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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왕시루봉 능선코스 산행기 (펌)

왕시루봉 능선 코스 ( 토지면 → 노고산장 )
토지면 ▶8㎞▶ 왕시루봉 ▶2㎞▶ 느진목재 ▶5㎞▶ 질매재 ▶2.5㎞▶ 문수대 ▶1.5㎞▶ 노고산장
 

왕시루봉 능선 코스 (인적 두문 지리산 외곽의 50여 리 비경 능선)

● 총 거리 : 19 km
● 등정시간 : 9시간 10분
● 하산시간 : 7시간 10분

지리산 주능선을 제외한 남부능선과 견줄만한 장쾌한 능선이 일품이며 중간중간 쉼터와 샘도 있어 산맛을 아는 알짜 산행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 코스는 왕시루봉만 올랐다 피아골이나 문수리로 하산할 수 있으며 문바우등 넘어 질매재에서 피아골 산장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산맛 아는 알짜 산꾼들에게 인기

토지면에서 왕시루봉으로 올라 노고단까지는 산행하는 데만 장장19km의7시간 걸리는 인적 드문 험한 능선 코스다. 왕시루봉 남사면의 드넓은 억새밭이 장관이라 만복대 능선 코스와 더불어 가을 산행 코스로 알려져 있는데 한편으로는 갈증나고 지루하기 짝이없는 힘든 능선 길이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고 식수준비와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아무래도 이 코스에서는 노고단에서 왕시루봉까지 11 km가 해발고저차도 심하고 샘물 하나 찾기 힘들기 때문에 초행자들은 체력안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구간이다.왕시루봉에서 바라보는 섬진강 노고단 종석대, 울울이 쳐진 능선 너머의 천왕봉을 감상하는 것 외에는 울창한 밀림이라 주변 산세를 즐기며 산행 할 수 없어 다소 지루한 감도 있다. 하지만 지리산 주능선을 제외한 남부능선과 견줄만한 장쾌한 능선이 일품이며 중간중간 쉼터와 샘도 있어 산맛을 아는 알짜 산행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토지면∼왕시루봉∼노고단코스는 왕시루봉만 올랐다 피아골이나 문수리로 하산할 수 있으며 문바우등 너머 질매재에서 피아골산장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아침 일찍 출발하면 하루에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토지면을 들머리로 잡을 경우 새벽같이 출발해야 성삼재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올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노고단산장에서 1박을 해야 한다.

들머리는 토지면소재지다. 예전엔 토지면 구산리에서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을 많이 이용했지만 들머리 찾기도 어렵고, 다소 지루한 감이 있어 지금은 토지면소재지에서 곧장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을 많이 이용한다. 농협을 지나 왼쪽으로 100미터쯤 도로를 따라 가면 곧장 왕시루봉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은 길이 있다. 10분쯤 가면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20분쯤 가면 길 오른쪽에 '왕시루봉 등산로'라 적힌 바위가 있다.

처음 오름길은 무척 가파르다. 팍팍한 다리를 두들기며 30분쯤 오르면 계곡은 순하게 변하다. 등산로 곳곳에 바위나 나무에 하얀색 페인트를 칠해 놓아 이정표 삼아 오르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1시간쯤 계곡을 이리저리 좇아 오르면 구산리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만난다. 두 길이 만나는 곳에서 50미터 위에 묘지가 있고 묘지 왼쪽 10미터 지점에 물맛 좋은 샘이 있다.

샘터에서 왕시루봉까지는 가파른 길은 아니지만 꾸준한 오름길이다. 30분쯤 오르면 오른쪽으로 왕시루봉과 섬진강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좋은 바위가 있다. 바위에서 10분쯤 오르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가로질러 20분쯤 간 뒤 30분쯤 오르면 왕시루봉과 외국인별장 갈림길에 닿는다.

외국인별장은 1960년대에 만들어 진 곳으로 예배당과 창고를 포함해 11동의 건물이 있다. 이곳에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왕시루봉까지는 15분 걸린다.

왕시루봉에서 느진목재까지 내려가는 길은 무척 가파르다. 위험한 곳은 없지만 미끄러짐에 주의해야 한다. 40분이면 느진목재까지 내려설 수 있다. 이 곳에서 피아골 내동리, 문수리 문수암으로 하산할 수 있다.

