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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남도밖 장거리산행

설악산의 가을, 봉정암에서 오세암, 백담사까지

설악산 4 암자 순례길, 백담사, 영시암, 봉정암, 오세암

        ▣ 일시 : 2025년 10월 23일

        ▣  산행지기 : 지 혼자서 

        ▣  잡다한 메모 : 

                - 연차휴가가 많이 남아서 연차를 소진할 겸, 강원도 춘천일대의 4개 산행을 계획, 그중 세 번째가 설악산

                - 원 계획은  강원여행 첫날에 설악산을 오를 계획이었는데 우천 예보가 있어, 둘째 날로 급 변경

                   산행코스 또한 공룡능선을 가볼까 싶었는데, 해가 짧아진 지금 시점에서는 무리일 듯싶어서 포기했고

                   대신으로 봉정암에서 4 암자 순례길인 오세암길로 하산을 했다.

               - 이번 강원여행의 베이스캠프는 청평사 국민여가 캠핑장으로 3박 4일을 묵었다.

봉정암 사리탑 전망대에서  오세암 하산길은 거대암릉 옆길에서 시작된다.

암릉 옆으로는 봉정암 적멸보궁과 소청 중청 대청봉까지 보인다.

오세암으로 하산은 12:50분에 시작한다.

오세암 하산길의 첫 시작인 급경사 계단길에서 보이는 용아장성

그 옛날의 산꾼들은  산에 대한 절대한 자랑꺼리인 이 험난한 용아장성을 어찌들 타고 넘었을까...?

지금은 공단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강력하게 단속을 실시하기 때문에 예전만큼 

맘 편하게 용아장성을 탈 수가 없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철각의 산꾼들은 어떻게 해서든 이 용아장성을 넘어보는 게 인생 버킷리스트라나..?.

요즘은 초 현대적인 드론관찰과 길목 단속으로 걸리면 빼박 50만 원 벌금이 물린다고 한다.

봉정암에서 오세암까지 이어지는 4.0km 

겨울이면  빙판과 켜켜이 쌓인 눈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통제가 된다고 한다.

또한

다른 설악산의 정규 등로에 비해서 비탐 샛길구간만큼이나 등로 정비가 허술하고 관심에서 밀려나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이 길을 찾는 산꾼들도 많지 않았던 모양으로 한가하고 고요하기까지 하다.

어쩌면 혼자서의 산행길이라면 뒤가 구리는 은근한 두려움까지 마음한켠에 품고 가야 하는 곳이 아닐까 싶기도 한 것이다. 

봉정암 사리탑 전망대에서 30 여분 급경사 계단길과 미끄러운 계곡길을 내려오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안전쉼터에 닿는다. 오세암 3.2km, 봉정암 0.8km

이때부터는 오락가락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늘상 비상품목으로 가지고 다니는 비옷을 입을까..?

아니면, 배낭커버만 덮을까...? 

기상예보상으로는 많은 비보다는 어쩌다가 비 수준이라는데...ㅎㅎ

해서

일단 배낭커버만 씌우고  행여나 생각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  애써 챙겨 온 우산으로 비를 막아보기로 했다.

등로가 넓고 잠깐의 소나기성 비가 지날 때는 우산을 펼치는 것도 나름의 신박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우비나 판초의를 뒤집어썼을 경우에는 비보다는 땀과 습기로 인해 빗물에 버금가는 양으로 젖어버리기에

비옷의  효율성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등로에 대자로 쓰러진 고목나무를 힘들게 옮겨놓기가 뭐 했던지

부분 절제술만을 시행하여 운치와 재치의 묘를 살렸다.

봉정암에서 오세암으로 내려가는 길

또는 

오세암에서 봉정암으로 오르는 길

나란 녀석의 사전조사라는 것이 미흡했던 탓에 생각 외의 복병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어차피 내려가는 길 이려니..!

구곡담계곡으로 내려가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줄 알았던 게 크나큰 패착의 시작이었다.

 

오세암길은

공룡능선에서 흘러내리는 여러 개의 능선의 등허리를 걸어가는 것이기에

고만고만한 능선을 오르고, 내리고를 한없이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일곱 개나 여덟 개의 능선과 계곡을 오르내리지 않았나 싶다.

벌써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하산길에서의 능선과 계곡을 오르내린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수고로움과 진땀을 흘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전 조사를 하지 않고  쉽게 생각했던 이날의 나란 녀석은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변수를 만나게 되면서  쑥스러운 버거움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계곡을 건너고, 철계단을 오르고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고,

다시금 내려갔던 만큼의 고갯길을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이제는 끝이려니 싶으면 또 한 번의 능선길을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이 어김없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 날따라 진득한 뱃씸이 되어줄 막걸리 한병도 없다.

 

그나마 진하게 물든 가을이 있어서 천만다행한 위안이었다면  위안이지 않았을까 싶다.

 

 

대한민국 국립공원 중 둘째라면 서러워할 대  설악산에서의 시설정비가 이렇다.

