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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우리 현대사의 가슴아픈 영혼들이 방황하는 곳 ...빗점골을 가다.

      우리 현대사의 가슴아픈 영혼들이 방황하는 곳 ...빗점골을 가다.

 

    

        1. 산행 장소 :  지리산 빗점골(왼골)

         2. 산행 일시 : 2013. 06월 30 (일요일)

        3.산행 코스 : 삼정마을 - 빗점골 - 왼골 - 토끼봉 - 명선봉 - 명선남릉 - 빗점골 - 삼정                               4. 산행 지기 : 뫼사랑 회원5명, 세석 총 6명

         5. 준비물 :

             - 35리터 오스프리베낭, 스틱, 바람막이자켓, 여벌등산복 , 선글러스, 손수건

              - 물 500 ml  2병 , 도시락

              -  비상약품, 카메라 (니콘 D700, 24-70, 50mm )                                                       

        6. 이동 수단 : 그랜드 스타랙스

        7. 오늘의 날씨

            -  아침에는 약간의 구름과 맑은 가시거리를 보였으나 명선봉 올라서는 오후에는 운해에 잠겨서 시야가 없었음              8. 특징적 산행 메모  

            -  해우뫼사랑 5월 지리산 번개산행

            -  작년에 이어서 빗점골 산행은 두번째로 계곡 끝점에서 너무 일찍 왼쪽 토끼봉능선(칠불사등로)으로 붙었음

                물줄기가 완벽하게 없어질때까지 올랐다가 마지막에 왼쪽능선으로 붙었어야 했음을....

 

 산행지도 및 길 찾기  산행 일지
       07 : 00  여수시청 출발
  09 : 00  삼정마을 산행시작
  09 : 30  이현상 최후격전지(흐른바위)
  11 : 40  탁족새월 나무
  11 : 30  물줄기 끝지점(계곡 최 상류)
  12 : 05  무명폭포
  13 : 50  토끼봉 (점심)
  15 : 15  출발
  16 : 20  총각샘
  16 : 45  명선봉
  17 : 00  명선남릉 하산
  18 : 35  빨치산 바위비트(이현상비트)
  18 : 50  절골합류
  19 : 10  삼정, 하산완료
 삼정 - 빗점골 - 왼골 - 토끼봉 - 명선봉 - 명선남릉 - 빗점골- 삼정마을 산행시간 : 10 :10 분  산행거리 : 16 km쯤 

 

 

               ▲ 합수내 흐른바위에서 보이는 왼골,산태골 초입

 

빗점골은 주능선상의 명선봉(1.582.6m) 과 삼각고지 사이에서  흐르는 "절터골"

명선봉에서 바로 남쪽 아래로 흐르는 운데 골짜기인  "산태골"

그리고 토끼봉 아래에서 남동쪽으로 흐르는 "왼골" 이 모여서 만들어진 곳이다.

이 빗점골은  다시 대성골 과 합수 되면서 화개천이루고  마지막에는 섬진강으로 합수를 하게 된다.

화개골의 총 연장은 28km이며  지계곡은 빗점골, 오리정골, 덕평골.대성골(큰새개골, 작은새개골,수곡골 )

.연동골.범왕골.단천골.내원골.고사골(선유동골)등이 있다.

 

       절터골을 따라 오르면 연하천 산장과  삼각고지 중간쯤으로 올라서고 그 길이는 대략 8km쯤 된다고 한다.

       산태골은  명선봉과 또는 총각샘으로 연결되며 나머지 하나인 왼골은 토끼봉으로 연결된다.  

      오늘 오름했던  빗점골중 왼골은 이현상 최후 격전지인 합수내 흐른바위에서 절골을 바로 건너고,

명선남릉 초입을 왼쪽으로 꺽어돌면 산태골과 왼골로 오를수 있는 큰 계곡을  만날수 있다.

       이곳 등로는 희미한 등로가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계곡물줄기를  따라서(일명 계곡치기) 오름하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 안내표지판이 없어진 올해 모습의 흐른바위
 
   ▲ 이현상최후격전지라는 안내표지판이 세워져있는 흐른바위(2012년 )

삼정마을에서 30분쯤 옛 벽소령가는 작전도로를 따라 오르면 만나는 곳이

이현상이 최후의 순간을 맞았다는 합수내 흐른바위다.

합수내 흐른바위는  삼각봉과 연하천에서 흐르는 절골과

명선봉(1586m) 토기봉에서 흘러내리는 산태골, 왼골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지점에 위치한 넓다란 바위이다.

