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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해봤어,지리종주?

지리산 종주 2022

지리산 종주 2022

일시 : 2022년 05월29일 

산행지기 : 지혼자서

코스 : 성삼재에서  천왕봉 찍고, 백무동으로 하산 할려던 계획이 세석대피소에서 백무동으로 하산을 했다.

도상거리 : 33.9km, 13시간 15분

준미물점검 : 도시락(햇반1.복음밥1), 김치, 돼지머리편육, 사과1, 오렌지쥬스1팩, 얼린물1, 얼린캔맥주4,

                     팩소주, 오스프리48베낭, 빈물통1, 손수건3장, 왼드자켓

               - 베낭무게가 부담스러운것은 아니였는데, 선비샘 이후 극도로 체력소진 ,

                 덕분에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억꺼리 :

       - 지리종주는 둘째치고 반야봉의 일출과 연분홍 철쭉개화 시기를 맞추어서 다녀오고 싶었다.

       - 했던 것이 종주시간이 길어지고 체력적 고갈의 원인이 되어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하산을 하게 되었다.

       - 구례 군내버스가 성삼재까니 운행을 중단했기에 택시나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이날은 구례구역에 택시뿐 아니라 산객들도 전무했기에 직접 자차로 성삼재까지 올라가게 되었고

         차량회수를 위해서 운봉에서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비용은 50,000원, 인월에서38,000원   

       - 차량회수를 위해 종주길을 포기하고 반야봉에서 삼도봉을 경유 노고단으로 다시 돌아올까 싶었는데

         일단은 삼도봉까지만 가보고 종주길 방향을 잡아보기로 했다.

       - 했던 것이 , 세석까지 가는길에 체력소진을 너무 많이 했고, 천왕봉에 대한 큰 욕심이 없던터라

         턱없는 핑계를 빌미로 백무동으로 하산을 하게 되었다.

       - 결국 구례에서 버스로 노고단까지 차량회수를 해 보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종주길은 종주길데로 중간에 포기하는  이중고의 과실을 낳게 되었다.

       - 참고로 노고단까지의 택시비용은 인월에서는 38,000원, 운봉에서는 50,000원,

         구례에서는 40,000원이다.  

02:00의 구례구역, 택시도 사람도 아무도 없다.예전같으면
식당과 택시들이 성삼재가기위해 야시장처럼 붐볐을텐데...

성삼재에서 출발하는 지리주능 종주
구례버스를 이용할 경우는 4시에 종주시작을 하게 되는데 버스운행이 없는 이날은

03:00부터 능선종주를 시작한다.
동계에는 04:00, 하계에는 03:00분에 등로 개방을 한다.
03:00분 즈음에 시작한 종주길은 짙은 어둠으로 인해 여타한 산행 사진이 없다.
노고단 대피소와 노고단고개에서만 시간측정을 위한자료로 몇장의 사진을 찍었을뿐 임걸령,

노루목 등등에서의 사진이 없던 관계호 시간측정도 되질 않는다.
임걸령 지나면서 여명이 밝아왔고, 노루목 지나고 반야봉 올라가는 길에

반야봉삼거리에서 첫 사진과 시간측정이 시작되었다. 05:15분

 

 

 

혼자가는 길은 빨리갈수 있고, 여럿이 가는 길은 멀리 갈 수 있다.

 

오랜만에 지리산 능선종주길을 나서게 되었다.

새롭게 시작했던 100대명산 길동무 회원중 한분이

적어도 지리종주는 해 봐야 진정한 산꾼이 아니겠느냐며, 한번 가이드를 해 주면

안되겠느냐기에, 흔쾌히 종주 일정을 잡았었다.

했던 것이

이 분은 뭔가 빈정이 상했던지 길동무를 탈퇴했고 흔쾌히 가이드를 해 주겠다던

지만 남아서 혼자서 고독한 종주길을 가게 되었다.

