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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걸어보자,둘레길!

지리산둘레길 21코스 , 산동에서 주천까지

지리산 둘레길 21코스, 산동에서 주천까지마지막  구간을 마무리 하다.

▣ 2022. 11.월 27(일요일)

 코스 : 효동마을 - 산동면사무소 – 현천마을(1.9km) – 계척마을(1.8km) – 밤재(5.2km) 

               – 지리산유스호스텔(2.7km) – 남원 주천센터(4.3km)

▣ 도상거리 : 15.9km

▣ 소요시간 : 6시간 40분

         -  견두산 하쉼터 점심( 밤재에서 견두산하쉼터까지 왕복 0.8km, 점심포함 1시간 소요 ) ,

         -  화충법단 - 효동마을 왕복 알바 ( 왕복 20여분 소요),

         -  전나무숲길 폐 공원 산책로 둘러보기( 15분 정도 헛심 )

▣ 둘레길 지기 : 여전히 지 혼자서 ..

▣ 특징적 기억꺼리 :

                 - 지리산 둘레길 21코스 중 마지막코스

                 - 산동에서 주천까지 코스지만 이전 구간에서 걷지 못했던 효동마을에서 산동까지 구간을 추가해서 걸음

                 - 현천마을에서 밤재까지 구간은 여러번 걸음했던 구간으로 다른 구간에 비해 신박한 기대감은 떨어짐

                 - 밤재에서 주천까지 구간은 색다른 볼거리나 조망이 없어서 밋밋한 도보여행이 되었음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에 위치한 전북전남경남의 5개 시군 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

120여 개 마을을 잇는  274, 800리의 장거리 도보길 이다.

그중 둘레길 21코스는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과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을 잇는 15.9km의 지리산둘레길.

6개 코스로 이루어진 구례권역의 마지막 구간이자, 지리산둘레길 걷기 대장정이 끝나는 구간

으로  490m의 밤재를 넘어가는 코스다.

 

지리산 둘레길의 마지막 코스인 산동-주천 구간은

지리산 서북능선의 종석대와 고리봉 그리고 만복대와 견두지맥상의 영제봉(솔봉능선)을 바라보면서 걷는길이며

 현천마을에서  계척마을까지는   가을날에 빨갛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를 벗하며 걷을 수 있는 길이다.

산동 효동마을 앞 국궁장(09:00)

지리산 둘레길 21코스의 시작은 산동 효동마을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21코스의 시작은 산동면사무소 앞에서 시작하는 것이 정석일 것이나

20코스를 걸을때 순간적인 방심으로 인해 효동마을에서 걸음을 멈추었기에

오늘 마지막 코스를 걷는 출발점이 산동면사무소가 아닌 효동마을 국궁장 주차장이 되었다.

그것도 잠시

사찰인지 사당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건물 앞(화충법단)에서 차에 두고 내렸던 

핸드폰 삼각대가 생각이 나서 다시금 효동마을까지 리턴을 하는 열정을 보였던 날이다.

오늘  지를 위해서 몇장의 사진을 찍어줄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기나긴 지리산 둘레길을 위한 마직막 코스

적어도 우쭐한 마음을 담은 인증사진 한장은 남겨야 하지 않겠는지..?

왠만하면 그냥 포기하고 갈만도 하겠지만 요즘의 둘레길에서는 사람 한명 만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힘들고 귀하다.

천상 지가 잘 하는 발 품이라는 것을 더 팔아야지만이 둘레길 마지막 인증사진이라도 건질수 있지 않겠는지..!

  08 : 00 여수 집 출발
09 : 00 산동 효동마을 국궁장 주차장
09 : 10 사찰
            다시 효동마을 주차장
09 : 30 산동면
09 : 37 산동면 사무소
09 : 42 삼성 벽화마을 삼거리
09 : 46 삼성 벽화마을
09 : 56 다시 둘레길 진입
10 : 03 현천마을 입구 굴다리
10 : 12 현천마을
10 : 32 연관마을
            (산동 2.5km, 주천 13.6km)
10 : 56 계척마을 도착전 팔각정 휴식
11 : 10 계척마을
11 : 20 계척마을 벅수
            ( 산동 4.1km , 주천 11.8km )
11 : 34 우회길 삼거리
11 : 47 전나무 숲길, 휴식
            전나무 숲길공원 탐방
12 : 18 대나무 숲길
12 : 22 밤재터널 사거리
            ( 밤재 1.9km , 밤재터널0.2km )
12 : 33 밤재
12 : 42 견두산 하쉼터- 점심휴식
13 : 50 출발
13 : 56 다시 밤재
14 : 40 지리산 유스캠프
14 : 47 지리산 유스캠프 체험 학습관
15 : 15 무너미고개
15 : 22 저수지
15 : 38 원천초등학교
15 : 43 둘레길 주천안내센터
 
