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만복대의 겨울 눈꽃은 신기루처럼 녹아내렸다.
일시 : 2023년 01월 29일(일요일)
산행코스 : 상위마을 - 묘봉치 - 만복대 - 다름재(월성재) - 엔골(왼골) - 월성저수지 - 상위마을북카페주차장
산행지기 : 갤럭시 21 핸드폰과 함께
날씨 : 바람은 거칠었고, 기온은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
기억꺼리:
- 바람 거칠고, 따뜻한 날씨로 신기루처럼 눈이 빨리 녹았고, 엉겨 붙는 눈으로 걷는 것이 생각보다 고역이었다.
- 평소 하지 않던 스패츠와 강력한 한파에 최대한 신경을 썼던 산행
- 날씨가 맑을 거라 했지만 산행 중 먹구름이 가시질 않아서 사진은 잼뱅이였음
- 이날도 밥 먹는 것 말고는 쉼 없이 줄곧 걷기만 했다.
여수에서 한 시간이면 올 수 있는 산동과 산수유마을, 그리고 만복대
산동으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오늘 걷게 될 묘봉치와 만복대를 가늠해 본다.
두 전신주 가운데가 묘봉치일 것이고, 가운데 전신주 뒤쪽은 작은 고리봉
왼쪽 전신주 뒤쪽이 만복대일 것이다.
오늘은 눈꽃보다는 한파와 맞물린 상고대를 예상하고 왔던 길인데
생각 외로 전날에 산동 쪽으로는 눈이 제법 내렸었던 모양이다.
구름 없는 맑은 하늘만 열린다면 오늘은 금상첨화, 만인의 복을 받을 수 있겠다.
산수유마을 북카페
오늘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곳이다.
네비주소는 상위마을회관으로 길을 찾지만 먼저 오신 산님들의 차량들이 빼꼼하게
자리를 잡아서 조금 더 위쪽인 북카페 주차장으로 몇 걸음의 발품을 더 팔게 되었다.
봄날이면 이곳 주차장에서 여행객들로 가득 차 있겠지만
지금의 겨울철에는 만복대 산행을 위한 차량만 널널하게 자리를 비워주고 있다.
산수유마을과는 쬐금 엇나가 보이는 카페이름 북카페
오늘은 안전한 하산을 하면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
작년에는 코로나 덕택에 영업중지 중이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도 내일이면 실내마스크까지 벗는 날이니 필시 오픈하고 있지 않겠는지..!
상위마을에서 묘봉치 올라가는 등로
만복대를 찾는 산객들이면 필연적인 선택을 하는 코스일 것이다.
다만
하산을 어디로 할 것인가 하는 고민
오늘 만복대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원점회귀 리턴산행을 하고 있다.
산악회의 지원을 받는 산님들은 정령치까지의 눈 쌓인 길을 힘들게 간다고 하는데
능선상에 쌓여 이는 눈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정령치에서 고기리 육모정까지 돌고 돌아가는 지난한 하스팔트길도 만만치 않은 곤욕의 길
다들 어떤 코스들을 선택하고 만복대를 올라가고 있는 것인지...?
상위마을에서 묘봉치까지 3.0km, 묘봉치에서 만복대까지 2.2km,
total 5.2km
묘봉치 직전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산동지구
이곳 조망바위까지는 계곡산행이라서 아무리 바람 거친 서북능선이라지만
바람 한 점 감지할 수 없는 곳이다.
칼바람의 진수는 묘봉치에서부터 시작이 되는 게 일반적이라서
이곳 조망바위에서 다시금 산행채비를 중무장버전으로 교체를 해야 되는 곳이다.
오늘의 나란 녀석도 유독 추운 날씨에 방한채비를 단단히 했음에도
이곳에서 다시 한번 방한조끼를 덧대어 입고, 장갑 또한 탄탄한 OR장갑으로 중무장을 했다.
상위마을에서 만복대를 오르면 두 번의 쉼터를 만난다.
첫번째는 묘봉치 오르는 도중에 만나는 상위쉼터이고
두번째는 묘봉치에서 만복대 오르는 중간지점에 자리잡은 만복대 쉼터가 그것이다.