그것도 지 복이고, 혼자하는 산행도 나름 즐겁고 지 맘껏 내 달릴수 있을 것이기에

굳이 잡혔던 일정을 애써 취소하고 연기할 필요는 없을거라 위안 삼고 종주길을 나선것이다.

 

종주길의 시작은 성삼재에서 03:00분 부터 시작이 된다.

예전 구례버스가 성삼재로 올라올때는 대부분의 일정이 04:00분에 맞춰졌었는데

운행이 중단되면서 종주길 출발시간이 1시간 앞당겨지는 새로운 변화가 생긴 것이다.

동절기에는 04:00분 하절기에는 03:00분에 성삼재에서 등로 개방을 한다.

지리산에는 야간산행을 금지하면서도 종주길은 나름 최대한의 빠른시간에 개방을 하는 것은

혹시라도 시간에 쫒기고 뒤쳐지는 경우의 사태를 대비한

나름의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노고단 고개로 올라가는 돌 계단길

04:00분에 출발하면 이곳 노고단대피소 지나면 희미한 여명이 밝아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칠흑같은 어둠과 흐드러지는 별빛만 가득할 뿐이다.

이 칠흑같은 노고단 고개를 오르는 길에

유독 낯설은 목소리가 들린다. 희미한 기억 저편의 구수한 남도 사투리

뒤돌아 렌턴을 얼굴에 비춰볼수도 없고, 그러려니 하고 노고단 고개까지 올랐다.

물론 그 구수한 사투리의 일행도 거의 같은 시점에 올랐기에

노고단 고갯마루에서는 혹시나 싶어서

청산님 하고 불렀다.

맞으면 반응을 할 것이고 아니면 그냥 흘려지나겠거니 싶어서

그랬던 것이

아니나 다를까...

그 반가운 청산님과 나그네님이 노고단 아침 사진을 찍기 위해 출사를 하신모양이다.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ㅎㅎ

그러고보니 내가 교통사고 난 이후 처음이니까

적어도 7-8년은 훌쩍 지난 모양이다.

노루목 지나서 반야봉을 들러간다.
이날은 종주도 종주지만 반야봉의 철죽과 일출을 보고싶었다.
반야봉의 연분홍철죽과 불무장등과 왕시루봉능선에 비춰지는

아침 빛을 담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만약에 이 불무장등과 왕시루봉에 운해가 깔리는 날이면
지리산 비경중 대박을 맞는 날이 될것이지만 어찌 그런 행운까지 바랄수 있을 것인지..
노루목(1480m)은
노루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는 뜻도 있지만 반야봉의 지세가 피아골방향으로

가파르게 흘러내리다가 이 곳에서 잠시 멈춰 마치 노루가 머리를 지켜들고 있는 형상의

바위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종주길에는 이곳에서 늘상 아침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가는 곳이였는데,

이날은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았고 반야봉의 일출시간이 촉박했던 탓에 바로 반야봉으로 올랐다.

지리산의 일출은 반야봉에서 상봉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봐야 제맛이고

지리산의 일몰은 상봉이나 중봉에서 반야궁디로 떨어지는 일몰을 봐야 한다고 했다.

오늘 반야봉에서 맞이한 일출을 보기위해 새벽 밤길을 렌턴에 의지하며 걸었는데

반야봉 삼거리 지나면서 벌써 여명과 일출이 시작되었다.

10분정도 늦은 것이다.

성삼재에서 이곳 반야봉 삼거리까지 거의 쉼없이 걸었는데 쬐끔은 아쉽다.

10여분 빨리 출발을 하던가,

노고단고개와 임걸령에서 잠깐 쉬었던 시간마져 아껴서 걸었어야 했던 모양이다.

성삼재에서 03:00 분 출발, 노루목 지나서 반야봉삼거리에 05:15 분이면 그렇게

게으르고 늦어진 걸음은 아니였던듯 싶은데 

구례구에서 택시를 기다리면서 망설였던 시간에서 가장 큰 오류를 범한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실없는 자책을 해 보게 된다.

