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딸각산과 천등산의 봄날을 넘다.
4월의 두번째 일요일
저번주에 둘러보았던 천등산과 마복산 중
우선적으로 천등산을 먼저 걸어보기로 했다.
고흥의 산이라고 하면
가장 대표적인 팔영산과 거금도의 적대봉을 우선적으로 생각할수 있겠고
틈새시장격인 천등산과 마복산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수 있을 것이다.
크게 대수롭게 생각지 않았던 이 계륵같은 고흥의 산군들...!
여수와 고흥간의 연륙교가 연결이 되면서 유독 가까워졌을것같은
심리적인 거리감...!
그 심리적인 거리감을 빌미로 천등산과 마복산을 떠올리게 되었고
그 첫번째로 천등산을 우선적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 코스 : 송정마을 - 가시나무재 - 월각문 - 딸각산 - 갈림길삼거리 - 천등산 봉수대
- 칼바위 - 사스목재 - 임도 - 저수지 건너서 송정마을회관
산행일지
. 09:00 여수출발
. 10:10 송정마을회관
. 10:20 산행시작
. 11:00 가시나무재(첫번째 조망바위)
. 11:30 딸각산 정상
. 12:00 철쭉공원
. 12:30 천등산 봉수대 ,암릉너른바위 휴식
. 13:30 출발
. 14:40 송정마을회관 산행 종료
딸각산(달각산, 월각산) 산행의 시작은
보통 송정교회에서 시작하거나 ,
도로변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가 극성인 요즘같은 경우에는 마을까지
애써 진입하는 경우보다는 도로변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더 경우에 맞는 일일테지만...
오늘은 지 혼자만의 산행이라서 굳이 마을회관
앞까지 지 차를 끌고 들어오게 되었다.
산악회에서 무더기로 산해을 할 경루라면 당연,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게 나름의
정석이겠지만 주차장이나 송정교회에서
시작하면 송정마을을 거치고 딸각산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실속없는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 딸각산의 실제적인 들머리는
송정마을 또랑옆을 따라 올라가는 임도길을
10여분 따르다가 요란하지 않은 소박한
이정표를 만나면 산길을 따라 오름하면 된다.
초반의 산길은 느슨하고 순탄한 고즈넉한 동네
뒷산길이다. 이런 이름없는 동네 뒷산길을
누군가가 어찌들 알고 찾아든 것인지는
모를 일이나 찾는 사람이 많았던지 길 흔적은
선명하고 정비 또한 잘 되어 있다.
딸각산 정상에 거짐 도착을 할 즈음이면 색다른 바위군을 만난다.
이름하여 월각문
보통은 이런 바위관통굴을 만나면 통천문쯤으로 명명하는게 통상적인데
이곳은 월각문이다.
달이 이곳을 관통하는 문도 아니고, 달이 이곳에 머물러 있다는 곳도 아니고...
무슨 연유로 딸각문도 아닌 월각문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을까..?
어쨌든 이곳 월각문을 관통할수 있을지 싶어서 애써 밑에 경사면을 치고 올라왔는데
낭떨어지 벼랑으로 기어 올라갈수는 없고
예전에 이곳에서 토속신앙 관련 고사를 지낸 흔적이 고스란이 남아있다.
딸각산 정상
다녀간 산님들의 흔적을 보면 이곳에 굴러다니는 정상표지석이 보이곤 하던데...
이번 산길에서는 바람에 날려간 것인지 그 노란표지석도 찾을수가 없다.
생각없이 찾아온 길이라면 월각문이 어디 있는지..?
또 딸각산이 어디에 있으며 정상은 어디쯤인지 도통 구분을 못했을성 싶다.
천등산 산행은
이곳 딸각산 정상에서 비포장 임도길을 따라 하산하다가 삼거리에서
철쭉공원 가는길 방향에서 봉수대로 직등하는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오르던가
아니면 철쭉공원까지 임도길을 타고 가다가 공원 계단길의 순탄한 등로을 택하면 된다.
이 두가지 방법의 실없는 선택의 실익은
어차피 동네 뒷산급의 낮은 산자락에서 벌써 중허리 이상을 올라왔으니
어떤길을 선택해도 더 큰 수고로움으로 인해 크게 후회되거나 손해볼것없는
고만고만한 실속없는 선택이지 싶다.
딸각산과 천등산을 잇는 임도 삼거리
일명 앙천잇재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름도 어려운 앙천잇재
사동재라는 저수지에서 출발해서
이곳을 경유 철쭉공원을 넘고
반대편 (지명이름 모름)까지
넘어가는 곳이다.
색다른것은 이곳에 아담한 화장실까지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아마도 지 맘데로 생각을 펼쳐보면
예전에 이곳에 캠핑장이나 공원이
조성되었던 곳은 아니였을까..
하는 얼척없는 생각...ㅎㅎ
앙천잇재에서 천등산 철쭉공원까지
이어지는 임도길, 오늘 아침 산행시작후
그 어떤 사람도 만나본적없는 산행길...!