만복대의 북풍이 이곳에서 잠시 비켜가는 곳이라서 점심 먹기 좋은 곳
오늘은 이곳에서도 예상외로 칼바람이 거칠기에 가지고 다니는 밥상용 돗자리로 바람막이를 하고
지 혼자만을 위한 밥상을 자렸다.
내조국 국밥
아침의 허허로운 빈속에 물 한 모금으로 여기까지 올라왔으면 나름 선전한 게 분명할 것이기에
차분한 아침 겸 점심으로 쉬어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곳의 칼바람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질 않다.
아쉬운 것은
차에 두고 내렸던 맑은 이슬 오리지널
어찌 그것을 두고 내렸을까...?
이런 추운 날들에서는 기어이 한모금 해주어야 속이 데펴져올것을...!
차에 두고 올라온 참이슬은
아침 묘봉치 오르는 길에 두고 두고 아쉬움을 달랠수가 없었다.
정면 능선 중 가장 낮게 내려앉은 곳이 묘봉치이고
그 뒤쪽 1시 방향으로으로 고리봉과 종석대 , 왼쪽 12시 방향 가장 높은 곳은 노고단이다.
오른쪽 편평한 분지 같은 곳은 시암재
만복대 올라가는 바위 조망터에서 보이는 산동지구
산동지구 왼쪽으로는 지초봉과 간미봉능선이고
오른쪽은 영제봉에서 흘러내리는 솔봉능선이다.
가장 뒷쪽은 구례 병방산까지 이어지는 견두지맥일 테고 그 뒤쪽으로는
곡성 동악산도 보일 것이지만 이날은 선명한 시야를 보이질 않는다.
오늘의 만복대 산행계획은
상위마을에서 만복대를 오른 다음
견두지맥 들머리에서 월성재로 내려서 영제봉을 오른다음 솔봉능선으로 하산을 해 보는 것은
어쩔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 어찌 될른지는 모를 일이다.
같이 하는 산행지기가 있으면 모를까, 혼자하는 산행이라 분명 쉬운 선택은 아닐 것이다.
만복대 오르는 도중 바위 조망터에서 보이는 지리 주능선
오른쪽 능선은 묘봉치부터 작은 고리봉 그리고 그 뒤쪽으로는 종석대와 노고단이 자리를 잡았고
왼쪽 큰 봉우리는 반야봉이다.
오른쪽 끝단은 시암재
며칠 동안 극한 한파에 시달렸던 날씨 덕분에 최소한의 상고대가 있지 않을까..?
아니면 한낮의 날씨가 맑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을 것이면
겨울 상고대와 푸른 하늘의 멋진 그림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
거칠은 바람만 미친0처럼 휘몰아칠 뿐 우중충한 쟂빛 구름은 만복대를 떠나질 못하고 끈질기게 맴돌고 있다.
그렇다고 춥고 바람 거친 이날에 마냥 구름 걷히기를 기다릴 수도 없질 않겠는가?
오늘은
운칠기삼의 사진놀이는 끝내 실패로 마무리를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역시 불길한 예감은 절대 틀린 적이 없다는...ㅎㅎ
바람 거칠고 기온은 한없이 차가울 것이라 했드만
오늘의 만복대는 바람만 거칠뿐 기온은 영상으로 올라왔던 모양으로
순백의 눈꽃들이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묘봉치에서의 눈꽃에 대한 기대는 만복대쉼터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죄다 녹아내렸고
녹아내린 눈덩이는 발바닥에 엉켜 붙어서 걷는 속도를 더디게 할뿐더러
발바닥이 중심을 잃고 균형을 잡는 것마저도 여간한 곤욕이 아닐 수 없었다.
아침에 더 이른 출발을 했더라면 녹아내리기 전에 만복대에 올라설 수도 있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
그것도 다 지 복이려니...!
만복대 정상
바람은 원 없이 거칠고 잿빛구름은 좀처럼 벗겨지질 않는다.
얼음처럼 손이 추웠던 이날
만복대 정상에서 만났던 산님에게 힘겨운 부탁해서 인증을 남겼다....