                      코스: 효동마을 - 산동 - 밤재 - 주천안내센터 도상거리 : 20km + 4.0km  / 6시간 40분,

산동에서 만나는 옛스러운 벽화들

이곳 산동이라는 곳은 세월이 거꾸로 가고 있는 곳인가..?

아직 70-80년대 아제들의 코딱지 파고, 눌러앉았던 다방으로 대표되는 그때 그시절 그림이

마을 담벼락에 고스란이 재현되어 있다.

현대문명의  한켠에 자리잡은 70년대판의 소소한 흑백영상같은 정겨운 그림

욕심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한번쯤 둘러보고 가도 좋을 일이다.

적어도 

다음에 만나는 삼성 벽화마을보다는 훨씬 정감있고 따뜻한  옛 사랑의 추억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산동면사무소를 지나는 지리산둘레길은

산동면 읍내를 정면으로 통과를 한다.

산동면사무소 주변으로는  고만고만한 식당과 하나로마트, 편의점등등이 전부 몰려있어서

둘레길을 걷는데 필요한 물품을 보충하기에 더없이 좋다.

아마도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중 가장 번화가를 통과하는 지점인지도 모를 일이다.

삼성벽화마을벅수  -  주천 15.3㎞/ 산동 0.8㎞

삼성마을은 둘레길을 지나는 도로에서 190m 엇나가 있는 마을로

골목에 벽화를 그려넣어서 사람들 발길을 잡고 있는 곳이다.

마을에 거주하는 이강희 화백이  마을 유래와 연관된 그림을 마을 골목에 그려 넣었다고한다.

삼성마을은 마을앞에 삼태성 별 모양의 큰 바위가 세 개 있어서 삼성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삼성마을의 벽화는 이 마을 출신인 한국화가 지현 이강희가 본가로 귀향하여 자리를 잡고.

구례군과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마을 이름의 유래를 따라 별(star)을 주제로 벽화를 그리기 시작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별이 내려온 온 삼성 벽화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강희 화가가 살고 있는 집과 담벽에 전시된 그림도 만날 수 있다.

삼성 벽화마을을 크게 욕심없이 둘러보고 나오는 길

고개들어 멀리 산그리메를 올려다보니 한겨울이면 늘상 고깔모자를둘러쓰고 있던 만복대와

고리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삼성마을 뒷편으로 계속해서 길을따라가면 수락폭포를 만날 수 있을테고

그 수락폭포를 감싸고 있는 뒷산은 견두지맥상의 숙성치와 영제봉도 보일 것이다.

다시 둘레길에 합류하면서 보이는 삼성마을

그 뒷편으로는 지리산 서북능선상의 만복대와 고리봉이 기나긴 장막을 치고 있다.

이제 현천마을과  밤재에 올라서면 지리산의 서북능선에서 보여지는 더 많은 봉우리들이 시원하게 보여질 것이다.

 현천마을 초입의 굴다리 벅수 (주천 14.7㎞/ 산동 1.2㎞)

산동에서 현천마을까지는 땡볕의 아스팔트 길을 걸어가게 된다.

지금의 가을날이 아닌 한여름의 땡볕길이였으면 이길 또한 견뎌내기 힘든 곤역의 길이였으리라..!

이곳 현천마을 입구 굴다리에 도착을 하면 굴다리를 통과하고 현천마을까지 느슨한 오름길을 올라가게 된다.

굴다리 위의 도로는 구례에서 남원으로 넘어가는 국도로 밤재터널을 지나게 된다.

현천마을과 계척마을을 포기할 것이면 바로 밤재로 단축하는도보여행을 진행해도 좋을 일일것이다.

적어도 유스호스텔까지는 금새 도착을 할 수 있을테니.ㅎㅎㅎ

하긴

둘레길이라는 것이 어디 촌각을 다투고, 시간 단축을 목표로 하는 도보여행이 아니질 않았던가...?

나 혼자만의 사색의 여행...!

