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렌즈에 대한 간단한 정리
렌즈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렌즈에서 사용되는 두 가지 숫자가 있는데, 하나는 초점거리이고 다른 하나는 조리개 이지요.
그럼 먼저 초점거리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도록 하지요.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렌즈는 볼록렌즈입니다. 물론 많은 렌즈들이 모여서 하나의 렌즈군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중에는 오목렌즈도 섞여 있지만, 전체적으로 합치면 하나의 볼록 렌즈에 해당하게 됩니다.
초점거리라는 것은 렌즈의 중심(광학적 중심-여기선 편의상 그냥 돋보기 하나로 생각하고 그 중심으로 생각하도록 합니다)으로부터 빛이 모이는 곳의 거리까지입니다. 우리가 어렸을때 돋보기로 종이를 태울때, 돋보기와 종이까지의 거리가 초점거리인거죠.
초점거리는 태양이 얼마나 멀리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실제로 태양과 같은것은 아주 충분히 멀리 있기 때문에 무한히 멀리 있는것과 마찬가지이고, 무한히 먼 곳에 있는 빛이 모이는 거리를 "렌즈의 초점거리"라고 부릅니다. 이 값은 돋보기가 얼마나 볼록하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값으로 각 렌즈마다 고유한 값이 나오지요. 실생활에서는 "렌즈의 초점거리"를 그냥 "초점거리"라고 부릅니다.
돋보기가 볼록하면 볼록할수록 빛을 모으는 능력이 커지므로 자연히 초점거리는 짧아지구요, 평면에 가까울수록 초점거리는 길어지게 되는거죠.
그래서 18mm니, 55mm니 하는것들이 전부 이 초점거리를 의미하게 됩니다.
햇빛을 모을때는 한 점에서 모으는것만 보이지만, 실제로 사진을 찍을때 렌즈의 정면에 있는 것에서 나온 빛은 렌즈의 정면에, 렌즈의 오른편에 있는 피사체에서 나온 빛은 반대로 렌즈의 왼편에 모이게 됩니다. 결국은 그런 빛들이 공중에 모여있는곳에 필름을 갖다대면 사진이 찍히는 것이구요, 필름이 초점거리의 앞이나 뒤에 있게되면 각각의 점이 점이 아닌 원이 되기때문에 사진이 흐리게 나오는 것이지요.
그럼 초점거리의 숫자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지요.
위에서 아무리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도 실제 숫자가 어느정도를 의미하는지를 모르면 별 도움이 안되겠지요?
기준이 되는 초점거리는 50mm입니다. 이는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을 경우에 (여기서 필름이란 우리가 예전에 흔히 사던 코닥이니 후지니 하는 그 필름을 말합니다. 사진관이나 결혼사진에서 보는 전문가용 커다란 필름이 아니구요) 해당하는 이야기이구요. 즉 필름 한컷의 크기로 사진을 찍을때 50mm 렌즈를 사용하면 인화되어나온 사진을 보때 우리 눈으로 보는 세상과 가장 비슷하게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50mm 렌즈를 표준렌즈라고 불렀답니다.
여기서 사람이 눈으로 보는것과 비슷하다는 것은 원근감을 뜻합니다. 왜 가끔 사진들 보면 사람 얼굴을 찍었는데 얼굴은 커다랗게 나오고 다리는 아주 쪼그맣게 나온 뭐 그런사진 본적 있지요? 그 경우는 원근감이 과장된 경우이구요, 즉 가까운것은 사람눈으로 보는것보다 더 크게, 먼 것은 사람눈으로 보는것보다 더 작게 되는것으로, 그런 사진을 보면 우리가 실제 눈으로 보는 사물과 달라 보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효과가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그때에 사용되는 렌즈를 광각 렌즈라고 부릅니다. 광각 렌즈라는 말 자체는 넓은 각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의미이구요, 50mm 이하의 초점거리를 갖는 렌즈를 광각렌즈라고 부릅니다. 렌즈가 더 볼록한 돋보기이기 때문에 빛을 모으는 능력이 더 크구요, 따라서 같은 크기의 필름에 더 넓은 각도로부터 들어오는 피사체의 화상을 모을 수 있는거죠. 필름의 크기는 일정하므로 사진에 찍히는 사물은 더 작게 보이게 됩니다.
즉, 광각렌즈란, 표준렌즈보다 더 넓은 각도를 찍을 수 있고, 사진에 찍힌 것들이 표준렌즈보다 더 작고 멀게 보이며, 가까운것과 먼것에 대한 크기 차이가 표준렌즈보다 더 크게 보이는 것이지요.
