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못다한 산 이야기/대한민국 100대 명산

제주 한라산, 100대명산 그 서른한번째산행

제주 한라산( 1,950m )  당일치기 산행으로 다녀오기

▣ 일시 : 2023년 11월 9일(목요일)

산행코스 : 성판악탐방지원센터 - 속밭대피소 - 진달래대피소 - 백록담 동릉 - 삼각봉대피소 - 관음사

▣ 도상거리 : 18.3km

▣ 산행지기 : 지 혼자서 갤럭시 S23+

▣ 이날의 날씨 : 아침에 잠깐동안 맑고 오후로 갈수록 구름 많음, 백록담정상은 곰탕하늘로 가시거리 전혀 없었음

▣ 기억꺼리

- 100대 명산 그 서른한 번째 산행

- 올해 마지막 연차휴가를 제주 한라산으로 다녀옴

- 겨울 한라산만을 다녀온 터라 가을날의 눈 없는 맨살의 한라산을 보고 싶었다.

- 여수에서 출발하는 한일골드스텔라호가 2시간의 지연도착으로 인해 아주 촉박한 산행으로 이어짐

- 설상가상 아침  출근시간과 맞물리면서 성판악 가는 택시 시간도 늦어짐

- 9시 출발해서 2시 30분까지 산행을 완료해야 하는 난이도 특 상급의 고달픈 산행으로

예상시간보다 15분 늦어진 2시 45분에 하산완료

- 이번 한라산 산행은 순수하게 대중교통만을 이용했던 산행(기차, 배, 택시)

 

한라산을 가기 위해서는 일단 배편 예약을 해야 하고, 한라산 탐방예약을 해 두어야 한다.

주말일 경우는 배편이나 비행기 모두 예약하기 힘들다

물론 한라산 산행예약도 서두르지 않으면 만산으로 예약이 불가할 수도 있다.

해서

마지막 남아있는 연차휴가를 사용해서 평일날 여유롭게 다녀오기로 했다.

혼자만의 느긋하고 힐링 같은 여행을 꿈꾸면서...

했던 것이

하루전날밤에 해괴망측한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제주항에 크루즈호가 입항하여 여수에서 출발이 00:20분에서  01:20분으로 지연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시간 안에 충분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6시간 30분 이면 얼추 완등이 가능할 것이라 타임테이블을 맞추었으니...

 

이번 한라산 산행은 차량이동이 없는 완벽한 대중교통만으로 다녀오기로 하고

여천에서 엑스포역까지 기차를 이용했다. 기차요금은 2,600원 6분 거리

그리고 골드스텔라호 선승을 한 후에는 잠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겠기에

돈가스 안주에 소맥 한잔하고 아침까지 곤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여기서 또 한 번의 기막힌 반전

1시간 출발지연, 07:00분에 제주항에 도착을 했어야 하는 배가 

얼마나 천천한 운항을 하면서 시간을 지체했는지 08:00분이 다 되어서야 도착을 한다고 한다.

미치고 환장, 난감해도 이런 난감은 또 없지 않을까...?

 

 

 5시간 30분이면 통상 오가는 운항시간이  6시간 30분으로1시간 지체가 되었다.

일부러  시간을 끌기 위해서 천천한 운항을 한 것이지는 모르겠으나 결과론적으로 2시간이 지연된 것이다.

06:00 분 제주도착 07:00분 성판악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려 된 계획이 황당 난감함에 봉착하게 되었다.

예상 산행시간을 6시간 40분 잡았는데  5시간 30분 만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여수로 되돌아가는 배를 탈 것이면 여객터미널에 최소한 30분 전에 도착해야 될 것이고,

  관음사에 2시 30분까지 하산 완료를 해야 한다.

산행을 해야 하는 것인지..? 포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참... 참...! 대략 난감이다.

나란 녀석을 한번 믿어서 5시간 30분 완등을 도전해 볼까..?

한일 골드스텔라 호

이런 변칙적은 운항을 할 것이면 나 같은 산꾼들한테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고의적이거나 당사의 예상 못한 크루즈호 입항이라는 변수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2시간씩이나 연착을 하게 되면 나의 산행스케줄은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직장에는 연차휴가를 제출했고, 충분한 산행시간을 고려한 계획이 엉망으로 꼬이게 만들어 주었다.