진목재에서 30분쯤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왼쪽 사면을 가로질러 문바우등으로 가게 된다. 사면을 가로질러 10분쯤 가면 샘이 있다. 문바우등에서 질매재까지는 뚜렷한 굴곡이 없는 부드러운 능선이다. 가끔 조망이 트인곳이 한두군데 있지만 대부분 숲에 가려 주변을 볼 수 없다. 피아골쪽으로 비탈이 가팔라 우회로가 대부분 왼쪽으로 나 있다. 문바우등에서 질매재까지는 1시간 30분쯤 걸린다. 질매재에서 피아골산장까지는 가파른 비탈을 30분만 내려가면 되므로 시간에 쫓길 때 하산길로 이용하면 된다.

질매재에서 다시 오름길의 시작이다. 40분쯤 가파른 비탈을 차오르면 능선은 다시 부드러워진다. 20분쯤 더 가면 텐트 1동 칠만한 야영터가 있고, 왼쪽으로 작은 돌무더기와 고사목이 있다. 이곳에서 노고단산장으로 가는 길과 돼지령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갈림길에 표지기가 없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갈림길에서 노고단 정상까지는 40분쯤 걸린다. 너덜지대로 가파르지는 않다. 중간에 문수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이 코스를 노고단에서 하산하는 과정으로 택한다면 가장 편한 방법은 성삼재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겨울철과 늦가을, 이른 봄에는 결빙문제로 인하여 차량통행이 금지된다.) 왕시루봉 능선 코스는 다소 무리하더라도 당일 하산을 원칙으로 계획을 짜야 한다. 물론 왕시루봉 근처에 야영 정도는 가능 하지만 차라리 무거운 텐트라든가 짐들을 과감히 생략하고 필수 안전장비만을 챙겨 속보산행을 강행한다면 토지면까지 무난하게 하산이 가능하다. 중도에 기상이 악화되고 체력에 이상이 오면 질매재에서 피아골 삼거리로 하산하거나 느진목재에서 피아골 내서리쪽으로 빠지면 된다


장쾌한 능선길 50리

지리산에서 왕시루봉(1,243m)은 좀 톡특한 위치에 있다. 무엇보다 주능선에서 뚝 떨어진 곳에 남쪽의 섬진강을 끼고 흘립해 있다. 노고단에서 이 봉우리까지는 11㎞, 피아골과 문수골을 좌우에 거느린 채 긴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시루봉은 흔히들 '바라만보는 산'이라고 말한다. 주능선을 답파할 때 바라보면 이봉우리가 마치 독립된 하나의 산처럼 멀리 서 있다. 또 섬진강변 도로를 따라가며 올려다보면 실제 고도보다 훨씬 더 높게 보여 쉽게 오르지 못할 산처럼 생각된다.
대체로 지리산의 이름난 봉우리나 계곡은 다른 봉우리나 계곡과 가까운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연계 코스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유평계곡에서 써리봉, 중봉을 거쳐 천왕봉에 오르면 장터목, 중산리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경우 등이 그 보기이다. 왕시루봉은 산행기점인 단산리(전남 구례군 토지면 면소재지)에서 이 봉우리를 거쳐 노고단에 이르는 전체 코스가 19㎞로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이 때문에 이 산길은 다른곳보다 오솔길의 정취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아직은 번잡한 등산로가 아니다. 50리의 장쾌한 능선길은 아주 독특한 운취를 지니고 있고, 한없이 부드러운 길로만 이어진다. 철따라 능선전체가 진달래, 철쭉의 화원을 이루기도 하고, 게발딱지, 참취 등의 산채들이 싱그러운 냄새를 피우는가 하면, 억새풀의 군무가 장관을 이루기도 하고, 설화가 기막힌 선경을 빚어놓기도 한다.
왕시루봉 능선길을 따라가는 것은 이처럼 아주 독특한 맛을 안겨준다. 이 능선길을 따라가보지 않은 사람은 지리산 산행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낭만과 매력이 충만하여 생각보다 수월하게 답파할 수 있는 코스가 이 루트이기도 하다.