허접한 핸드폰용 삼각대를 베낭에 달고 오기는 했으면서도
바람 거친 이날 애써 펼쳐내기가 귀찮은 것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사람들이 없었다면 모를까 , 이날은 만복대를 찾는 산객들이 유독 많은 날 중 한날이었다.
죽어라 낑낑거리고 올라왔던 만복대의 칼바람은
단 1분의 시간도 머물지 못하고 서둘러 줄행랑치듯 도망쳐 내려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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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대 정상에서 보이는 지리산 서북능선
견두지맥의 시작은 왼쪽 첫번째 봉우리에서 시작할 테고
정령치는 두번째 눈 쌓인 언덕을 넘으면 만날 것이고 그 뒤쪽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는 큰 고리봉이다.
참고로
남원에는 고리봉이 3개 있다.
첫번째는 노고단과 묘봉치 중간에 자리 잡은 작은 고리봉이 그것이고
두 번째는 정령치 옆에 큰 고리봉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남원시 옆에 위치한 고리봉 문덕봉의 암릉산이다.
만복대에서 정령치로 내려가는 북사면길에는
눈이 발목 위 종아리까지 빠질 만큼 수북하게 쌓였다.
평소 스패츠를 하지 않던 나란 녀석이 오늘따라 스패츠까지 착용을 했으니 말 그대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1월 장안산 환종주길에서 무릎까지 빠져들던 눈폭탄에 쬐끔의 경각심을 가졌던 모양인지
이 날따라 새로 산 등산화와 스패츠까지 장착을 하는 호들갑을 떨었다..
오늘은 오랜 산행지기였던 캠프라인 히페리온과 이별을 하고 헬리오스라는 친구와 첫 산행을 하게 된 날이기도 하다.
물론 스패츠가 없더라도 등산바지가 발목까지 내려오는터라 눈이 신발 속으로 들어 올리는 만무 하다.
견두지맥 갈림길 삼거리 13:15
이곳은 만복대와 정령치 사이에 위치한 1433봉으로 길고 긴 견두지맥의 시작점이다.
상위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만복대에 오른 다음 정령치까지 진행하고 고기리로 하산을 할 것이면
차량회수를 위한 원점회귀가 고민일 것이고
그렇다고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는 것도 선뜻 내키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그래서 만복대를 올라서 왔던 길을 다시 가지 않고 원점회귀 할 수 있는 숨겨진 비밀의 코스..!
비법정 샛길로 묶여서 웬만한 지리산꾼이 아니면 이 길을 찾아 내려갈 수 없는 등로인 엔골(왼골)
이 길을
오늘은 나란 녀석 혼자서 다시금 희미한 흔적을 쫓아 내려간다.
참..!
신기한 듯 웃픈 것은
샛길탐방로의 시작점인 들머리에는 늘 곰 출현주의, 샛길탐방금지, 독사출몰지역 등등의
현란한 현수막들이 걸려 있어서 들머리를 찾는데 실수하는 경우가 웬만해서는 없다는 것이다.
견두지맥 들머리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견두지맥
정면 중앙부위가 솔봉능선으로 갈리는 삼거리와 솔봉능선이고, 영제봉은 삼거리에서 오른쪽 1시방향에 있다.
1시방향 직진은 견두지맥길로 영제봉, 밤재와 견두산까지 이어지고
다시 천마산과 형제봉을 지나서 구례읍 병방산에서 그 맥을 다하는37.5km의 긴 산줄기인 견두지맥길이다.
진달래 피는 봄날에 밤재에서부터 견두산과 천마산을 위시한 이 견두지맥을
한번 걸어보겠노라 여러번 생각하면서도 아직껏 실행에 옮기질 못하고 남겨두고 있는 중이다.
견두지맥 들머리의 조망바위
정령치와 만복대 중간지점인 1433봉에서 서북쪽으로 분기해서 격하게 내려가는 견두지맥길
눈없는 날이였으면 모를까 눈쌓인 초행의 길을 길트임 할라치면
상당한 고민과 곤욕을 치루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히 먼저 지나간 산님이 있어서 큰 고민없이 손쉽게 다름재까지 하산을 할 수 있었다.
