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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해남 달마산 , 한없이 앙칼진 암봉 능선을 넘다.

해남 달마산, 한없이 앙칼진 암봉 능선을 넘다.

 

       ▣ 산행장소 : 해남 달마산 (489m)

        산행  일시 : 2019. 03 . 17 ( 일요일 )

       오늘의날씨 : 이른 아침에는 박무, 갈수록 맑고 쾌청, 봄날씨 치고는 조금 쌀쌀 

       산행지기 : 산악회 본팀은 달마고도길을, 능선길이 아쉬운5명은 주능 암벽을 네발로 기었다.

       ▣ 준비물 :  봄날 산행채비( 얇은 티에 바람막이 자켓)

        산행 코스: 미황사 - 불선봉  - 도솔암 - 달마고도 4구간접점 - 마봉리 주차장

     ▣ 특이사항 : 해우뫼사랑 137차 정기산행

            - 진달래와 억새로 유명한 창녕 화왕산을 준비했었는데

             꽃피는 절기와 엇나가서 방편으로 남도 끝자락에 자리잡은 해남 달마산 둘레길인 달마고도 와 달마산

              주능 산행을 하게 되었다.   

            - A코스 달마고도길,   B코스는  미황사에서 시작하는 달마능선길을 걸었다.  

           - 덤으로 해남 땅끝마을은 가는길에 잠시 들렀다.

07 : 20 여수시청 출발
07 : 50 순천
10 : 00 미황사 주차장
10 : 30 미황사 산행시작
11 : 15 불썬봉(달마봉)
13 : 00 대밭삼거리 직전 , 점심
13 : 40 점심 후 출발
13 : 50 대밭 삼거리
15 : 40 도솔암. 휴식
16 : 10 달마고도 삼거리
16 : 30 마봉리 주차장
17 : 00 버스 출발
17 : 20 땅끝마을

코스: 미황사-불선봉-도솔암-마봉리

산행지기: 해우뫼 정산- 달마고도
            산행팀 5명          
도상거리 : 9.0 km
산행시간 : 6시간(점심 휴식 포함)

산악회 정기산행

산악회 년중 일정표를 만들면서 계획이 되었던 창녕 화왕산

화왕산이 은빛억새와 진달래로 유명한 곳이라서 3월 정기산행지로 계획을 했었는데

아직 진달래는 일러서 피지 않았고, 억새는 그 싹도 트지 않았다.

해서 그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해남 달마산

남도에서도 가장 남쪽인 땅끝으로  봄맞이 산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적어도 달마산 둘레길에는 봄을 알리는 참꽃들이 활짝 피지 않았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산행 코스는 

해남군에서 열정적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달마고도길

 총 4개 코스중 3개구간만을 걸어보기로 했다.               

미황사에서 출발  큰바람재를 돌아  노지랑골을 만나고  도솔암을 찾아가는 갈림길을 만나면 

 도솔암에 들렀다가  용담골로 하산  마봉리주차장에서 마무리하는 코스로

  도상거리는  12.7 km,  산행시간은 5 시간을  예상했다.

달마고도, 차마고도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이 4000m이상의 고산준령을 넘나들면서 교류를 했던 길을 차마고도라 하는데

왠지 이 달마고도에서 차마고도라는 이름이 오버랩되는 .....!

그리고

코스 B 는 달마산 능선 자율산행  

     송촌마을에서  관음봉으로 올랐다가 불썬봉,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길고 험한  능선길 종주를 해도 좋을테고

미황사에서 불선봉을 오른다음 도솔암을 둘러보고  마봉리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 해도 좋으리라

           능선 종주코스는  11, 7시간 이상의 산행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미황사에서 출발하는 능선길은   9km  5시간 이상의 산행시간이 예상된다.

달마산 능선 자율산행팀의 원 계획은 송촌마을에서 시작하는 오리지널 능선종주를

해볼까 싶었는데 이 대책없는 열정에 호응하는 이가 없다는 핑계를 빌미로  

미황사에서 시작하는 미완의   반쪽짜리 종주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순천에서 강진 해남으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크게 유명세를 타는 산들이 아닐거면서도

결코 만만치 않은 남도의 걸출한 산들을 찾아볼수 있다.