성질통에 핸드폰을 붙들고 실없는 투정을 해 보았지만 죄송하다는 말뿐 별다른 대안이 없다.

즈네들이 실수를 했으면서도 시간관계상 탑승취소를 하면 위약금 수수료를 내야 한다나...ㅎㅎ

혼자서 크게 무리하지 않을 만큼 달려볼 생각으로 작성했던 타임테이블

원계획은 06:00분 제주 도착 택시로 성판악 이동,  07:00분에 산행을 시작해서 13:30에 관음사주차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할 계획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촌각을 다투는 정신없는 산행으로 바뀌게 되었다.

결국 

08:50분에 성판악에서 출발

14:45분에 관음사에 예상보다 15분 늦게 하산완료

미리 콜택시를 불렀고, 기사님의 긴급한 운전으로 15:15분에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해서

간신 하게 여수로 떠나는 배에 승선을 할 수 있었다.

성판악탐방지원센터 08:50 출발

설상가상,  점입가경

2시간이 늦어진 배시간을 더해서 아침 출근시간이라서 성판악 올라가는 택시도 교통체증으로 맘껏 달리지 못한다.

08:45분 성판악 탐방지원센터 도착 QR코드 인증을 하고 08:50분에 시간 안에 완주가 가능할지 의심되는

무식하고 무모한 산행을 시작한다.

그래,,! 나란 녀석의 걸음과 체력을 한번 믿어보는 거야...!

어떤 산행기에는 산행 중 10분 휴식 5:00분에 완등을 한 사람도 있다 하지 않더냐...!

 

돌머리의 산행일지

그 마음 급한 걸음에서도 정상에서 25분을 쉬어가는 사치함을 보였다.

10분만 더 빨리 출발했으면 마지막에 원 없이 달리는 산행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ㅎㅎㅎ

어쨌거나 무식하고 무모한 산행을 무탈하게 완주할 수 있어서 나름의 위안이라면 위안이겠다.

택시는 30분 전에 미리 콜을 했고, 예상시간보다 15분 늦어져서 애써 기다려주시는 감사함을 보였다.

참고로 

택시비용은 성판악 갈 때는 25,000원

관음사에서 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30,000원을 지불했다.

아마도 관음사에서는 콜 비용이 추가되어서 더 비싸지지 않았나 싶다.

성판악에서 속밭대피소 가는 길은 동네 고만고만한 둘레길보다 편안하고 순탄하다.

오늘처럼 늦어진 출발에서는 그 많던 산객들도 없이,  말 그대로 지 혼자만이 걷는 힐링 숲길이 되어주었다.

그나마 가을 단풍을 기대하고 왔었는데

 가을은 죄다 떨어져 내렸고, 철 지난 낙엽들만이 앙상한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성판악에서 백록담 동릉정상 오르는 코스

9.6[성판악진달래밭(7.3)동능정상(9.6)]

한라산 동쪽코스인 성판악탐방로는 관음사탐방로와 더불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오를 수 있는 탐방로.

한라산 탐방로 중에는 가장 긴 9.6이며, 편도 4시간 30분이 소요

성판악관리사무실(해발 750m)에서, 사라오름입구,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 정상까지는

대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큰 무리는 없으나 왕복

19.2km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안배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하산은 관음사 코스로도 가능하다.

또한 탐방로 5.8km5.8km 지점에 사라오름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600m를 오르면 산정호수와

한라산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사라오름전망대가 있다.

 

탐방로 등급

성판악에서 진달래밭 대피소 둘레길 수준의 무난한 등로

진달래대피소에서 정상(백록담)까지 데크 계단길로 이어지는 난이도 상급

대 피 소 속밭대피소(무인), 진달래밭대피소(유인), 

    : 성판악탐방로 전구간은 매점이 없음, 사전에 산행에 필요한 물품 철저한 준비

화 장 실 성판악사무실, 속밭대피소, 진달래밭대피소, 삼각봉대피소, 탐라계곡화장실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귀포 방면(516도로-간선 281/(516도로-간선 직행181) 시외버스 이용(40)

성판악탐방로는 주차장이 협소하여 성수기에는 탐방시간 시작 전에 만차가 되는 경우 많음

대중교통 281, 181 버스운영 시간 ->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bus.jeju.go.kr/ 

기타 문의 :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064) 713-9950~1 / 성판악지소  064) 725-9950

 관음사 대중교통 281, 475 버스운영 시간 -

기타 문의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064) 713-9950~1 / 관음사지소  064) 756-9950

- 이상 한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 발췌 -

성판악에서 속밭대피소까지 4.1km 구간에서는 크게 어려움 없이 살방한 걸음으로 걸으면

1시간이면 도착을 하게 된다.

