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서북능선, 고리봉과 만복대를 넘다
▣ 산행코스 : 전북학생수련원 - 세동치 - 세걸산 - 큰고리봉 - 정령치 - 만복대 - 묘봉치 - 상위마을
▣ 산행일시 : 2024년 01월06일(토요일)
▣ 산행지기 : 백두산악회(여수, 순천, 광양) 토요정기산행에 첫 번째 참석
▣ 이날의 날씨 : 봄날처럼 따뜻 해던 날이었으나 능선상에서는 녹지 않은 눈이 발목이상까지 잠겼다.
▣ 특이사항 및 나름의 기억꺼리
- 여러 서북능선 코스 중 학생교육원에서 만복대로 역주행하는 산행은 처음이지 싶다.
- 날씨가 따뜻했던 날이라 눈꽃이나 상고대는 없었고 녹지 않았던 눈들만 능선상에 가득했다.
- 작년 1월달 이후 근 1년만의 서북능선길 산행
여순광(여수, 순천, 광양) 백두산악회에서 겨울 눈꽃산행지로 세걸산과 만복대를 경유해서
상위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았다고 한다.
서북능선으로 겨울눈꽃을 찾아오는 경우의 대부분은
전북학생수련원에서 출발 팔랑치와 철쭉군락지를 경유, 바래봉을 넘는 산행이 거의 대부분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천편일률적인 움직임을 보이곤 한다.
아마도
힘들지 않고 짧은 시간에 눈꽃들이 내려앉은 능선에 도착해서 특별한 사고 없이
운봉으로 하산할 수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겠는가 싶다.
반면에
세걸산에서 고리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상에는 여차하면 무릎 위까지 눈이 쌓여있는 경우가 많고
평길 같으면서도 경사 급한 직벽구간들을 오르내리는 곳이 많아서
숨 막히는 힘든 러셀산행과 진퇴양난의 난감한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은 곳이다.
해서
세동치에서 세걸산과 고리봉 그리고 만복대를 넘어가는 램블러의 산행흔적을 찾기가 힘든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겨울에는 서북능선을 역순으로 오르는 경우는 흔치 않을뿐더러
성삼재에서 바래봉으로의 서북능선 종주라는 것을 하는 산꾼들도 그리 많지는 않다.
일단
겨울에는 성삼재까지의 접근성이 절대 쉽지 않다.
대중교통뿐 아니라 자가운전자들도 달궁과 천은사 입구에서 차량을 전면 통제를 하기 때문이다.
▲전북학생수련원 정문옆 주차장에서 수련원 왼쪽 옆으로 돌아가는 등로 초입에는 데크조망대를 지나서 등로를 이어 갈수도 있다. 이리가나 저리가나 매 한가지 전북학생수련원에서 세동치 오르는 구간은 크게 색다를것 없는 등로로 겨울의 바래봉 눈꽃산행과 봄날의 철쭉산행의 가장 대표적인 선택지가 되어지는 곳이다. 세동치에서 팔랑치와 철쭉군락지를 지나 바래봉에 오른다음 운봉이나 구인월로 방향을 잡으면 가장 쉽게 알짜베기 산행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임도 10:20 학생수련원0.8km, 세동치1.2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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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달 치악산의 혹한의 칼바람과 환상적인 상고대를 경험한 이후
여타 한 산행을 하지 못하고 동네 뒷산과 얼척없는 초보낚시라는 것으로 허방질만 하던 중
지리주능은 아니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지리산 서북능선 산행공지를 곰곰이 지켜보던 차에
백두산악회 산님들의 얼굴도 익히고 나의 허기진 지리산 콧바람도 쏘일 겸 해서 첫 산행신청을 하게 되었다.
안정적으로 자리 잡혀 있는 튼실한 산악회에 얼치기 초보산꾼이 덥쑥 고개를 내민다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지고 민폐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면서도
지 좋아하는 지리산이라는 이름하에 여러 고민을 뒤로하고 백두산악회의 서북능선 산행에 동행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다른 산들은 몰라도 지리산만큼은 30년이 넘는 경력에
비법정 샛길만을 해집고 다닌 구력도 20년이 넘어가질 않았더냐..ㅎㅎ
설마 하니
이 정도 서북능선길에서 민폐 수준의 굴욕을 당할 돌팍이 아니지 않겠느냐..!
