이 도무지 답이 나오질 않는 답니다.   도데체 얼마나 멀간디...!

 

결국 아빠들의 생각들이 합쳐집니다.

그냥 모른척하고 앞으로의 돌진입니다.

어찌나 긴장이 되었던지...그 아프던 다리하며 소진되었던 체력들이 순간 거짓말처럼 되살아 납니다.

죄지은 사람마냥 심장은 쿵쿵거리고 잡히면 왠지 안될것같은 불안함에...

머리털마저 초긴장의 연속입니다.

 

벽소령 산장이후의 산행길은  해도 긴장을 했던 탓인지 어떻게 선비샘까지 왔는지 기억도 가물합니다.

다만 금방 갈거라던 선비샘도 역시나 쪼금만의 연속과 마지막 오분에 더해서 500미터를 더 가서야

어둠과 함께 도착을 합니다.

▲  ▼ 선비샘 지나서 첫번째 만나는 전망바위에서 아침 여명

선비샘 비박

역시나 지리산의 심장깊숙한곳의 새벽 찬바람은 매섭습니다.

4:30분 알람들이 여기저기서 열심이 울어댑니다.

한사람 두사람 움직임이 들리고 얼마 있지않아서 우리들의 작은 집도 허물어집니다.

아무것도 안보일것 같은 칠흑같은 밤중에도 아빠들은 한치 흐트러짐도없이 짐 정리를 깔끔하게 마무리 합니다.

자 ...가자...! 아침은  세석산장에서 먹는다.

다들 이마에 별판을 달고 바로 무거운 새벽 공기를 가르기 시작합니다.

 

어두운 새벽길의 선두는 부대장이 길을 트고...그 뒤로 친구인 박대원이 따릅니다.

물론 그뒤로는 나 이대원이 따라갑니다.

이마에 두른 렌턴에 적응이 안되는지 계속해서 불편합니다. 왠지 렌턴이 희미한듯...건전지 약이 떨어진듯도 싶고...

해서 불을 꺼버리는  멍청한 짓을 하고 맙니다.

갑자기 더 어두워진 산길에는 바위들만 보이고 걷기가 영 신통치가 않군요

바위들을 피해서 어둠인듯 땅인듯 싶은 곳을 힘차게 내 딪는데....에구..!

컴컴한 어둠속에서 끝도없는천길  어둠속으로  급강하....!

비명같은 소리 몇번 지르고...몇바퀴인지 모를 덤블링을 한후에야 간신히 멈추어집니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산것인지...!  죽은것인지....!

대충 움직거려보지만...마땅이 불편하지는 않는것이  묘한 흥분감마저 느껴집니다..

다만  렌턴만이 어딘지 모를곳으로 날라가고 없습니다.

급히 쫒아내려온 아빠들 ...!

도무지  말문들이 막히는지 ...아무런 소리도 못하고 한숨만 몰아쉬고 있는것이 얼굴들기가 난감입니다.

다행히도 내 목숨줄이 길었던지...!

떨어진 지역이 수북한 낙옆과 약간의 경사가 충격을 완화시켜주었고 자동적인 낙법으로 이어졌던 모양입니다..

것도 아니면...등에 메고 있는 베낭이 푹신한 쿠션역할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암튼

부대장님 말

니 목숨줄은 엄청 길 모양이다...!

▲▼ 칠선봉  가기전에 위치한 전망좋은 바위에서

얼마쯤 왔을까...!

멀리 지평선에서는 벌써 붉은 여명이 갈수록 빛을 더합니다.

앞에 가는 부대장님은 벌써 렌턴마저 끄고서 움직일정도로 어둠이 걷히기 시작합니다.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고 붉은 여명이 짙어질수록 우리 부대장님의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휴식은 이번 봉우리 정상이야...! 힘내서  조금만 올라가자...!

어느새 삼춘은 저만치 서둘러 올라가고 눈에서 멀어집니다.

어느샌가 카메라를 꺼내더만....이제 일출시간이  거짐 다 되어가는 모양인지..온통 정신이 없는듯 합니다.