 순천에서 조금 지나는 벌교와 보성에서 만날수 있는 산은

먼저  벌교 제암산과 오봉산 그리고 작지만 아름다운 두방산을 찾아볼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면 철쭉산행지로 유명한  초암산, 일림산 만날수 있을테고

장흥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하면  왼쪽으로는 임금의자가 자리한 제암산 불산,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천해의 철벽요새를 자랑하는 수인산이 몽환처럼 펼쳐져 있다.

다시 버스가  강진 영암을  지나면서 보이는 산이라고 하는 것은

멀리 꿈결처럼 그리운 월출산과 그 앞쪽으로 월각산이 형 동생처럼 자리를 잡았다.

월각산의 반대편으로는 섬뜩한 암벽을 기어 올라야 하는 별매산 가학산 흑석산이

결코 무시할수 없는 암릉미를 자랑하고있을테고.

 마지막 해남과 땅끝으로 내달리는 버스에서 보여지는 산은

  여덟봉우리가 대흥사를 둘러싸고 있다는 해남의 명물 두륜산

그리고 땅끝에서 호남정맥이 마지막 갈무리를 하기전 마지막으로 공룡 등허리로 솟아오른 달마산이 있다.

여기까지는 순천 해남간 도로가 새롭게 개통이 되면서 보여지는 산군들이고

예전 강진을 경유해서 남창 , 해남으로 이어지는 국도변에서는

백련사를 품은 만덕산과 , 끝도없이 이어지는 암봉 덩어리 산인 덕룡산과 주작산이

빠지지않고 각인되어지는 산군들이였을 것이다.

오늘은 그 해남의 땅끝마을에서 만나는 달마고도길과 달마산 주능을 걸어보기위해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 미황사는 우리나라 불교가 해로를 통한 유입설을 뒷받침하는 고찰로서,

신라시대 의조화상이 창건 했다고 전해진다.

옛날에는 크고 작은 가람이 20여 동이나 있었던 거찰이었다.

 달마산의 병풍같은 바위들을 배경으로한 대웅전은 보물 제 947호로 지정되어 있다

 

달마고도와 달마산 주능선산행의  출발은 미황사에서 10시 30분에 시작을 했다.

애써 이곳 미황사와 도솔암 그리고 땅끝마을을 찾아서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 산님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미황사에 눈길한번 주질 않고 달마산 둘레길에

촌각을 다투며 출발을 했는지 그 누구도 보이질 않는다.

어느분 말에 의하면 미황사 경내를 잠깐 둘러보고 나니

모든 회원들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더란다. ㅎㅎ

미황사 옆 허리에서 출발하는 초입길은 순탄하게 이어지고 20 여분 진행하면

미황사에서 불썬봉까지 맛뵈기용 까칠한  깔딱 오름길이 시작된다.

미황사에서 불썬봉까지는 보통 40분정도면 충분히 올라설수 있다.

 

해남 달마산은 해발 489m,   남도의 금강산 답게 공룡의 등줄기처럼 까칠한 암봉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관음봉에서 시작 불선봉과 문바위를 넘고  도솔봉까지 길게 이어지는 위험 천만한 능선산행으로 

 얄팍한 여유와 한가로움은 감히 생각치도 못할   한없이 까칠하고 앙칼진 산이다.

 작은산이라 방심해서는 큰 코 다치는 그런 산인 것이다.

더불어 완도와 해남의 해안경관과 상황봉을 보는 즐거움은 이 달마산이 주는 덤 같은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관음봉에서부터 멀리 도솔봉까지 줄곧 완도 상황봉을 건네보면서 산행하기 때문이리라.

불선봉과 문바위로 대표하는 정상은

기암괴석이 들쑥날쑥 장식하고 있어 거대한 수석을 세워놓은 듯 수려하고 아찔한 암릉미를 자랑한다. 