하는 은근한 건방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천에서 07:10분에 얻어 탄 묵직한 고급 리무진버스는
어딘지 모를 광양 순천 곳곳을 돌고 돌아서 전북학생수련원 정문옆 주차장에 09:50분에 내려놓는다.
산행출발은 09:55분 학생수련원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시작이 된다.
전북학생수련원에서 세동치까지 오르는 등로는
크게 색다를 것도 그렇다고 버둥거리고 올라야 하는 된비알 오름도 없다.
고만고만한 산죽길을 걸을 때도 있고, 쭉쭉빵빵의 삼나무 숲길도 지나기도 한다.
학생수련원의 해발고도가 600m 이상 될 것이고, 세동치가 1107m일 것이면
600 고도만 올리면 서북의 주능선에 안착할 수 있을 터이니 세상 쉬운 코스가 아니겠는가 싶다.
하긴
팔랑마을에서 팔랑치로 오르거나 부운마을에서 부운치로 오르는 등로는 이 길보다 더 짧겠다.
그러고 보니
이곳 서북능선에는 유독 치로 끝나는 고개들이 많다.
부운치, 팔랑치, 세동치, 정령치, 묘봉치 등등
세동치(1107m)
바래봉 5.1km, 정령치 4.3km, 전북학생수련원 1.8km
세동치에 10:55분에 크게 무리 없이 1시간 만에 안착을 했다.
겨울이 아닌 평시였으면 조금 더 단축이 될 터이지만
요것들도 눈이랍시고 약간씩의 시간들이 지체되었던 모양이다.
아...!
이쪽으로 올라오는 등로에는 칼로 베어 낸듯한 쪼개진 바위가 있다 했는데
첫 번째 사진이 그 바위인듯한데, 눈 속에 잠겨서 구분할 수는 없다.
아침 산행 브리핑시간
산에 들면서 자기가 오늘 산행하는 코스 확인도 하질 않고
앞사람 발 뒤꿈치만 보고 따라가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모양인지
세동치에서는 절대 왼쪽이 아닌 오른쪽 정령치 이정표를 따르라 신신당부를 하신다.
자칫 방향감각을 잃고 왼쪽으로 발을 잘못 들여놓으면 바래봉으로 떨어지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서
택시 타고 집에 가야 할 것이니 꼭 조심 하란다.
더불어
만복대를 넘고 묘봉치에 안착을 하거든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 상위마을 이정표를 따라야 한다는 것
또한 신신당부
하긴
카페의 산행공지란에는 만복대에서 묘봉치를 지나고 작은 고리봉에서 상위마을로 하산한다 했으니
여차하면 묘봉치에서 작은 고리봉으로 낙동강 오리알을 찾아 심난한 알바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었을 수 있겠구나 싶다.
세동치에서 세걸산(1216m)까지의 0.5km의 고만고만한 오름길
같이 스피드를 맞추던 낯익은 산님들과 헤어진 후 세동치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사람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배낭옆구리에 막걸리 2병을 짊어지고 오시던 한오기 님
그 시원 텁텁한 막걸리라도 한잔 얻어 마시고 갈까 하고 한참을 기다려도 감감무소식이다.
참..!
아침 버스에서부터 나란 녀석을 기억해 주신 한오기 님 반가웠습니다.
한오기 님은 작년여름 덕유산 육구종주때 뵈었던 분이었는데
나란 녀석의 닉이 하도 까칠하고 강렬해서 기억하고 계셨다고 한다.
dolpak(돌팍)
독뎅이, 독팍, 짱돌 등등
어린 유년의 시절에는 이름 때문에 많은 놀림을 받곤 해서 나름 기억하기 싫은 유년의 콤플렉스였는데
이것을 반전시켜 한번 들으면 잊지 못할 아이디로 생각의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었던 것이
지금의 나란 녀석의 닉인 돌팍이다
세걸산까지의 오름길은 예상했던 데로 15분이면 거뜬히 올라설 수 있다.