자연과 숲을 만나면서 나를 찾아가는 길이 아니였든가..?

하물며 

이런 얄팍한 게으름으로 거리, 시간단축을 한다한들 누구에게 자랑질을 할 수 있겠는가..?

현천마을 입구에서 굴다리를 통과한 아스팔트 길은

격하지 않는 꾸준한 오르막길을 10여분 올라가면 마을앞  주차장에 도착을 한다.

봄날의 현천마을은 다양한 먹거리와 왁자한 산행인파로 떠들썩 하겠지만

철지난  마을앞 주차장은 이곳을 찾는 사람 한명없이

늦어져가는 가을낙옆만 스산한 바람에 휘날리고 있을 뿐이다.

현천마을에 도착을 하면 우선 가장 먼저 보여지는 것은 340년이나 묵었다는 마을 당산나무와 

노랗게 익어가는 산수유꽃의 저수지 반영이다.

지금은 새롭게 돌담으로 인위적인 호수로 보수를 했지만 예전에는이곳의 아침반영 사진을 찍기위해서

진사님들이 둑방에서 줄지어 도열을 하곤 했던 곳이다.

마을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면

‘전인화네 집’

김종민이 머물던 ‘비엔비하우스’

허재의 ‘코재하우스’둘러볼 수 있고 

마을을 온전히 내려다볼수 있는 마을전망대를 다녀와도 좋을 것이다.

둘레길을 걷는 도보여행자가 아닌 산꾼들은

이곳 현천마을에서 산행을 시작, 밤재에서 견두산을 오르고

견두산정상에서 이곳 현천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으면

산수유의 가장 핫한 마을 두곳과 아기자기한 견두산 산행을 하게되는 일석이조의 멋진 산행을 할 수있게 된다.

현천마을 당산나무와 산수유가 도열해 있는 현천 저수지 반영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현천 저수지에서 보이는 지리산 서북능선의 만복대를 위시한 고리봉과 종석대

현천마을 저수지에서 보이는 지리산 서북능선과 솔봉능선

가장 앞쪽 능선은 영제봉에서 산동지리산 온천까지 이어지는 솔봉능선이고

정면으로 가장높은곳이 만복대이다.

그리고 오른쪽 옆으로 뾰쪽한 봉우리가 고리봉 (작은 고리봉)이다.

고리봉과 만복대 중간에 가장 낮게 내려앉은 곳이 묘봉치

묘봉치 뒷쪽으로는 주능상의 반야봉이 보일테지만 이곳에서는 보이질 않고

 밤재에 올라서면 반야봉과 노고단까지 선명하게 구분이 가능할 것이다.

현천마을 저수지 둑을 따라가면 얼마지 않아서 연관마을에 도착을 한다.

연관마을 벅수 ( 주천 13.6㎞/ 산동 2.3㎞ )

 연관마을은

조선 중엽 고씨가 남원으로 가던 중 산 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길조라 여기고  정착함으로써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람들이 떠나고 온전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한 손으로 헤아릴만큼 작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떠난 집들은 폐허처럼 남아서 예전에는 이곳이 마을이 형성되었던 곳임을 알려주고 있을뿐이다.

연관마을을 지나면 시멘트 임도길과 산 중허리길을 오르 내려서

계척마을 도착직전의 팔각정 쉼터에 도착을 하게 된다.(10:56)

효동마을에서 09:00분에 출발한 오늘의 둘레길은

이곳 계척마을 팔각정쉼터에서처음으로 베낭을 풀고 쉬어간다.

 

혼자 걷는 둘레길은 불필요한  해찰이 없어서 빠르고 좋지만

혼자만이 고독한 인내로 걸어야 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지만의 몫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이곳에서 팔각정 정자에서는  

지 좋아하는 얼음맥주를 이번에도 어김없이 한모금 하고 가는데

오늘따라 맥주맛이 신통칠 못하고 영 잼뱅이다.

시원해지는 겨울 언저리에는 시원하다 못해 추운맥주보다는

가슴 속 깊이까지 데펴줄 따뜻한 독주가  더 어울리는 것이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계척마을 뒷편 팔각정 쉼터에서는 늦어지는 가을때이른 겨울을 만나게 된다.

봄날이면 노란 산수유꽃이 만발해 있겠지만 지금은 낙옆은 죄다 떨어지고 빨간 산수유 열매만이

손길부족으로 수확을 못하고 겨우내 말라비틀어져 갈 것이다.