반야봉 오르는 데크계단길

계단길 뒷쪽으로 불무장등과 당재 그리고 다시 황장산이 치켜 오른 다음 화개장터에서 그 갈무리를 한다

그리고 가운데 하늘금 아래쪽으로는

백운산 주능인 억불봉과 상봉 , 따리봉과 도솔봉도 선명하게 구분이 가능하다.

 

오늘 종주길은

천왕봉까지 완주하는 것도 나름 목표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이곳 반야봉의 철쭉핀 모습과 불무장등과 왕시루봉으로 떨어지는 빛을 담아보고 싶었다.

철쭉을 배경으로 불무장등의 아침빛과 구름넘어가는 풍경이 얼마나 환상적일 것인지

더불어

지리산 상봉과 중봉쪽에서  올라오는 아침 일출도 보고 싶었다.

지리산 일출은 반야봉에서, 지리산 일몰은 중봉에서 보는 것이 최고라 하지 않았더냐...?

반야봉에서 상봉쪽으로 올라오는 지리산 일출

10분만 빨랐어도 멋진 일출을 맞을 수 있었을텐데...오늘은 쬐?끔 아쉬운 날임에 틀림없다.

반야봉 뒷쪽 고사목쪽에서 연분홍 철쭉이 만발을 했다.

그 철쭉을 전경으로 넣고, 하봉쪽에서 올라오는 태양을 담아내면 멋진 그림이 완성될것이다.

한번 다시 올라가보고 싶은 욕심

이번주면 이 만발한 철쭉도 다 녹아내리고 없을진데...

이번주는 시간이 마땅칠 못하다.

반야봉 정상에는 벌써 태양이 한참 솟아 올랐던 탓에

강한 태양을 비켜서 반야봉과 상봉을 담았다.

고사목 바로 뒷쪽이 지리산 천왕봉 

반야봉 정상에서  불무장등과 왕시루봉 그리고 노고단으로 떨어지는 아침 빛을 담았다.

정면에서 왼쪽이 불무장등과 그 뒷쪽 황장산

그리고 뒷편 가운데는 노고단에서 흘러내리는 황시루봉능선

그리고 멀리 하늘금으로 백운산 주능이 길게  장벽을 치고 있다.

반야봉 삼거리에 베낭을 두고 오천원짜리 핸드폰 삼각대만 들고 올라왔다.

사람없을것같은 반야봉에서 인증샷이라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헌데

이날은 삼각대의 핸드폰손잡이 부분만 빠지고 없다.

얼척없는 일이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나 이외에도 이곳의 아침을 보기 위해 올라온 산꾼들이 제법 많다는 사실

지리종주를 위해서는 이곳 반야봉이

분명 계륵같은 난감한 고민이 아닐수 없을진데...

어떤 생각으로 반야봉을 다녀갈 생각을 하는 것일까..?

다들 그렇게 체력들이 좋은 것인가..?

어쨌든

불무장등으로 아침 빛이 들어오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철쭉을 등뒤로 인증을 남겼다.

바로 뒷쪽이 불무장등이고 황장산은 모자에 가렸다. 

불무장등을 기점으로 오른쪽은 피아골, 왼쪽은 화개재에서 내려가는 목통골이다.

삼도봉(三道峰,1550m)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에 걸쳐 있어

삼도봉(三道峰)이라 부른다

원래 이름은 낫날봉이었는데 정상의 바위 봉우리가 낫의 날을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또 낫날봉이 변형되어 날라리봉, 닐리리봉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이곳 삼도봉은 삼도봉 정상을 확인하지 못하고 바위 조망터를 지난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삼도봉 정상은 말 그대로 낫 날처럼 날카롭다.

이정도의 날카로운 봉우리 정상이면 삼도봉이라기 보다는 낫날봉이 더 정확힌 이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날라리봉이라 했던 것이 어느틈인게 삼도봉과 혼재하여 불려지다가

최근에는 삼도봉으로 굳어져 불리는 추세이다.

