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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대한민국 100대 명산

지리산 천왕봉, 100대명산 그 쉰세번째 산행

2021년 지리산의 첫 산행에서 환상의 눈꽃 세상을 만나다.

지리산 천왕봉 산행

▣ 산행코스 : 중산정류소 - 중산리 매표소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중산리 / 

▣ 산행일시 : 2021 신년산행 ( 1월의 첫번째 일요일인 1월3일)

▣ 산행지기 : 오랜산행지기인 세석과 함께 ...

▣ 산행시간 : 07:00 중산터미널 출발 - 17:00 산행종료 

▣ 특징적 산행메모

    - 작년 6월이후 처음이며 올해 첫 산행은 지리산 천왕봉이 되었다.

    - 은근히 다리를 핑계로 멀리했던 지리산이 다시 허기진 욕심으로 다가올수 있겠다 싶은 생각

    - 지리산 산행중 짧은 구간에서 가장 환상적인 눈꽃세상을 만났다.

    - 바람은 거친 광풍수준으로 불었으되, 하늘은 깔끔하고 시야도 그럭저럭 좋은 수준이였다.

    - 새해 첫 신년산행인데 코로나 확산금지 일환으로 중산리매표소까지 차량 접근이 금지 되었고

      더불어 4시에 산행 허용하던것을 7시부터 시작하게 했다.

    - 사람이 많이 모이는 천왕봉 정상에서는 마스크를 꼭 하라나..ㅎㅎ

    - 수없이 오르내리던 산이라서 사진은 로타리대피소 헬기장에서부터 시작했고 

      장터목대피소 이후 사진은 더이상 자취를 감췄다.

    - 이날은 삼봉산의 손시림에 데였던지, 초급, 중급, 상급의 장갑 3종세트를 전부 동원했다. ㅎㅎ

    - 수없이 많이 오르내렸던 지리산, 지리종주만도 50번이상일테고, 비법정 샛길탐방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정도

       이 지리산 또한 그 많은 산행기록중 하나를 골라서 100대명산 인증기록으로 남긴다. 2024년 3월27일

지리산 산행 일지

05 : 00 여수 출발

07 : 00 산청 중산 정류소 출발
  - 중산리매표소 차량통제 되는 날이였음
  - 차량통제, 등산객은 7시부터 산행 가능
07 : 30 중산리 매표소 산행시작
09 : 10 로타리 대피소
11 : 55 천왕봉 정상
12 : 20 통천문
13 : 00 장터목 대피소
14 : 35 장터목 대피소 출발
     - 장터목에서 중산리로
     - 천천한 걸음
17 : 00  - 중산 정류소 도착했지 않았을까?
     - 도착시 사진기록이 없어서 도착시간 모름

 - 12시간 소요 ㅎㅎ
   : 아무리 천천한 걸음이였다고해도
     너무 많이 걸렸네 ...!









 

 

▲ 법계사를 지나고 처음만나는 심장안전쉼터에 도착해서

2021년 새해 첫주말

주변으로 보이는 산 능선에 눈이 가득하다.

너무 힘들지않을만큼,  오르면서도 눈구경은 하고 싶은 그런 산군을 찾고 있던중

오랜 산행지기인 세석한테서 전화가 온다.

보나마나 산에 가자는 것일테고, 당연 같이 산행을 하기로 했다.

간만이고 새해 첫 산행이니 지리산 천왕봉을 가자고해서 흔쾌한 승낙

, 오랜만에 찾아가는 나의 허기진 지리산도 반갑고, 

기억도 가물한 천왕봉의 겨울풍경도 오랜친구를 만난것처럼 반가울것이다.

 

출발은 여수에서 5시 , 산행은 7시면 가능할 것이다.

시간은 애써 구애받지말고 늦어지면 늦어지는데로, 어둠이 내리면 어두운데로 걸어보기로 했다.

▲ 법계사 지나고 처음 만나는 안전쉼터. 오늘은 이곳에서부터 아이젠 착용을 했다.

동이트기 시작한 천왕봉 오름길에서는 오늘따라 유난히도 바람소리가 거칠다.

날씨는 흐린구름이 물러나기 시작하면서 맑은 하늘로 바뀌어가는데

이넘의 미친 바람은 시간이 갈수록 더 앙칼지고 괴성을 동반해서 몰아친다.

중산리 계곡길을 오르는 길이 이모양이면 ,

상봉을 비롯한 주능에서는 얼마나 미친 칼바람이 몰아치는 것일까...?

참...뻘춤한 걱정이 앞서는 난감한 일이지 싶다.

