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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남부능선 종주 3

3. 남부능선 종주 (삼신봉 - 쌍계사 용강리까지)

   

    13 : 50분 삼신봉 출발

     어제저녁 야간산행을 하면서 캠프라인 등산화의 호크가 끊어지는 바람에 오랜 내 산행동지인

     트랙스타와 함께 하는데 온통 발에 물이 들어와서 장난이 아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젖어있는 양말의 물을 짜고 신발도 뒤집어서 최대한 물을 빼고 날씨를 고려해

     빨리 출발을 서두른다.

     삼신봉에서 바로 출발을 하면 삼신봉 이정표가 있다. 왼쪽으로는 청학동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을 하면 내삼신봉 가는길이다. 여기서 쌍계사 까지는 8.9km 지금의 패이스라면 용강리까지

     3시간이면 도착하지 싶은데 날씨가 갈수록 험악해져서 어찌될지 의문이다.

     여태껏 평탄한 내리막길을 가다가 간만에 내삼신봉 오르는 길이 조금 가파른 느낌인데 내삼신봉

     정상이 구름에 가려 안보여서 더욱 높아보인다.

     신발도 젖고 몸도 많이 지쳐서 힘들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빨리 정상에 오른 느낌이다.

     거의 정상즈음에 다다르면 큰 바위가있고( 난 이게 쇠통바위인줄 알았네..)  바로 현위치번호가

     있다.( 현위치번호 15-17) 남부능선이 14번이고 쌍계사 능선이 15번이다 17번부터 시작되니까

     계산상으로 쌍계사까지 8.5km 가 남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잠깐 mp에 녹음만하고 다시 걸음을 제촉한다. 날씨는 여전히 안개로 앞뒤분간이 전혀 안되고

     비는 끝없이 내리고 있다. 그렇게 20여분을 더 오르면 석문같은 돌기둥이 양쪽으로 서있고

     등산로는 그 바위틈으로 이어진다.  이게 형제봉인가 싶어 사진한장을 찍고 올라서는데

     다름아닌 바로 이곳이 1354.7m 의 남부능선 최고봉인 내삼신봉이다.(14: 20)

    

   

 

   

 

     아마 날씨가 좋았더라면 주위 경치가 너무 좋았을 듯 싶다. 안개에 가려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내삼신봉 주위로 걸리는것이 없다. 지리산의 종주능선이 한눈에 쭉 들어올수 있는 최고의 위치가

     아닌가 싶어진다.  아무리 비가 오더라도  사진은 찍어야 할것 같아서 빗속에 카메라를 들고

     삼신봉 비석을 중심으로 쑥부쟁이(구절초인가?)을 끼워서 한컷 찍고 아쉬운 마음만 뒤로 한체

     걸음을 옮긴다.

     여기 내삼신봉에서 바로 내려가는 길에는 경사는 급하지 않은것 같은데 밧줄과 함께 비끄럼주의

     경고판을 부착해 놓았다. 아무래도 겨울산행시 위험구간이 되지 않나 싶어진다.

     음...이제부터는 쌍계사 하산길은 계속 무난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내삼신봉을 기점으로 더이상

     어려운 고비는 없다.

    

 

 

     2 : 40분 송정굴이다.

     이 송정굴은 조선 선조때 송정 하수일의 피난처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길이 15m  높이 2m 정도

     되는 관통굴로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잠시 쉬어가면 썩 좋은 휴식처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어

     진다. 

     인제 비는 확실하게  굵어진다. 잠시 사진을 찍는데도 렌즈에 김이 서려서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비속에서 사진찍기도 부담스럽다. 비는 �아져 내리고 주위에는 지나는 등산객 한명 없다.

     계속 마음만 급하고 서두름이 앞선다. 이런 좋은 송정굴을 놔두고 또 그냥 지난다.

     송정굴에서 15분 정도를 더 가면 쌍계사 능선길중 처음으로 이정표를 만난다.

     유독 이곳 남부능선과 쌍계사 능선은 시설물이나 이정표 표시들의 설치가 미흡하다.

     아무래도 찾는 등산객들이 없어서 그런지 정규 등산로 치곤 너무 관심을 덜 둔게 아닌가..

     어쨌든 이제  쌍계사까지 6.5km 남았댄다. 이곳이 정확히 삼신봉과 상불재(생불재)과의

    중간지점인 모양이다. 

    이쯤 왔으면은 쇠통바위나 헬기장을 보았어야 할것 같은데 ....둘다 놓치고 지나쳐 왔는 모양이다.

    이제 비가 장대비로 변해가고 안개는 자욱해서 그런지 옆을 둘러볼 겨를도 없었던 모양이다.

    지금까지의 길은 대체로 무난하다. 산죽을 많이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단 길이 잘 나 있고 사람들의

    왕래도 평시에는 많이 있었던지 길들이 잘 들어나 있다.

    앞으로 상불재까지의 길은 지금처럼 계속 내리막으로 치닫는 길일 것이다.

    반대로 쌍계사에서 오르는 길을 택한다면 상당한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3 : 15분에 이정표 두번째를 만난다.

    쌍계사 5.8    삼신봉 3.2km

    점심때 삼신봉에서 만난  팀들을 다시 만난다. 여자분 2명 남자분3명인데 .. 

    그중 한명의 컨디션이 안좋은 모양이다. 뒤에 힘겹게 쳐져서 스피드가 나질 않는다.

    이분들은  상불재를 기점으로 청학동으로 내려 가신댄다

    아무쪼록 아무 탈 없이 안전 산행하시기를 바래본다.

    상불재(3 : 35)

    상불재 조금 못내려와서 남부능선종주 3번째 산행팀들을 만난다.

