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5코스 , 원부춘마을에서 가탄마을까지
가도 가도 늘 허기진 지리산,
지리산을 사랑하는 나란 녀석이 언제부턴가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둘레길은 나이 묵고 다리에 힘 풀리면 걸어볼 것이라며 애써 아껴두고 있는 길이다.
둘레길을 걷는 시간일 것이면 지리주능의 어느 한 곳이라도 더 걸어야 할 욕심이 앞서기에
감히 둘레길을 걸어볼 생각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걸어도 걸어도 허기진 나의 지리산
이제 조금은 나이를 묵었는지 다리도 예전만큼 튼실하질 못하고 , 주능에 대한 열정도 많이 수그러들었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기위해서는 그 숲에서 나와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리산을 알기 위해서는 지리산에서 나와야 온전한 지리산을 볼 수 있는 것일 게다.
그래서 시작한 혼자만의 지리산 둘레길 걷기
나를 찾아 떠나는 둘레길에서 만났던 풍경과 생각들을 주절주절 정리해 온 글을
지리산 둘레길 1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인 지리산 둘레길 순례기 공모전에 올렸다.
허접하고 정제되지 않은 내 글이 1등 상(지리산상)까지는 미흡했고, 2등 상인 둘레길상을 받게 되었다.
그것도 지깐에는 좋은 일이랍시고, 사진 몇 장을 더해서 원본 글을 올린다.
돌머리의 산길 헤매이기
"dolpak(돌팍)" 나란 녀석의 닉네임이니 쉽게 이름 확인은 되지 않을까..?
▣ 지리산 둘레길 15코스 , 원부춘에서 가탄마을까지
▣ 일시 : 2022년 09월 18일(일요일)
▣ 지기 : 핸드폰 갤럭시 21과 함께
▣ 코스 : 원부춘 – 형제봉임도삼거리(4.1km) – 중촌마을(2.5km) – 정금차밭(1.2km) – 대비마을(1.5km)
– 백혜마을(1km) – 가탄마을(1.1km) + 화개면사무소(1.0km)
▣ 도상거리 및 소요시간 :
- 둘레길 홈페이지 도상거리 : 11.4km, 6시간 , 난이도 상급
- 둘레길 벅수에 표시된 도상거리 : 13.3km+1.0km = 14.3km / 6시간 10분 + 15분( 120분 휴식시간 포함)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에 위치한 전북, 전남, 경남의 5개 시군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의 120여 개 마을을 잇는
총 274㎞, 800리의 장거리 도보길 이다.
그중 지리산 둘레길 15코스는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부춘리 원부춘마을과 탑리 가탄마을을 잇는 11.4km의
지리산 고산지역의 길들을 걷는 구간으로
화개골 차밭의 정취와 화개동 천변의 쌍계사 십리벚꽃길을 조망할 수 있다.
|
|
08 : 45 여수 집 출발 09 : 54 하동면사무소 10 : 10 원부춘마을 10 : 20 무인매점(깊은산속옹달샘) 10 : 43 수정사 11 : 28 활공장 임도 삼거리 11 : 30 최정점(휴식) 12 : 08 출발 12 : 40 철망울타리지역 12 : 48 하늘호수 차밭(휴식) 13 : 30 출발 |
13 : 50 사방댐 점심및 휴식 14 : 30 출발 14 : 42 제실앞 삼거리 벅수 (국립공원탐방안내) 14 : 50 정금차밭(정금정) - 휴식 및 사진놀이 15 : 20 정금 삼거리 15 : 40 대비마을 정상 쉼터 ( 잠깐 휴식 ) 16 : 20 가탄마을 길가수퍼 - 맥주 휴식 16 : 43 화개중학교 갈림길 삼거리 16 : 57 화개면사무소 |
늦게 출발했던 지리산 둘레길 15코스
마음 같아서는 아침 일찍 출발해서 원부춘마을에서 가탄마을까지의 15코스를 걷고 다시 목아재를 넘어
송정마을까지 걸었으면 싶지만 늘 게으른 아침잠에 계획만 거창할 뿐, 실천하는 것은 좀처럼 쉽지를 않다.
