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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음은 태양/고향이라는이름

가족들의 정겨운 쉼터로 변하게 된 강진 삼화마을 시골집

 

 

화사하게 탈바꿈된 강진 삼화마을 시골집과 논수밭의 김장용 배추 , 그리고 토종 단감나무

생각없이 버리지 않고 힘들게 쌓아 올렸던  돌담..!

서울 누님은 이 돌담은 시골집 보수 및 리모델링을 하면서 서투루 버리지 않고 끈질기게 욕심을 냈었다.

더 이쁜 모습으로 돌담을 올리고 싶었겠지만 돌팍 지가 할수 있는 능력은 요만큼 뿐이다. 

 

이 돌담 앞으로 돌담을 가리지 않을 뻘춤한 나무나 몇개 심으면 화룡정점쯤 ...ㅎㅎ

어제 누님과의 통화 소식에 의하면 베란다 데크 앞쪽 돌담앞으로 금목수 , 은목수를 벌써 심어 놓았단다.

 

 

화방산 큰바위얼굴(광대바위) 찾아가는길에 보이는 강진만과  해남의 산군들

예전에는 당연 산이라는 것을 몰랐으니 이곳에서 영암의 월출산과 강진 만덕산과 주작산, 그리고 해남의 두륜산까지

조망이 된다는 사실을 어찌 알았으리요..ㅎㅎ

지금처럼 얼치기 산꾼이 되어서야 간신히 고향 주변의 산군들을 알아볼수 있다니...참

 

화방산 밑자락으로 깊숙히 자리잡은 삼화 마을

이곳 삼화마을의 논밭의 지질이라고 하는것이 대부분 찰진 진흙이라고 한다.

해서 이곳에서 죽어나간 사람의 송장은 다른사람들 송장보다 한근은 더 나갔다고 한다.

그만큼 이곳에서 수확된 나락들은 기름지고 찰졌다는 이야기

대신에 이곳 마을에서는 원예농업이나 비닐하우스가 없다.

처음 생각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었거나 게을러서 그러는 것은 아닐까 싶었었는데

마을 논바닥이 진흙밭이라서 원예나 비닐하우스로는 작물을 할수가 없다고 한다.

물빠짐이 시원치 않은 진흙밭에서는 당연한 일이였을게다.

 

최근에는 청자로 유명한 강진군에서 이곳 마을주변 진흙땅에 대하여 지질 조사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찰진 땅이라는 말이 결코 헛된 말만은 아니였던 모양이다.

 

가장 앞마을이 삼화(삼화주..?사마주..?)마을 중간이 영화마을,

그리고 마지막이 화방(회뱅이)마을이다.

 

 

아침 빛으로 담아본 고향마을의 이쁜 모습

이제 겨울 눈쌓인 모습으로 담아내면 고향의 사계가 완성이 되겠지..!

벌써부터 내리는 겨울이 기다려진다.

 

구들방에 불지펴넣고 등짝 지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런지 ㅎㅎ

 

 

지리산 금대암을 오르다보면 오름길 건너편으로 멋드러진  황금나락의 다랑이논을 볼수 있다.

사진 한다는 사람들이 한없이 몰려들곤 하는 곳

그 지리산 꼴짝에도 이제는 나락을 심지 않고 다른 작물이나 나무들을 심어서 황금나락으로 익어야 할

논두렁이 아직도 푸르름으로 가득하다고 한다.

왜..!

사람들이 떠나고 농사지을 사람들이 없어졌거나 속세의 상술들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 고향 삼화마을에도 별반 다를게 없다.

농사지을 힘은 갈수록 없어지고 놀리는 땅만 늘어났을 것이다.

해서 나락 농사가 아닌 한우축사나 , 장어를 키우는 양식장이 황금벌판 한가운데 자리를 잡았을테고

 일손이 많이 가지 않을 유실수나, 정원수들을 키워서 년중 푸르름이 가시지 않는 풍경이 연출되었을게다.

결국 고향마을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네 농촌 대부분이  이제는 어쩔수 없는 작금의 변화에  

동참할수밖에 없지 않을가 싶다.

 

 온통 시골집 보수공사에 여념이 없는 누님

무슨 맘으로 이런 오지 시골마을에 집을 사가지고 화단을 꾸미느니, 마당에 시멘트를 까느니..

시멘트 마당이 눈부시고 경망스러워서 잔디를 심어야 되겠다느니...

 

시골집 보수공사를 한번 하고 갈적마다 몇날 몇일을 끙끙앓고 병치레를 할거면서도

무슨 후일을 볼거라고 악착같은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인지..ㅎㅎ

그래도 그 누님 덕분에

온 식구들이 한곳에 모일수 있는 정겨운 고향을 다시 찾은 것은 아닌가 싶다.

어머님도 더불어서 관심가져야 할 일꺼리도 생기지 않으셨던가..?

벌써부터 논수밭에 배추를 가득 심어놓고

 올 겨울에 이곳에서 온 가족들 김치를 담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계신다.

분명 두루 두루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한때는 오륙십 가구가 넘었던 고향마을은 이제 누구누구가 살고 있는지 손쉽게
헤일수 있을만큼 작은 시골마을로 변했다. 여전히 이쁜 시골마을의 돌담길에
누님네와 자식같은 토토가 함께했다.