멀리 뒷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지리산 서북능선의 영봉이랄수 있는 만복대이고.

만복대 앞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은

영재봉에서 흘러내려서 산동온천까지 이어지는 솔봉능선이다.

계척저수지와 산수유터널 그리고 계척마을 당산제단

계척마을을 지켜주는 거대한 느티나무는 390년이나 묵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 제단에서 제를 지내고 있는지 느티나무 몸통 한가운데 마른명태가 걸려있다.

계척마을 입구에는 수령이 1000년쯤 됐다는 산수유 시목이 있다.

그 옛날 중국 산둥(山東)성의 처녀가 구례로 시집을 오면서 가져온 심은 산수유 묘목이

지금의 산수유 시목이라는 것이다.

산동(山洞)이란 지명도 중국 산둥성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할머니 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산수유 시목은 어느 산수유 나무 보다 크고 웅장하다.

지금도 젊은 나무 못지않게 활짝 꽃을 피운다.

산수유는 딱히 봄날이 아니여도 빨갛게 익어가는 지금같은 가을날에도 이쁘고

눈내린 겨울에 눈속에 파묻힌 산수유는 더더욱 이쁜 모습인데

어쩌자고 이토록 사람 한명 찾아 보기 힘든 것일까..?

 계척마을 산수유 시목지 앞에는 이순신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성곽을 쌓아올렸고 그 성곽 중간 중간으로는 난중일기를 날자별로 글새김 해 넣었다. 

백의종군 중이던 이순신이 이곳을 지나갔다고 해서 ‘이순신 성’이란 별칭까지 얻었다고 한다.

왠지 조금은 뻘춤한, 어색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탁상행정의 작품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참고로 정유재란 중이던 1597, 이순신은 구례로 가기 위해 이곳을 지난다.

온갖 고문으로 피폐해진 몸과 모친을 잃은 찢어지는 마음에도 임금의 명으로

백의종군 길에 나섰다가 삼도수군통제사에 재임명되어 순천으로 가기 위해서이다.

백의종군로
인간이순신이 걸었던 비움으로 승리하는 정신 을 담은길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당하여 절망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도 가장 뛰어난 행보와 구국의 희망을 보였던
이순신 백의종군길이 열린다.
난중일기를 근거로 백의종군로를 재조명하여
절망에서 희망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84.7km의 횡단코스
성웅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삶과 절망의 아픈 역사는
이제 비움과 심신수련의 생명의 길이 되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구례의 길
지리산 둘레길구간과 남도이순신길 그리고 섬진강길 구간을 모아서 구례의 길이라 이름했다.
이 3개구간 100km를 완주하고 스템프인증을 하면 구례에서
기념메달과 선물을 선사한다고 한다.

참고로 이곳 계척마을 이순신 테마파크는 
백의종군로와 남도 이순신길의 출발점이다.

 

 

계척마을에서 편백나무 숲길를 향해가는 길에 만나는 체육공원(윗쪽 두번째 사진)

늘 느끼는 것이지만 지나는 사람, 거주하는 사람 없는 이 외진곳에 어떤 연유로 

체육공원이라는 것을 만들고, 관리소홀로 방치를 하고 있는 것일까..?

누구머리에서 나오는 신박한 탁상행정이 이렇게 폐허처럼 나뒹굴고 있는지

한번쯤은 꼭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체육공원을 지나면 이제는 시멘트 임도를 버리고 편백나무 숲으로 연결되는산 중허리길을 타기위해 

둘레길은 숲속으로 방향을 급선회한다.

편백나무 숲으로 갈리는 임도삼거리는

우천시에는 산 중허리길을 버리고 이 시멘트 임도길을 계속해서 따르라는 것인데

냇가나 큰물 지나는 계곡을 지날것도 아닐것이면서 굳이 우회하라는 말은 왠지 설득력이 떨어져보인다.

보통은 큰물 지거나 우천시의 산행법은 낮은 지역을 버리고 산 능선길을 후회하는것이

일반적인데 이곳 둘레길은 내가 알고 있는 비상시 산행법과는 역으로 가고 있다.

계척마을에서 밤재로 가는 중간쯤에서 만나게 되는 편백나무숲

구례군에서 조성한 이 숲에는 수령 30년을 헤아리는 수만 그루의 편백나무가 심어져 있다.