어쩌면 처음부터 급경사 된비알을 오르는 것보다는 몸풀기 워밍업으로 걸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은 아닐는지...!

성판악 출발 초반에는 가을냄새라도 날법한 늦은 가을이 머물러 있기도 하겠지만

조금 더 지나면 땅바닥에서 한 뼘도 올라서질 못하는 키 작은 산죽과, 땅 넓은 줄 모르고 하늘로만 솟아오르는 

전나무 숲길을 지나면 무인대피소인 속밭대피소에 도착을 하게 된다.

이곳에는 화장실도 있으니 걱정되시는 분들은 애써 들러서 쥐어짜고 가야 할 것이다.

속밭대피소 09:47분

성판악에서 08:50분에 출발했으니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려터진 걸음도 아닌

무난한 수준의 걸음으로 1시간 만에 도착을 했다.

여태 사람냄새도 없는 성판악 출발코스

이곳 속밭대피소에서부터는 왁자한 사람흔적들이 가득하다.

화장실도 들르고 무인대피소라는 곳도 둘러봄 직도 하건만

마음 급한 나란 녀석은 달랑 이 사진 한 장 담아내고 바로 출발을 한다.

진달래 대피소 거쳐서 백록담까지 3시간 안에 주파를 할려니

천상 마음은 급하고 두 눈에는 주변 풍경들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으리라..ㅎㅎ

10:15 사라오름 갈림길

원계획으로는 이곳 사라오름에도 다녀올까 싶었는데

오늘의 촉박한 여정으로는 감히 엄두를 낼 수가 없다.

게다가 사라오름에는 물이 말라서 삭막할  것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도 사라오름을 다녀오는 것을

포기했던 주요한 원인 중 한 가지이기도 했다.

속밭대피소에서 사라오름갈림길까지는 1.8km, 성판악에서는 5.8km

사실상 이곳 사라오름입구까지는 순탄한 몸풀기용 산행이고

사라오름입구에서부터 진달래 대피소까지가 그나마 오름길이 시작되는 구간이 된다. 

사라오름 입구에서 진달래 대피소까지의 등로

사라오름 입구까지의 몸풀기용 워밍업 산행이었다면 진달래 대피소로 오름 하는 구간부터는 

사실상 산행이라는 이름의 힘겨운 오름길이 꾸준하게 이어진다.

크게 격한 오름길은 없다손 치더라도 지루하게 이어지는 계단길은 그렇게 녹녹지 않은 힘겨움일 수도 있겠다.

진달래 대피소 10:48분 

성판악에서 출발한 지 2시간 소요되었다.

아침부터 빈 속으로 출발했던 촉박한 산행

쪼끔만의 여유시간이 생겼던 터라 , 귤과 감 그리고 지 좋아하는 맥주 한 캔으로 갈증을 해갈하고 간다.

제주 한라산의 대피소에서는 물이라던가 비상식, 또는 가스등등을 일절 판매하지 않는다.

다른 국립고원 대피소들과는 색다른 콘셉트를 가지고 관리를 하는 모양이다.

아마도 생태계파괴 또는 오염원인을 제거하려는 신박한 묘책이 아닐는지...

어쨌든 이곳 한라산을 오를 경우에는

여타 한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감과 귤로 약간의 허기를 채우고 11:03분에 바로 출발을 한다.

진달래대피소에서 백록담 동릉정상까지도 당연 한 시간 안에 안착을 해야 한다.

오늘 나란 녀석에게 주어진 미션들은  절대 여유롭고 편할 수가 없다. 

 

발걸음 가볍고 샤프했던 어린 총각 녀석

헉헉거리는 내 몰골을 보면서  

저 사람은 왜 이리 힘들어하는 걸까..?

라고 말하는듯한 느낌...!

