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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해봤어,지리종주?

5월에 시작했던 지리산 종주를 11월에 마무리했다.

5월에 시작했던 지리산 종주를 11월에 마무리했다.

           1. 산행지 : 5월달에 못다한 지리산 종주 ( 1박 2일)

               백무동 - 세석대피소 - 장터목대피소 - 중봉 - 하봉 - 초암능선 - 두지동 - 추성리

            2. 산행일시 : 2019. 11.10 - 11.11(일. 월요일 ,  이틀간)   

          3. 산행지기 :  해우뫼 회원4명  (정환, 재섭, 겸 )                       

         4. 이동수단 : 재섭 자가용   

         5. 이날의 지리산 날씨 :  

              -  첫날 은 오전중 맑고 오후로 갈수록 구름많다가 저녁에 눈비내림

              -  둘째날, 저녁에 내렸던 눈으로 상고대가 열렸음,

                 오전중에는 구름속 강풍 이 오후로 갈수록 맑고 잠잠해짐 

       6. 준비물 : 

          개인준비물 : 베낭, 등산화 , 모자, 장갑, 스틱, , 헤드렌턴 , 수저,젖가락 , 컵 ,

                   쓰레기담을 비닐봉투, 물티슈 행동식 : 과일류 등등 , 에너지바, 자유시간 ,

                    망고쥬스, 사탕 ,커피, 물

                    필 수: 우비 , 신분증, 여벌옷 및 방한준비

                   공통 : 헤드렌턴 2개, 소주, 맥주, 삼겹살, 소고기 , 햄, 라면5봉지, 버너2, 코펠1,

                   불판1, 햇반6개                 

      7. 특이사항 및 산행 반성

              -  5월달에 추진했던 지리종주, 태풍으로 세석대피소에서 중단되었던 종주길를 이어서 마무리 

            -  못다한 종주는  천왕봉에서 윗새재로 계획을 했으나 시간여유가 많아 중봉 하봉를 경유,

                초암능선으로 하산을 하는 무리수의 욕심을 부려보았다.   

             - 첫날 저녁부터 강풍과 눈비가 내려서 장터목과 상봉에서 때아닌 상고대와 눈꽃길을 걷게되었다.

             - 상봉과 하봉까지는 온통 구름속에 갇혀서 한치 앞도 둘러볼수 없는 산행길이였으며

             - 하봉에서 촛대바위 지난 암릉 구간의 우회길을 놓치는 바람에

               산행 난이도가 중급이상의 힘든 하산길이 되었다. 

             - 이번 종주길에 담았던 모든 사진또한  삼성 갤럭시 S10

첫날:10.2km, 7시간 15분
06:30 집 출발
07:00 어매김치찌게 아침식사
07:30 출발
09:10 백무동 주차장
09:45 막걸리 휴식후 산행 시작
10:45 첫나들이폭포 , 휴식
11:05 가내소폭포
14:10 세석대피소, 휴식
15:00 세석 출발
15:20 촛대봉
17:00 장터목 대피소
둘째날 :11.2km , 10시간
06:15 산행시작
07:00 통천문
07:15 천왕봉 정상 , 휴식
07:35 출발
08:10 중봉
08:20 하봉 들머리
09:30 하봉
11:30 촛대바위 밑 점심
14:30 칠선계곡, 추성동 갈림길
15:05 칠성동 옛마을 쉼터
15:30 두지동
16:00 추성리 산오름 휴게소
         - 산행 종료

산행시간 : 1박 2일,19시간 30분(휴식포함)
도상거리 : 대략 21km 쯤

 

수도없이 해왔던 지리산 종주라고 하는 것을   경험없는 산악회 동생들과  지난 5월에 하게 되었었는데

하필 그날에 강력한 태풍이 올라와서 입산통제와 함께 하산조치를 당하게 되었다.

가도 가도 끝이없던 지리지리한 지리산, 버틸기력없이 체력의 바닥을 보일 즈음

태풍이라는 천군만마의 허울좋은 핑계를 빌미삼아 지리종주를 중단하게 되었던것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것 같았던 그 끔찍한 지리산의 기억이 망각처럼 사라질즈음

못다한 나머지 구간을 다시 걸어보자며 다시 그때의 팀을 꾸려 모았다.