다른 설악산의 주요한 산행코스들에 비하면 아주 열등한 수준의 시설정비인 것이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일까..ㅎㅎ

거의 비탐방, 샛길 수준의 시설이지 않을까..?

첫 번째는 낙석이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펜스

아래쪽 계단길은 돌과 나무로 땜빵한 것처럼 민망한 등로.

아마도 쩌기 시골동네 뒷산에도 요 모양으로 산길 정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봉정암에서 오세암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아주 깊은 협곡에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 곳이라 겨울에는 켜켜이 눈이 쌓이고 얼음은 녹지 않아서

절대한 위험구간으로 겨울 전후의 계절에서는 무조건적 통제가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한다.

물론

오세암을 전후로 해서는 풍성한 가을 단풍을 만날 수도 있겠으나

계곡과 폭포 그리고 암릉이라는 3가지 조건을 죄다 갖춘 구곡담계곡의 단풍과는

절대 비교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래도

혼자만의 차분하고 조용한 가을을 걷고 싶다면 이 길 또한 절대 추천할 만한 사색의 길이 아니겠는가 싶기도 하다.

 

 

자연친화적인 원시적인 돌계단길과  한적하고 고즈넉한 낙엽길 

4 암자 순례길이라는 특별한 산행이 아닐 것이면 도통 이 길을 걸을 사람들이 있을까...?

이곳 말고도 걸어봐야 할 설악산의 비경은 곳곳에 산재해 있을진대..ㅎㅎ

오세암길에서의 계곡을 건널 때는 다른 등로와는 다르게 출렁거리는 임시방편 같은 옛스런  목교를 건너게 된다.

대부분의 앙상한 철교와는 또 다른  정겨움을 건너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수도 있겠다.

하긴

이런 계곡에 눈과 어름이 뒤 썩여 쌓이면 길과 계곡을 절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난감할 만도 하겠다.

 

얼마나 반복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봉정암에서 오세암 가는 길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과 그럴싸한 계곡과 폭포는 일절 없다.

다만  공룡능선 각각의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이름 모를  곁가지 능선 옆 허리길만  가로지르고 있다.

 

 

오늘 나한테는 오세암길 중 이곳이 가장 화려한 단풍구간이 아니었는가 싶다.

해서

오래간만에 배낭을 풀고 삼각대를 설치해서 지 혼자만이 찍사와 모델 역할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해도 해도 한적하고 사람구경하기 힘든 구간이라서 지 혼자 놀아나는 사진놀이가 쑥스럽지 않아서 좋다. ㅎㅎ

오늘 하산길에서 만났던 산님은 고작 두 팀 4명이었고

하산길에서는  줄곧 같이했던 부천에서 오셨다는 설악산 단골산님 한 분뿐이었다.

 

 

고만고만한 능선을 줄기차게 타고 넘으면서 

제발 이게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소원하다가 이마저도 지쳐갈 즈음

 오세암 도착 직전의 마지막으로 만나는 능선에서 정규 등로를 버리고 알바처럼 샛길 흔적을  따라 올랐다. 

행여나 조망 좋은 비경 포인트라도 있나 싶어서...

그곳에서 보였던 용아장성과 만경대

 

만경대

이 만경대는 나란 녀석이 조금만의 사전 조사를 했더라면...

아니

하산길에 지도라도 한번 들여다보았으면..ㅎㅎ

같이 하산했던 부천에서 오셨다는 산님도 이곳 만경대라는 곳을 까마득히 구분하지 못하고

사람 지나는 흔적을 보면서, 샛길탐방에 비박팀이라고만 했다는...ㅎㅎ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를 설악산 오세암길

오세암길의 가장 멋진 비경포인트인 만경대를 까마득히 모르고 지나치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참고로

만경대는

설악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만경대는 대한민국 명승 제104호로,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오세암 바로 앞의 해발 922.2m인 봉우리이다.

점봉산부터 별바위, 만물상, 한계령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가을철 오색 단풍의 절정을 감상할 수 있다.

용아장성, 공룡능선, 흑선동계곡, 나한봉 등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명한 경관 조망 지점인 만경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 중 하나로 꼽히는데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계곡 등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등산을 하며 즐길 수 있다.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암자를 짓고 [관음암]이라 하였다가 허물어진 것을

인조 21년(1643)에 설정이 다시 세운 오세암이 바로 앞에 있어

역사, 문화적 가치가 더욱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 daum 백과사전 - 

용아장성

 

오세암 삼거리 ( 봉정암 4.0km, 마등령 1.4km, 오세암갈림길 2.5km) 15:00

사리탑 전망대에서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오세암에 도착을 했다.

늘 혼자 하는 산행길은 사진 찍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고 막걸리 먹는 시간이 점심시간일진대

이날은 어쩌자고 지 주식 같은 막걸리 한 병을 가져오지 않았을까..?

게다가

봉정암에서 밥을 먹을 것이면서도 전날밤에 애써 만들었던 볶음밥을

비상식량이라는 이름으로 종일토록 등짐의 무게를 더해서 메고 다녔다는 사실이다.