 

 

진달래대피소에서 백록담 동릉 정상으로 오르는 퍽퍽한 계단 오름길

시원하게 뚫리는 제주 풍경이 드라마틱하다.

물론 구름이 없었더라면 하늘과 바다를 구분하지 못할 만큼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을 것이지만

오늘은 제주의 멋진 뷰보다는 완주 가능성의 문제가 더 시급하다.

모든 생각과 움직임은 돌아가는 배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인지..?  없을 것인지의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풍성했던 구상나무들이 죄다 말라비틀어져서 백발의 고사목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리산 구상나무만 말라죽는 것이 아니고 한라산에서도 기후 식생의 변화 때문인지 생존을 할 수 없는 모양이다.

겨울이면 구상나무에 얼어붙은 눈꽃들이 한라산을 대표하는 풍경을 만들어주곤 했었는데

언제부턴가는 이렇게 백발의 허수아비로 변색을 하고 있다.

한라산 구상나무가 이렇게 말라죽어가는 이유는

 태풍의 강한 바람과 기후 변화로 인한 봄철 온도 상승, 낮은 한계 수명이 구상나무 숲의 감소 원인이라고 한다.

 

 

 

 

한라산 동릉 턱밑

오르고 또 오르는 데크 계단 오름길

진달래 대피소 이후 가장 난이도 상급으로 분류되는 동릉 턱밑

얼추 한라산 동릉정상이 눈앞 가시거리에 들어오게 된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정상까지 시간 반이 소요된다는데

오늘 저질체력의 나란 녀석은 생각보다 쉽게 오름 한다.

나의 이해 안 되는 산행기록들을 보면 대체로 데크 계단길에서 아주 강한 모습을 보이곤 했던 듯싶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성판악에서 속밭대피소까지 1시간, 다시 진달래대피소까지 45분, 

반면에 진달래에서  동릉정상까지는 1시간에 완주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침 빈속으로 출발

진달래대피소에서 캔맥주 하나와 귤, 그리고 박카스 한 병이 오늘 한라산 산행의 모든 에너지원의 전부였다.

 

 

 

 

고개 처박고 앞반 보고 오르는 한라산 8부 능선상의 깔딱 오름길

들면 오르는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라 했다.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하기 힘든 아스라한 제주풍경이 지친 체력을 거뜬히 충전시켜 줄 테니...

물론 맑은 하늘 푸른 제주 바다가 보였으면 더더욱 좋았겠지만

제주 한라산에서 이 정도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 했질 않더냐..ㅎㅎ

 

 

 

햐...! 참 이쁘고 귀여운 그림이다.

초등생이나 중학생쯤 되려나..?

쉬어가는 모습이 도래미파솔이다.

 

 

 

 

 

한라산 동릉정상의 턱밑

이제 한라산의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남들은 이곳 오르는 깔딱 오름길이 지겹도록 힘든, 억지로 꾸역꾸역 오르곤 한다는데

이날의 별스런 컨디션을 보인 나란 녀석은 크게 어려움 없이 수월하게 오르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촉박한 시간에 지레 겁을 먹고 생각 외로 긴장을 많이 했을까...?

아니면

저녁 반주 한잔에 잠을 푹 잘 수 있어서 컨디션이 최상급이었을까...ㅎㅎ

어쨌든

여태까지의 다른 산행구력을 종합해 보면

대체적으로 데크계단길에서 강했던 별스런 기행을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

평일날의 한라산

이날은 유독 외국여행자들을 많이 만난다.

요즘은 외국 관광객들도 한국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여차하면 만나는 외국사람들이다.

하이톤의 딱딱한듯한 독일어긴가민가 알아들을 듯 못 알아듣는 꼬부랑 영어권사람,

시장통처럼 왁자한 동남아 쪽 언어 등등

반면 이들 대부분은 약속이나 한 듯 캐주얼에 운동화차림이다.

전문산꾼처럼 든든한 등산화에 깔끔한 바람막이 재킷까지 걸친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사람들이다.

딱히 헛폼이 아닐지라도 이 정도 난이도 있는 산행을 할 것이면

최소한 등산화정도는 갖추고 산행을 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약해빠진 운동화로는 발목과 발바닥이 빨리 피로해지고 아프기도 할 것인데..

