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제석산 ...소설 태백산맥을 찾아가는 산행

 

      1. 산행 장소 : 벌교 제석산 (563m )

  2. 산행 일시 : 2016. 02. 21( 일요일 )

  3. 산행 코스 : 태백산맥 문학관 - 운동시설 삼거리 - 대치재 - 신선대 - 제석산 - 활공장 -

                  임도길 - 제석산 중허리길 - 대치재 - 신흥마을 - 농공단지 - 문학관

  4.. 산행 지기 : 해우뫼사랑 97차 정기산행

  5. 준비물 : - 바람막이 자켓,

                      - 베낭(오스프리 38리터). 스틱1개, 손수건 , 선글러스,

                 - 물500ml 2통 ,   막걸리1 병, 맑은소주 1병

                 - 카메라 nikon D700 ( 24-70mm )

        6. 이동 수단 : 소라관광

  7. 오늘의 날씨: 쾌청한 날씨, 이른 아침 이후로는 바람 많고 쌀쌀함

  8. 특징적 산행 메모

                           - 해우뫼  2월 정기산행

                          -  2016년 해우뫼,  테마가 있는 산행 2번째 소설속의 산 " 조정래의 태백산맥"

                               

 

 돌머리의 산길 헤메이기

 산행일지

 

 

 

 07 : 00 여수 

 07 : 30 율촌

 08 : 30 벌교 태백산맥 문학관

 08 : 40 문학관 출발

 08 : 55 운동시설 삼거리

 09 : 15 약수터

 09 : 50 대치재

 10 : 10 남끝봉

           (신선대 아래 전망터)

 10 : 40 신선대

 10 : 55 제석산 정상(563m)

 11 : 00 활공장

            - 점심

 12 : 00 활공장 임도로 하산

 12 : 20 활공장 임도길 삼거리

            - 제석산 중허리길

 12 : 50 대치재

 13 : 30 신흥마을(농공단지)

           - 하산완료

 14 : 10 현부자집

 14 : 40 일정종료

 

 

 

▲ 현부자 집 : 왼쪽으로 제석산 오르는 들머리

 

동네 뒷산으로만 알고 있었던 벌교 제석산 산행

많이  설레고 긴장되고 망설였다.

 병원생활 덕택으로 5달만의 처녀산행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백고지밖에 안되는 순탄한 육산의 동네 뒷산이기에 집사람의 냉정한 반대에도 무모한 산행을 시도했다.

산행날 아침에는 끊었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무릎에도 정성스럽게 테이핑으로 도배를 했다.

그래도 걱정이 앞서는지라 베낭의 무게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여벌옷과 물만 챙기고 점심도시락까지도  등짐에서 덜어내야만 했다.

맘 같아서는 달랑 스틱만 챙겨서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산행 폼이란게 있들 않던가...ㅎㅎ

모든 스포츠는 폼생폼사...!

 

그래도 포기 못하는 것....!

지가 뭔넘의 작가랍시고 오메불망 들고다녔던  애증의 구닥다리 카메라

 

홍교,  운동시설삼거리로 가는 갈림길

( 홍교 1.9km, 문학관 0.4km , 제석산 4.3km )

▲ 운동시설 삼거리

▲ 약수터

벌교 터미널 1.7km, 제석산 2.4km

오늘은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의 주요 배경이 되었던  벌교

그 벌교 뒷산을 소설속에 나오는 산이라는 테마로 산행을 하는 것이다.

보통은 홍교에서 출발하여 제석산으로 오름하기도 하는데  소설속의 배경이였던 벌교의 속살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이곳 태백산맥 문학관쪽에서 출발하는 것이 정석이리라...!

터미널 뒷쪽에 위치한 태백산맥 문학관과 소화집 , 그리고 한옥과 일본식 가옥의 형태가 버무려진  " 현부자 집 " 을 둘러보고

연산리로 하산하여 김범우집과 자애병원 벌교역, 그리고 홍교를 둘러볼수 있으면 

오늘의 테마산행에 가장 근접할수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문학관에서 출발한 산길은

이마에 땀방울도 맺히기 전에 운동시설 삼거리인 주능선길에 합류한다.

그리고  수많은 봉분들을 지나면 금새 약수터를 만나고

진트재로 흘러내리는 능선허리를 돌아설라치면 벌교읍과   피꼬막으로 유명한  여자만이 선명한 아름다움으로 조망이 된다.