산행코스는 5월달 종주길의 중단점인 세석대피소에서 시작해서 윗새재까지 가보거나

그날의 컨디션들이 좋으면 중봉을 넘어 하봉에서 초암능선으로 하산을 해보면 어떻겠는가 싶은 것이다.

아뭏튼 이번 남겨둔 종주길 코스는 백무동에서 출발

한량같은 걸음을 걷고, 장터목에서 1박을 한다음 윗새재든 추성리든 내려볼 생각이다.

 08:50 인월 09:10 백무동 주차장 ▶ 백무동 지리산 식당 막걸리 

 

이날은 걸어야 할 거리에 비해 꽤나 빠른 출발을 했던지 시간도 마음도 차분해서 좋다.

출발전 지리산식당에서 마천 생막걸리 한잔으로 배를 채우고 가을의 절정인 한신계곡 산행을 시작했다.

가을의 끝물을 달리는 지리산

의외로  찾는 사람없는 이곳은 너무 여유롭고 차분해서 좋다.

단풍 좋다는 내장산이나 강천산쪽에는 사람이 단풍꽃을 만들어서 떠밀려 다니고 있다는데...

이곳 한신계곡의 백무동에는  이토록 한적한 가을 만추가 기다리고 있을줄은  미쳐 예상하질 못했다.

 

백무동 지리산 식당에서 보이는 계곡단풍

 

백무동 공원관리사무소 직전

 

 
 

 백무동 세석길 백무동 만추의 세석길은 백무동에서 세석대피소까 등로

 

 

▲ 올해는 유독 가을이 늦게 물든다고들 한다. 내장산이나 강천산에는 아직도 가을이 늦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 백무동에는 중 상단부는 벌써 겨울냄새가 물씬하고, 중허리 밑으로는 절정의 가을을 보이고 있다.

 

첫나들이폭포에서 보이는 한신계곡

넓게 찢어진 핸드폰카메라의  눈으로 들여다본 한신계곡의 첫 나들이 폭포

디세랄 니콘에 비해서 선예도는 좀 떨어지는듯 싶어도 찢어진 눈만큼은 절대 밀리지 않아 보인다. 

 

첫나들이폭포 전망데크

백무동 한신계곡

지리산이야 어떤계곡, 어떤 능선을 타고 오르더라도 쉽고 만만한 곳은 절대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이곳 백무동 한신계곡은 정말 정말 순탄하고 여유로운 트레킹 코스같은 길이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푹신한  숲길과  이쁘장한 계곡과 폭포들

지리산의 수많은 산길중에서도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코스중 으뜸인 곳이 이곳 한신계곡이 아닐까 싶다.

그 옛날의 한신지계곡이 열려 있었더라면 더더욱 좋은 구간이였을테지만

지금 이정도 만추의 숲길만으로도 다른곳에 절대 밀리지 않을만큼 충분하다.

지리산을 아는 사람은 충분히 납득할수 있는 말이겠지만

지리산중 가장 아름답고 다양한  폭포가 숨어있는 곳은 한신지계곡이다.

그 한신지계곡이 비법정등로로 묶인지가 벌서 오래전 일이 되어 버렸다.

팔팔폭포, 천령폭포 , 내림폭포 등등

비경의 폭포들이 몰래 몰래 숨어있는 곳이라서 더 아쉬움이 클수밖에 없다.

 

▲ 거북바위 상단부 교각
생각없이 앉아 쉬어가면 이곳이 고만고만한 쉼터로만 남을
것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곳 바위가 거북의 머리 형태를 하고 있음을 알아볼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교각에서 내려보면 틀림없는 거북이가 머리를 드리밀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곳이 거북바위라는 이정표는 없고 전문 지리산 지도
에만 이름을 붙여놓아 지리산 메니아들만이 알고 있는
이름이기도 하다.
 
이날은 이곳 교각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젊은 청춘들이
있어서 부러운 웃음을 자아낼수 있었다.
청춘인지...젊은 객기인지..?
많이 추웠을텐데...무슨 열정인지 알수 없는 일이다.
그 순수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면서 가지고 왔던 에너지바
한개씩을 선물로 주면서 왁자한 웃음으로 이별을 했다.

 

 

 

 

 세석대피소 언덕마루
 세석대피소 언덕마루, 백무동의 숨막히는 오름길의 끝점

세석대피소  도착하기까지  끝점 2km의 한신계곡

백무동 한신계곡의 원없이  느슨한 트레킹 코스로만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숨넘어가는 된비알 구간을 만나는 곳이다.