어쩌자고 저런 막가파식 산행을 이어가는 것일까..?

한라산 정상인증을 위한 긴 행렬

방송에서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서 간단한 사진만 남기고 비켜주라 하는데

어디 그게 말처럼 되겠나..?

힘겹게 힘겹게 사투 같은 고행의 길을 걸었는데 허방한 사진 한 장으로 

한라산 산행을 기억해 두기에는 너무 아쉽지 않겠는가..ㅎㅎ

게다가 한라산 등정인증서도 발급해 준다 하질 않던가..?

요즘은 어느 산을 가더라도 이넘의 인증행렬 때문에 골치가 아닐 수 없다.

지자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들이기는 한데

너나 나나 이 피곤한인증행렬 때문에 산행시간 지연과 짜증스러운 언쟁이 오가곤 한다.

참고로 제주 한라산 등정인증서는

동릉정상 1.0km 범주에서 찍은 사진이면 인정이 된다고 한다.

꼴통 같은 나란 녀석은

지리산 둘레길도 마찬가지였지만 정상인증을 위한 기다림은 절대 하질 않는다.

아무 데서나 정상이 될만한 곳에서 나 자신을 위한 인증을 하고

여유롭게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해갈하는 것이 백번 힐링의 시간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나만을 위한 일기 같은 산행기를 구구절절 기록해서 인증이라는 것을 대신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라산 백록담 정상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분화구로

 총 둘레 약 1.7,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400m인 타원형으로

약 22만 년 전 분출된 용암으로 생긴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되었다고 한다..

높이 약 140m의 분화구 벽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다.

 

백록담이라는 명칭은 흰 사슴을 탄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물을 마셨다는 전설에 기원한다.

그러나 지금은 물이 담긴 흔적만 있을 뿐 말라 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오늘은 곰탕 운해에 잠식되어서 한 치 앞을 내려다볼 수가 없다.

촉박한 시간에 쫓기는 나란 녀석은 곰탕하늘이 물러나길 기다려볼까 싶은 여타 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잠깐의 휴식 같은 허기를 달래고 하산시간을 또다시 계산하고 있다.

 

 

한라산 정상의 또 다른 인증 표지석인 삼지창 고목

예전에는 이곳 삼지창 표지석이 정상석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돌덩이 비석으로 그 인증을 대신하면서 지루한 긴 행렬이 나래비를 서고 있다.

뻘쭘한 대리석 바위보다는 삼지창 고사목이 더 자연친화적, 한라산 백록담과 더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었을까..?

한라산 동릉정상에서의 긴 휴식 25분

백록담 정상석의 긴 인증행렬을 기다릴 수는 없겠고

간단하게나마 삼지창 정상에서 인증을 하고 동릉정상중 한갓진 곳에 앉아서 샌드위치와 맥주 한 캔으로

오늘 아침이자 점심을 해결한다. 

점심이라야 샌드위치 한 조각과 귤 몇 개 그리고 캔맥주 하나

내가 오늘 누리는 최대한의 호사한 힐링의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나 혼자 먹기 미안해서 가끔씩 던져주는 빵 한 조각에 까마귀들이 제법 몰려들어서 심심풀이 산 벗이 되어주고 있다.

이렇게 

까마귀와 함께 먹었던 점심 휴식시간 25분을 소진하고 다시 서둘러 바쁜 걸음을 시작한다.

12:30분 관음사로 하산 시작

2시간 안에 관음사까지 도착을 할 수 있을는지..!

백록담 동릉정상에서 용진각대피소, 용진각 현수교까지는 격한 데크 계단길이다.

당연 이곳을 올라오는 것도 대단한 난감이겠지만

사실 다리 힘 풀린 상태에서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고행의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성판악 출발코스는 더 쉽다라고 하고

관음사 출발코스는 훨씬 더 힘들다고들 한다.

반면 관음사코스는 볼거리들이 풍부해서 멋진 뷰를 감상하면서 오를 수 있겠고

성판악 출발코스는 크게 눈요깃거리 뷰가 없이 맹탕 같은 숲길을 걷게 된다.

