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봉 능선으로 오르는 종석대
▣ 산행지 : 지리산 차일봉 능선
▣ 산행 일시 : 2021년 02. 21(일요일)
▣ 산행코스 : 화엄사 주차장 - 원사봉 - 차일봉 - 종석대 - 무넹기 - 코재 - 연기암 - 화엄사 - 주차장
▣ 산행지기 : 오랜 산행지 기인 세석과 함께...
▣ 기억 거리
- 남원 문덕봉 고리봉을 가보려고 준비 중이던 산행이 세석과 약속이 잡히면서 지리산으로 급 방향을 바꿈
- 소나무 숲길이 명품인 형제봉/월령봉 능선과 차일봉 능선을 저울질하다가 차일봉으로 길머리를 잡음
- 겨울이면서 4월 중순의 따뜻한 봄날 같은 날씨를 보였던 날
- 겨울도 아닌, 그렇다고 봄날도 아닌 날에 큰 욕심 없이 살방한 소나무 숲길을 맘껏 차분하게 걸었던 산행이다.
거짐 매일 걸어서 출근하는 나란 사람
일요일인 이날도 어김없이 병원까지 출근길과 같은 길을 걸어 나간다.
평일은 출근길이고 일요일은 산으로 놀러 가는 길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더불어 출근시간보다 1시간 더 일찍 일요일 움직이는 부지런함을 보였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오늘 산행은
진즉부터 산행 관련하여 준비를 하고 있던 남원의 악산 중 한 곳인
문덕봉에서 고리봉까지 걸어볼까 싶었는데
오랜 산행지 기인 세석이 가까운 지리산 자락 한 곳을 가보잰다.
해서
부드러운 소나무 숲길이 일품인 구례 형제봉 능선과 차일봉 능선을 고민하던 중
남원 문덕봉 고리봉은 진달래 피여 나는 봄날에 가보기로 하고 여러 번 올랐던 차일봉으로
다시금 발길을 잡았다.
구례 화엄사 관광특구
한때는 이곳 관광특구에 나이트클럽과 볼링장, 당구장 등등
구례 읍내보다 더 화려하고 요란하여 읍내 사람들이 회식을 하게 되면 이쪽 관광특구로
찾아들었다고들 하는데.... 지금은 온통 한적하고 썰렁하기만 하다.
그 화려한 날들도 잠시 잠깐... 이였던 모양이다.
오늘 산행지로 발길을 잡은 차일봉 능선은
이곳 관광특구에서 화엄사로 올라가는 도로의 바로 시작점에서 좌측 능선으로 올라서면 된다.
정면 사진 , 그러니까 관광특구 뒷산 자락 능선을 타고 오르는 것이다.
이곳에서 차일봉까지는 양탄자 깔린 솔숲길을 걷게 된다.
특별한 조망은 없어도 푹신한 갈쿠나무 숲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절대 손해볼일은 없을 것이다.
산행 일지
07: 00 여수 출발
08 : 05 화엄사 주차장 , 산행 시작
09 : 25 원사봉
11 : 05 차일봉
- 30분 휴식
13 : 00 상선암 갈림길 삼거리
13 : 35 종석대
- 점심
15 : 10 하산 시작
15 : 25 무넹기
15 : 40 코재
16 : 15 집선대
17 : 25 연기암
18 : 15 화엄사
18 : 40 주차장
- 산행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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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상거리 : 20km 안팎
산행시간 : 10시간 40분
- 아주 천천한 걸음
- 아주 충분한 점심시간
- 널널한 휴식
화엄사 관광특구 주차장에서 차일봉으로 오르는 도중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 곳으로
근래에 큰 산불이 있었던 모양으로 완벽하게 민둥산으로 변해서
아이러니하게도 시원한 구례 벌판과 읍내 조망을 보여주는 신박함을 보인다.
안개 자욱한 구례읍내. 왼쪽 섬진강 물길이 돌아나가는 쪽에는 사성암이 자리 잡은 오산도 쉽게 구분을 할 수 있다.
정면으로 보이는 산은 곡성 봉두산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 확실치가 않다.
▲ 원사봉 (院紗峰 555.4m )
원사봉은 지나는 등로에서 만나는게 아니라서 여차하면 정점을 놓치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등로에서 잠깐 좌측으로 올라서면 국립공원 표지석과 + 자 표시가 각인된 삼각점을 찾아볼 수 있다.
조망이라든가, 너른 바위 한켠도 마련되어 있질 않아서 굳이 이곳을 오르는 사람도 없겠지만 그래도 원사봉쯤은
한번 알아두고 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왼쪽 기둥은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석이고 오른쪽 아래는 삼각점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는 차일봉 능선길
지리산에 미쳐서 비법정 등로를 온통 누비고 다녔던 지리산 철각들은 어느 틈엔가 세월을 이기질 못하고
부실해져만 가는 두 다리와 갈수록 까칠하고 끈질겨진 샛길 단속에 밀려서
허기진 지리산 골짝들을 하나둘씩 멀리하게 되었을 테고
다시 시작하는 젊은 지리 산꾼들은 애써 더 이상 산을 찾지 않으니
선명했던 지리 샛길 등로들이 하나둘씩 묵혀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를 일이다.