반대로 망원렌즈란 50mm 이상의 초점 거리를 갖는 렌즈를 말하며 이 경우 표준렌즈보다 더 좁은 각도를 찍게되구요, 사진에 찍힌것들이 표준렌즈보다 더 크고 가깝게 보이며, 가까운것과 먼것에 대한 크기차이가 표준렌즈보다 더 적게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광각렌즈의 경우, 넓은 풍경을 찍을때 적당하구요, 인물사진을 찍을때는 약간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면서 찍어서 다리를 길게 보이게 하는데 이용할수도 있구요, 물론 좁은 공간에서 사진을 찍을때 원하는 모든것들을 다 넣을때 쓰기도 합니다. 19mm 정도의 광각이면 좌우로 90도 이상의 각도를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방 한쪽 모서리 끝에 카메라를 놓으면 방 전체를 찍을 수 있는 것이죠. 이 경우, 원근감이 과장되기 때문에 방이 아주 넓어 보이게 됩니다.
망원렌즈의 경우에는 물론 멀리 있는걸 찍기 위해서 쓰이지만, 어떤 피사체를 찍을 때 뒤에 나오는 배경이 적어서 (각도가 좁기 때문에) 배경 정리하기가 수월하구요, 우리눈에 비해서 대단히 박진감 있는 화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흔히들 아웃포커싱이라고 이야기하는 주변흐리기를 통해서 원하는 피사체를 강조하고 배경을 흐리게 해서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지요.
그럼 어느정도의 초점거리가 어느정도에 쓰이는지를 감을 잡아보도록 하지요. 이건 제 나름대로의 기준이구요, 사실 책마다 정의에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해를 돕기 위한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의견들이 사실 참 많았는데요, 어떤 사진을 찍을때 좋더라 하는 것이 화각에 따른 감을 잡으라는 의미에서 하는 이야기이지 어떤 초점거리는 어떤때 써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초보자들을 위해서 조언을 하는데 잘못된 조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5 mm 이하: 어안렌즈라고 불리구요, 물고기의 눈으로 본 세상이 이렇다고 하네요. 반구면인 세상을 평면인 필름으로 옮기다 보니 주변의 왜곡이 심하고 사진을 동그랗게 찍게 됩니다. 일반적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구요 원근감의 과장이나 360도 사진등 특수한 용도에 쓰입니다.
19 mm 어안에 가기 직전의 초 광각이라고 보시면... 약 90도 정도의 화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 한 구석에서 찍으면 방 전체를 찍을 수 있지요. 주변의 왜곡이 어느정도 발생하지만 잘 찍으면 참을 만 한 정도이구요, 어디서 어떤 풍경을 찍더라도 다 담을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24 mm 풍경을 찍기에 가장 적당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렌즈로, 화각은 충분히 넓고, 왜곡도 심하지 않은 렌즈입니다. 제가 가장 선호한다는... 이 렌즈로 인물을 찍으면 원근감을 굉장히 과장 할 수 있습니다. 머리가 크거나 다리가 길거나 말이지요. 잘 찍으면 정말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28 mm 일반적으로 광각기능이 강한 카메라에서 갖는 초점거리이구요, 일반 카메라를 찍다가 보면 확 넓어진 각도에 흐믓하게 되는정도? 요즘 DSLR 번들렌즈는 다 이 각도를 지원합니다.
35 mm 전세계 90퍼센트 이상의 보급형 일반 카메라들이 줌을 가장 안당겼을때 갖는 화각입니다. 자동카메라를 켰을때 보이는 각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50 mm 표준렌즈 입니다.
70-85 mm 준 망원이라고 하구요, 표준렌즈에 비해 과장되지 않은 망원의 느낌을 즐길수 있습니다. 실내에서의 인물촬영이라든가, 파티사진 등에 적당하구요. 파티사진이란 말에 어떤분이 조소를 하시더군요. 제 표현이 좀 애매했던것 같은데, 적당한 거리에서 인물 찍을때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시길…
105-135 mm 이제부터는 망원의 느낌을 충분히 즐길수 있구요 야외에서의 인물 촬영에 적당하다고 봅니다.
200 mm 이상 - 실제로 멀리 있는 피사체를 가깝게 찍을려는 목적이 더 강한 그야말로 망원 렌즈이구요, 원근감이 극도로 절제된, 모든것이 실제 크기 비율로 느껴지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자, 그런데 여기서 잠깐!!!