세걸산에서 핸드폰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 바래봉에서 지리산 상봉과 반야봉까지의 길고 긴 능선을 담았다.
가장 왼쪽부터 바래봉, 삼봉산, 법화산, 백운산과 금대산, 중봉 하봉,
연하천산장 지난 삼각고지에서 출발하는 삼정산능선상의 영원령과 와운카페
그리고 반야봉에서 흘러내리는 심마니능선과 봉산골까지
그리고 바로 아래 계곡은 반선에서 달궁과 심원마을을 거쳐 노고단까지 이어지는 계곡이려니..!
세걸산에서 보이는 지리주능과 삼봉산
왼쪽 가장 끝점이 지리산 같으면서도 지리산이 아닌 삼봉산과 법화산
그리고 법화산 앞쪽은 등구재 그리고 백운산과 금대암이 자리 잡은 금대산
멀리 가장 뒤쪽은 황매산이겠다.
다시
오른쪽 가장 높은 곳이 지리산 상봉과 중봉
바로 앞 건너에는 영원령과 삼정산이겠고, 앞쪽 계곡에는 달궁이 있겠다.
삼정산과 영원령 아래쪽의 희끗희끗한 곳은 와운마을이겠고.
또 정면 12시 방향으로는 벽송능선상의 함양 독바위와 상대봉(와불산)
그리고 동부능선 새봉도 구분할 수 있겠다.
이번에는 세걸산에서 바래봉 쪽으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정면에 보이는 곳이 바래봉이고
바래봉 왼쪽 뒤편으로는 덕유산 향적봉과 동봉 서봉이 구분되고
바래봉 바로 오른쪽 공룡등허리처럼 생긴 암릉산은 다섯 봉우리산이라는 오봉산
1시 방향으로는 지리산 조망터로 알려져 있는 삼봉산과 법화산
참고로
지리산 둘레길 3코스는 삼봉산과 백운산을 가르는 등구재를 지난다.
지리산 서북능선상의 능선길
특히 고리봉에서 세걸산까지 구간은 겨울이면 능선상으로 눈이 한가득 쌓이는 곳으로
허리까지 눈이 쌓이는 경우가 다반사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만고만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능선길일 것이면서도
만만치 않는 까칠한 바위들을 타고 내려야 한다.
눈은 한가득 쌓여있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허방처럼 눈구덩이 속에 빠지는 경우도 많기도 할뿐더러.
다른 곳과는 달리 산객들이 빈번하게 찾는 곳이 아니라서 발길 흔적도 희미하다.
순탄할 것 같은 능선길이 된비알 올라오는 길보다 갑절 힘들고 긴장을 많이 해야 하는 곳
작년 1월에 고기리에서 고리봉에 올라서 운봉까지 지 혼자서 식겁한 공포를 느꼈던 구간이
이곳 서북능선 구간이기도 하다.
세걸산과 고리봉 중간쯤에 자리 잡은 조망바위
아는 사람은 이곳도 한 번쯤 올랐다가 갈 것이고, 앞사람 발자국만 보고 따라가는 사람은
이런 멋진 뷰를 가진 조망터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는 곳이다.
이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반야봉과 고리봉
줄곧 달려서 고리봉 양지바른 암반에 앉아서 참새 방앗간처럼 지 좋아하는 거 한잔쯤 하고 싶은데
눈은 늘 게을러서 버거운 한숨만 나온다.
배낭에 들어있는 점심이라야 딸랑 꼬마샌드위치와 바나나 그리고 소주한뱅
요모양으로 점심이라는 것을 챙겨 왔으니
푸짐한 먹거리를 애써 준비해 오신 산님들과 마주 앉을 면목이 없는 것은 당연할 터...!
그냥 체력이 떨어지는 허기가 찾아올 때까지 열심히 걷기만 하고 있으면 되는 날이다.
아... 저놈의 고리봉은 언제쯤에나 도착 할끄나..!
세걸산에서 큰 고리봉(1304m)까지의 능선길은
학생수련원에서 세동치 오르는 것보다 훨씬 거칠고 난이도 상급의 능선길을 만만찮게 오르내려야 하는 곳이다.