편백숲을 조성하면서 휴식을 할수 있는 벤취나 야영데크 , 그리고 화장실과 산책로를 

조성했는데 누구 한사람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던지 묵은 폐허처럼 변해가고 있다.

그 와중에

나란 녀석은 또 그 몸쓸넘의 호기심이 발발하여

묵은 계단길을 올라서 편백나무 숲길의 최고 정상을 향해 올라보는 객기를 부려보게 된다.

편백나무 숲 정상에 오르면 구례의 산동쪽 조망이 터지지 않을까 하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올라 보았던  것이

퍽퍽한 계단의 끝점에는 더더욱 묵은 옛길로 변했고 결국에는 가시덤불이 웃자라서

애써 더 진행하는것마저 난감함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뒤돌아 다시 내려서기가 못마땅해서 억척스럽게 10여분이상을 가시덤불과 실갱이를  하고서야

편백나무 둘레길 본선에 합류를 했다.

다시 둘레길로 합류한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면 가뭄에도 절대 마르지 않는다는 계곡물을 만나고

곧 이어서 상사화가 즐비했을 낙옆가득한 한적한 길을 지난다.

 

 

전나무 숲길을 지나고 상사화가 도열했을 군락지를 지나면 대나무 숲길을 걷는다

작년 3월때만 해도 오롯한 숲길이였던 곳이 금새 시멘트 포장도로로 환골탈퇴을 했다.

이곳에서도 농업이나 여타한 현대기계 설비가  드나들어야 했던  모양인데

시멘트 포장 공사는 얼마되지 않은 최근의 공사였던 듯 싶다.

살벌한 개 자제분이 난리부르스를 추고 있는 집

사실 송아지만한 개가 사람 잡아먹을듯 달려드는 모습에는 어쩔수 없이 주눅이 들수밖에 없다.

이런 외진 산골에서야 집을 지키고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겸한 문지기를 하는 녀석이

이놈 개 자제분일테지만, 둘레길을 걷는 나란 녀석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 밖에 없다.

특히나 혼자 걷는 둘레길에서는 더더욱..ㅎㅎ

 

밤재 이정표(밤재 1.9㎞ / 밤재터널 0.2㎞)

밤재를 오름하기전  공포의 개 자제분을  만나는 민가가 있는 사거리

땡볕이든 봄날이든간에 이곳 사거리에서 밤재까지의 2.0km 가까운 묵은 도로를 돌고 돌아 오르는 길은

어지간한 곤역의 길임에 틀림없다.

시멘트 임도와 비포장 도로가 혼재되어 돌고 돌아가는 지루한 이길

볼것 없으면서 김빠지는 길이며 끝없는 인내와 간절한 기다림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해서

나란 녀석은 이 꼬부랑 임도길을 버리고

사진에서 보이는 정면 단축길 산행을 감행했다.

예전의 기억에는 분명  정면으로 오르는 길이 열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힘들지 않고 쉽게 밤재까지 도착할 수 있는 길을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바리케이트와함께 노선 변경을 했다.

오늘도 그 누구한명 만날 수 없었던 둘레길

단체가 아닌 나 혼자만의 길임을 빌미로 이쪽 정면길을 통해서 밤재까지 10분만에 도착하는 신통함을 발휘 하게 된다.

지루하고 난감한 꼬부랑길을 20여분 이상 단축을 한것이다.

마지막 민가에서 시작되는 밤재 오르는 길은 길손이 끊긴지 오래였든지

길은 묵어가고 희미해져 가고는 있지만 예전의 길 형태는 온전히 유지되고 있다.

뱀나오는 여름날이 아닌 봄 겨울이면 이길을 걸어서 단축 산행을 해도 좋으리라..!

밤재에서 보이는 지리산 서북능선

밤재는 구례와 남원을 가르는 고개로 예전에는 19번 국도가 이 고개를 넘어서 구례와 남원을 오갔다.

그러다가 1988년  밤재터널이 뚫리면서 이길은 묵은 옛길로 변했고

둘레길을 걷는사람과 견두산을 찾는 사람만이 간신하게 오가는 한적한 고개마루가 되었다..

 

해발 490m의 ‘밤재’는 지리산의 서북능선을 온전히 바라볼수 있는 곳이다.

노고단과 종석대 그리고  고리봉, 묘봉치, 

또 만복대와 영재봉을 위시한 솔봉능선이 보여지는 곳인 것이다.