삼도봉 낫날봉에서 보이는 불무장등과 황장산 , 그리고 멀리 백운산 

화개재(花開峙,1312m)는

옛날 화개장터와 산내 운봉지방의 물물교환을 위해 넘나들던 고개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곳을 기점으로 오른쪽은  칠불사에서 시작되는 목통골이고 , 왼쪽은 뱀사골계곡으로 갈리는 곳이다.

예전에는 뱀사골 대피소가 자리잡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철거되고 그 흔적만 다른 용도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허허벌판 벌거숭이 사막같은 땅에 복원사업을 해서 지금의 초원같은 고개가 만들어진지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토끼봉(1534m)

반야봉에서 볼때  24방위 가운데 정동(正東)에 해당하는 묘방(卯方)에 해당하고

()는 토끼를 상징하기 때문에  토끼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리산 주능 종주시 화개재에서 토끼봉을 오르는 것은 늘 힘들고 다리 힘풀리는 버거움이다.

지리종주시 첫번째로 만나는  고난의 오름길인 것이다.

실상 먹을것 가득한 등짐을 짊어지고 이곳을 지난다는 것은 어쩔수 없는 곤욕의 시간으로서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등짐무게 1kg을 줄이면 도상거리 1km를 더 갈수 있다고 했다.

01: 00 여수 집 출발
02 : 00 구례구역
02 : 20 성삼재 자가용 출발
03 : 00 성삼재 산행 시작
03 : 30 노고단 대피소
03 : 45 노고단 고개
05 : 15 반야봉 삼거리
         (반야봉0.8km,  천왕봉20.5km, 노고단4.7km)
05 : 30 반야봉 05 : 45 하산
06 : 18 삼도봉
06 : 35 화개재
07 : 00 토끼봉 - 휴식, 간식
07 : 55 총각샘
08 : 10 명선봉 
08 : 15 연하천 대피소  - 휴식 08 : 35 출발
08 : 50 삼각고지
09 : 15 형제봉
09 : 50 벽소령 대피소
10 : 35 선비샘
10 : 40 선비샘 지나서 만나는 조망터
11 : 00 천왕봉을 찾아보세요 봉우리 직전에서 점심
11 : 40 출발
12 : 00 지리산천왕봉을 찾아보세요 봉우리
12 : 12 칠선봉
12 : 53 영신봉
13 : 02 세석대피소 사거리, 백무동 가는 초입에서 휴식
14 : 30 가네소폭포
14 : 45 첫나들이폭포
15 : 06 백무동 날머리
15 : 15 쉼표, 생맥주 15 : 35 버스정류장 16:30 인월행 버스
 운봉에서 택시로 성삼재까지 50,000원

 

토끼봉에서 연하천대피소 가기전 총각샘 직전에서 나무 잡목사이로 지리 주능이 조망된다.

삼각고지, 벽소령 , 덕평봉, 그리고 영신봉을 위시한 상봉까지..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 뇌리에서 잊혀지고 없지만 지리산 물중에 단연 최고였던 총각샘을 지나게 된다.

빗점골에서 올라오는 숨은 등로의 끝점

그 옛날에는 이 총각샘에서 비박도 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발길이 끊겨서 많이 묵혀가고 있다.

총각샘을 지나고 가파른 데크계단을 오르면 곧 이어서 명선봉 옆을 지나게 된다.

명선봉(明善峰,1583m)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있는 명선봉~삼각고지~형제봉~벽소령 능선은 한국전쟁 때 빨치산과

국군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어서 피의 능선이라 불리기도 한다.

명선봉에서 내려다보이는 빗점골이라는 골짜기는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은 너른바위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금은 그 흔적들을 지워서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이곳 대성동 골짝에 토끼몰이식 빨치산 토벌이라는 이름으로

어마무시한 폭탄투하가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 명선봉은

대성동 빗점골에서 토끼봉으로 올라서 명선남릉을 타고 내리면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명선봉 또한 정상을 지나지 않고 명선봉 9부능선 옆구리를 타고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산꾼은 지리산 명선봉이 어디쯤 있는지도 가늠하지 못하고 지나는 것이다.