 

 

▲ 약수터 지나면서 보이는 벌교 간척지

벌교 앞을 지나는 순천 목포간 국도, 그 뒷쪽으로는 중도방죽과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벌교대교

 

태백산맥의 주요 무대가 되는 벌교

이 벌교라는 동네는 상당히 웃긴 구석이 있다.

우선 지역이름부터가 특이하다.

벌교라는 이름은 " 나무 뗏목을 이어만든 다리" 라는 뜻이라고 한다.

홍교 밑으로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곳에 이 뗏목을 이용해서 왕래을 했었고

이것이 지역이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보성군  보성읍 다음으로 형성되는 조그마한  읍 소재지 일거면서도

보성읍보다  행정적으로나   상업시설 , 교통의 요지로써 보성읍보다  훨씬 발전을 하게 된 곳이다.

낙안벌의 남쪽 한구석에 척박하게 자리잡았던 벌교가 이토록 급성장하게 된 것은

일제의 식민침탈에 맛물려 내륙지방의 물자를 수탈하기 위한 교통의 요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서

예부터 각지역마다 자랑하지 말아야 할것들이 있다고들 했는데

 벌교에서는 특히나 자랑하지 말아야 할것이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돈자랑과 주먹자랑 그리고 소리(판소리, 창)자랑이 그것이다.


▲ 삼거리와 대치재 중간의 헬기장 터에서 보이는 제석산 정상


▲ 대치재 : 오른쪽은 별량면 한재골 금치로 내려서는 길이고

왼족은 별량 농공단지가 있는 신흥마을로 하산하는 길이다.

 

제석산(563m)

호남정맥에서 갈려져 남쪽으로 흘러내린 금전산과 오봉산 줄기의 끝자락에

위치한 산으로 순천시 별량면과 보성군 벌교읍을 경계하고 있는 산이다.

원래 이름은 개운산(開雲山) 에서 제석산(帝釋)으로 바뀌여서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동쪽인 순천방향으로는 백운산 억불봉과 상봉이 바로 눈앞처럼 조망이 되고

반대편 서쪽으로는  보성 제암산 , 초암산이 건너다 보인다.

물론 남쪽은 고흥반도로서 가깝게는 첨산과 두방산,   멀리로는 팔영산이 조망된다.

다시 북쪽  낙안방향으로는 ,  금전산과 무등산을 조망할수 있을것이다. 

 

조정래 장편소설  <태백산맥>

1983년부터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 1989년 완간된 조정래 작가의 대하장편소설로

여순반란사건과   , 6.25전쟁까지 벌교와 제석산과  징굉산 , 그리고 백운산을 배경으로

  악질지주와 굶주린 소작인,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사상적 대립를 통해

우리역사의 암울했던 근대사를 재조명한 소설이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정글만리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는 장편소설중 두번째 작품인 것이다.

쓰여진 순서로는 아리랑보다 태백산맥이 먼저였다.

 

▲ 남끝봉 , 신선대 오르기 직전의 멋진 전망터로 뒷쪽으로 보이는 다리는 벌교대교 .  그 뒷쪽으로 고흥 팔영산도 보이리라.

적어도 오늘 제석산 산행중 가장 멋드러진  전망처를 꼽으라면 단연 이곳이 아니겠는가 싶다.

 

▲ 남끝봉, 오늘 하산할 연산저수지와 신흥마을

 

많이 긴장했던 제석산 몸풀기 산행

걱정반, 의심반, 턱없는 자신감 반 으로 따라나섰던 산악회 정기산행

결과론적으로 많이 힘들고 허우적되는 지 모습이 퍽이나 얼척없는 날이였다.

욕심내지 않고, 뒷줄에서 천천한 걸음을 하고,  남들 휴식을 취할때 애써 밀린 걸음을 보충 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아리는  연신 떨리고 숨구멍은 깍다만 대나무를 불어대는 것처럼 거칠기만 하다.

게다가   피곤함에서 이어지는 졸음까지 찾아오니 이보다 더 얼척없는 일이 또  있었겠는가..?

 

▲ 남끝봉에서 보이는 조망, 앞에 보이는 능선은 오늘 오름했던 제석산 오르는 능선이고

뒷쪽으로 삼각뿔처럼 솟은 첨산과 그 오른쪽 옆 두방산

고흥땅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는 대장군같은  첨산은 태백산맥의 주인공 김범우가 자주 언급하던 산이다.

신령스러운 산으로 왠지 범접할수 없다는 산으로..