사진에서는 왼쪽 가장 높은 곳이 만복대, 정면 날카로운 봉우리는 작은고리봉

다시 더 오른쪽으로는 노고단과 종석대

만복대와 고리봉 중간이 묘봉치이고 그 뒷쪽으로보이는 곳은 반야봉이다.

견두산 하쉼터

밤재에서 견두산을 오르게 되면 두번에 걸쳐서 쉼터를 만나게 된다.

그 첫번째가 이곳 견두산하쉼터이고 두번째는 자귀나무 쉼터다.

조망권으로 보면 자귀나무 쉼터가 더 상석이겠지만 둘레길을 걷는이에게는 이곳 하쉼터도 

이만한 명당이 없을만큼 멋스런 곳이다.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는 곳

다만 시원한 조망을 위해서 풀섶과 도토리나무 몇개정도만 잘라주었으면 하는 욕심을 간절하긴 하다.

 

쉼터 정자 뾰쪽지붕 윗쪽은 영혼들의 제왕이라는 영제봉으로 그 오른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은 솔봉능선

가장왼쪽 봉우리는 견두지맥상의 솔봉

그리고 그 뒷쪽 가장높아보이는 곳이 서북능선의 최고봉인 만복대다.

다시 

도토리나무 오른쪽 뾰쪽한 봉우리가 고리봉이고  그 옆으로 노고단과 종석대가 자리를 잡았다.

도토리나무에 가려진 곳은 묘봉치이고 그 뒷쪽으로 주능선에서 만나는 반야봉이다.

 

 

지리산 만복대에서 견두지맥 밤재까지

1. 산행 장소 : 지리산 만복대, 영제봉 2. 산행 일시 : 2014 . 02.23 ( 일요일) 3. 산행 코스 : 상위마을 - 묘봉치 - 만복대 - 다름재 - 영제봉 - 수락재 - 솔재 - 숙성치 - 밤재올라가는 임도 4. 산행 지기 :

dolpak0415.tistory.com

 

 

견두산 올라가는 견두산 하쉼터에서 다시한번 눈앞에 펼쳐지는 남원시를  바라보고 밤재로 하산을 한다.

오늘 이곳 둘레길 21코스를 계획할적에는 필시 조망없는 밤재보다는

시원하게 사방으로 뚫렸을 견두산하쉼터에서 점심을 먹고가리라..마음먹었었다.

삼성벽화마을과 편백나무 숲길의 허방한 알바를 하지 않았으면

견두산정상에도 다녀올수 있었을지도 모를 오늘의 21코스 둘레길

적어도 견두산에는 몇번에 걸쳐 다녀갔던 곳이라서 이쯤에서 기분좋게 욕심을 접어도 크게 억울할 것이 없다..

 밤재 벅수 ( 주천 7.0/ 산동 8.9)

밤재는 주천면 ‘배덕리’와 산동면 ‘원달리’를 잇는 고개이다.

남원시와 구례군을 나누는 경계이자 전남과 전북의 도계(道界)이기도 하다.

또한 백두대간의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분기해  다름재와 영제봉, 솔봉을 넘고

밤재에서 다시금 견두산을 올라  천마산을 경유해 구례의 병방산까지 이어지는

견두지맥길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밤재에는 둘레길 21코스 , 산동-주천의 완주를 증명해주는 스탬프가 있고

 ‘ 이순신 백의종군로’의 스탬프도 있다.

또한 남도 오백리 역사숲길 스템프도 이곳에서 시작을 한다..

이곳 저곳 대한민국의 모든 걷기길은 이곳 밤재에서 시작하는 느낌..ㅎㅎ

어떤 사람들이 이 많은 길들을 걷고 있을까...?

 

밤재에서 유스호스텔로 하산하는 둘레길은

숙성치를 경유해서 내려가는 순환코스와 바로 내려가는 코스로 나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재까지의 난감한 길을 하염없이 걸어 올랐기에 왠만해서는

숙성치로 이어지는 순환코스에 대해 욕심을 부릴수 없을테고

또한 길마저 선명하지 않고 더불어 출입금지 금줄까지 쳐 놓았다.

참고로 다름재와 영재봉 그리고 솔봉은 지리산 국립공원 범주에 들어가는 곳으로 샛길탐방구간이다.

 

밤재에서 주천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구간은

이렇다 할 볼거리나 조망좋은 뷰가 없는 예전의 묵은 도로를 앞만보고 내려가는 곳이다.