    대구에서 산악회 팀들이 청학동 기점으로 쌍계사까지 산행하시는 모양인데 한분이 다리에

    쥐가 나서 응급처치를 하고 계신다. 반갑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상불재에 다 내려온 모양이다. 대구 산악회 총무님이 뒤에 처진분들을 기다리느라 처진사람들의

    안부를 묻는다. 선두를 보내고 행여 상불재에서 청학동으로 빠질까봐 걱정이 되어 길목에서

    지키고 계시는 모양이다........!

    상불재를 통과 할때도 여전히 장대비가 쏟아부어서 다른 생각들이 없다. 간단한 시간만 체크하고

    바로 내려서면서 산악회 총무님과 동행을 한다.

    한참을 산이야기를 하고서 내려오다가 작별인사를 하고 먼저 하산을 서두른다.

    이제 불일폭포에 도착하면 왠만큼의 산행이 끝날것 같은데 지루한 하산길이 좀처럼 끝을 보여주질

    않는다. 내려가는 하산길의 연속이라 너무 쉽게 생각했나 싶기도 하고 혼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산길을 비만 죽어라 맞아가면서 가는 길이 너무 지리해서 그랬는가   싶다.

    그나마 상불재부터는 대구산악회에서 오신분들이 상당 계셔서 지루하거나 뒤가 구리거나 머리가

    쭈뼛해지는 일은 없어서 좋다. 비만 죽어라 맞아서 덥지도 않고 딱 좋다...

    상불재부터 50여분을 내려온 모양이다. 앞만 보고걷다가 길을 잠시 잘못들어 계곡으로 계속 따라

    들어간것 말고는 열심히 걸었는데 상불재에서 불일폭포까지 50여분을 소요했다.

    물론 불일폭포가는 삼거리에서 폭포까지는 0.3km 발품을 더 팔아야 한다.

    

 

    오늘 산행팀들은 다들 불일폭포를 보지 않고 그냥 바삐 내려가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도 오늘 기어이 불일폭포를 보고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거뜬히 걸어들어온다.

    불일폭포 들어오는 길은  자주 찾는 관광지 답게 길을 잘 정비가 되어있다.

    굳이 산이 아니라도 아이들을 대리고 찾아와도 좋을듯 하다.

    폭포에 도착한 시간이 4 : 30 분이다. 비가 너무 거쌔서 사실 사진 찍기 너무 힘들다.

    잠깐 동안만 꺼내놓아도 빗물에 젖고 앞렌즈는 하얀김이 서리고 만다.

    화장지로 열심히 닦아보지만 화장지에서 떨어지는 부시러기가 더 문제를 일으킨다.

    어쨋든 상계단에서 한장을 찍고 전망대서 몇장을 찍었는데 50mm 렌즈로는 긴 폭포를 잡아내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이다.

   

             

 

    참 불일폭포는 높이 58m 로 중간에서 한번 떨어졌다가 다시 떨어지는 전형적인 2단폭포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폭포중 두번째로 큰 폭포라고 한다.(첫번째는 설악산 대승폭포)

    

 

    4시 45분에 불일폭포를 내려서면 바로 봉명산방이 있다. (4 : 55)

    불일폭포휴개소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곳은    지난 93년 10월 5일 자연보호 공로로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과 하동군에서 감사장을 받은 변규화님이 노년에 자연과 벗삼아 지내시면서

    간단한 종류의 술과 차등등을 파는 아담한 산채이다.

    

 

    이곳에는 한반도를 닮은 연못과 당신이 오랜세월 쌓아올린 소망탑이 정성스레 만들어져 있다.

    비가 너무 쏟아지는 바람에 더 자세히는 둘러볼수가 없고 산체앞뜰에 빗바랜 산거일기를 읽으면서

    다시 하산을 서두른다.

 

     산거 일기

               -     변규화 님

           내 삶의 의미

 

    나는

    세상을   향해서는

    도무지   아무런  재주도   재능도  없고  게으르다.

    그러면서  또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다만  내일이  오늘이  된다는  것과

    오늘  이순간까지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고  있다는  고마움

    그것이  큰  행복감으로  남아

    깊은  산  한  자락에  초막을  엮어

    삶을

    즐기며  살아간다.

   

 

봉명산방에서 국사암 내려가는 길은 평탄하고 불일평전이라는 이름처럼 초원처럼 생겼다.

등산로라기보다는 이제는 속세의 냄새들이 제법 난다.

환학대를 거쳐서 20여분 더 내려가면 이제 오늘 산행의 마지막 이정표인 국사암 갈림길이 나온다.

쌍계사 400m 가 남았고 국사암으로 가기위해서는 2.5km 더 들어가야 한다.

 국사암 드어가는 그 길은 지리산 산책로중 가을에 가장 이쁘댄다.

이곳 국사암 갈림길 5:27분이다.

이제 산행이 끝나는 모양이다. 발과 바지는 물에 완전히 빠져버린 형상이고 자켓도 상당 물에

젖어버린 느낌이다. 아마 베낭에도 물이 꽤 스며들었을거라 생각이 드는데 어쩔른지...

 

 대구 산악회 총무님의 뒷풀이 소주 한잔을 뒤로하고 쌍계사를 거쳐 용강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이 5:45분이다. 등산시작시간 8:15분에 시작하여 오후 5:45분에 마쳤으니까 9시간 30분이 소요됐다.

총 거리는 불일폭포 들른거리포함 24km가 되는 모양이다.

어쨋든 후회되지 않은 산행이였고 원없이 비를 맞은 산행이 되어 버린것 같다.

6:15분 화개 나가는 버스에 몸을 실으면서 오늘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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