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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음은 태양/고향이라는이름

고향...잊혀져가는 정겨운 이름

  

       고향...잊혀져가는 정겨운 이름

 

사람의 손때를 묵고 온기를 느껴야지만 집이라고 하는것은

튼실하고 오랫동안 버틸수 있는 모양이다.

사람떠나는 집 처마에는 미물인 제비들도 찾지 않는다는데..

 

 고향집이라고 마련한 이곳

사람이 찾지 않으니 순식간에 온집구석이 풀밭으로 범벅이 되곤한다.

제초재를 뿌리고 풀씨를 죽이는 농약을 뿌려도 사람떠난 집을 온전히 지켜내기는 불가능한 일이리라.

결국 집 앞마당과 뒤안을 험악하고 삭막한 시멘트로 도배를 해 버렸다.

 

 깔끔하고 개운한 앞마당과 뒤안을 생각했었는데...

어찌나 황량하고 운치없이 천박시럽던지...

 

직접 케다 날랐던 돌나물이다.

뒤안의 돌 틈틈이에서 연초록의 돌나물과 별꽃같은 노랑꽃이 피여날테고

갈바람통같은 토방에 누워서 바라볼수 있는 멋진 뒤안을 생각했었다.

헌데 ...

이것이 이토록 무성하게 자라서 이쁜 돌담을 온통 삼켜버리고 말았다.

넘처서 부족한만 못하게 된것이리라.

 


그 옛날에 이곳은 돼지 우리였던 모양이다.돼지 밥통이 절대 흐트러지지 않고
아직껏 남아 있는 것을 보면..ㅎㅎ
서울누님은
그 돼지 밥통의 밑둥을 간신히 깨고서는 이곳에 방편으로 돌나물을 심어 놓으셨다.
 
다른 꽃들을 심어도 좋을듯 싶었는데  지금같아서는 이 돌나물이
딱 지 자리였던 모양으로 잘 어울린다.

아직도 이곳 시골집에는 토방이라는 곳이 있다.
토재라는 것이 있고 토방이라는게 있다.
토재는 안방으로 들어가기전의 마루를 말하는 것이고  

토방은 안방과 작은방의 중간방으로

이곳에 쌀이며 생활용품을 저장했던  창고같은 방이였던듯 싶다.
이 토방은 돌구들이 아닌 평상같은 통나무로 바닥이 만들어져 있어서 갈바람통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주는 곳이다. 
이 토방에 누워서 바라볼수 있는 풍경으로 뒤안에 돌나물을 가득 심었던 것이였는데
하필 너무 무성하게 자라버렸다.
오래묵은 돌들과 노랑빛 돌나물의 조화가  잘 어울릴줄 알았는데..
너무 무성해서  돌담을 다 잠식해 버린것이다. 
 
아무래도 내년 봄에는 이 돌나물을 무진장 속아서 돌나물 잔치라도 해야지 싶다.
 
분명 넘치면 부족한만 못한것을....!

 

 

 

 

황량했던 시멘트 마당을 다시 까고서는 잔디정원을 만들었다.

땅에서 거침없이 올라오는 열기도 식힐겸 , 삭막한 시골집 분위기도 살릴겸해서 말이다.

풀처럼 무성하게 자라지 못하게하는 금잔디 종류를 심었는데...

서툰작업으로 인해서 잔디가 번져나갈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질 못했다.

멍청하게 온 포기째 그대로 땅에다 묻었던 것이다.

분명 잔디는 옆으로 기는 식물일것이면 공간확보를 충분히 해 주었어야 하는 것을...

서툰사람들의 마음급한 모습이 그대로 보여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어쨌거나 푸른 잔디밭으로 잘 가꾸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샤스타 데이지도 여수에서 퍼다 날랐다.

퍼다 나를적에는 이토록 많은 양의 줄기가 올라올줄은 차마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랬던 것이 기름진 토양과 거름들을 만났던지 하늘높은줄 모르고 하늘로 치켜 올랐다.