명선남릉은 대성동으로 , 명선북릉은 뱀사골 얼음골이나 와운마을로 하산할 수 있다.

연하천(烟霞泉,1480m) 대피소

연하(烟霞)란 이름은 안개와 노을이 멋진 선경을 의미하는데

지리산 종주로를 개척했던 연하반 산악회에서 산악회 이름을 따서 이곳을 연하천이라 작명하였다고 한다.

연하천 대피소에는 꽃미남(꽃에 미친 남자)시인인 김원규의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의 시 한구절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곤한다.

-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 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연하천 대피소와 김원규시인 싯구절

그리고 지리주능에 절정으로 피여나고 있는 병꽃

윗사진 오른쪽은 삼각고지(삭각봉)

예전에는 이곳에 45도 각도로 누운 고사목이 있어서 이곳을 미사일 고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삼각고지에서 보였던 대성동(빗점골)과 토끼봉능선으로 가운데 푹 꺼진 곳은 당재(안당재)라 한다.

그 안당재에서 오른쪽 뒷편으로는 삼도봉에서 흘러내리는 불무장등의 끝점인 황장산이다.

이 황장산은 당재(바깥당재)에서 다시 치고 올라서 화개장터에서 그 끝을 마무리 한다.

그리고 황장산 뒷쪽으로는 백운산 상봉과 따리봉, 도솔봉

토끼봉능선 뒷편으로 가장 오른쪽 두리뭉실한 봉우리는 왕시루봉

 

형제봉 도착직전의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지리주능

정면에 벽소령(정면 중앙에 하얀 점)이고

그 뒷쪽은 덕평봉이지만 정면을 넘지 못하고 선비샘을 경유 우히해서 지난다.

덕평봉에서 오른쪽 대성동 방향을 덕평남릉(오토바위능선)이라하고,

왼쪽 비린내골 왼쪽능선을 일명 덕평북릉이라 한다.

덕평봉 바로 뒷쪽으로는 영신봉과 촛대봉이 살짜기 고개를 내밀고, 왼쪽으로는 상봉과 중봉이 자리를 잡았다.

바로 앞 계곡은 대성동에서 의신을 거쳐 삼정마을까지 이어지는 계곡일테고

그 뒤 첫번째 능선은 토끼봉에서 시작되는 토끼봉능선으로

가운데 푹 가라앉은 곳을 당재(안당재)라한다.

그 뒷쪽으로는 삼도봉에서 시작되는 불무장등으로

바깥당재에서 다시 시작되는 황장산이 보여진다.

다시 그 뒷쪽은 노고단에서 시작되는 왕시루봉도 보인다.

그리고 가운데 멀리 보이는 곳은 광양 백운상의 주능으로

억불봉 상봉 따리봉 도솔봉까지 쉽게 구분되어진다.

왼쪽 길게 늘어선 능선은 남부능선이고 남부능선 뒷쪽으로는

악양 최참판댁 뒷산인 성제봉도 구분할 수 있다.

형제바위와 형제바위 지난후의 조망좋은 너른바위

형제바위는 우뚝 솟은 봉우리가 우애 깊은 형제와 비슷한 모습이라 해서 명명됐다

언뜻 보기에는 한 개의 큰 석상(石像)처럼 보이나 자세히 보면 서로 등을 맞대고 서 있는 두 개의 석상이다.

예전에는 이곳 형제봉 바위틈새에 멋진 구상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멋진 쉼터 그늘을 만들고

지리산 벽소령과 천왕봉을 조망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었는데

새월을 이기지 못한 것인지...기후탓으로 수분이 부족했던 것인지

언젠가부터 이 구상나무는 시름시름 말라죽고  고사목으로 자리하드만

이마저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지금은 썰렁한 바위만 남았고 출입금지 금줄로 출입마저  막았다.