▲천왕샘 쉼터 도착전 조망바위에서, 멀리 백운산 상봉과 따리봉, 도솔봉이 보이고 중간에는 삼신봉, 맨앞쪽은 일출봉능선
오른쪽 첫번째 능선이 황금능선, 세번째 능선이 웅석봉과 달뜨기 능선, 중간지점은 대원사 뒷산쯤 되보이는데 정확하질 못하다.

아주 오랜만에 걸어보는 지리산의 겨울산행

그것도 가장 퍽퍽한 오름길인 중산리에서 올라가는 깔딱오름길을 선택한 산행이다.

그나마 천천한 걸음을 즐기는 세석과 동행하는 산행이였던터라 서두르거나 쫒기는 일이 없는

차분하고 느려터진 산행을 할수 있어서 아주 편하고 부담없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이겠다.

날씨는 춥고 살을 에일것같은 바람 덕분에 중간에 자리잡고 가져온 잡다한 푸성귀도 먹을수가 없다.

춥지 않을려면 무조건 쉬지않고 걸어야만한다.

땀이 식지않고 계속해서 나올수 있도록..ㅎㅎ

헌데...정상 오를때까지 땀방울이라고는 단 한방울도 흘리지 않았다는 믿기지 않은 사실..ㅎㅎ

▲ 천왕샘 직전의 안전쉼터 오르는 계단에서....오른쪽 제석봉, 가운데 정면이 연하봉, 왼쪽 봉우리는 촛대봉 정면 가장 뒷쪽은 반야봉과 노고단

 

▲ 천왕쉼터에서 정면 12시방향으로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왼쪽 끝점에는 황매산이 조망된다.
▲ 천왕샘 도착직전의 쉼터 , 정면앞이 일출봉능선, 그 뒷쪽으로 시루봉과 촛대봉, 오른쪽끝으로는 노고단과 반야봉

지리산 산행코스중

중산리에서 천왕봉 오르는 코스중 가장 힘든곳을 꼽을라치면

이곳 천왕샘 도착전 쉼터까지 올라야 하는 계단 오름길과

천왕샘에서 상봉까지 오르는 계단길이 아니겠는가 싶다.

이쯤 올라오면 어쨌거나 체력은 거짐  소진되었을 것이고, 인내의 한계와 지리산에 대한 어설픈

욕심도 미련없이 달아나고 없을 시점이지 않겠는가..?

몇번을 오르고, 몇십번을 올라도 이곳 오를적에는 늘 같은 생각 같은 난코스 임에 틀림없다.

내가 왜 이런 미친짖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정상에 오르고나면 눈물처럼 퍽퍽했던 오름길의 난감함이 거짖말처럼 사라지고,

멍청한 치매걸린 환자처럼 다음 산행코스를 생각하게된다.

 

다음번 눈꽃산행은 북풍한설의 대명사급인 서북능선 만복대나 가볼까...?

▲ 천왕샘에서 천왕봉(상봉) 오르는끝없이 허기진 오름길

 

▲ 천왕샘 지나고 상봉 오르는 난감한 오름길

 

 

▲ 천왕봉 오르는 길에 오른쪽 암석들

 

▲ 천왕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고난의 계단 오름길

 

▲ 천왕봉 정상

지리산 상봉

코로나 확산방지정책으로 이른새벽 출입을 막고, 중산탐방지원센터까지의 자동차 진입을 막았던 탓일까..?

상봉에 위태한 바위보다 더 많은 사람이 메달려 있어야 할 상봉에 지리바라기 산꾼들이 너무 한산하다.

칼바람에 잠시도 머물수 없었겠지만 일요일 신년 산행치고는 산꾼들의 흔적이 너무 적은 날중 한날이다.

바람도 미친년처럼 몰아치는 정상에서 마스크는 꼭 써야 한다는둥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둥 해서 한두번 온곳도 아니고 해서 정상에 발 올리는것을 포기하고

뒷편 우회등로를 거쳐서 하산을 서둘렀다.

 

▲ 천왕봉에서 보이는 중봉과 하봉 그리고 두류능선

 

 

▲ 천왕봉에서 장터목 방향으로 하산중에 보이는 지리주능

멀리 11시 방향으로 노고단과 반야봉 그리고 정면12시 방향에 만복대가 보인다. 

▼ 아래사진 10시방향은 촛대봉이고 촛대봉 바로 뒷쪽으로는 왕시루봉이다.

오늘은 눈이 쌓여서 그런지 밝은 시야를 보이는 날이 아니면서도 거리가 아주 가깝게 보여진다.