게다가
오늘은 선답자의 발길이 거의 없다시피 희미했던 터라
백두산악회의 선두 팀들이 흔적 없는 눈길을 길트임하는 러셀산행을 더해야 했으니
아무리 능선길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던 난이도 상급의 웃픈 산행이 되고 있었다.
고리봉과 세걸산 중간의 바위 조망터에서 보이는 바래봉과 삼봉산
앞쪽 걸어온 능선 중에서는 제일 뒷부분이 세걸산이겠다.
그리고 바래봉 왼쪽 하늘금으로는 덕유산 동봉과 서봉 그리고 향적봉이 들어오고
동봉과 서봉 왼쪽으로는 장수 백운산과 영취산쯤 자리를 잡고 있지 않을까 싶다.
바래봉 왼쪽의 넓고 넓은 들녘은 기본적인 해발이 600m를 넘어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원지대인 운봉읍으로 고랭지 채소가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큰 고리봉(1304m)
고기삼거리 3.2km, 정령치 0.8km, 바래봉 8.6km
나란 녀석이 예상했던 오늘의 서북능선 타임테이블
10시에 출발하면 13:30분이면 들어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20분 빠른 걸음으로 고리봉에 안착을 했다.
흔적 지워진 눈길을 백두산악회 산행고수님의 선답이라는 이름으로 길트임을 해 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선답자의 발자국만 지르밟고 뒤따르는 나란 녀석은
발자국만 생각 없이 따라가면 되었으니 이마저도 오늘은 운수대통한 날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ㅎㅎ
고리봉에서 정령치로 내려가는 시작점에 자리 잡은 아담한 암반석
고리봉의 소심한 암반석 한켠에는 따뜻하고 바람 한 점 없는 천상의 밥상이 되어주고 있다.
물론 먹을 거래야 잘 넘어가질 않는 샌드위치 한 조각과 바나나 하나,
그리고 더덕주 한 병이 전부였으니 천상의 밥상에 걸인의 찬이였네..ㅎㅎ
그 걸인의 찬으로도 날씨가 좋고 밥상이 좋았다는 빌미로
30여분은 족히 눌러앉았다가 13:40분에 정령치를 향해 내려간다.
사진 정면으로는 반야봉에서 흘러내리는 심마니능선 중간쯤의 봉산골의 좌, 우골이 선명하게 구분된다.
고리봉에서
큰 고리봉에서정령치로 내려서는 첫 시작점인 암반석에서 보이는 반야봉과 천왕봉
여기서는 반야봉에서 흘러내리는 봉산골과 대소골의 구분도 쉽게 가능해진다.
반야봉 바로 밑으로가 대소골이고. 반야봉의 왼쪽이 얼음골로도 불리는 봉산골이다.
반야봉 왼쪽으로는 토끼봉과 명선봉등이 연이어서 있겠고
반야봉의 오른쪽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의 끝점이 노고단이겠다.
정령치에서
정령치의 겨울은 을씨년스러울정도로 한가하다.
남원에서는 달궁, 구례에서는 천은사에서 모든 교통을 통제하고 있으니
찾는 사람 한 명 없는 적막강산
그러다 보니
성삼재나 정령치에서 시작하는 서북능선 구간의 산꾼들이 없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나마 고기삼거리나 상위마을, 그리고 전북학생수련원에서 접근하는 산꾼들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마저도 고리봉과 만복대 코스를 선택하는 것은 산악회의 차량지원이 아닐 경우는 결코 쉽지 않다.
참고로
서북능선 종주는
성삼재에서 반야봉과 바래봉을 넘어서 구인월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말하는데
보통은 바래봉 철쭉 때를 맞추어서 산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성삼재에서 출발하는 서북능선 종주산행은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떨어져서 쉽지 않고
정령치에서 시작하는 서북능선 종주를 더 선호하게 된다.