 

전망좋은 바위에서는 온통  등객들이 카메라에 정신들이 없습니다.

일출은 영신봉 줄기에 가려서 보이지를 않는데..멀리 아침 여명으로 빛나는 운해는 가히 일품입니다.

이른 아침에 바라보는 산그리메는 이런 운해를 머금고 있는 모양입니다.

더 멀리 노고단..그러니까...섬진강쪽에는 더없이 많은 운해가 바다를 이루고 있는것이

가히 지리 10경중 하나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마의 사진을 찍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삼춘도 이제는 우리들 생각이 났던지

그럴싸한 자리에 앉아보라 하십니다..

나 처다보지 말고  저쪽 아빠를 처다보거라...!

하는 모양새는 더없는 작가같은데...지대로 사진들이  나올려나 모를 일입니다.

 

다시...

대장님 수퍼에서는 간식거리가 연거푸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30년 라면도 아닌것이 10년 캔디도 아니랍니다. 동해에서 5년을 살고 남해에서 3년을  살고 북해에서 추위를 피해

동해로 남하하던중 잡힌 20년 묵은 대물 어징어랍니다.ㅎㅎ

나 진짜로 오징어 좋아하는데...!

 

이렇게 또 세석 산장의  아침밥을 향해서 어둠인듯 새벽길 산행을 계속합니다.

 

 

 

 

 

사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를 일입니다만...!

그래도 아침에 바라보이는  모든 것들이 더없이  상쾌하고 께끗한 풍경임에는 틀림없는듯 합니다.

부 대장님은 갈수록 풍경담기에 여념이 없는지 여차하면 사라고 없습니다.

금새 사라졌다가 , 또 어느 틈엔가는 불쑥 옆에 붙어있곤 하는것이 가히 신출귀몰합니다.

부대장님... 벌써 왔어요....? 하면..

에이...그런다고 너네들 정도 못 따라잡겠냐...! 걱정말고 가던길 열심히나 가셔...! 한다

근데 세석산장 갈라면 인제 얼마나 남았어요....?

음...시간 반쯤 가면 될것 같어

 

 드뎌 세석산장이라는 곳입니다.

허기진 새벽,   빈속을 이제서야 채울수 있는 모양입니다.

아빠들의 오늘 아침 식사에는 김치찌게와 라면 그리고 햇반으로 준비할 모양입니다.

그 와중에 부대장(삼춘)님은 금새 마늘 햄을 잘라서 굽기 시작합니다.

얼추  햄도 다 구워진듯 하고 , 참치 듬뿍 들어간 김치찌게도 더없이 맛있는 냄새를 풍기기 시작합니다.

더불어 삼춘이 넣어준 햄 쪼가리들도 우리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먹거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얼마씩을 먹었는지.. 그많았던 김치찌게가 금새 동이 납니다.

어쨌든 오늘의  아침 시간은 든든한 배와 차분한 휴식이 더없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빠들은 남겨온 생명수와 커피까지 풀코스로다가 휴식을 취하는지라...!

기다리기가 머뜩찮아서 박대원과 함께 먼저 촛대봉을 향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부 대장님 말..!

조금 올라 가다가 바로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세석에서 장터목산장을 거쳐서 천왕봉까지 오르는 동안

 총대장님과 부대장님과의 만남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이렇게 먼저 시작된 산행에서 두분은 끝내 우리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천왕봉에서야 간신히 만나게  됩니다.

먼 사진을 그리 많이 찍는지 당체 따라올 생각이 없는듯 합니다.

감히 멋드러지다는 가을 지리산의 풍경이 궁금해집니다.

  ▲  ▼ 촛대봉에서....

 게으른 휴식과 과한 아침밥상으로 가벼워져야 할 등짐이 더더욱 무겁고 발을 떨어지질 않습니다.

대장님은 아이들이 걱정이 되었던지 강철같은 체력으로 어느틈엔가 눈에서 멀어지고 없습니다.

지리산을 우습게 봤던 죄로 혹독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총대장님과 어리버리 부 대장만이

떠나버린 아이들의 뒷자리를 열심히 쫒고 있읍니다만...당체 눈에 보이지를 않는군요

늦어진   뒷치닥거리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던 모양인지 

아님... 그만큼 아이들의 체력을 회복하고 빨리 가버린 것인지....!