서쪽 골짜기에는 미황사가 자리잡고 있으며,

능선 남쪽 끝으로는 기암절벽 틈새에 제비집처럼 쌓아올린 절집인 도솔암이 있다.

송촌마을에서 시작 마봉리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달마산의 종주산행은 약 13km로 8시간 정도의

짱짱한 산행거리를 자랑한다.

물론 코스는 능선 중간 중간에서  오르내릴 수 있기에 산행 능력에 맞추어서  다양한 코스와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근에는 달마산 주능을 온전히 한바퀴 휘돌아가는 둘레길인 달마고도라는 트레킹 코스가 개통되면서

 까칠하고 버겁던 능선산행길 중간 중간에서 하산할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종주길에 대한  부담이 많이 가벼워진게 사실이다.

 

 

 

▲ 달마산 불썬봉(요즘은 달마봉이라고도 함) 정상 봉화대에서 보이는 관음봉과 멀리 두륜산

 

 

 달마고도는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

을 주제로 달마산 주능 주변을 한바퀴 돌아가는 원점회귀  걷기 여행길이다.

이길은 미황사에서 시작 큰바람재, 노지랑골, 몰고리재를 넘고

미황사로 돌아오는 총 연장 17.74km의 달마산 둘레길

미황사 주지인 금강스님이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온전히 사람의 손과 땀으로 만든 길이라고 한다.

달마고도는 전체 4구간으로  이루어져있다.

1구간은 2.71km로 미황사에서 큰바람재에 이르는 길로

땅끝 천년 숲 옛길, 암자터, 너덜겅, 산지습지로 대체로 , 완만한 구간이다.

2구간은 4.37km,  큰바람재에서  노지랑골과 만나는 지점이며,  소사나무와  대규모 산림 군락을 만날수 있는 구간이다.

달마산 동쪽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강진만  완도의 해안경관과   완도대교 및 완도 상황봉을   조망할수 있는 구간이다.

3구간은 5.63km 노지랑골에서 몰고리재까지의 구간이며 

천길 절벽위에 제비집 같은 절집인 도솔암 갈림길을 만날수 있는 구간이다.

4구간은 5.03km로 몰고리재에서 미황사까지.   땅끝 천년 숲 옛길과 중복이 되는 구간으로

 고즈넉한 숲길, 그리고 동부도 서부도를 거쳐 미황사로 원점회귀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미황사에서 30분에 시작한 불썬봉 오름길은 40분을 조금 넘기고서야 도착을 했다.

초행지의 산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조회를 해봄직도 하련만

오늘 같이하는 산님들은 여타한 노력없이 그저 동네 뒷산급으로만 생각하고 따라오는 것은 아닌지 나름 걱정이 앞선다.

미황사에서 불썬봉 오름하는 구간은 오늘 넘어야 할  숨가쁘고 현기증나는 암봉능선에 비하면 새발에 피,

아직 시작도 한것이 아닐진데...벌써부터 머리에 현기증이 난다는데....!

 

이를 어찌해야 쓸끄나...!

 

▲  ▼ 문바위 , 그 옛날 겁없을적에는 저 아슬한 문바위 정상에도 오르곤 했었는데...ㅎㅎ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이제 차마 생각지도 못했던 아찔하고 위험한 암봉 능선길을 따라간다.

"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당연, 알지 못하고 보지못했던 시골 동네 작은 뒷산으로만 알고 있는 금시초문의 달마산

어찌 무섭고, 두렵고, 숨넘어가는 현기증을 예상 했으리오...!

모르고 출발하면 다 보신이려니...?

어찌 산이라는 것이 순탄하고 전망좋은  융탄자길만 있을것이던가..?

어떤날은  연초록 물든 눈부신 아침을 만날수도 있을것이며

또 어떤날들에는 푹신푹신 융탄자같은 오솔길을 정겹게 걸어보는 날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또  어떤날들에는  

넘고 넘어도 그 끝이 없을것 같은  바위 암벽들만을 타고 넘어야 하는 곤욕의 산길을 만날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

오늘은 참 많이 힘들고 평소 접해보지 못할 곤욕의 산행임에 틀림없다.