큰키의 뻘춤함보다는 낮은 곳에서 소담하게 피여있는 모습이 더 좋았을것을..ㅎㅎ

내년에는 새싹 올라올적에 줄기들을 한번씩 잘라주어도 좋으리라...

아니면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심어야 하는것은 아닌가 싶다.

버려지거나 보기흉한 모습들을 가려줄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지...

 

 

 

 

아이들은

조그마한 저수지가 있었던 재너머   또랑에서  물고기와 가재를 잡겠단다.

그 몇마리 잡아서 뭐에 쓰겠노라고 저리 열중을 하는 것인지...?

 

어릴적의 아빠들이야 이곳이 가장 큰 놀이터였을것이고 즐거움이였다.

종일을 이곳 저수지에서 놀고나면 시커먼 등짝에는 등허물이 벗겨지기 일쑤였고

먹을것 없었던 가난한 시골동네 아이들의 배창시들은 한없이 달라붙곤 했었다.

고작 먹을거라고은 잡았던 가재나 개구리 뒷다리 구워먹는것이 전부였으니..ㅎㅎ

 

그때만 하더라도 이곳은 논농사를 충분히 지을수 있었던 너른 벌판이였는데

지금은 불편한 교통으로 인해 거친 숲으로 변해버렸다.

 

 

 

 

이 시골집에는 사람이 집을 비우는 사이에

잡초들만 무성히 자랐던것은 아닌 모양이다.

가끔씩 내려오면 신선하게 먹어보겠노라 심어두었던 상추(상추도 종류별로 다양하다.)며 부추, 치커리 등등

농약한번 해주질 않아도 너무 무성하게 자라서 소까주질 않으면 안될정도로 자라버렸다.

이것들 열심히 뜯어내는 두 아즈메들

그저 즐거운 곤욕인 모양이다.

 

덕분에 이 상추들 저녁 고기먹을때부터 다음날까지 , 또 그다음날까지

주구장창  입에서 풀냄새 날때까지 먹어야 했었다..ㅎㅎ

 

 

 아그들은 그 와중에도 불놀이가 가장 신나는  모양이다.

도심에서는 도저히 이런 불장난을 할수 없을테니 시골집에 놀러와서 누릴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른지..!

 

지금처럼 여름에도 갈수 있으면 좋으련만

지금은 이곳에 하루살이들과 날파리 그리고 모기들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단다.

여름이나 지나고 나서 나락 익어갈때나 다시 한번 다녀갈까 싶다.

 

고향집의 조그마한 텃밭에서 거둬들인 마늘이다.

이 고향집을 사들이고 나서는 어머님의 공허하던 손놀림이 한없이 바빠지셨다.

앞쪽 텃밭에는 마늘도 심어야 하셨고 옆쪽 화단에는 꽃나무 대신에 부추며 도라지며 콩을 심고자 하셨다.

그중 앞 텃밭에서 아프신 손목임에도 불구하고 오만 정성을 다 들여서 거둬들인 마늘인데

줄기를 떼어내고 나니 한소쿠리로 충분히 담아낼정도의 양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것들을 튼실하게 키워서 당신 아들들도 , 또 딸들한테도 자랑삼아 한움쿰씩 나눠주고 싶으셨을텐데..ㅎㅎ

 

그러고도 부족해서 이 마늘을 거둬들인 텃밭에는 콩을 심으셔야 한다시며 도통 안달이 나신게 아니다.

어느날엔가는 설 누님과 함께  기어이 콩을 심으러 가셨다고 한다.

 

서툴기는 했지만 애써 심어놓았던 잔디들은 자리들을 잡아서 푸르름으로  덮여졌는지...

화단으로 심었던 꽃들과 나무들은 지 뿌리들을 든실하게 내렸는지..?

여름 장마철은 잘 견뎌낼수 있을런지

 

아무래도 조만간 한번은 다녀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곳을 다녀온지도 벌써 한달이 훌쩍 넘어버렸는데 인제서야 간단한 정리를 했다.

분명 일상이 바쁘다는 것은 좋은 일임에 틀림없을게다.블로그보다는 바쁜 일상이 백번 나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