오늘 세석산장이후 죽어라고 ...휴식한번 없이 ...까칠한 숨소리가 턱밑까지 몰아쳐 올라와도

끝내는 아이들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돌팍....!  눈이 시린 지리 주능에 정신줄을 놓아버리다.

빨리 아이들은 따라 잡아야 할것 같고....지리 주능에 펼쳐진 가을은 도데체가 정신을 못차릴 만큼 눈이 부십니다.

언제고...꼭 한번은 이런 눈부신 가을 주능을  와보고 싶었었는데.....

이번산행은 아이들 덕분에 기가막힌 가을을 눈에 담을수가 있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번 산행에 도우미보다는  돌팍 지 욕심 체워 담느라 이미 정신줄을  놓아버린지가 오랜 모양입니다.

잠깐만의 앵글을 담고나면 ...또 저만큼 총대장님이 멀어지고 없습니다.

허겁지겁 따라가면 또 눈부신 가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을을 담아낼라...처진  산행을 만회할라...애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 손에 잡은 카메라까지 흔들립니다.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이놈 가을을 담기위해서 발악질을 합니다.

이넘의 욕심은 한이 없고....또 가야할 시간은 촉박합니다.

 

 

 

 

▲  장터목 대피소에서

 

                     

▲  ▼  제석봉 가는길에.

 

                   ..

 

 

 제석봉에서부터는 이넘의 주능 단풍은 더더욱 황홀할 지경입니다.

맑디 맑았던 하늘에서는  때아닌 운해가 날아와서 분위기를 가을분위기로 한층 뛰워줍니다.

언제 어디로 날아와서 어디를 삼킬줄 모르는 이 지리산  운해들.,,

역시나 숨막히는 셔터질의 연속입니다.

 

우리 총대장님은

아무래도 이런 멋진 풍경들이 눈에 들어올것 같지가 않아보입니다.

지금 움직거리는 몸상태가 천근만근이라  이런 배부른 풍경까지는 보이지 않을것 같은 생각입니다.

땅만보고 걸어도 한걸음 한걸음이 너무 버거워서  이제는 아예 네발로 기어서 오를 판이니....!

여유로이   뒤돌아볼 마음의 공간이  없을 터이지요

 

 

▲  통천문위에서...

 

                   

 

 

▲  ▼ 천왕봉에서....

 

                      

10월의 천왕봉 가을하늘은 더없이 높고 맑고 시야마저 선명합니다.

일찍 도착한 대장님과 이대원, 그리고 박대원

한참을 더 기다린 후에야 총대장님의 힘겨운 모습이 보이고 조금 뒤로 부 대장님의 거친 숨소리가 들립니다.

천왕봉이라는 곳의 정상은 온통 사람들로 북적이고 마땅히 쉴곳마저 마땅치가 않습니다.

나무 한구루 없는 지리산 천왕봉의 가을은 산행인파가 다름아닌  단풍입니다.

삼춘은 다시 찍사 본연의 임무로 들어갑니다.

정상 기념사진을 찍기위해서는 늘어선 대기순번줄에 우리도 합류를 해야합니다.

 

종주길의 마지막 고비인 천왕봉 정상에 올라 서면은

가슴 저 깊은곳에서는  그 무언가가 뭉클해지고  두 눈에서는 알수 없는 물방울이 맺힐거라고들 하는데....!

아직 어린 우리들한테는 별다른 감흠이 없어서 정상도전에 대한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단지 끝업이 궁금한것은..!

이제 어디에서....

남겨둔 엄마표 삼겹살 과  30년 묵은 라면을 먹을것인가...?

 도데체.....얼마를 더 걸으면 이 다리풀린 산행이 끝나는것인가 하는것일겁니다.

줄서서 기다리는 포토존에서는 혼자만의 사진을 찍을 여유마저 주어지질 않습니다.

그나마 서둘러 단체사진 한두장 찍고서 바로 하산을 서두릅니다.