우리 산악회는 벌써 나이들을 많이 묵었고 열정이 식은것 또한 사실이다.

나이묵고 시들은 열정의 산꾼들은 다 빠져나가고

앞뒤 분간 안되는 얼치기 초보산꾼들만 남아서  예측 불허의 암봉산행을  조금은 무모하게  감행하게 되었다.

 

 

 

 

 

 

 

 

 

 

 

▲ 문바위 지나고 미황사가 바로 보이는 너른 전망바위

 

사람들이 이곳에 둘러앉아 있길레 당연 이쪽아랫길로 우회해서 돌아가려니 했더니만

우회길이 아닌 달마고도 둘레길로 한없이 내려가는 길이였다.

늘 잠깐의 방심이 이런 허투른 알바를 만들어 내는 모양이다.

이 너른 바위도 바람통이였던지라서 아직은 너무 춥다.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지는 날에는 필시 명당의 밥상이려니...!

칼날협곡 구간

 

보통은  이 협곡 아랫쪽으로 우회를 해서 까칠한 암릉을 돌아나가는게 정석이겠으나

오늘은 내걸려진 밧줄에 마음이 동했던지 밧줄걸인 암릉을 정면으로 타고 넘기로 했다.

초행길인 초보산꾼들을 데리고 가는 길을. 너무  대책없이  선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들이 순간 뇌리를 스친다.

그래도 포기못하는 밧줄구간

늘 이렇게 위험 천만한 위태로운 구간들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명품 전망터와 뷰포인트가 있거늘...ㅎㅎ

 

어쨌든 정면 돌파하는 고만고만한 크고작은 암벽들을 타고 넘으면서

 돌이켜보는 오늘 산행의 아쉬운점들이 집에 와서야 미련처럼  밟혀온다.

조금만 생각이 깊었던들, 암벽에 걸린 로프를 타고 넘는  방법들을 배우고 익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남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배려, 남들도 다 나와 같지 않음을... 왜 그때는 미쳐 몰랐을까...?

겁이 없는 것인지..? , 내림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인지..?

신선한 폭탄녀로 애칭을 얻은 그녀, 순식간에  위험 천만하게 내리치거나 자빠져버리는 바위 절벽길,

섬찍한 안도의 숨을 내쉰게 한두번이 아니였더란다.

 

아....저사람들은 나와 같이 산에 익숙하게 길들여진  사람들이 아니였구나...!

 

그래서 또 하나의 배움,

늘 천천한 여유로운 산행을 해야 한다는 것 하나와

손잡아주고 등 떠밀어주는 것 대신 조목조목한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것

 

 

이 달마산이라는 곳은 ,  가도 가도 같은 자리에 머물러 맴도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힘빠지고 다리 떨리는 긴장감 속에  식겁도록 버겁게 보여지는 바위들은 그놈이 그놈 같고 

또, 둘러보는 바다와 완도 상황봉은 가도 가도 변함없는 그 모습 그대로 그 각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거뜬한 체력이 비축되고 , 한량같은  널널한 마음의 여유가 있었을적에야

푸른 완도 앞바다도, 기상천외한 바위군락들도 다 아름다움으로 보여지는 것이겠지만서도

다리 떨리고 숨넘어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뭔들 제대로 보이는 것이 단 하나라도 있을까 싶다.

하물며 두눈 찔끔감은  한걸음이 천근만근 일진데 어떻게 주의를 둘러볼것이며 

정상적인 방향감각을 지켜낼수 있을것이겠는가...?

당연,  가도 가도 같은자리 같은 모습속에 속절없이 힘만 빠지는 것은 당연했을듯 싶다. 

 

▲ 정면의 문바위, 멀리 뒷쪽은 해남 해흥사를 품은 두륜산, 문바위 오른쪽으로 살째기 고개를 내미는 곳은 투구봉

 

 

 

난생 이런 돌산, 암릉 산은 처음 와 보았을 산행

다리는 벌써 후들거리고, 입에서는 단내가 진동을 했을 것이다.