가도 가도 끝없이 올라가는 숨막히는 깔딱 오름길

어느 구간 어느 코스여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오늘은 유독 힘이 버겁다.

나이를 몇개 더 먹었다고 그러는 것인지, 간만에 짊어지는 큰 베낭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숨이차고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었다.

적어도

오늘 장터목 대피소까지의 첫날 산행중 최고의 난이도 구간임을 감안하면

먹을것 바리바리 싸들고 오름하는 이길은

최고로 힘이 부치는 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지 식탐의 입이 즐거울 것이면 힘빠진 등허리가 고달퍼야 하는 것일테고

힘빠진 두 다리가 편할라고 치면 욕심많은 지 주둥이가 슬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을  것이다.

 

 

세석대피소 2:10분 도착, 3:00 출발

오늘은 시간도 충분했을뿐더러 중간 중간의 먹거리 또한 끊임없이 충분한 산행이다.

2시가 넘어가는 시간임에도 크게 허기지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일이 없다.

그래도 애써 세석에서 간단한 점심을 챙겨 먹고 가기로 했다.

챙겨온 족발과 병어, 그리고 다들 좋아하는 소맥한잔씩

장터목대피소까지 시간반, 넉넉잡아서 두시간 반이면 들어갈수 있을텐데

굳이 이곳에서 거한 점심을 챙길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해서

간단하게 맥주나 한잔 하고 가자는 것이 , 공원 감시카메라에 훤히 잡히는 우를 범했던 모양이다.

처음 방송에는 음주산행을 하시면 안된다는 계도차원의 방송이 뜨더니만

눈치없는 우리를 향해 재차 방송을 할적에는 드러내놓고 음주를 하지 말란다.

계속 그렇게 먹고 있으면 단속을 내려가겠다며..ㅎㅎ

너무 방심했다. 적어도 숨어서 먹던지, 그것도아니면 물병에라도 담았어야 했는데

감히 카메라 앞에서 거침없는 난장을 펼쳤으니..ㅎㅎ

공원직원들은 이런 난장을 속없이 펼치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얼척없고 한심했을까...?

덕분에 이 세석에서의 길어질것만 같았던 반주는 서둘러 마무리가 되었고

잠시 후 촛대봉으로 떠날수 있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촛대봉 오름길에서 보이는 세석대피소와 영신봉

최근에 세석대피소에서 촛대봉까지의 돌 자갈길에 고운 모래를 잔"뜩 깔았다.

맘껏 거칠게 튀어나온 돌길이 위험해 보이기는 했더라도 이 모래길은 참 쌩뚝맞은 것은 아닌가 싶다.

비 많은 지리산에 큰비한번 내리면 죄다 쏠려내려갈것은 뻔한 일일진데

몇달을 견뎌낼수 있을거라 예상하고  이런 공사를 했을까..?

 

이것도 공공근로의 고용창출을 위한 나름의 일자리 공사였을까..ㅎㅎ

 

  촛대봉에서 보이는 제석봉과 천왕봉

사람없는 촛대봉과 장터목 가는 길

원없이 한적한데다가 한없이 푸르기만 한 가을 하늘은 구름의 난장이 시작되면서 

지리산행중 쉽게 만날수 없는 멋진 그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촛대봉에서도 이런 멋진 구름이 천왕봉과 조화를 이룰수 있는 것이였구나..

이번 산행에서 우리가 누릴수 있는 최상의 호강한 그림은 딱 여기까지가 아니였겠는가 싶다.

 

 

 

 

▲5월에 지리산 종주를 시작해서 11월달에서야 마무리를 하고 있는 얼치기 초보 산꾼들

한사람은 너무 많이 걸어본 지리산이라서 한없는 욕심을 주체하지 못했을테고,

나머지 세사람은 이곳 천왕봉이 난생 처음이라서

초자들 특유의 기념비적인  기대감으로  마음들이 설레고 흥분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이날 이런 멋진 장면을 연출할수 있는것으로

이날 이후의 평생 잊지못할 고행의 산행은 죄다 용서가 될 것으로 밎어의심치 않는다.

 

 

촛대봉

촛대봉 건너편으로 보이는 구름아래 능선은 구곡산으로 이어지는 황금능선일테고 

 그 뒷쪽 어딘가에는 태극종주의 끝점인 웅석봉과 달뜨기능선도 보일듯 싶은데.