동네 사촌형님 말씀이

밤나무 한구루에서 떨어지는 밤을 보면서 큰 돈이 될성 싶어서 선산에 100구루의 나무를 심었단다.

한동안은 뿌뜻한 마음으로 큰 부자가 금세 될듯 싶었단다.

그리고는 인부를 사서 풍성한 밤들을  경운기에 한짐이 될만큼 주었고

그날 저녁에는 잠 한숨 못자고 벌레먹은 것과 씨알좋은 것들을 간추렸다고 한다.

큰 돈이 될것 같았던 이 토실한 밤들을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품삭을 제하고 손에 떨어지는 돈이 체, 만원도 되질 않더란다. ㅎㅎ

그 담부터는 가을날의 밤알 수확을 깡그리 포기했다고 한다.

그만큼 가을날에 쏟아져 나오는 밤들이 풍성했다는 이야기..!

결국 돈도 되지 않을뿐더러, 밤 주울 일손도 쉽게 구하기 쉽지 않을 터

지금도 이곳 시골마을의 밤나무 선산은 누구하나 밤 주워갈사람 없이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덕분에 이런 뜨네기 도시촌사람들만 오진 마음으로 밤들을 줍는 모양이다. ㅎㅎ

 

 

 

 

온 동네가 단감으로 풍성한 가을이다.

예전 유년의 시절에는 이런 단감을 감히 구경할수가 없었다.

큰 마을 어느 한집에 한구루 정도 있었을까..그것도 씨만 가득하고 검은 흑점이 박힌 재래종 단감으로 ..

그 재래종 단감마저도 이렇게 노란색의 달달한 맛이 들기도 전에 아이들의 서리(몰래 훔쳐따먹는것)의 대상이 되곤 했다.

그나마도 먹을게 없었던 아이들은

땡감을 따서 소금물에 우려(담궈)놓으면 떫은 맛이 사라지는 맹탕같은 감을 주구장창 먹곤 했지 않았던가..?

헌데..

요즘의 시골마을들에서는

이 풍성한 가을단감을  따 먹을 아이들이 눈을 씻고봐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참...!

 

 

 

강진 삼화마을의 고향집이 지난한 공사끝에 마무리가 되었다.

처음에는 어설프게 손을 본답시고 시작한 보수공사가 진퇴양난의 골치가 되는듯 싶더니만

환골탈퇴한 지금의 모습은 더없이 깔끔하고 좋다.

안채는 고향느낌을 조금이나마 살려두기 위해서 그대로 유지를 시켰고,

아랫채(헛간이거나 창고, 그리고 깐뒤)는 완벽하게 허물고 새로운 방향으로 화사한 집을 올렸다.

곧 허물어질듯한 아랫채의 흙돌담에서 나왔던 돌들을 모아서 아담한 사이즈의 돌담을 쌓았고

그 뒤로는 눈에 거슬리지 않을만큼의 펜스를 첬다.

허술했던 창고와 담벼락은 적당한 크기의 창고와 튼튼한 벽돌로 변신을 시켰고.

 흉물처럼 남아있던 유신시대의 공동목욕탕(우물터)도 허물어서 가족들만을 위한 작은 주차장으로 변신을 시켰다.

 

" 삼천만이 살펴보면 오는 간첩 설땅없다."

이 문구가 박혀있던 유신정권 반공이데올로기의 오랜흔적도 이제는 옛시절의 기억속에만 남을 것이다.

고향마을의 첫 어귀에 위치한 이 집

처음에는 노란색 벽칠을 한 이 집이 노란 스머프집처럼 우수꽝스럽더니만 마감지어놓고 보니

가을 나락들과 참 ..잘 어울리지 싶다.

덕분에 마을 전체가 화사하게 변한것은 아닐까..ㅎㅎ

남향이였던 아랫채의 집 방향을 동쪽으로 바꿨더니 보이는 산그림자가 이전보다 훨씬 이쁘다.

마을 앞에 뻘춤하게 드리워졌던 파란 건물(한우축사)이 흉물처럼 보일뿐더러

지나는 사람들과 정면으로 눈을 맞추는게 조금은 어색했었는데..집 방향을 바꿨던것은 현명한 선택이였다.

또한

허물면서 쏟아져 나왔던 흙담의 이쁜 돌들은

버리지 않고 힘겹게 쌓아 올린것은 그나마 잘 한 일중 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펜스와도 잘 어울리고, 시골집 논수밭(앞 텃밭)과도 잘 어울린다.

아마도 세월의 흔적을 더 먹으면 더 운치 있으리라.

 

보잘것 없는 돌들한테서도 세월의 무뉘를 색칠해 놓으면 얼마만큼 이뻐지는지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요즘 들어서 고향마을 시골집을 유독 자주 가게 된다.

시골집 마무리 작업을 위해서, 또 가족들 모임을 핑계로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처가집 식구들 간단한 여행숙소로 이곳을 이용하기로 했다.

덕분에 고향땅 찾아가는 즐거움이 더없이 솔솔하다.

이번에는 대흥사 장춘리 숲길을 걸어볼까...?

아님 다산초당을 가볼까..?

뒷산 재너머 몇송이 아스라이 피여나던 물매화는 시들지 않고 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