얼굴마저도 핏기 잃고 창백해진 극한의 산행길

그래도 웃을 수 있고, 짜증과 푸념대신 긍정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설령 그게 허울좋은 가식일 가능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너무 신선한 충격으로 나가온 날이였다.

돌팍 지였으면 진즉에 씨이...들어가는 듣기싫은 푸념들을 수없이 내 뱉었을게 뻔할텐데...

그 곤욕의 순간에도 웃을수 있고, 끝까지 허물어지지 않고 버텨준 당신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오늘 악마같이 도열한 바위들과  너울같이 이어지는 봉우리들을  넘을 수 있게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아마도 긍정의 힘이 아니였겠는지...!

긍정의 힘 과 선한 마인드

 

 

▲ 앞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는 문바위, 달마봉은 이 문바위 뒤에 숨어서 보이질 않는다.

 

 

 

▲ 대밭삼거리 10분 전 , 등로 바로옆 조망바위, 점심시간 13:00-13:40분까지

 

산행은 늘 촉박하지 않고 여유롭고 느긋해야 하거늘

산길에 올라붙으면 왜 바쁘기만 하고 시간에 쫒기는 것일까...?

필시 산악회의 틀에 박힌 스케줄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

지야 늘상 지 맘데로의 시간과 지 맘데로의 산행 주법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면서

산악회 일행들과는 어찌 어울려 다니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사실은 나 혼자만의 산행이거나 두세명이서  하는 조촐한 자유산행이 더 좋고 그립다.

시간에 쫒기지 않고 줄지어 떠밀려가지 않는, 언제고 바람좋고, 볕좋은 양지에 원없이 쉬어 갈수 있는

혼자만의 산행, 난 그런자유가 좋다.

그래서 너를 찾아 떠나는  이 길은 언제고  자유였더니라..ㅎㅎ

 

오늘도 어김없이 시간에 자유롭지 못한 숙제같은 산행길

허기진 체력을 보충할 밥때와 장소를 찾던 중 완도가 훤하게  내려보이는 곳에 그럴싸한 밥상을 차렸다.

고만고만한 요기거리(돌팍식 점심밥상)와 또 결코 넘치지 않을 만큼의  반주

오늘은 그동안 절대 해보질 못했던 건강한 산행을 했다는....믿거나 말거나 한.. 사실

산행 난이도 때문에 산행중 음주를 정말 쬐끔만큼만 했다는...

 

그리고 또다시 이어지는 단내나는 산행의 시작

 

 

▲  13: 50 대밭 삼거리

 

 

 

 

 

 

 

 

 

▲ 가장 뒷쪽으로 보이는 산은 두륜산, 그리고가장 높아보이는 바위 정상은 문바위 ,

 오른쪽 바위틈새로 보이는 다리는 완도로 들어가는 완도대교

 

 

도솔봉을 향하는 마지막 분기점

차마 힘들다 말은 못하고 , 주체 못할 두 다리는 흔들리면서 통제력을 잃어가는 있는 모양이다.

원없는 쌍욕을 해줄수 있는 기회를 준데도 뱉어낼 기력마저도 없댄다. ㅎㅎ

분빠이해서 헬기라도 부르자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구별할수 없는 힘겨운 외침...!

내가 이런 저런 산악회를 다 따라다녀봤어도 이렇게 힘든 산행은 없었다고한다.

이제 절대로 이산에는 오지 않을 거야...!

산청 달뜨기능선의 딱바실골 험로를 치떨리게 경험했던 이 친구,

이번에는 또 어이없이 달마산의 기막힌 공룡등허리에서 꼼짝못할 백기를 들고 말았다.

한참 제미붙여갈 산행 초보, 너무 좌절하지는 마시길

이런 정도의 난이도 산행은 이제 수도없이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니라 ㅎㅎ.

어쩌면 이정도 난이도(중상급정도 되려나..?)를 경험하고 나면

 평범한 둘게길같은 산에는 눈에 절대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른다오...!