거기까지는 욕심처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촛대봉에서 보이는 산그리메

바로 앞으로는 장터목에서 제석봉에서 흘러내리는 능선과 창암산,

그리고 그 뒷쪽으로 금대암을 품고 있는 백운산과 금대산

금대암 뒷쪽에 길게 방어벽처럼 넓게 퍼져나가는 산은 지리산 조망산으로 유명한 삼봉산이 자리를 잡았고

멀리 뒷쪽으로는 덕유산 향적봉과 남덕유산까지 선명하게 구분을 할수 있다.

 

 

촛대봉에서 보여주었던 거친 구름의 예술적인 난장

푸른 하늘과 휘몰아치는 구름의 난장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가히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는 연하선경길 도착도 전에 꿈결같았던 구름의 난장은 먹통구름으로 변했고

그 이후로는  푸른 하늘과 지리산의 깔끔한 모습을 더이상 보여주질 않았다.

갈수록 거칠어진 바람은 멋드러진 구름바다를 산산히 깨트려서 

앞뒤 구분할수 없을만큼의 연막으로 변질을 시켜버렸고

첫 지리산 천왕봉을 오름하는 얼치기 산꾼들의 부푼 기대와 흥분을 깔끔하게 좌절시켜 놓았다.

 

일기예보에서는 낮에 대부분 맑다가 저녁부터 강한 비바람이 불것이라더만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는 달리 역시나처럼 시간이 갈수록 비구름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연하선경길과 연하봉, 천왕봉은 구름속에 잠겼다.,

촛대봉에서의 멋드러진 구름의 난장과는 달리 흩뿌려진 회색톤 구름은

벌써 지리산의 동쪽하늘을 온전히 잠식해가고 있다.

그나마 서쪽하늘과 연하선경길을 볼수 있는것만으로도  다행한 일로 위안을 삼아야 할 판이다.

날씨만 좋았으면 제석봉에 올라서 반야로 떨어지는 일몰을 내심 기대를  했더랬었는데...!

지금 진행되는 날씨의 형국으로 봐서는 어림도 없을듯 싶다.

그저 내일 날씨라도 깔끔하게 맑았으면 하는 바램만 간절할 뿐이다.

▲ 17:00 장터목 대피소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이번 대피소 예약은 최대한 천천히 하게 되었다. 사람이 없는 평일 예약은 당일에도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이번 산행에서는 굳이 서둘러 예약과 입금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대피소가 바뀔수도 있을테고, 그것도
아니면 예약없이 당일 산행도 가능할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ㅎㅎ
그리고 저녁 식사는 오늘 일정중 가장 맛갈스런 소고기와
김치볶음밥, 그리고 숨어서 몰래 먹었던 주님들..ㅎㅎ
대피소에서는 더이상 산행도 없을 사람들에게 음주금지를
계속해서 강조를 하고 단속을 나오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등은 8시에 한다
세상에 맨정신에 8시부터 공기 탁하고, 이런저런 잡소리
심한 곳에서 잠을 청하라고 하니...이또한 여간한 곤역이
아닐수 없다.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가 큰 걱정거리이기는 하지만
취침시간과 피곤한 잠자리를 감안해주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것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 취사장에서의 저녁식사...!
오늘 하루일정의 마지막 만찬의 시간이다.

푸짐했던 저녁만찬과 미성년 아이들마냥 몰래 몰래 숨어먹는 짜릿한 반주를 끝으로

오늘 못다한 지리 종주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이제부터는 

초저녁부터 이어지는 길고 긴  산중의 밤을 뜬눈으로 보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한

맨정신으로도 곤히 잠에 떨어지는 부럽기만 한 잠꾼도 있을테고

몰래 먹은 술기운으로 잠시나마 곤한 잠을 빌리는 사람도  있를 것이다.

어쨌든가 나름의 길고 긴 산중의 밤을 요령껏 보내고

내일 또다른 욕심많은 종주의 마지막 길을 걷기 위해 눈을 떠야 할 것이다.

 

아래 글 주소는 올 5월달에 걸었던 성삼재에서 세석대피소까지의 지리종주길 산행기이다.

지리산 종주 2019 , 무탈한 산행을 만들어낸 신의 한 수..!  

http://blog.daum.net/dolpak0415/11762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