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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싶다

[스크랩] 경남 함양 상림...낙엽길 아름다운곳.

낙엽길 아름다운 곳…경남 함양 상림

가을 숲에 싸늘한 바람이 분다. 서어나무, 갈참나무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낙엽을 흩뿌리면 가을은 '서걱 서걱' 겨울을 부른다. 낙엽 가득한 숲길을 걷고 싶어 길을 떠난다.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대덕동 상림. 호젓한 숲길로 들어서면 눈보다 먼저 마음이 열리고, 열린 마음으로 나무향기가 아스란히 스며든다. 그리고 바람부는 낙엽길을 걷고 또 걷는다. 쓸쓸함이 뼈속까지 저며들도록 걷다보면, 문득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눈시리게 다가온다.

1961년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된 상림은 함양의 젖줄 위천 강변을 따라 조성된 호안림(護岸林). 길이 2.1km에 2만7천여평에 달하는 띠숲이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숲 가운데 유일한 낙엽활엽수림인 이 숲에는 114종 2만여 그루의 거목 사이로 낭만의 산책길이 나있다. 1천100년전인 신라 진성왕(887-896년) 때 이곳에 태수로 있던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림했다고 한다.

당시 위천은 장마철이면 범람해 함양 백성들은 비가 조금만 와도 밤잠을 설쳐야 했다. 이를 딱하게 여긴 최치원은 둑을 쌓고 지금의 위치로 물길을 돌린 뒤, 그 둑을 따라 나무를 심어 대관림(大館林)이라는 인공숲을 만들었다. 그러다 후대에 홍수가 나서 둑 허리가 잘리면서 윗숲(上林)과 아랫숲(下林)으로 나뉘어졌고, 하림에 마을이 들어서 흔적만 남은 대신 상림은 지금도 함양의 명물로 보존되고 있다.

상림은 계절없이 아름답다. 이른 봄의 신록, 여름 날의 짙푸른 녹음,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작은 주차장이 있는 상림의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약수터가 있어 지친 나그네의 가슴을 적셔준다. 약수터에서 노오란 은행나무 잎을 한장 주워들고 길을 재촉하면 그때부터 낙엽 수북한 나무터널이다.

인공숲이지만 구불 구불한 고목들이 천연덕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 너무도 자연적이다. 도무지 인간이 만든 숲같지 않다. 어린아이들도 훌쩍 타 넘을 수 있는 철책과 안내판을 빼고 나면 인간의 손길를 찾아보기 힘들다.

인공숲이라고 해서 상림의 나무들이 모두 1천년의 나이를 먹었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할아버지 나무가 아들 나무를 낳고, 아들 나무는 손자 나무를 낳아 천년의 대를 이어온 것이다. 114종 2만여그루의 식솔들은 대부분 서어나무류와 참나무류 등 토종 낙엽활엽수들이다. 식생 천이에 따라 지금의 나무들은 대개 100-200년 된 것들인데, 개중에는 500년을 어림잡는 노목도 있다.

상림 안에는 읍성의 남문이었다는 함화루가 한가운데 점잖게 앉아있는 것을 비롯해, 함양 이은리에서 옮겨온 석불, 대원군 때 세운 척화비, 1923년 후손들이 세운 고운 최치원의 신도비, 시인묵객들이 음풍농월하던 사운정 등 함양의 역사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숲이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왔다는 증거다.

◇ 가는 길
광주에서 88고속도로를 타고 대구방향으로 1시간 30분 정도 가다보면 함양 인터체인지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해 5분쯤 가다보면 함양읍이다. 상림은 함양읍을 관통한 직후 우회전하면 곧바로 만날 수 있다. 광주-함양간 직행버스도 하루 아홉차례 있다.

부산~경남 함양은 자동차로 2시간~2시간30분이면 족하다. 예전에는 3시간 이상 걸렸지만 대전~진주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거리가 매우 짧아졌기 때문이다. 남해고속도로의 서진주IC에서 대전~진주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함양IC로 빠져나오면 10여분 뒤 함양군청에 닿는다. 대중교통은 부산서부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탈 수 있다. 첫차 오전 5시40분,막차 오후 7시31분으로 20분 간격으로 배차된다. 2시간40분 소요. 함양군청 자치문화과(055-960-5500).

◇ 볼거리=함양은 지리산의 또 다른 관문이기도 하다.백무동을 통해 지리산을 오르는 코스만 해도 3가지다. 함양을 관통하는 진주-대전간 고속도로 주변에는 옥계신도비,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용유담 등 볼거리가 널려있다.

◇ 먹거리와 잠자리=상림주변에는 닭백숙, 도토리묵 등을 파는 음식점이 있다. 함양읍내의 유명한 한정식집은 예원(055-963-5444). 잠자리는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다 보이는 백암장 여관(963-9241)과 상림 바로 옆의 별궁장 여관(963-7980)을 이용하면 된다.

출처 : 오두막집의 편안함
글쓴이 : 영산 원글보기
메모 : 함양 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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