견두산 쉼터에서 남원을 내려다보지 않았으면 더 많이 아쉬웠을 꽉막힌  답답한 구간이 이곳인 것이다.

밤재에서 유스호스텔까지는 50분이 소요되었다.

남원에서 구례로 넘어가는 역방향 밤재터널 직전에 만나는  지리산유스호스텔

유령건물처럼 20여년째 공사가 중단되고 방치가 계속되고 있는 유령같은 건물 

언제쯤에나 폐기처리를 할것인지..ㅎㅎ

그것도 아님 언제쯤에나 싼뜻한 공사가 재현 될른지...모를 일이다.

암튼 유스호스텔이 보이는 도로 삼거리에서 둘레길 벅수(주천 4.1㎞/ 산동 11.8㎞)는  오른편으로 방향을 바꾼다.

유스호스텔 체험학습관을 지나 꼭두마루재라는 곳을 다시금 올라가라는 것이다.

 

낙옆 떨어진 가을 숲속에서 만나는 꼭두마루재(해발 338m)

지리산유스호스텔과 체험학습관에서 다시금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꼭두마루재

가을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이곳 숲속은 너무 편안하고 좋다.

누군가는 이 어마무시한 낙옆에 미끄러운 공포를 느낄수도 있겠지만

오늘 나란 녀석은 늦가을 정취를 맘껏 느끼기에 충분했다. 

둘레길 마지막 구간의 차분하고 풍성한 선물쯤 되는 모양이다.

첫번째 사진은 꼭두마루재 올라가는 데크계단길이고 두번째사진이 꼭두마루재 정상이다.

 

 

 

 가을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던 꼭두마루재를 넘으면  다시한번 야트막한 무너미고개를 넘는다.

그리고는 곧 이어서 높다란 은행나무가 보이고

그 은행나무 뒷편으로는 윤곽이 선명치 않는 고택지붕이 은근슬쩍하게 보이게 된다.

오른쪽 소나무 숲길에서 방향을 알수 없는 벅수를 만나게 되는데 이 벅수 이정표를 따르면

‘감모재(感慕齋)’라는 곳을 갈 수 있었던 모양이다.

감모재는 ‘서산류씨’의 제실로 300년 수령의 배롱나무가 유명하다고 한다.

동네 아주머님 한분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은행을 고르고 있는 한가한 시골 풍경만 눈에 들어왔지

설마하니 저곳이 오늘 들러야 할 감모재라는 곳이 있을줄은 상상도 하질 못했다.

들어가는 길목에 이정표라도 하나쯤 세워주는 센스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님 나란 녀석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놓치는 우를 범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용궁마을’이 갈리는 다리

용궁마을은 해발 1,050m의 영제봉에서 보는 풍경이 마치 바다 속 용궁과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곳 산수유 군락지의 꽃이 유독 색이 진하고 크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원천초등학교를 지나면 뭔지 읽어볼수 없는 효열실기를 지나고

오늘 대단원의 막인 지리산 둘레길 주천센터에 도착을 하게 된다.

 

지리산 둘레길 21코스의 날머리이자 둘레길의 첫 시작점인  남원 주천안내센터 

산길과 들길을 이으며, 생명과 마을을 만나고, 나를 찾아 떠나는 지리산 둘레길 순례 여행,

작년까지는 고만고만한 기회가 생기면 큰 욕심없이 둘러보던 둘레길이

언제부턴가는 완주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올해들어 본격적으로 5코스부터 연결해서 걷기 시작한

둘레길을 올 한해가 가기전인 11월에 2% 부족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2% 부족분은 수철에서 성심원까지의 느슨한 길이 너무 쉽다하여 생략했던 부분과

구례구간중 서시천변을 걷는 길이 구례를 두번에 걸쳐 걸어야 하는 상술의 헛심이라 애써 

걷기를 주저했던 구간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수철에서 성심원까지의 코스는 조만간 완주를 할듯 싶고

구례 서시천변을 걷는 코스는 쉽게 걸어질것 같지 않은 느낌..ㅎㅎ

 

어쨌든 나 혼자만이 지난하게 걸었던 지리산 둘레길을 무탈하게 완주를 했고

또한 나 혼자만의 둘레길 기록을 차분하게  남길수 있어서 

무엇보다 스스로 만족하고 자축을 하면서 길고 길었던 구구절절 둘레길 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