신기한 것은

이토록 치가 떨릴만큼 쌩고생했던 산들이 몇일만의  휴식을 취하고 나면 거짓말처럼 또 그산이 마법처럼 그리워진다는 것

그때 더 많이 둘러보고 더 많이  머리에 기억해 둘것을 하는 아쉬운 마음 때문이라우..ㅎㅎ

분명 두다리가 필사의 노력으로 거닐었던 산일진데 머리에서는 다시 되살려 낼  그림이 없다는 것은

여유없는 초보산꾼들의 공통점은 아니겠는가 싶기도 하다.

 

 

▲ 멀리 피뢰침처럼 보이는 봉우리가 도솔봉, 이 도솔봉 바로 못 미치는 곳이 도솔암이 자리한 곳이다.

도솔암에서 도솔암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등로도 순탄하고 노루귀, 현호색등이 한참 올라오고 있을텐데...

 

 

살 떨리고 인내의 한계에 다다른 지친 산꾼들에게 있어서 마지막 소원같은 바램이라고 하면 

 가슴 철렁하게 가로막고 있는 눈 앞의  봉우리가   이제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이기를 간절히 바랄것이겠지만

 마지막 남은   힘을 송두리째 투자해서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서고나면  

또  신기루같은 봉우리가 거짓말처럼 좌절의 장막을 치고있곤 한다.

힘빠지는 돌이킬수 없는 좌절임에 틀림 없을 터이다.

 

다왔다. 바로 앞이다.. 앞에 보이는 저 봉우리 한개만 넘으면 끝이다.

어찌 산에서는 이란 사탕발림 거짖말들이 거부감없이 자행되는 것일까..ㅎㅎ 

이런 사탕발림같은 말을 들을때마다 지친 산꾼들은 뻔한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허울좋게 믿곤 하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도 그만큼 힘들고 이게 끝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아니였겠는지..?

 

도솔암 끝점을 향해가는 능선에서도 산님들의 애정어린 거짓말들은 어김없이 귓전을 때리고 지난다.

도솔암은 이제 얼마나 남았나요...?

달마산 정상은 이제 얼마나 더 가야 하나요..?

 

 

 

 

 

도솔봉음으로 가는 마지막 봉우리

 

 도솔암까지 1.5km 남겨놓은 마지막 봉우리인 이곳 이정표

긍정의 힘도  이제는  보여주기 싫은  쟂빛 창백한 얼굴을 감출는 것을 포기했고

보여지는 모습으로는 전문 산꾼같았던  까치머리 형님 , 벌써 남아있던 기력을 다 소진했던지  자꾸만 헬기를 불러달란다.

불러놓았다는 헬기를 타야겠는데  도착한 헬기를 타러 갈 여력이 없는 진퇴양난...!

지금은 초반의 여유로웠던 까치머리 형님의 풍악 소리가  들리지 않은지 오래고 ,

내도록 기다려도 도통 감감무소식이다.

그리고

딱바실골과 달마산 골룡등허리에서 백기투항을 했던 갑장 초보산꾼은

진즉에 삐졌는지 핏기없는 냉기에  돌팍의 오금은 숨을곳을 찾지 못하고  직격탄으로 얻어맞고 혼절했다.

 

 

 

도솔암 들어가는 입구와 손바닥만한 뜰

  도솔암은 통일신라 말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
  정유재란 때 불에 타 흔적만 남았던 것을 2002년
  복원한 암자

  미황사의 열두 암자 중의 하나다.
  깍아지른 절벽 틈새에 제비집처럼 지어진 절

 

15:40분 도솔암

도솔암 깍아지른 절벽에 단칸방 제비집같은 절집을 지은 도솔암

봄옷을 좀 더 갈아입었거나, 차분한 여유가 있었던들

반대편 촬영포인트에도 필시 다녀왔을터이지만 오늘은 시간도 자유롭질 못했고,

깍아지른 절벽은 봄옷을 갈아입을 기미를 전혀 보이질 않았다.