다시한번

왼쪽 가장 높은곳은 토끼봉정상

토끼봉을 타고 내리는 능선은 토끼봉능선( 어떤이는 칠불사능선이라고도 함)과 당재

당재 뒷편은 황장산 , 황장산 뒷쪽 하늘금에는 백운산주능, 토끼봉능선 뒷쪽으로1시방향은 왕시루봉

벽소령(碧霄嶺,1350m)대피소

달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너무나 희고 맑아서 오히려 푸르게 보인다 하여 

벽소령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이곳은 대성동 삼정마을과 반대편 음정으로 비상 탈출할 수 있다.

덕평봉(德坪峰,1522m)

정상부가 각이 지지 않고 평평한 것이 덕스러워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데

어디쯤인 덕평봉인지도 구분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벽소령대피소에서 작전도로가 끝나는 지점(비린내골 들머리)에서 선비샘으로 이어지는

덕평봉 등허리길을 돌아서 비켜 지나기 때문이다.

선비샘에서 이어지는 덕평남릉은 오토바위 능선이나 대성동 또는 의신 원통암으로 내려설수 있고

비린내골과 연결되는 덕평 북릉은 지리산휴양림이나 음정으로 하산 할 수 있다.

 

선비샘(1456m)은

옛날 덕평골 화전민 이씨라는 노인이 살았다

노인은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죽어서라도 남에게 존경을 받고 싶어 자식들에게 자신의 묘를

상덕평의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하였다.

효성스러운 자식들은 그의 주검을 샘터 위에 묻었고

그로부터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샘터의 물을 마시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려서

무덤으로 절을 하는 형상이 되어 죽어서 남들로부터 존경 아닌 존경을 받게 된 것이다.

지리산 천왕봉을 찾아보세요 "

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이름없는 봉우리

덕평봉은 이름뿐 정상을 넘질 못하고 선비샘을 경유 우회를 하고,

영신봉이나 칠선봉은 조망이 없는 허울뿐인 봉우리 이다. 

반면 이곳 이름없는 이곳 봉우리는 천왕봉과 대성동 그리고 남부능선 까지 선명하게 바라볼수 있는

최고의  조망터인데...어쩐 일인지 쉽게 이름붙여질 것 같은 이곳에 이름하나를 얻지 못하고

지리산 천왕봉을 찾아보라는 맹탕같은 표지판만 세워져있다.

 

 

칠선봉(七仙峰,1576m)

봉우리 자체가 암장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일곱 개의 바위가 오밀조밀 모여서 정상을 이룬 모습이

마치 일곱 선녀가 한자리에 모여 노는 형상과 같다고 해서 칠선봉이라 불린다.

봉우리 라기 보다는 노루목처럼 지나는 길목처럼 생긴 이곳 칠선봉

대부분의 종주팀들이 이곳 칠선봉을 지날때 쯤이면 체력적 고갈을 경험하게 되는곳이기도 하다.

특히나 영신봉 넘을때는 왜 그리 힘이 들고 지치는 것일까..?

 

칠선봉과 영신봉 중간지점의 요한한 바위 암릉지대를
지나는 지점에서 보이는 대성동방향과 천왕봉

 

영신봉가기전의 바위전망터, 멀리 반야봉까지 조망이된다.

영신봉(靈神峰,1652m)에 도착을 했다.

물론 영신봉은 정면으로 넘질 못하고 옆으로 우회를 한다. 통상 이곳 길목을 영신봉이라 하는데

영신봉은 이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100m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은 봉우리라 말하기 민망할정도로 특색없고 두리뭉실하다.

예전에는 세석대피소에 자리를 잡지 못했던 종주팀들이 이곳 영신봉 정상에서 비박도 하곤 했다는데

요즘에는 그런 비박은 꿈도 못꾸는 현실이 되었다.