 

"지리산의 빗점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남부군 총사령관이였던 이현상 "이다.

한 시대의 획을 그을만한 빨치산의 행적이 가장 극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면서 남부군의 처절한 궤멸과 붕괴가 시작된 곳이  바로  빗점골인 것이다. 

 

빗점골은

군,경 토벌대의 빨치산 대 토벌작전시  대성동에서 토끼몰이처럼 쫒기던 남부군이 군 ,경찰의 무차별한

맹폭으로  남부군이 실제적인 궤멸을 했고,  

그나마 간신히 살아남았던 잔당과  이현상이 마지막으로 최후를 맞았던 곳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 현대사의  가슴아픈  영혼들이  방황처럼 떠도는 이곳 빗점골이 아니겠는가 싶다.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이곳 합수내 흐른바위에는 이현상 최후격전지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언제가 모르게 감쪽같이 흔적을 깔끔하니 지워버렸다.

이제는 그 가슴아팠던 역사적흔적들마저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져야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는 표지판 대신으로 빗점골 들어오는 첫 입구에 감시카메라를 쌩뚱맞게 설치를해 놓았다.

비법정 등로를 드나드는 산객들을 잡겠다는 것인지, 다른 긴요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인지..?

 

 

 

 

 

 

사람 발길을 쉽게 허락치 않았던 원시계곡이 계곡을 작년에 이어서 올해 다시 걸음하게 되었는데

봄과 여름이 주는 느낌이라는게 이토록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거짓말처럼 작년의 기억이 고스란히 지워지고 없다.  

꼭 처음 들어와보는 계곡이였던 것처럼...!계절에 따라서 이토록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던게로구나..!

 

 

 

12:05 분 무명폭포
9:00 출발이였을 것이면 진행속도가 상당히 지지부진하다.
순탄한 정규 등로들만 산행했던 산악회 형님들..!
끝도없이 계곡만 치고 오르는 등로들이
분명 부담이였으리라..!

여차하면 미끄러운 물길들과 흔들리는 돌들
서툰 경험일것이면 다리에 몰려드는 긴장감이라고
하는것은 생각이상으로 컸을 터..!
다리근육은 그만큼 빨리 지치고  뭉치지 않을까 싶다.

해서..
오늘 오름길은 천상 놀며 쉬며 기다리는 산행법이다.
처음 시작할때부터 벽소령까지는 무리일거라 예상을
했던터...!
명선남릉으로 하산할 것이면 굳이 서둘러 오름할 필요가
없겠다 싶은 것이다.

히말라야 같은 높은산에서의 고산병의
최고 예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그저 놀다가 쉬다가
심심하면 걷는 것이란다.ㅎㅎ
오늘의 빗점골 산행법도 매한가지가 아닐런지
한번 뭉친 근육들은 여간해서는 풀어지지 않을터..!
그저 한량같은 산행법으로 놀며 쉬며 걷는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저 눌러앉지 않고 기어이 걸음해주신 곱상한체력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빗점골중 왼골은 발길드문 원시림이면서도 남향의 빛이 잘 들어서 인지

칙칙하거나 음침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곳이다.

숲이 우거진 곳일것이면 혼자하는 산행길 내내 등골이 오싹한 전율이 느껴지곤 할텐데..

이곳은 혼자하는 산행길에서도 오싹한 전율을 거짓말처럼 모르고 지났던  곳이다.

이 양지바른 왼골에서도 7부능선쯤 올라서면 위의 사진처럼 손상되지 않은 이끼들과

바위취들이 싱그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이끼들을 만나고도 또 한참을 희미한 등로를 찾아서 오름해야 하는데

오늘의 돌팍은 너무 서둘러서 왼쪽 사면길로 붙었던 모양이다.

토끼봉에서 너무 멀리까지 떨어진 칠불사 등로와 만났다.

나의 본능적인 직감을 믿는다 했는데 오늘의 직감은 완전 헛물이였던 모양이다.ㅎㅎ

어찌보면 토끼봉 정상부근까지 그 까칠한 협곡을 치고 오르는것보다는

완만한 사면으로 붙어서 길좋은 칠불사 등로를 타고 오르는 것도

나름 괜찮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예전 산행기를 2021년에 약간의 손을 보았다.
그때시절에는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해 두었는데
프레임이 많이 틀어지고 이상하게 변질이 되어서
기억도 없는 산행기 사진을 다시금 정열을 하게 된 것이다

 

토끼봉의 여름하늘이다.

30 분만 오르면 정상이네..