이유인즉슨
구례에서 운행하던 성삼재까지의 지리종주를 위한 버스운행이 없어져서
종주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 같은 이른 아침에 첫출발을 해야 하는데 1회 차 운행이 08:40분이다 보니
서북능선 종주산행과 지리주능 종주와는 시간을 절대 맞출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차선의 선택으로 남원에서 정령치까지 운행하는 정령치 순환버스를 이용해서 정령치에 도착
구인월까지 산행을 하고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
남원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 코스를 계획하면 부담 없는 신의 한 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정령치에서 만복대 오름 하는 중간에 만들어 놓은 만복대 쉼터 옆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큰 고리봉과 세걸산까지의 능선
만복대쉼터 건너편 조망바위에서 백두 산행고수님 카메라에 잡혔다. ㅎㅎ
이날 이분께는 따뜻한 모과차(?)를 얻어 마셨던 덕에 훨씬 쉽게 만복대를 올라설 수 있지 않았는가 싶다.
만복대 쉼터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풍경
앞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은 견두지맥의 시작점으로 월성재와 다름재를 지나 영제봉까지 이어진다.
이 영제봉에서 솔봉능선을 타고 내리면 산동온천에 도착할 것이고
2시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면 밤재를 지나 견두산으로 이어지는 견두지맥을 이어 갈 수 있다.
솔봉능선 뒤쪽(흰구름아래)으로 길게 장막을 이루고 있는 곳은 견두지맥
그 뒤쪽은 남원고리봉일테고, 왼쪽 하얀 구름과 맞닿아있는 희미한 산은 광주 무등산이다.
물론 형제봉 뒤쪽 한갓진 도심은 남원일 것임을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령치에서 만복대(1438m) 올라가는 등로는
힘들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은근한 오름길이 길게 이어지고 있어서 결코 쉽게만 생각할 구간은 아니다.
늘 만복대에서 정령치로 내려오기만 했었지 이번처럼 올라가는 경우는 처음이지 싶다.
그나마 큰 고리봉에서 정령치 그리고 만복대 오르는 구간에는 산꾼들의 발자국이 가득하다.
고기삼거리에서 고리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1.0km 구간의 된비알 오름길이 어지간한 곤욕의 시간일진데
이날에는 이 코스에도 많은 산꾼들이 찾고 있었던 모양으로
정령치에서 만복대 구간에는 산꾼들의 발자국이 가득가득 남겨져 있다.
지리산 서북능선상의 가장 대표적인 봉우리인 만복대(1,433.4m)는
구례군 산동면과 남원시의 경계하고 있는 곳으로
만복대라는 이름은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많고 많은 지리산 봉우리 중 펑퍼짐하고 두리뭉실 까칠하지 않은 가장 대표적인 육산으로
가을날의 은빛 억새물결과
겨울날의 북풍한설이 만들어내는 눈꽃과 상고대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만복대에서 오늘 걸음 했던 서북능선 중 세동치에서 만복대까지 결코 만만치 않았던
눈 덮인 능선길을 담았다.
멀리 희끗한 점처럼 보이는 곳이 서북능선의 마지막 자존심이랄 수 있는 바래봉이겠다.
만복대의 겨울 눈꽃을 보기 위한 산행코스로는
상위마을과 고기삼거리 코스가 가장 일반적인 코스가 되겠지만
이마저도 왔던 길을 되돌아갈 것이 아니면
원점회귀 산행을 위한 많은 고민들이 필요하게 된다.
고기리에서 만복대를 넘고 상위마을,
상위마을에서 고기리나 운봉 또는 구인월로 코스를 잡을 경우
자가차량들의 차량회수를 위한 난감한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쬐끔 서북능선을 알고 있다 싶은 산꾼들은 상위마을에서 출발
견두지맥 들머리를 찾아서 월성재와 엔골을 타고 내려 상위마을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을 하기도 한다.
물론 , 공단에서 하지 말라는 샛길탐방이다.
참고로
예전에는 월성재에서 시작되는 엔골과 형제봉 가는 길이 흔들림 없이 선명했었는데
철인의 골수 산꾼들이 노쇠하여 비탐방 샛길을 찾는 흔적들이 갈수록 지워지는 모양으로
요즘 들어서는 엔골로 내려서는 길 흔적 찾기가 여간 난해 한 것이 아니다.
물론 월성재에서 다름재와 영제봉 오르는 길도 마찬가지...