상위마을에서 출발 만복대를 오를 것이면
필연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코스가 이곳 엔골일 것이면
찾는 사람이 많았을 것인데도 오늘은 길흔적이 많질 않고 간신히 한 팀정도만 이 길을 지난 듯하다.
위쪽가운데 사진은 다름재 직전의 요강바위, 요강바위 오른쪽 사진은 월성재(다름재)
그리고 나머지 사진은 다름재에서 엔골로 하산하는 난해했던 길
참고로 다름재로 알고 있었던 이곳이 지도상에는 월성재로 표기가 되어있고
다름재는 영제봉에서 솔봉능선으로 하산하는 초입 부분이 다름재로 표기가 되어있다.
어떤게 맞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엔골로 알고 있는 월성저수지까지의 등로또한
엔골, 엥골, 왼골
어떤 게 정확한 이름인지 ..?
암튼
이 엔골로 하산하는 등로
선답자의 발 흔적을 따르면서도 길 흔적이 지워지는 곳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
이 샛길인 엔골도 이제는 예전만큼 찾는 사람이 없는 것인지
해년마다 더 묵어가고 길흔적이 지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작년 겨울에는 이 엔골로 내려가는 등로가 헷갈림 없이 선명했던 듯싶은데
올해는 또 다른 난감함에 직면하곤 한다.
초행길의 산꾼일 것이면 충분한 고민을 해야 되는 코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아...!
처음 출발할 때 욕심부렸던 영제봉과 솔봉능선
시간상으로는 영제봉을 경유 솔봉능선을 타고 내려서 산동온천으로 하산을 할 수도 있을듯 싶은데
이제는 이런 샛길을 다니는 사람이 없는지
월성재에서 영제봉으로 오르는 길흔적이 완벽하게 지워지고 없다.
다리도 예전만큼 튼실하지 못한 듯하고 , 길 흔적이 지워졌다는 납득하기 힘든 핑계를 빌미로
무리한 욕심을 접고 엔골로 빠른 하산을 하기로 한다.
엔골로 하산하는 길
철조망펜스를 만나면 얼추 하산길이 끝나지 싶었는데
상위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은 생각보다 멀고 지루하게 이어진 길이다.
월성재에서 1시간 35분
시간상의 지루함보다는 심적 긴장감과 피곤함의 깊이가 더 길게 느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처음 시작했던 산수유마을 북카페 주차장에 무탈하게 도착을 하고
북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무사한 도착을 자축하면서
오늘 2023년 지리산 첫 산행지인 만복대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수유열매
나의 영원한 산행지 기인 캠프라인 등산화
지금껏 10 여년이 넘도록 같이 했던 산행지기는 캠프라인 히페리온이였다.
밑창을 두어 번 교체를 했었고 다시금 밑창의 균열을 잃고 편마모가 심해졌다.
게다가 고무몰딩부분에서는 방수도 시원치를 못하다.
해서 이참에 캠프라인 헬리오스라는 신형 등산화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착용해 본 결과, 크게 업그레이드 된 느낌은 없지만 새 신발의 접지력과 편안한 착용감은 역시 명불허전이다.
그리고
밀레 스패츠
이것은 언제 구입을 했는지 모를만큼 오래묵은 것으로
그동안 사용의 필요성을 잊은체 집구석 깊은곳에 숨겨져 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눈밭속을 헤집고 다닐 수 있었다.
상위마을에서 만복대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뒤돌아본 묘봉치와 만복대
이제는 언제쯤에나 다시한번 마음이 심쿵해서 이곳 상위마을 만복대를 찾을 수 있을지 .?
작년과 올해 두번에 걸쳐서 다녀간 겨울눈꽃산행
이제는 봄날의 산수유꽃이 필때쯤에 영제봉과 솔봉능선을 걸어볼것이 아니면 쉽게 찾을일이 없을듯 싶다.
아래는
21년12월26일날에 다녀갔던 만복대 겨울눈꽃산행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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