또 10분만 가면 토끼봉이네...

하던것이 결국 2시가 다 되어서야 토끼봉 정상에 올라설수 있었다.

곱상 얌전한 체력을 가진 점종 형님...!머리에서는  현기증이 나고 뱃속에서는 울렁증까지,

그리고 온다리에 오금이 저렸을텐데...!좌절없이 끝까지 올라와주신것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다음번에는  돌팍의 꼬드김에 절대 넘어오시지 마시길..ㅎㅎ

 

구름좋은 토끼봉에서의  점심은 말그대로 만찬이다.

그 무거운 먹거리들을 어떻게들 다 들고 오셨는지...?

이만큼 푸짐한 만찬을 3시가 넘도록 맘껏 여유로운 과식을 즐겼음에도  하산길에 대한 부담이 전혀 생기질 않는다.

여름이라서 해 넘어가는 시간은 길테고..명선봉넘어서 내려서는 명선남릉은 또 한없이 짧지 않던가..!

 

 

 

빗점골의 오름길이 해도 까칠했던 탓에 토끼봉에서 연하천산장 가는 순탄한 길은

그저 행복한 즐거움이 아니였을까..?

토끼봉에서 명선봉까지의 2.5km 구간...

오늘 산행중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이였겠지 싶다.

하긴명선남릉의 경사급한 내림길도

말이 짧은 구간이지 다리 풀린 사람들한테는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니긴 할텐데...

 

어여 갑시다.

마지막 히든카드인 얼음막걸리....명선봉에서 묵을라고 두뱅 냉겨놨소..!

 

     ▲ 명선봉에서

 

 

 

 아...저기 먼저 앞서가는 점종형님...!

그날은 돌팍이 해도 욕을 배부르게 먹어서 아직껏 배가 부릅니다.

배가 안꺼져요..ㅎㅎ

그래도 다행이였던것은 오름길에 긴장을 했던 근육들이

내림길에서는 반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림길에 쓸 근육은 따로 관리를 잘 해 두셨던 모양인지..도저히 못 움직일것 같은 다리가

내림길에서는 신통하게도 괜찮단다...

이렇게 신통방통할일이...

 

그래도 오늘쯤에는 오만 다리들에서 징헌 근육통에 시달리고 계시지 않을까..?

 

정말 정말 징허게 고생 허셨소...!

 

  ▲ 명선남릉에 위치한 이현상 바위비트 (올해모습)
   ▲  명선남릉에 위치한 이현상 바위비트(2012년 5월)

다시 이현상관련 빨치산 바위비트자리다.

이곳 표지판도  합수내 흐른바위처럼 깔끔하게 그 종적을 감추고 없다.

갈곳을 잃은 반공이데올로기가 나라의 녹을 먹는 양반들의 게으름으로 비법정 지역에서 방치되어 떠돌더니만

인제서야 그 깔끔한 정리들을 했던 모양이다.

쩌쪽 추성리 벽송능선쪽의  흉물같은 공비 마네킹이며 표지판들도 다 정리를 했나 모르겠다.

비법정으로 묶어놓고 이런 시설물을을 보지 못하게 할것이면 애초부터 깔끔한 정리를 하던지

아니면,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젊은 사람들도 한번쯤 뒤돌아 볼수 있도록 등로 개방을 하던지 했어야 하는 것은 아니였는지...?

 

명선남릉 내림길의 빨치산 바위비트까지 내려섰으면

이제 급격하게 치고 내렸던 명선남릉길도 거의 끝점까지 내려선 모양이다.

이 비트를 마지막으로 5분정도만 더 내려가면 합수내 흐른바위에 도착을 할수 있을테니 말이다.

 

 

 다시 삼정마을

원 계획은 토끼봉 - 명선봉 - 벽소령에서 삼정으로 내려설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들이 많이 지체가 되었다.

게다가 빨리 내려올수 있으면 이곳 삼정에서 촌닭이라도 한마리 쌂아묵고 올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어둠내려오는 늦어버린 시간들이라서 덕평골 밑에서 시원한 목욕과 함께 오늘의 짧고 긴 산행을 마무리한다.

 

지옥처럼 힘겨운 까칠한 등로를 끝없는 인내로 참고 따라와주신  님들께도  한없는 감사를

또한

지 맘처럼 달리고 스피드를 내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고 차분히 기다려준

 동지애를 가진 님들에게도 모두 모두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사 모든것은 다 지 뜻데로만 되는 것은  아닌것임을 오늘 다시한번 배움하는 산행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