필름카메라와는 달리, 대부분의 DSLR은 필름과 다른 크기의 센서를 사용합니다.
다른 크기라는게, 작다는 이야기 이구요, 캐논의 기본형 DSLR들의 경우 일반필름보다 폭과 높이가 각각 62.5% 정도 크기의 센서를 사용합니다. 그 결과 센서에 담기는 화상의 내용이 필름카메라를 사용했을때보다 적게 되구요, 그에 따라서 필름카메라의 렌즈를 사용했을 경우 그만큼 더 망원이 되게 됩니다.
어느정도냐 하면, DSLR에 사용되는 렌즈의 초점거리에 1.6을 곱한것이 필름카메라 기준 초점 거리가 된다는 말이구요, 위에서 나온 필름카메라의 초점거리에 해당하는 화각을 얻기 위해서는 필름카메라에서 사용된 초점거리를 1.6으로 나누어 줘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를 다음의 표와 같이 정리해 봤습니다.
가운데 칸이 위에서 정의한 필름카메라에서의 광각과 망원 렌즈에 대한 초점거리이고,
오른쪽이 그 렌즈를 DSLR에 달았을때 나온 사진이 필름 기준으로보면 좌측의 렌즈를 달았을때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고, 왼쪽이 맨 가운데와 같은 초점거리를 얻기위해 DSLR에 달아야 할 카메라의 렌즈 입니다.
즉, 50 mm 렌즈를 캐논 400D에 달면, 필름카메라에 80 mm 렌즈를 단 것과 같은 화각이 나오고요 (좁게 되겠지요), 필름카메라에서 50 mm 렌즈를 사용했을때 얻을 수 있는 화각을 얻기 위해서는 400D에는 31 mm 짜리 렌즈를 달아야 한다는 이야기 이죠. 즉, 400D에서는 31 mm 렌즈가 표준 렌즈가 되는 것입니다.
모두 1.6배수가 나오는 캐논의 300D, 350D, 400D, 20D, 30D 기준입니다.
Fd = DSLR에 달면 F가 됨 |
F = 렌즈의 실제 촛점거리 |
F x 1.6 = DSLR에 달면 |
8 |
12 |
19 |
12 |
19 |
30 |
15 |
24 |
38 |
18 |
28 |
45 |
22 |
35 |
56 |
31 |
50 |
80 |
44 |
70 |
112 |
53 |
85 |
136 |
66 |
105 |
168 |
84 |
135 |
216 |
125 |
200 |
320 |
188 |
300 |
480 |
니콘이나 소니, 펜탁스, 삼성 등과 같이 1.5배가 적용되는 센서를 사용한 카메라의 경우 그 숫자가 다음의 표와 같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다시 설명드립니다. 아래 표에서 Fd나 F는 렌즈에 표시되어 있는 실제 촛점 거리 입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표준렌즈를 보면 촛점거리가 33mm인 렌즈를 DSLR에 달면, 필름 SLR을 사용했을때 50mm 렌즈가 달린 카메라와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구요. 실제 촛점거리가 50mm인 렌즈를 DSLR에 달면 필름 SLR에 비해 실제 촛점거리보다 1.5배 커진 75mm 렌즈를 단 것과 같은 결과를 얻는다는 뜻입니다.
Fd = DSLR에 달면 F가 됨 |
F = 렌즈의 실제 촛점거리 |
F x 1.5 = DSLR에 달면 |
8 |
12 |
18 |
13 |
19 |
29 |
16 |
24 |
36 |
19 |
28 |
42 |
23 |
35 |
53 |
33 |
50 |
75 |
47 |
70 |
105 |
57 |
85 |
128 |
70 |
105 |
158 |
90 |
135 |
203 |
133 |
200 |
300 |
200 |
300 |
450 |
막간을 이용해서 줌렌즈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도록 하지요. 물론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아직도 17-55 mm 렌즈는 무엇에 쓸때 좋고, 17-70 mm 렌즈는 무엇에 좋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답니다. 줌의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줌 렌즈란 초점거리를 바꿀 수 있는 렌즈입니다. 단지 바꾸는 것이 아니고 두 초점 거리 사이의 모든 초점 거리를 사용할 수 있는 렌즈 이지요. 렌즈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 이겠지만, 요새는 너무나 일반화 된 물것이어서… 여러개의 렌즈를 조합하여 그 중 일부를 서로 다르게 움직여서 연속적으로 초점거리를 바꾸게 합니다.