그나마 겨울눈꽃이 얼어붙던 구상나무마저 고사하고 나면 정말 볼품없는 밍숭밍숭한  대머리산으로

변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백록담 동릉정상에서 시작되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격한 데크계단길

사실해도 해도 데크가 많이 설치되어 있어서 한라산 산행 중 땅을 밟아보기나 했는지 의심스럽다.

맑은 날씨의 간절한 바람도 잠시

오늘은 온통 마음 급하고 서두름의 시간만 조마조마할 뿐이다.

12:30분에 하산시작 2시 30분까지 관음사에 도착해서

제주연안여객선터미널에 3:00까지 들어가야 여타 한 수속을 마치고 선승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백록담 동릉정상에서 관음사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일명 관음사코스는

총 8.7㎞ [관음사지구야영장→삼각봉대피소(6㎞)→동능정상(8.7㎞)]

한라산 북쪽코스인 관음사탐방로는 성판악탐방로와 더불어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오를 수 있는 8.7㎞의 탐방로이며,

편도 5시간 정도 소요된다. 계곡이 깊고 산세가 웅장하며, 해발 고도 차이도 커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전문 산악인들은 물론, 성판악 코스 탐방객들도 하산할 때 주로 이 코스를 이용한다.

관음사지구야영장을 출발하여 숲길을 따라 30분 정도 올라가면 구린굴을 만나게 된다.

이 굴은 제주도내 동굴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양한 동굴동물과 박쥐의 집단서식지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구린굴에서 30분 정도 걸으면 탐라계곡이 나오고 계곡을 지나 능선을 오르면 울창한 숲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개미등이다.

이 개미등에서 50분 정도 올라야 삼각봉에 이른다.

삼각봉대피소를 지나 계곡을 내려가면 용진각계곡이 나온다.

 

삼각봉은 화산폭발로 빚어진 기기묘묘한 바위와 웅장한 품새, 고사목 등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사가 가파른 만큼 호흡을 조절해야 할 정도로 힘들지만, 이곳에서 1시간 40분 걸으면 백록담으로 이어진다.

 

참고로 탐방로 입구에는 야영장이 있으며, 자연생태계를 관찰하면서 삼림욕도 즐길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주의사항>

 탐방로가 길고 산행 난도가 높아 하산 시 다리골절이나 체력소모로 인한 탈진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될 수 있으므로 그룹탐방을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동절기는 해가 짧아져 하산 시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탐방로 등급 (난이도 - A: 어려움, B:보통, C:쉬움)
    • 탐방안내소 -B- 탐라계곡 -A- 삼각봉대피소 -C- 용진각 -A- 정상(백록담)
    • 대 피 소 : 삼각봉대피소(유인)
  • 매     점 : 관음사탐방로 전 구간에는 매점이 없으므로 사전에 산행에 필요한 물품은
  • 철저히 준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단, 관음사탐방로 입구 휴게소 운영 (간단한 먹거리 포함 식수, 면장갑, 비옷, 아이젠 등 등산장비)
  • 화 장 실 : 관음사야영장, 탐라계곡, 삼각봉대피소 
  • 교     통 : 제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귀포 방면(5.16 도로-281번) 시외버스 이용(25분)
    제주대학교 내려 관음사방향(1117번 도로) 시외버스 475번 이용 (15분) 관음사 등산로 입구에
  • 내리면 관음사 야영장이 있다.
  • 대중교통 281번, 475번 버스운영 시간 ->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bus.jeju.go.kr/ 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 기타 문의 :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064)713-9950~1 / 관음사지소  064) 756-9950

 

 

쉼터...? 12:56분

 

 

 

 

 

 

용진각대피소 13:10분

용진각대피소는 1974년 건립 이후30여 년 동안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들의 아늑한 쉼터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랬던 것이  2007년 태풍 나리로 백록담 북벽에서부터 암반과 함께  급류가 쏟아져 내려

흔적 없이 사라지게 되었고, 흔적 없이 사라진 용진각대피소 자리는

새로운 대피소 증축은 하지 않았고, 조촐한 데크쉼터로 변신을 했다.

건너편 바위 암릉은 왕관릉

이곳도 지체 없이 사진 한 장만 남기고 통과,,,

용진각대피소에서 보이는 왕관릉

절벽의 생김이 왕관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겨울 하얀 눈이 쌓이면 설국의 모습이  히말라야 계곡을 연상케 한다고도 한다.