저녁 일몰시간에 반야봉을 바라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영신봉에서 세석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촛대봉

 

 

촛대봉(1703m)

한 여인이 산신령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촛대를 켜고 천왕봉을 향해 빌다가 돌로 굳어버린 모습이라고 전한다.

촛대봉의 옛 이름은 촉봉(燭峰) 혹은 촉대봉(燭臺峰)이었다.

촉봉 혹은 촉대봉이 오늘날의 한글 명칭으로 촛대봉이 되었다.

이제 오늘 산행의 끝점이 보이는 곳이다.
차량 회수를 위해 백무동으로 하산하고,
남원을 경유 구례에 4시30분까지 도착을 할 수 있으면

군내버스로 노고단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턱없는 욕심과

그 설득역 없는 핑계로 천왕봉 종주를 포기 해 버리는
나약함이라니..ㅎㅎ

어쩔수 없다.
한번 마음에서 천왕봉을 넘는 종주길을 접고 나니
별의별 이유를 들어서 자기 합리화를 시킨다.

차량 회수를 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다.
지리산 천왕봉, 그깐것 그토록 많이 올라보았는데..
이번에 굳이 애써 갈 필요 없는 곳이라고..

또는
이제 더이상 걸어줄 체력이 고갈되었다는둥 ...

이런저런 해괴한 핑계로 무장하고
백무동으로 하산하기로 마음먹고 세석대피소를 
들르는 것도 포기하고 백무동 내림길 정상에
오늘 마지막 휴식이지 마지막 남은 얼음맥주로
오늘 고생한 종주길의 무사함을 자축하는 휴식을 갖는다.

처음부터 천왕봉 정상을 찍고 다시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하산을 할 계획이였으니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내려간들 크게 억울할 것은 없다.
여수에서 지리종주는 중산리나 대원사보다는
당연 백무동을 경유 남원으로 차량선택을 해야
손쉽게 집으로 돌아올수 있다.
이번에는 노고단에 차량을 올렸기에 여러모로 골치아픔

 

지리산 종주 2022

다른때와는 달리 반야봉 일출과 반야봉 철쭉을 기어이 구경했던터라

시간과 체력이 많이 고갈이 되었다.

게다가

혼자하는 종주길은 바쁜일도 없을 것이면서 충분한 휴식없이 많이 서둘렀다.

혹시나 백무동으로 하산을 하면 노고단에 주차한 차량회수를 위해서 버스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허황된 욕심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을 가로막았나보다.

결국은

지리산 종주도 세석에서 포기하게 되었고 더불어 차량회수도 버스로 올라가지 못했던

마음만 급했고, 차량회수를 위한 비용만 많이 들었던 썩 개운치 못한 종주길이 되었다.

뭐 , 그렇다고 절반의 성공이니 절반의 실패니 하는  애매모호한 마음은 없다.

지 좋아하는 반야봉 일출과 철쭉을 구경을 충분히 했고

또한 35km가까운 지리주능길을 무탈하게 걸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는지..?

 

어쨌든 이번 지리종주 2022는 성삼재에서 3시00분에 출발

반야봉을 들르고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오후 3시 15분에 안착을 했다.

 

덤으로 백무동 날머리 쉼표에서 시원한 해갈을 위한 생맥주 한잔

 

아...차량회수

백무동에서 인월가는 버스를 타고

인월에서 남원역으로 이동후 기차로 구례구에 도착한 후

다시 택시로 노고단을 올라가려고 인월에서 남원가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하나

왜 내가 굳이 남원역을 경유 구례까지 가야하는 것이지...?

 

운봉을 지나는 버스에서 급하게 정차를 하고 택시로 성삼재까 올라서 차량회수를 했다.

인월에서 바로 택시를 탔으면 산내면과 반선을 경유 성삼재로 오르면 택시38,000원이면 될것을

운봉에서 택시를 타니

육모정과 정령치를 경유 성삼재를 가는 택시비가 50,000원 이라고 한다.

참...오늘은 이래저래

시간과 금전적 손해가 막심한 그런 종주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