그럼 이번엔 번들렌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합니다. 줌렌즈가 일반화 되기 전, 그러니까 필름시대 하고도 상당히 예전에는 모두 단렌즈만 썼었죠. 그럼 당시에 SLR을 팔때도 당근 번들렌즈가 있었구요, 번들은 당연히 표준렌즈였답니다. 즉, 50mm렌즈가 붙어나온거죠. 그러다가 줌의 시대가 도래하고, 한동안은 여러가지 기술적, 상업적 이유로 35-70 mm 짜리 2배 줌이 번들렌즈의 자리를 차지하였답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좀 흐르고 28-85 mm 3배 줌 렌즈가 번들로서 자리를 굳히게 됩니다.
그러면서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고, 그에 따라 자연히 18-55 mm렌즈가 28-85 mm를 대체하게 됩니다. 위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DSLR에 사용된 18-55 mm렌즈는 필름 SLR 기준으로 보면 28-85 mm가 되지요?
그럼 왜 자꾸 필름 카메라 기준으로 초점거리를 이야기하는걸까요? 그 첫번째 이유는 필름 카메라가 오래동안 사용되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그 수치에 익숙하기 때문이고, 또 다른 이유는 DSLR의 포맷이 표준화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캐논의 경우 1.6배 센서를 쓰기도 하고 어떤 카메라는 (5D, 1Ds) 필름 크기의 센서를 사용하기도 하며, 니콘, 소니, 펜탁스, 삼성등의 경우 1.5배를 쓰는 등 그에 따른 화각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사진을 찍었을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알수 있는 기준으로 필름 카메라를 삼는 것이지요.
이는 비단 DSLR 뿐만 아니라 똑딱이라고 불리우는 일반 디지털카메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서 광각이 28 mm 이니, 35 mm 이니 하고 이야기 하지만 전부 환산 화각인 것이지요.
자, 이번엔 조리개로 잠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돋보기로 햇빛을 모을때, 돋보기와 초점과의 거리를 돋보기의 구경으로 나눈것을 F수라고 하구요, 이것이 조리개의 크기를 나타냅니다. 보통 돋보기의 경우 구경의 4~5배에서 초점이 맺히므로 F수는 4~5가 되겠지요.
초점거리는 그대로 두고 렌즈의 지름을 4~5배로 거대하게 할 경우 F수는 1 이 되겠구요, 마찬가지로 렌즈의 지름을 그대로 두고 초점거리만 1/4~1/5로 줄어들어도 F수는 역시 1 이 됩니다.
카메라 렌즈의 경우, 렌즈 자체는 그대로 놔두고, 렌즈의 광학계의 중심에 조리개를 달아서 렌즈의 유효 구경을 줄여주는것이 조리개의 역할입니다. 결국 조리개를 최대로 열여줬을때가 렌즈를 가장 밝게 쓸수 있는 것이구요, 이 값이 렌즈의 최대 밝기가 되는 겁니다. 조리개의 값은 한 칸이 빛의 양이 절반으로 줄도록 제작되어 있구요 (일반적으로) 직경으로 따지면 루트2 = 1.414로 직격이 변하면 면적이 2배수로 바뀌기 때문에
1 - 1.4 - 2 - 2.8 - 4 - 5.6 - 8 - 11 - 16 - 22 - 32
이런식으로 나가게 됩니다. 물론 숫자가 클수록 조리개가 많이 조여져서 어두운 것이구요. 사람 눈이 1 이니 뭐 그런건 잘못된 상식입니다. 참고로 즘 DSLR 을 보니 위의 숫자 사이의 값도 사용하도록 되어있군요!