오세암 15:00

이번 설악산 봉정암 산행길에서는 핸드폰 사진이라는 것을 무던히도 많이 찍어내고 있었다.

그 사진이, 그 사진이고 그 풍경이, 그 풍경인 고만고마한 사진을...

봉정암에서부터는 불필요한 밧데리 소모를 막기 위해 비행기모드로 전환을 했음에도 

오세암 가까워지는 곳에서는 고작 20%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내심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용대리 내려가는 버스를 타려고 해도 핸드폰결제를 해야 할 것이고,

저녁 캠핑장에서의 저녁 먹거리도 핸드폰 카드결제를 해야 할진대...

방전이 코 앞에까지 다가와있는 핸드폰 밧데리..

그나마, 천만한 다행으로, 오세암에는 이런 경우의 수를 대비해서 멀티 충전기를 비치해 두었다.

덕분에 오세암에서 30여분의 휴식을 취하면서 가용할 충전을 마칠 수 있었다.

 

두 번째 사진은 오세암에서 보이는 만경대라는 곳이다.

만경대 정상에서 여러 사람이 오가는 것을 보면서 부천의 산님은 애써 샛길탐방에 비박팀이라 말 하드만은

이 부천 산님도 이곳이 그 유명한 만경대였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모양이다.

설악산의 대부분의 등로를 완등했고 마지막으로 미답의 오세암길을 걷는다더니만

어쩌자고 그 유명한 만경대를 찾아내지 못했을까...?

덕분에 봉사 문꼬리 잡듯 계획에 없던 오세암 하산길에서

비경의 만경대를 행운처럼 올라보고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는 없었다.

 

 

오세암에서 만경대 능선을 전후해서도 단풍의 색깔을 곱다.

다만 오후 시간부터는 대부분의 하늘이 흐리고 비가 내렸기에 화사한 색감은 기대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곰탕이 아닌 이만한 가을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최대한의 행운이 아닐 수 없겠다.

강원도 4개의 산행 여행 중 그 첫 번째를 설악으로 잡았었는데 우천소식을 빌미로

설악을 두 번째로 급 변경 했던 것이 나름의 신박한 신의 한 수가 되었지 않았는가 싶다.

예보상으로는 22일에는 설악산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릴 거라 했고

설악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인  춘천에서는 맑을 거라 했거늘...

 

 

 

 

영시암 삼거리에서 오세암까지의 가을은

이번 주도 좋지만 다음 주(10월 마지막주까지)까지도 더욱 진하게 익어가는  가을을 만나볼 수 있겠다.

가까운 거리라면 이번에 놓쳤던 만경대을 찾아볼 겸 다시금 찾아와도 좋으련만

여수에서 설악산은 너무도 멀고 먼 이국의 또 다른 나라쯤 되는 듯싶다.

 

 

 

부천에서 오셨다는 이 산님은 봉정암 가는 길의 사자바위에서부터 조우가 되었다.

봉정암에서 길 찾을 때도 그렇고, 사리탑에서도 오세암 길을 물을 때도 고마운 길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오세암 가는 길과 다시 오세암에서 백담사까지도 이런저런 산이야기로

지루할 시간 없이 즐거운 산행을 위한  동행이 되어주었다.

" 늦게나마 깊은 감사를 드리고 설악산의 추억의 한 페이지로 기억해 두겠습니다."

 

다시 영시암 16:35

어쩌면 오늘 산행이 실질적으로 끝나는 곳이 이곳 영시암이 아닐까 싶다.

영시암에서 백담사까지는 산행이라기보다는 살방하게 걸어보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용

트레킹 코스가 아니었든가..ㅎㅎ

봉정암에서 다시금 이쪽 구곡담계곡으로 하산을 했을 것이면

시간상 단축이야 얼마간 되었을지언정, 적어도 지루함에 치를 떨지 않았을까...?

어찌 되었건,   약간의 수고로움을 더했다손 치더라도, 오세암 4 암자 순례길을 돌아 나왔다는 것은

그래도 오늘설악산 산행 중 기억에 남을 만큼 코스 선택을 잘했지 않았는가 싶다.

 

영시암에서는 다시금 양촌리 커피 한잔의 휴식을 취하고 간다.

17:35 백담사에는 어둠의 흔적이 희미하게 내려앉았고,

사진 속 색감은 눈에 보이는 것만큼 화사하게 담겨지지 않는다.

나란 녀석에게는 이곳 백담사라는 사찰도 난생 처음 방문인 지라서 

애써 발길을 돌려 백담사 경내를 돌아 나온다. 

생각 없고 깊이 없는 무의미한 사진 몇 장 만을 남기고서...

17:45분 셔틀버스

18:00 백담사 용대리 주차장

저녁에 오늘 고생했던 두 다리를 위해서 간단한 먹거리와 강원도 막걸리 두병만을 사들고

다시금 청평사 국민여가 캠핑장으로 돌아간다.

 

이제 내일은 강원도 3박 4일 여행의 마지막 날로

내려가는 길에 춘천과 의암호를 바라보며 오르는 삼악산을 들러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