혼자만이 차분하게 걸어가는 이길이 유독
마음에 든다.
낮은 동네뒷산이라 너무 서두를것도 없다
지리산에서 느끼는 등골 오므라들고
머리 쭈뼡해지는 뻘춤함도 없다.
그저 마음 편한 동네 뒷산답게 마냥
여유롭고 편안하다.
동네 뒷산 산행이라는 것은
이런 맛이였던 것일까..?
사동재에서 철쭉공원으로 오름하는 임도길
단풍올라오는 가을도 괜찮을것 같고
몇 주 후에 철쭉올라오는 철에 철쭉공원
전망데크에 비박텐트를 지어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앙천잇재에서 철쭉공원까지는
가파름없이 느슨하게 걸어가면 20 여분
소요가 된다.
원 등로는 앙천잇재 조금 지난후에 바로
천등산으로 오름하는 급경사길과 만나는데 ,
오늘은 철쭉공원의 철쭉개화상태도
궁금하고 공원의 모양새도 궁금해서
애써 불필요한 걸음을 돌았다.
적어도 철쭉피어나는 지금이 아니면 이쪽 임도길을
걸어나갈일은 없어보이지 않을런지...!
구슬붕이...!
천등산 봉수대 지나는 길에 유독 많이
피였길레 핸폰 카메라도 담았다.
천등산 봉수대는 잡다한 나무들이
덧자라서 봉수대로서의 조망들이
갈수록 막혀가는 느낌이다.
이곳 봉수대 도착 직전
낮익은 막걸리가 눈에 들어와
염치불구하고 한잔 얻어마시는
시원한 꿀맛을 맛볼수 있었다.
이름하여 여수 생막걸리...ㅎㅎ
여수 미평에서 오셨다는 이분
같은 동네 사시는 분이라서 더 반갑다.
오늘 딸각산과 천등산 산행중 두번째 휴식시간이다.
딸각산은 10 여분의 짧은 토막 휴식시간이고 이곳에서의 휴식은
바쁠것 없을 한없는 여유의 시간이다.
사람없는 이곳 너른바위
혼자 청승같이 하염없이 노닥거려도 한시간이 언젠지 모를만큼 훌쩍 지났다.
고작 캔맥주 두개와 육포가 지 오지랖 청승같은 친구의 전부였는데...ㅎㅎㅎ
그나저나 이 날라묵은 핸폰카메라 마저도 없었으면
적적하고 청승같은 외로운 산행을 어찌 했을꼬...?
천등산 봉수대에서 이어지는 암릉구간
이어지는 길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꽤나 스릴있고 앙칼진 암릉길이다.
느슨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포인트가 없는 천등산
그나마 이곳 암릉구간이 있어서 괜한 헛씸을 썼다거나 싶거나,
먼길 달려온 기대감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반감시켜주는 구간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물론 천등산은 이곳 암릉구간이 아닐지라도 아기자기한 남도 섬자락을 조망하는 맛은
남도 끝자락 산행이 안겨주는 잊지못할 별미 이기는 할 것이다.
지금보다는 2주쯤 후에 올수 있으면 바위 암릉으로 피여나는 철쭉과 함께 보이는 남도 끝자락
고흥이 더 멋드러진 기억으로 남을수도 있으리라...!
사스목재(임도)
천등산 봉수대에서 20여분 급격사 하산길을
내림하면 사스목재 임도에 도착을 한다.
이곳부터는 줄곧 임도를 따라 하산을 하는데...
어찌보면 실제적인 산행 종료일지도 모를 일이다.
윗쪽길 임도를 따르면 앙천잇재를 지나
철쭉공원으로 올라갈수 있고.
반대길인 내림길을 선택하면 사동재로
연결이 된다.
송정마을로 원점회귀를 할 것이면 임도를
가로지르는 산길을 잠시 타고내려서 다시
또다른 임도를 찾아 내려야 한다.
14시 40분 다시 송정마을 회관 앞이다.
10시 20분에 출발했으니 총 산행시간이 4시간 20분 걸렸다.
정상 바위 암릉에서 1시간을 꼬박 버벅거렸으니...실제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 소요 되었겠다.
가까운 여수 집에서 1시간 10분을 달려서 3시간 산행이라...!
생각보다 멀리까지 달리는 시간이다.
이정도 시간이면 남도나 경상도쪽으로는 왠만한 산군들은 죄다 찾아갈수 있는 시간
그 시간에 대한 기대치로 친다면 30% 정도 아쉬운 산이라고 할까...?
더 맑은날이고 산꽃들이 피여날것이면 10%정도 아쉬운 산으로도 변심할수 있을까...ㅎㅎ
아마도 왠만해서는 다시 찾기는 쉽지 않을듯 싶기도 하다.
산행보다는 가벼운 산행겸 단합을 위한 번개산행지로 좋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ㅎㅎ
이번달, 그러니까 국립공원 경방기간이 끝나기 전에
고흥의 마지막 계륵과 같은 산인 마복산을 다녀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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