멀리 반야봉과 만복대가 바로 앞 건너편에 있는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이다.

 

 

▲ 천왕봉 오르는 깔딱오름길 옆 삼형제 구상나무, 요즘 지리산의 구상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죽어가고 있다. 무슨 기후의 변화인지..모를 일이다.

천왕봉 내림길에서 만나는 구상나무 삼형제도 벌써 죽어 고사목의 길을 가고 있는것이 안타깝다.

다음번에 이곳에 올적에는 이마저도 쓰러지고 없을지...?

이곳에서 보이는 조망도 가히 일품이다.

정면 앞이 제석봉이고, 그 뒷편이 반야봉과 노고단이다.

반야봉에서 왼쪽 느슨한 봉우리가 왕시루봉일테고, 오른쪽 바로 옆으로 만복대,

그리고 오른쪽 끝점은 바래봉이다. 

 

 

살아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던 고산준령의 고사목들

어느틈엔가 하나둘씩 지 생명을 잃고 , 죽어서 더  멋진모습으로 천년을 갈것같은 고사목들이 

지리산의 거친 칼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 둘씩 사람들 시야에서  살아져가고  있다.

이곳 고사목도 살아서도 죽어서도 영원히 한쌍일것 같은 반백년 연인같은 지리주능 바라기 나무가 

언제부턴가는 지 짝을 잃고 외로운 청승으로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마저도 몇해나 더 버틸수 있을런지..?

 

아마도

지금의 구상나무의 고사 상태로는 조만간 지리산의 고사목은 완벽한 자취를 감추고

전혀 듣도 보지못한 새로운 나무들이 지리산의 모든 능선에 자리를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 통천문 위에서 보이는 지리주능,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에 걸쳐서 이쁜 사진적 풍경을 선물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 눈꽃나무 그림자가 눈밭에 피였다.

 

바람은 미친듯이  거칠게 나뒹굴면서도 햇볕은 원없이 푸근했던 양면의 칼날같은 오늘의 날씨..!

몇일동안 쉬지않고 쏟아부었던 폭설과 , 밤 낮 없이 미친듯 몰아치는 칼바람에 간신히 버텨내던 눈세상이

마지막 열정을 쏟아서  몽환같은 눈부신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바람의 생체기를 간신히 이겨내고 있는 지리 주능의 고급스러우면서 아슬한 눈꽃세상

이런날 이런 지리산에 올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하고 고마운 일인지..?

그 수많은 지리산을 올라 다녔어도 이런 모습을  만날수 있는 날은 결코 쉽지 않았던것도 사실이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날씨가 흐려도 암흑같은 잼뱅이고. 수북히 차곡차곡 쌓여있어도

 아슬한 긴장감이 떨어지는 밋밋하고 평범한 풍경이 만들어지는게 허다하다.

지금처럼 칼바람에  지 몸뚱이들이 대책없이 잘려나가고,

  아픈 바람흔적의 생채기가 고스란이 남겨져 있을때

비로소 전율같은 아름다움을 느낄게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를일이다.

 

▲ 제석봉 가는 길에 뒤 돌아본 천왕봉

 

 

 

 

 

▲한없이 불어재끼는 칼바람이 지리주능에서 또 하나의 험준한 설산암릉을 만들었다.

 

 

 

▲ 제석봉 전망대에서 장터목 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에서 보이는 지리주능. 예전의 고사목이 있을때는 이곳에서도 멋진 사진적욕심을 내던 곳이다.

 

▲ 장터목 대피소 도착직전의 눈꽃터널

 

▲ 장터목 대피소에서 보이는 반야봉과 서북능선
▲ 장터목 대피소에서 보이는 중산리쪽

장터목대피소

늦어지기전에 일찍 자리정리하고 하산하라는 재촉질에 몰래몰래 도둑술을 먹던 자리를 털고

하산길을 재촉했다.

아무리 천천한 걸음으로 올랐어도 여유시간이 많았던 터라

내림길에서도 한없는 천천함 걸음이다.

애써 서두를 필요없는 지리산 내림길

사진한장 없고, 날머리를 알리는 사진도 없다.

다만 이만큼의 겨울 산행을 하더라도 은근 걱정이 앞서곤 했던 두 다리가

튼실해 졌음에 무한 감사를 할뿐이다.

 

정말 다음 겨울 눈꽃 산행은 상위마을에서 만복대나 가봐야 하는 것은 아닐른지 모를 일이다.

아니면 무등산에 가보는 것도 물리지 않는 그리움 일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