쩜팔이라고 하는 렌즈는 위에선 언급했던 옛날 필름 시절의 번들렌즈가 50 mm F1.8에서 유래된 겁니다. 대부분의 DSLR용 번들 줌렌즈가 광각에서 3.3~3.5, 망원에서 4.5~5.6인점을 감안하면 1.8은 무척 밝은 수치이지요. 한가지 재미있는것은 1.8이니, 3.3, 3.5, 4.5 전부 위에서 언급한 조리개 수치에는 포함되어있지 않는 숫자인데요, 그 이유는 각 렌즈에서 만들수 있는 최대 개방 조리개가 꼭 위의 단계를 따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대 개방 조리개는 그 수치를 따르지 않더라도 그 다음 단계부터는 위에서 말씀드린 조리개의 숫자에 맞춰 조절하게 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것은 렌즈의 구경이나 초점거리에 상관없이 조리개 값이 같으면 같은 양의 빛이 필름이나 센서에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같은 크기의 필름이나 센서에서만 해당하는 말이구요, 즉 똑같이 F2.8인 렌즈가 50 mm 이건 200 mm 이건 같은 양의 빛이 필름에 들어간다는 이야기 이지요. 200mm의 경우 50mm 렌즈에 비해 같은 F수를 갖기 위해서는 구경이 4배, 면적은 16배가 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양의 빛이 센서에 들어간다는게 얼핏 이해하기 힘들껍니다. 그 이유는 초점거리가 길수록 빛을 모으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초점이 멀리 맺힘과 동시에 상 자체의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필름에 담길수 있는 빛의 양이 동시에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필름과 1.6배 센서의 경우, 필름이 면적이 2.56배 넓기 때문에 들어가는 빛의 양도 2.56배 더 많게 되고, 어두운 곳에서 그만큼 더 유리하게 되지요. 그렇기때문에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센서가 클수록 좋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자, 이번에는 배경흐림과 피사계심도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이 초점이 잘 맞았을때는 선명하게 보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흐리게 보입니다. 그 이유는 피사체의 각 점에서 출발한 빛이 렌즈를 통해서 필름상의 각 점에 다시 헤쳐모이게 되는데 만일 필름의 위치가 초점보다 앞이나 뒤에 가게 되면 헤쳤다 모이기 전, 또는 모였다가 다시 퍼질때 상이 맺히기 때문에 각각의 점이 원이 되어버려서 흐리게 되는 겁니다. 그 원을 착란원이라 부르고 착란원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뿌옇게 보이게 되는것이지요.
렌즈의 초점거리는 무한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기준으로 한 것인데, 피사체가 렌즈에 가까와지면 가까와질수록 초점거리는 길어집니다. 결국 카메라에서는 가까운것을 찍기 위해서 렌즈가 앞으로 튀어나오게 되지요. 필름과의 거리를 높이기 위해서 입니다. 그에따라 필름 위에서는 어떤 피사체는 선명하게 상이 맺히고, 다른 피사체는 흐리게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흐리다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진상에서, 즉 인화지나 컴퓨터 모니터 같이 실제로 우리가 눈으로 보는 기준으로 착란원의 크기가 우리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크기 이상일 경우 흐리게 보이는 것입니다.
선명한 사진을 얻기 위해 착란원의 크기를 줄이는 것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조리개를 줄여서 F수를 높여주는것이죠. 그럼 벌어졌다 모이는 빛의 양이 줄어들면서 동시에 벌어지는 정도도 줄고, 착란원도 F수에 비례해서 줄어들게 됩니다. 즉 조리개를 조여주면 조여줄수록 초점이 맞는 거리의 범위가 늘어나는거죠. 마치 우리 눈이 낮에는 잘 보이다가 밤에는 잘 안보이는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밤에는 어두우니까 눈의 홍체가 크게 열리고 착란원의 크기가 커져서 낮에는 보이던 범위까지 안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즉, 낮에 초점이 잘 맞았던게 아니고, 낮에도 초점이 잘 안맞았는데, 그때는 홍채가 작게 조여져 있어서 착란원이 작으니까 맞은줄 알다가 밤이 되니까 착란원이 커지면서 초점 안맞은 사실이 드러나느거죠. 실제로 눈이 아주 좋은 사람들은 낮이나 밤이나 다 잘보인답니다.
또한가지는 초점거리를 줄이는겁니다. 같은 밝기래도 초점거리가 줄어들면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른 상의 거리차이가 줄어들게 되서 같은 정도로 초점이 안맞았을때 착란원의 크기가 더 작게 됩니다.
자, 그럼 다시 피사계심도란 말로 돌아와서, 피사계심도란 주어진 초점거리와 조리개에 따라 사진에서 선명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거리의 범위를 말합니다. 심도가 깊다는 말은 초점을 잘못 맞추는데 대해 관대하다는 말이고, 심도가 얕다는 말은 조금만 초점을 잘못 맞춰도 흐리게 보인다는 말입니다.