일단 오늘의 날머리인 가탄마을 길가 슈퍼를 자가용으로 한번 둘러보고 하동면 사무소에 주차를 하고
택시로 원부춘마을까지 이동을 한다.( 경전택시 010-3868- 4991 택시비 : 10,000원)
둘레길 15코스는 원부춘마을회관에서 10 : 10분에 시작을 한다.
10 : 20 무인매점(깊은 산속 옹달샘)
둘레길 끝점이었으면 시원한 갈증을 해갈하기 위한 맥주라도 한잔 하겠지만
시작하는 아침 배낭에는 무거운 얼음맥주가 든든하게 담겨 있어서 신박한 무인매점을 들여다 볼 이유를 상실했다.
배가 부른 것일 게다. ㅎㅎ
다만 힘들었던 코로나 시국과,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서 둘레길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지
무인매점을 단정하게 정리를 했고,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는 문패를 달았다.
세상에서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아닌, 세 번째로 작은 매점
이 무인매점에는 간단한 간식거리와 주류 그리고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고,
비용은 무인 현금결제 및 계좌이체도 가능하다.
부춘마을회관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사도 심한 부춘골에는
깊고 깊은 골짜기 한켠에 위태한 석축을 쌓고 그 위에 집을 올린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둘레길 나그네들을 위한 쉼터를 위한 멋진 쉼터라면 십분 이해가 갈 듯싶지만
삶의 터전을 위한 집터를 쌓아 올린 것이라면 그 억척스러움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더더욱 경사도가 심해지는 부춘골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 골짜기 한켠에서
형제봉 능선상의 명물인 구름다리가 조망이 된다.
성제봉 신선대에서 철쭉 군락지까지 연결해 놓은 구름다리 ,
예전에는 허술하고 많이 위태로웠던 출렁다리가 최근 튼튼하고 흔들림 없는 구름다리로 확장 보강을 했다.
활공장임도 삼거리까지는 꾸준하게 올라야 하는 부춘골 임도길은
그늘 없는 꼬부랑 아스팔트 길을 지루하고 힘겹게 올라야 하는 곳이다.
고개 숙여서 땅만 보고 걷다가 문득 숨을 돌려서 올라왔던 길을 되 돌아보면
섬진강 건너에서 낯익은 산자락을 마주하게 된다.
광양의 진산인 백운산이다.
원부춘을 출발한 지30분 정도가 지나면서 수정사(秀精寺)를 지난다.
‘청화 선사’의 상좌였다는 장우 스님이 수행해 온 토굴을 신축공사를 통해 사찰다운 모습으로 바뀐 곳이라 한다.
더 안쪽으로 대웅전을 비롯한 여러 건물이 있지만 애써 찾아보지는 못하고
지겹고 무거운 아스팔트 길을 쉬지 않고 걸어간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 이 아스팔트 길 ,
앞에 보이는 꼬부랑길만 지나면 오늘 걸어야 하는 최고 정점이 보일까 하는 허망한 욕심,
그 허망한 욕심을 돌고 또 돌아서 실낱같은 희망까지 완벽하게 좌절하게 되면
그때서야 언덕 오름길의 끝점이랄 수 있는 활공장 임도삼거리에 도착을 하게 된다.
힘겹게 오름 하는 임도길 옆으로는 고들빼기, 이질풀꽃, 며느리밑씻게, 닭의장풀, 떼죽나무열매,
참취꽃, 물봉선 같은 여름야생화가 아직도 한참 피여나고 있어서
고단한 오름길에 정겨운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15코스의 최고점 삼거리( 806m 봉) 11:30에 힘겨운 도착을 한다.
원부춘마을에서 10:10분에 출발을 했으니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빠른 걸음이 아닌 지긋하고 꾸준한 걸음으로 한 번의 쉼도 없이 걸었던 활공장 오름길,
햇볕은 강하고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아스팔트 길은 좀처럼 그 끝을 보여주질 않는다.
이제나 저제나 ,
이 꼬부랑길만 돌아나가면 하늘금과 맞닿은 활공장 삼거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고문..!
그 버겁고 지겨운 꼬부랑길 희망고문은 1시간 하고도 20분이 지난 후에서야 막을 내렸다.