그리고 두방산은  작지만 꽤나 아기자기한 암릉을 자랑하는 산

 

여태껏 무시해왔던 곳이긴 한데...조망간 다녀가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내 몸상태로 봐서는 이보다 더 적당한 곳은 없지 않을까...!

▲ 남끝봉 전망대에서 보이는 제석산 정상 직전의 전망바위

제석산 정상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정상석은 뒷쪽으로 숨어있다.

 

 

 

 

▲ 별량면 금치리,  한재골이라고도 불리며   멀리 보이는 바다는 여자만이다.

 

 

 

 

▲ 신선대 , 옆으로 우회길이 있으나 위험구간에 로프들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정상을 타고 넘어도 크게  어렵지 않다.

이날은  이곳 바위 암릉길이 무서워서(?) 정면으로 넘질 못하고 쑥스러운 옆 허리길로 우회를 했다.

 

▲ 정면으로 보이는 암릉은 신선대와 제석산 정상 가운데 있는 전망바위, 모양새로 보아서는 이곳이 정상같은 느낌이다

제석산 정상석은 가운데 바위 암릉 뒷쪽의 펑퍼짐한 곳과 활공장 두곳에 햇갈리게  자리를 잡았다.

 

 

▲ 제석산 정상 직전 전망바위에서 보였던 신선대

 

▲ 제석산 정상 직전의 전망터 ,

암릉구간이 신선대 , 신선대 뒷쪽으로 삼각형의 뿔산이 첨산이고 그 오른쪽으로 두방산이다.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은 국도와 맞닿는 진트재로 연결될듯 싶고

활공장을 넘으면 금전산과 고동산을 넘어서 조계산 장군봉까지 이어질것이다.

소설 태백산맥에서는 염상진과 하대치등등이 제석산으로 숨어들어서 조계산까지 가곤한다.

낙안에서 시작하여 고동산을 넘어서 조계산 장군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남도삼백리길 중 4코스로 오치오재길이라 한다.

결국 태백산맥의 빨치산들도 이 오치오재길을 주로  타고 넘지 않았을까...?

▲ ▼ 제석산 정상 , 아래사진은 활공장

활공장에도 정상석이 있어서 어느곳이 제석산 정상이였는지 알수가 없다.

.예전에는 활공장이 제석산 정상이였고 최근에 와서는 정상석이 옮겨 앉지 않았나 싶다.

 

 

 

▲ 활공장에서 보이는 낙안벌과 금전산, 가운데 바위 암릉을 품고 있는 산이 금전산이다.

그 뒷쪽으로 무등산도 조망될터이지만 사진상에서는 잡아낼수 없다.

 

 

 

 

 

 

▲ 제석산 활공장, 이곳에서 비행을 하여 낙안벌로 내리는 모양이다.

 

 

▲ 활공장 , 가까운 오른쪽이 제석산 정상이고 멀리 첨산과 두방산

 

 

 

 

▲ 활공장에서 보이는 북동쪽 방향

멀리 희미한 산 능선은 백운산의 도솔봉 따리봉과 억불봉 , 그 뒷쪽으로 지리산 천왕봉도 보이던데 사진상에서는 사라지고 없다.

▲ 활공장에서 임도길 따라 하산하는 길(삼거리)

활공장에서 임도길을 따라 15분쯤 내려서다 보면 제석산 중허리를 갈라서 대치재로 이어지는 숨은  등로가 있다.

임도길 삼거리에서 대치재까지는 20-30분 정도 소요

 

▲ ▼ 제석산 중허리길 ,

 

 

 

 

 

▲ 산행 종점지인 신흥마을

 

산행후기...?

많이 긴장하고 기대했던 산

결과적으론 많이 힘들었고, 더 많은 체력보강을 해야  함을 절감했던 산행이다.

그리고 조금은 무모한 산행답게 다리는 그 후로도 썩 좋질 못하다.

무너진 다리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할수록 진일보 하는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단계별 적당한 운동과 그만큼의 세월약을 먹어야 회복이 되는 것을 실감한다.

이런 얼척없음을 인정하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숨통 터지는 더 없이 기분좋고 즐거웠던 산행이다.

돌팍 지뿐만 아니라 단짝이였던 니콘칠백이도  간만에 콧바람 쏘이는 맛이 렌즈의 찌든 때 벗기는 만큼 시원했으리라...!

제석산 들머리가 되는 표지석 ▼ 태백산맥 문학관  ▶ 현부자 집 

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