눈 쌓인 설국의 한라산만을 기억하는 나란 녀석

가을의 민낯을 보겠노라 찾아온 한라산

가을은 벌써 시들어 내렸고, 봄 같은 연초록이 하얀 눈꽃세상을 대신하고 있다.

용진각 현수교에서 보이는 한라산 조망이 압권이라는데 용진각현수교보다는

이곳에서 보이는 한라산 조망이 더 멋스러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봄 냄새 물씬한 늦가을 풍경

물론 겨울 눈꽃세상은 더없이 멋진 모습이겠지만

이런 연초록의 늦가을도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 아니겠는가 싶다.

용진각 현수교

 

 

삼각봉과 삼각봉대피소

삼각봉대피소에서 입산시간지정제 통제, 삼각봉대피소를 지나면 한라산 조망은 없어진다

관음사까지 지루하게 이어지는 숲길만을 걷게 되는 것이다.

삼각봉대피소 13:23분

해발 1,500m 지점에 위치한 삼각봉은 화산폭발로 빚어진 기기묘묘한 바위와 웅장한 품새가

무쏘나 코끼리가 연상된다고도 한다.

이곳에서도 잠시 쉬어갈 법도 하건만 더 마음만 급하고 쫓기게 된다.

이제는 언제쯤에나 다시 올지 기약도 없으면서도 대피소가 어찌 생겼는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그냥 스쳐 지난다.

삼각봉대피소에서 탐라계곡 화장실까지 2.8km

조망 없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숲길

그렇다고 이쁜 단풍숲길도 아닌 소나무 숲길이다.

탐라계곡 화장실 14:10분

말 그대로 이제부터는 더 마음이 급하다. 

잠깐의 화장실 들를 시간도 없다.

여기서부터는 숫제 발 빠른 속보를 더해서 달리기까지 해야 한다.

죄종 합니다.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를

녹음기 틀듯 주절거리면서 양보를 구한다.

배 시간이 촉박해서 그런다라고 변명이라도 하고 싶지만 이마저도 촌각을 다투는 나로서는

말대답을 해 줄 시간이 없다.

탐라계곡을 지나면서 아침에 받았던 택시기사님께 택시 콜을 해 둔다.

20분 정도면  관음사 주차장까지 도착할 있겠다고...ㅎㅎ

그랬으니... 나란 녀석의 마음이 오죽 급했으랴...!

탐라계곡을 지나면서는 줄곧 내리막길만 지루하게 이어지던 숲길등로가

마지막으로 한번 더 고된 계단 오름길을 만난다.

지친 체력들에게는 많이도 버거웠을 계단길

나란 녀석에게는 그런 된비알 계단이 버거움이 문제가 될 수 없다.

이 계단마저도 거의 뛰다시피 한 걸음이었다.

그리고 만나는 평지의 데크길에서는 무작정 달렸다.

해도 해도 빠른 걸음으로 걷다 못해서 거의 달리는 수준의 하산길

주변을 둘러볼 시간은 당연 없다.

사진 한 장만이 내 모든 한라산의 기억을 대신할 것이다.

 

아침에 타고 올랐던 택시기사님께 3:30분이면 하산할 수 있을 거라 했더구먼

15분을 더 걸어서야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아침 08:50분에 성판악에서 출발하여 관음사주차장에 14:45분에 무사한 안착을 했다.

 

그리고는 한치의 숨돌릴틈도 없이 택시 탑승

관음사에서 연안여객터미널까지 택시비용이 더 저렴할 줄 알았는데

15분 기다렸다고  더 받은 것인지, 관음사까지 콜비용이 추가되어서 그런지

아침에 25,000원 하던 택시비용이 관음사에서는 30,000원 달랜다.

이마저도 택시 콜을 해 두지 않았다면 시간 안에 연안여객터미널까지 도착할 수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늦어진 관음사 도착시간

또 연안여객터미널까지  마음 급한 운전으로 나름 배려를 해 주신 기사님 덕분에

15:15분에 여객터미널에  아슬한 도착을 했다.

 

골드스텔라호

무식하게 내달렸던 한라산의 촉박한 산행무탈한 완주를 자축하는 소맥과 돈가스 정식으로

오늘 제주 한라산 산행기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