사진은 초점이 잘 맞는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피사계 심도가 깊은것이 당연히 좋겠구나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상일이 꼭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그 이유중 하나는 소위 아웃포커싱이라고 말하는 배경흐리기는 얕은 피사계 심도를 잘 이용한 경우이지요. 즉, 망원 렌즈에 조리개를 최대한 열고 적당한 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찍으면 멀리 있는 뒷배경이 흐리게 되면서 피사체를 강조하고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DSLR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배경 흐림이요, 사진을 배운지 얼마 안된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또 사진 동호회에서 엄청나게 비싼 렌즈를 사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데요, 암튼 대구경 망원에서 뿜어나오는 배경흐림의 효과는 압권인건 맞습니다.
배경흐림에 대해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배경흐림은 양날의 칼 과도 같다는 것입니다. 즉, 피사계 심도가 아주 얕은 렌즈의 경우, 제대로 잘 쓰면 멋진 배경흐림을 연출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추기가 힘들답니다. 사람 얼굴을 찍었는데 눈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코끝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그 예이지요. 물론, 초보자는 그정도 초점이 안맞은게 눈에 잘 보이지도 않겠지만, 사진 고수들에게 보여주면, 백이면 백 모두 초점을 잘 못 맞췄다고 핀잔을 주지요.
사진을 찍음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노출과 초점입니다. 고수들의 경우, 일부러 이를 조금 어긋나게 해서 특별한 효과를 줄 수도 있지만, 초점과 노출을 잘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과,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틀리게 찍은 것 과는 천지 차이이지요.
어떤 초보자 분이 제게 쪽지를 보내셨더군요. DSLR의 배경흐림이 좋아서 샀는데, 번들렌즈를 가지고도 초점 맞추기가 생각보다 훨씬 힘들더라구 말이죠. 그렇습니다. DSLR만 사면 저절로 예술사진이 찍힐것 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지요. 전자키보드로 멋진 음악을 연주할 수 없다면, 그래드 피아노를 가지고도 멋진 음악을 연주할 수 없는 것과 마찾가지이지요. 악기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대로 연주할 수 있을 때 이야기이구요, 그 점은 카메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똑딱이도 제대로 사용 못하는데 DSLR을 섣불리 잡았다가 흔들리고 초점 안맞은 사진들 때문에 실망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압니다. 너무 실망들 하지 마시고, 열심히 찍고, 열심히 공부하세요.
제 경험으로 보면, 초보자들의 경우, 헝그리 기본세트니 해서 50 mm F 1.8 등에 과도하게 열광하지 마시고, 그냥 번들 렌즈로만 찍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초보자 입장에서, 번들이 줄 수 있는 배경 흐림도, 똑딱이 디카에 비할 바가 아니구요, 충분히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답니다. 사진에 있어서 배경흐림이라는 부분이 얼마나 작은 부분인가를 나중에 알게 될 껍니다. 어차피 추가 렌즈는 나중에 얼마든지 살 수 있으므로 번들로 시작해서 본인에게 아쉬운 부분이 어느쪽인지 – 광각인지 , 망원인지, 배경흐림인지 등등 – 차차 찾아 나가는게 정석이라고 생각하구요, 요즘 나오는 번들렌즈만 가지고도 초보자 입장에서는 못 찍을 사진이 없다는 점, 잊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크롭 전용 렌즈에 대해서 잠깐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크롭전용 렌즈란, 필름카메라나 필름 크기의 센서를 사용한DSLR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1.5 / 1.6 배 적용 바디에서 만 사용할 수 있는 렌즈를 말합니다. 니콘의 DX 렌즈나, 캐논의 EF-s 렌즈, 또 시그마의 DC 렌즈 등이 그 예 입니다. 크롭바디의 카메라들은 어차피 필름보다 작은 센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렌즈가 쓸데없이 크고 좋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렌즈 제조 원가를 훨씬 낮출 수 있구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작고 가벼운 렌즈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대표적인 렌즈들이 각 카메라의 번들키트 렌즈들이라고 보시면 되구요, 이런 렌즈들은 필름 SLR이나 필름크기의 DSLR을 사용한 카메라에 달게 되면 사진 주변이 둥그렇게 가리는 이른바 비녜팅 현상으로 정상적인 사진을 찍지 못합니다.
원래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어느분께 답을 했었던 내용인데, 한 분에게만 드리기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식 백과에 올린 내용입니다. 그림을 제대로 넣지 못해서 구질구질하게 설명드린 내용인데, 생각밖으로 많은 분들이 열람하시고 많은 의견을 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구요, 최근에야 수정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내용을 조금 손 봤습니다. 잘못된 점 있으면 지적해 주시면 계속 고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터프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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