부춘골 오르는 동안 한 번쯤은 쉬어가도 좋으련만,
모름지기 밥을 먹든, 시원한 얼음맥주를 먹던지 간에
간식을 먹는 곳은 조망 좋고 더 이상 가파름 없는 최고 정점에서 먹어야 한다는
웃기지도 않는 지만의 개똥철학.!.!
그래도 혼자 걷는 이 지루하고 난감한 길을 걸어낼 수 있었던 것은
정상에서 시원한 얼음맥주 한잔의 간절한 기대가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활공장 임도 삼거리 지나서 만나는 화장실 쉼터 ,
그럴싸한 이름을 붙여주었어도 좋을 듯싶은데
그 어떠한 이름도 없다. 어떤 선답자들에서는 이곳을 806봉, 수박산 갈림길이라고도 하던데
어디가 수박산인지 방향감각도 여타 한 설명서도 찾을 수가 없다.
어쨌든 이곳 15코스 최정점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그 간절했던 얼음맥주로 시원한 해갈을 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
활공장 삼거리 지나는 15코스의 최고점에서 시작되는 하늘호수 차밭까지의 내리막길
초반에는 순탄하고 완만한 숲길과 산죽길로 이어지다가 어느 틈엔가는 격한 돌계단길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이 내리막길을 웬만한 고산준령을 오르내리는 것처럼 가파르게 내려간다.
원부춘마을에서 활공장 오르는 아스팔트 오름길도 만만치 않았던 지난한 된비알 길이였는데..!
역으로 이곳으로 오름길을 선택할 것이면 얼마나 숨 막히는 고행의 길이 되었을까..?
이 가파른 내리막길은 1.6km를 내려오면서 550m의 고도를 낮춘다고 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의 끝점인 하늘호수 차밭 (12 : 48분),
하산을 시작한 지 4040분 만에 도착을 했다.
하늘호수 차밭에서 보이는 황장산(1시 방향 가장 높은 봉우리)은
지리 주능선인 삼도봉에서 불무장등과 통꼭봉을 타고 내려서 목통골과 피아골을 가르는
당재에서 최저점을 찍고 다시금 고도를 올려서 황장산과 촛대봉을 만들어낸다.
그리고는 섬진강인 화개장터에서 그 끝을 맺는 길고 긴 지리산의 능선 줄기 중 하나이다.
참고로 토끼봉에서 신흥까지 이어지는 범왕 능선(토끼봉 능선) 중 중간의 움푹 들어간 고개를 안당재라 하고
삼도봉에서 시작되는 불무장등 능선을 타고 내리다가 황장산을 오르기 전 가장 최저점을 찍는 고개를 바깥당재라 한다.
그리고 노고단에서 흘러내리는 왕시루봉 능선상에는 느진 목재가 있다.
하늘호수 차밭에서 20 여분 내려오면 오른쪽 옆으로 만나는 사방댐( 13 : 50) 한편 그늘에서 쉬어간다.
제실 앞 삼거리 (벅수 : 가탄 5.4㎞/ 원부춘 7.9㎞)’
이정표(신촌 차밭 0.8㎞/ 정금 차밭 0.5㎞)
제실 앞 삼거리에서 정금 차밭 팔각정까지는 시멘트길로 이어진 밤나무길을 걷는다.
둘레길을 걸으면서 수시로 보아온 문구인
“ 농작물에 손끝, 풀 한 포기도 건들지 말라”
는 경고문에 주눅이 들었는지 널브러져 나뒹구는 속 빈 밤송이들에게서도 죄지은 도둑처럼 제 발이 저려온다.
그리고는 곧 이어서 시멘트 임도 정점에 만들어진 팔각정 전망대에 도착을 한다.
고갯마루 언덕 정점에 이층으로 된 팔각 전망대
이름하여 ‘정금정(丼琴亭)’이라 하였다.
이곳 정금 차밭 팔각정 전망대에서는
화개동천이 십리벚꽃길과 함께 섬진강까지 흘러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남쪽 하늘 금으로는 섬진강에서 경남과 전남을 연결하는 남도대교를 볼 수 있고
남도대교에서 시작하는 밥봉과 밥봉 능선, 그리고 따리봉과 도솔봉까지 조망이 가능해진다.