그래도 앞으로는 절대로 오르막길이 없다는 부 대장님 말이 설령 거짓말일지 몰라도

더 없이 기쁘고 반가운것은 어쩔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안녕하세요..?

왜 인지는 몰라도 오늘 종일토록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인사라는 것을  열심히 해봅니다.

어린 우리들의 조그마한 인사가 생각지도 못한 파격을 불러옵니다.

힘겹게 땅만 처다보면서 오르는 산객들에게 ...

우리의 조그마한 이런 인사가 더없이 반갑고 밝은 웃음과 함께 천금같은 힘을  만들어 주는 모양입니다.

우와....!

느네들 대단하다..완전 짱이야...!

모두가 신기한듯 , 반갑게  인사를 받아줍니다.

적어도 여태까지 받을수 있는 모든 칭찬은 오늘 다 받은 느낌입니다.

박대원과 나 이대원은 더 신이나서 인사를 열심히 해야 할것 같은....ㅎㅎ

근데...벌써 천왕봉을..다녀오는거야..?

우린 성삼제에서 오는거예요..!

큰베낭들을 보니까 ...비박 종주를 하는 모양이구나...정말 대단하다.

왠지 오늘 인사할때마다 이 우쭐해지는 마음 어떻게 해야 할지 ...

입은 지가 알아서 벌어지고 기분이 업되는데... 좀 쑥스럽기도 한것이 나름 난감입니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만찬은 지리산 법계사 바로 밑에 있는 로타리 산장이라는 곳입니다.

아빠들은 또 여전히 빠른 손놀림으로 엄마표 삼겹살과 30년 전통의 라면을 만들어 냅니다.

이번 라면은 싱거움에 대한 신신 당부를 한 탓인지 제법 먹어줄만 한데...

생각보다 먹히지가 않은것이 아직 배가 부른 모양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엄마표 삼겹살 맛은 그만입니다.

아빠들은 아껴서 남겨온 생명수와 커피까지 한잔씩 드시고서야 점심시간을 마무리 합니다.

왠지 이게 끝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한것이 제 마음을 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린 다시 대장님과 먼저 출발을 하고

총대장님과 부대장님은  마무리 정리를 하고 뒤따라 오신다고 합니다.

 종주 마지막을 눈앞에 두고서도 여전히 궁금한것은.....?

이제 얼마남았어요..?

그 수많은 질문에도 끝없이 대답해주는 삼춘...!

생각에...삼춘이 알고 대답을 하는것인지.... 대충 둘러대는것인지...!

대답 잘해주는 것은 더없이 고마운데...진실을 알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또 몇번에 걸친 쪼금만의 연속과 그것도 부족해서 5분을 더 합치고 난후에야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이번 종주산행 마무리는 생각지도 못한 계곡에서의 목욕입니다.

찌든 땀과 젖은 옷가지의 쾌캐한 냄새로의 완전 탈출입니다.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엄두도 나질 않을것 같은것이...생각보단 시원하고 더없이 상쾌합니다.

땀에 찌든 옷들을 벗고 새로운 옷으로 탈바꿈하고나니 더이상 부러울게 없을듯 합니다.

 

오늘하루....아니 이번 종주동안

우리들의 오만 짜증과 힘겨움을 온몸으로 받아주시고 인내와 농담으로 이끌어주신 대장님

그리고 힘겨워서 한걸음 한걸음 움직거림마저 버거워하시면서도 꿋꿋하게 우리곁을 지켜주신  총 대장님

그리고

어설픈 종주 산꾼들의 길잡이기 되어주신 부대장님

친구이면서도 왠지 경쟁인듯 싶은 우리 두사람 이대원 박대원...ㅎㅎ

모두 모두 고생많았고 고마웠습니다.

모두 모두 더 건강하시길 바라며 사랑합니다.

 

나..이대원과 박대원은 드뎌 지리종주를 무사히 마쳤다

기대하시라..앞으로 10년 동안의 이 무한한 무용담을...ㅍ ㅎㅎ

 

...........................................................................................................................................  2010.10.10날에  dolpak

 

 
지리종주거리시간표[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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