게다가 달마고도길을 걸음했던 다른 선배님들의 걱정어린 재촉전화...!

참았던 화장실만 급히 확인하고 용담골로 서둘러 하산을 했다.

체력적 고갈에 직벽들을 기어오른 후유증의 후들거림과  헉헉거리며 내뱉었던 숨들만큼 간절했던 물 한모금

용담골에는 끊이지 않고 흐른다던 물줄기는 다 어디로가고 흙멈지만 가득한 것이냐...!

아...점심때 먹었던 얼린맥주 한모금이 내도록 간절하다.

애껴둿다가 지금쯤 먹었으면 얼마나 기맥힌 맛을 자랑했을끄나...!

그래도 다행인 것

원래 용담골 내림길은 정비가 되지 자갈밭길로 경사가 급해서 다리 풀린 산꾼들의 치명적인 엉덩방아를 찧곤하는 곳인데

이번에 내려가는 용담골은 깔끔하고 안전한 길로 제정비를 해 놓았다.

달마고도 둘레길을 만들면서 도솔암으로 오름할수 있는 길을 더불어 정비를 한 모양이다. 

 

솔암에서 내려가는 용담골 등로는 15분정도 격한 내림길을 걷고나면 전나무 숲길인 달마고도 둘레길과 만나고

좌측으로 10 여분 진행하면 시멘트 임도를 만난다.

그리고 그 임도길을 10 여분 내려가면 마봉리 주차장에서 오늘 아찔하고 암담햇던

달마산 공룡등허리 등산을 마감하게 된다.

▲ 도솔암 용담골 하산중 만나는 전나무 숲길
 낮달을 마중한다는 달마산, 도솔봉 위로 낮달이 걸렸다.
▲ 마봉리 주차장에도 이제는 그럴싸한 커피집
▲ 땅끝마을


가벼운 심심풀이 트레킹 수준으로만 생각했던 달마고도길
창녕 화왕산으로 갈려던 산행이

이곳 땅끝 달마산으로 방향를 틀었던 정기산행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돌고 돌아도 끝없이 돌아나가는 달마고도길이 여간 난감한 것이 아니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능선길에서 내려보이는 달마고도  걸음길이 결코 쉽지 않았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름없는 생소한 산이라 크게 부담없이 따라 올랐던 달마산 능선산행팀

늘 정겹고 수수하게 즐거운 분위기를 이끌어주시는 동섭형님 이번에도 또 한번 돌팍의 헛심에 고생하셨네요

그리고

예상에도 없이 같이 발을 맞추었던 경일형님

더이상 진행할수 없어서 헬기라도 불러야 한다는 그 힘든 마음이 훤히 보입니다만

끝내 참고 무사히 완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대포 버닝 신으로 불리었던 갑장

딱바실골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번 지옥같은 암릉길을 얼척없이  만나게 되어서 많이도 난감했을터

그래도 지 맘데로 자빠지고 미끄러졌을지언정 다치지 않고 무탈하게 하산할수 있어서

 나름의 우리 산악회의 새로운 희망입니다.

이제 한번만 더 치욕의 난감한 산행을 경험하고 나면 진정한 산꾼으로 거듭 나지 않을까...ㅎㅎ

그리고 또 또

긍정과 배려로 무장한 저력의 그녀

숨넘어갈듯 창백했던 저력의 막내, 잘 참고  끝까지 완주 할수 있어서 큰 힘이 되었네요

조금만 더 근력을 키우고 경험치를 쌓을수 있으면 오늘 보이는 것 보다는 더 많은 행복과 자유가 보일듯 합니다.

아..!  참, 얼치기 산꾼인  돌팍 지는

늘 그렇지만 오을도 역시  할 말 없음...!

그저 무탈하게 산행 마무리 해 주신 산행지기님들에게 한없이 감사 할 따름입니다.

 

에필로그

진달래 만개하는 지 철에 맞추어서 미련처럼 미완으로 남겨두었던

송촌마을에서 시작 관음봉을 넘고 불썬봉을 거쳐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달마산 종주능선길을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