물론 화개동천 옆으로는 불무장등에서 흘러내리는 황장산은 바로 건너처럼 가깝다.
정금 삼거리에 15 : 20에 지난다.
이곳 삼거리에 오면 파김치가 된 두 다리가 다시 한번 나약한 고민을 한참 동안 해야만 하는 곳이다.
대비 마을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오름길을 밑바닥을 치고 있는 체력을 긁어모아 다시금 올라서야 하는 것인지?
아님 지칠 만큼 충분히 걸었을 두 다리에
평안을 줄 수 있는 하산길을 선택할 것인지의 기로에 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쯤에 하산하면 화개동 천변을 따라서 가탄마을까지 평길을 걸을 수도 있고,
화개중학교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비 마을 (15 : 25 )에서 백혜 마을로 이어지는 결코 만만치 않은 고갯길
그늘은 없고, 체력이라고 하는 것은 벌써 고갈이 된 지 오래다.
정금 삼거리에서 편안한 길을 선택해서 가탄마을까지 연결해도 될 것을,
그래도 둘레길 정석을 걸어보겠노라고 난감한 이 길을 기어이 걸어간다.
어쩌면 이 언덕길은 갈려고 하면 치친 마음에 백번 포기하고 싶고,
그렇다고 포기하고 쉬운 길을 선택하면
안꼬없는 찐빵처럼 미련이 남을 계륵과도 같은 길이였는지도 모른다
대비 마을에서 백혜 마을로 넘어가는 언덕 정점 쉼터 15 : 40
이곳 언덕에 자리 잡은 평상이 오늘 둘레길의 마지막 쉼터일 것이며
이곳 언덕을 넘어야지만 오늘의 일정이 마무리되는 실제적인 인증센터가 될 것 같다.
이곳을 지나면 큰 어려움 없이 백혜 마을의 이쁜 집들을 지나고
가탄마을 길가 슈퍼까지 큰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미마을과 백혜 마을을 잇는 고갯마루에서 보이는 화개동천
이 화개동천은 발원지는 영신봉 아래 음양수 샘과 명선봉 오르는 총각 샘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화개동천에서 합류를 한다.
화개동천(화개천)이라 함은
빗점골(왼 골, 절골, 산태골), 천내골, 오리정 골에서 흘러내린 물줄기와
대성골 물줄기(큰 새개골, 작은 새개골, 수곡골),그리고 선유동 골과 단천 골, 내원골, 물줄기가 합류하고
다시 목통골(범왕골) , 물줄기가 더해져서 화개동천을 이루어
섬진강으로 흘러내리는 총연장은 28km의 긴 물줄기를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개동천은 화개장터 앞 섬진강에서 합류를 하여 광양 앞바다로 빠져나간다.
백혜마을 넘어가는 언덕 평상 쉼터에서 이쁜 집들이 여럿 모여사는 백혜마을을 지나면 바로 가탄마을 도로와 만난다
쌍계사에서 하동으로 나가는 또 다른 동네 앞길인 이 도로변에 자리 잡은 길가 슈퍼
이 길가 슈퍼에 16:20분에 도착을 했다.
원부춘마을에서 시작했던 둘레길 15코스가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날씨만 시원한 바람이 부는 철이면 크게 힘들지 않을 코스라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난이도가 만만치 않았던 구간이다.
이 만만치 않은 구간을 걷고 16코스인 송정마을까지 걸어볼 욕심은 부렸던 것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터무니없는 욕심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곳 길가 슈퍼에서 시원한 병맥주 한 병으로 지리산 둘레길 15코스 ,
원부춘마을에서 가탄마을까지의 무탈한 완주를 자축하면서 둘레길을 마무리한다.
지리산 둘레길 15코스, 원부춘에서 가탄마을까지의 원본 순례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기진 지리산 이야기 > 걸어보자,둘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둘레길 6코스. 수철에서 성심원까지 (1) | 2023.02.06 |
---|---|
지리산 둘레길 (2) | 2023.01.02 |
지리산둘레길 21코스 , 산동에서 주천까지 (1) | 2022.11.28 |
천은사 상생의길 (0) | 2022.11.09 |
지리산둘레길20코스 , 방광에서 산동까지 (0) | 2022.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