앞전의 벽송사 능선에서도 어처구니없는 흔적 없는 길에서 알바를 했던 것도 그랬고,
이곳 차일봉 능선길도 많이 묵혀져가고 있어서 머지않아 혼자만의 산행을 하기에는
등골 싸늘한 허전함을 느껴야 할지 모르겠다.
차일봉의 차일은 햇볕을 가리기 위하여 치는 포장을 말하는 것으로 차일봉이
이 천막을 닮아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 지도상에 표시되어 있는 차일봉은
차일을 도저히 닮아있다고 볼 수가 없다.
차일을 닮아있는 모습은 지금의 차일봉이 아닌 종석대가 차일 즉 천막을 닮아 있다고
보는 게 더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아래 사진)
하긴 혹자에 따라서는
종석대를 관음봉, 우번대, 또는 종석대라 이름한다고 하였으니...
종석대가 차일 천막을 닮아있다고 하면 생겨먹은 모양새에 나름 수긍이 갈 수도 있겠구나 싶다 ,
▲ 우번암 가는 길에서 올려다본 종석대.
종석대는 노고단에서 보면 종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바위에 부딪치는 바람소리가 돌종을 울리는 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양분된다고 한다.
차일봉 능선의 이름도 조금은 난감하다. 첫 번째가 아닌 차선 즉 두 번째라서 차일봉일까 싶기도 했는데
노고단에서 바라보는 종석대 모양이 햇빛을 가리는 차일을 닮았다 해서 차일봉이라고 했다고 한다.
헌데... 이 또한 난감하다., 차일을 친 장막처럼 보이는 곳은 현 차일봉이 아닌 종석대 모습이 차일을 친 모습과
닮아있는데...ㅎㅎ
또 어떤 자료들을 살펴보면 종석대를 차일봉 또는 , 관음봉, 우번대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하니
어떤 게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차일봉이라는 단어가 외래어가 아닌 순우리말이었다는 것 , 하나는 알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종석대에서 보이는 만복대(1시 방향)와 왼쪽으로 영혼들의 제왕이라는 영제봉
영제봉에서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은 산동온천까지 이어지는 솔봉 능선이고
영제봉 왼쪽 뒤편으로 흘러가는 능선은 밤재까지 이어지는 견두지맥
오늘의 차 일본 능선으로 오르는 종석대 산행
일찍 출발했거니와 시간 여유가 생기면 매막등(월령봉 능선)을 타고 내려서 형제봉에서
구례 방향으로 내려서 볼까 하는 욕심을 내 보기도 했는데
종석대에서 누리는 봄날의 나른함을 너무 과하게 사용했던 핑계를 빌미로
형제봉 월령봉 능선길 하산은 포기하고 화엄사 골 돌길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아주 여유롭게
이보다 더 느슨한 하산을 할 수 있을까 싶게...
화엄사에서 연기암까지 2.0km, 연기암에서 집선대까지 2.5km, 집선대에서 무넹기까지 1.0km
그럼 무넹기에서 종석대까지 1.0km쯤 되는것일까?
또
화엄사 관광특구에서 차일봉을 넘어 종석대까지 올라서면 도상 거리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예전에는 오룩스 맵을 실행시키고 산행을 하면 내가 걸었던 걸음길에 대한
대충의 도상거리를 파악할 수 있곤 했는데,
요즘은 이마저도 귀찮아서 핸폰에 들어있는 어플을 실행 시키지 않고 산행을 한다.
물론 익히 알고 있는 길인지라서 굳이 실행할 필요가 없기도 했거니와 ,
시간 거리에 대한 필요 만족도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이제는 지리산 골짝 정도는 이런 어플 지도에 의지하지 않아도
거뜬히 산행할 수있으리라는 나름의 건방 인지도 모를 일이다.
화엄사 골 도상거리를 기준으로 보면 얼추 20km가까운 걸음을 했지 않았을까 싶기는 헌데..
이것도 모를 일이다. ㅎㅎ
걸었던 시간 / 도상거리
이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알아서 뭐 할 것이겠는가...?
오늘 하루 맘껏 산에 들었으면 그만이지...!
오늘도 어김없이 이른 여명 빛으로 집을 나서서
눈 내리는 겨울산이 아닌 봄날처럼 따뜻한 소풍 같은 산행을 마치고
다시 어둠 내려앉아가는 여명 빛에 의지하며 오늘 하루의 긴 산행길을 마무리한다.
다음번에는 합천 해인사가 될른지...?
아니면
남원 고리봉을 올라보게 될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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