만복대에서 바래봉과 상봉
그리고 가운데 심원마을에서 달궁으로 이어지는 계곡 끝으로는 삼봉산
만복대의 오른쪽 능선으로는 행여나 혹시나 샛길 탐방을 할까 봐서 자동감지 시스템을 이용
안내방송이 시도 때도 없이 궁시렁 궁시렁 흘러나온다.
필시, 비탐방길이니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방송임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터.
그 옛날 한적한 억새숲에서 한참을 쉬어갈 때가 좋았지 싶다.
그때는 고 유인철 추모비도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지금도 있을라나..ㅎㅎ
만복대에서 견두지맥과 남원시
지리산 서북능선, 만복대
서북능선 중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만나는 기념비적인 봉우리 일 것이다.
주능선에 반야봉과 천왕봉이 있다면 이곳 서북능선에는 만복대와 바래봉이 그 역할을 한다.
더불어
지리산 동부능선에서는 깃대봉과 웅석봉쯤이 그 만복대와 바래봉을 대신하는 봉우리쯤 되겠다.
다름재와 영재봉 그리고 견두지맥
정면 사진에서 3가닥으로 갈리는 능선 중 왼쪽으로 길게 흘러내리는 능선은 산동온천으로 이어지는 솔봉능선
1시 방향 직진하는 능선은 영제봉을 위시한 견두지맥길로
영혼들의 제왕이라는 영제봉, 밤재와 견두산까지 이어지고
다시 천마산과 형제봉을 지나서 구례읍 병방산에서 그 맥을 다하는 37.5km의 긴 산줄기인 견두지맥이다.
진달래 피는 봄날에 밤재에서부터 견두산과 천마산을 위시한 이 견두지맥을
한번 걸어보겠노라 여러번 생각하면서도 아직껏 실행에 옮기질 못하고 머릿속의 지우게처럼
뜬금없이 생각났다가는 미적거리는 어느 틈엔가는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는
나란 녀석에게는 계륵 같은 산길이다.
그리고
견두산 오른쪽 뒤로는 남원 고리봉을 구분할 수 있겠다.
이날은 무등산과 담양 병풍산도 구분이 쉽던데 사진상으로는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러고 보니
만복대에서는 고리봉만 3개가 보이게 된다.
작은 고리봉, 큰 고리봉과 남원의 고리봉
만복대에서 묘봉치까지 이어지는 등로는 지가 알아서 내려가지는 유순한 내림길이다.
상위마을에서 겨울눈꽃산행을 위해서 자주 올라왔던 이 길을
오늘은 역으로 내려간다.
정면 왼쪽은 반야봉이고 가운데 두리뭉실 방송안테나가 보이면 노고단
그리고 오른쪽으로 종석대와 시암재도 선명하게 구분이 된다.
바로 앞으로 보이는 느슨한 계곡은 만복대골로
만복대 정상 7 부능선상 골짝에는 만복대 샘도 숨어있다.
묘봉치에서 상위마을
아침 산행브리핑 때 꼭꼭 신신당부를 했던 묘봉치에 도착을 했다.
발길흔적이 더 많아 보이는 작은 고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버리고 오른쪽 풀숲길을 따라야
산수유마을인 상위마을로 안착을 할 수 있다.
어쩌면 오늘의 실제적인 산행의 끝점인지도 모르겠다.
눈 없는 산죽길을 1시간 정도 내려가면 오늘의 산행종점인 산수유마을 중 상위마을에 안착을 할 것이다.
다른 때처럼 지 혼자만의 고독한 산행길이었으면 산수유마을 북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하고 갈 법도 하건만
오늘은 그 대신으로 커피보다 더 좋아하는 하산주를 마실 수 있다는 기대감에
냉턱없는 발걸음만 허둥지둥 빨라지고 있다.
즈그 집 앞마당처럼 익숙한 상위마을과 낙엽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 선 붉은 꽃처럼
곱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를 끝으로
2024년 용띠해의 첫 달, 첫 번째 산행, 백두와의 첫번째 만남
지리산 서북능선, 전북학생수련원에서 고리봉과 만복대를 넘고 상위마을로 하산한
기분 좋은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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