중간 지점에 참샘

왕시루봉 코스의 산행 기점인 단산리는 구례읍에서 군내버스로 20여분이면 닿는다. 섬진강변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마을은 문수리계곡(일명 덕은내)이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지난 48년 10월 여순반란군 패잔병들이 최초로 지리산 입산을 했던 곳이다. 또 섬진강건너에는 백운산이 있어 두 산을 오고갔던 빨치산과 토벌군경 사이의 전투가 끊임없이 이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주민들이 평화시대의 넉넉한 농촌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 마을에는 다른 곳과 달리 여관이나 민박집이 전혀 없다. 숙박을 해야 할 경우 구례읍이나 화엄사입구의 집단시설지구 또는 황전리 민박촌을 이용해야 한다.
단산리에서 처음 산길로 접어드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마을이 워낙 넓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왕시루봉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갈래가 있는데, 현지 주민에게 물어보는 것이 산길 입구를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일단 산길로 접어든 뒤에는 넓고 확실한 길이 뚜렷하게 이어져 있어 아무 문제도 없다.
산길은 황토가 부드럽게 깔려있고 소나무, 오리나무가 주변을 뒤덮고 있다. 처음에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길도 있으나 점차 완만한 경사를 이루므로 꾸준하게 오른다는 생각으로 서둘지말고 산행에 임해야 한다.
단산리 대신 오미리(五美里)에서 오르는 지름길도 있다. 이 마을 교회 뒷담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계곡을 건넌 뒤 100m 가량 가면 오른편 산 위로 다랑이 논밭이 길게 포개져 있다. 이 논밭을 끝까지 따라가면 수ㅠ 사이 희미한 길에 리번이 달려 있다. 여기서 정면의 높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단산리에서 연결되는 능선길과 만난다. 이 오미리 길은 왕시루봉 등정을 짧은 거리로 하기 위해 외국인 별장촌(정식 명칭은 '외국인 선교사 수양관') 관계자가 만든 지름길이다. 시간 절약은 되지만, 처음부터 1시간 동안 시종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오른다는 것이 결점이다.
오미리 길과 단산리 길이 합쳐지는 곳부터는 경사도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평이한 능선 루트가 이어진다. 이 능선 길에는 유달리 묘지가 많은데, 잔디를 잘 가꾸어놓아 휴식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이 능선길은 전체적으로 키 큰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왕시루봉으로 오르는 산길의 꼭 중간 지점에 참샘이 있다. 참샘이란 리번이 달려 있고, 비닐 병을 거꾸로 묻어놓은 곳에서 시원한 두 줄기의 샘물이 쏟아지고 있다. 물이 귀한 이 능선길에서 귀한 샘이다.

'외국인 선교사 수양관'

왕시루봉은 서남쪽 사면에 '외국인 선교사 수양관'이 자리잡고 있어 한층 더 유명하다. 흔히 '외국인 벽장촌'으로 불리는 이 수양관은 원래 노고단에 터를 잡았었다. 노고단의 건물들이 여순반란 패잔병들이 드나들자 불태워진 뒤 지난 61년~62년에 걸쳐 이곳에 새로 지은 것이다. 왕시루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이 넓고 확실하게 다져진 것도 이 수양관과 무관하지가 않다. 수양관을 찾는 외국인들이 심심찮게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참샘은 묘지가 있는 곳에서 왼편으로 10m 가량 들어간 지점에 있다. 왕시루봉으로 오르는 길은 다시 묘지로 되돌아나와 묘 오른편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가야 한다. 이곳부터는 한동안 가파른 길이다... 봄철에는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길이다. 가파른 길을 감돌아오르면 시야가 밝게 틔는 능선길이 나타나고 백운산 등의 조망이 빼어나다. 얼마간 능선을 따라가면 산길은 오른편으로 휘어지면서 평평하고 부드러운 흙길이 된다. 오리나무와 참나무 등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는 곳이다. 이 곡선길은 바른편의 넓은 개활지를 지나 다시 오르막길로 바뀌는데,이제 왕시루봉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가 된다.
다시 능선길로 오르면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헬기장을 지나 산길은 왕시루봉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곧바로 이어져 있다. 가을철에는 억새풀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정상 30분'이란 표지판(작은 나무 막대기)이 있는 곳에 왼편으로 갈림길 소로가 나있다. 외국인 선교사 수양관으로 가는 길이다. 잣나무 숲을 돌아가면 5분만에 수양관의 첫 건물인 교회에 닿는다. 교회주변엔 풀장이 있고,테니스 코트는 사용하지 않아 버려진 채 있다.

산악인들의 새 휴식처

외국인 선교사 수양관에 2~3년 전부터 많은 산악인들이 찾아들고 있다. 이곳 수양관12동의 건물등을 노고단의 터줏대감 함태식(咸泰式)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관리는 지난 1962년 설립 당시부터 30년동안 이강협(李康協) 일가족이 담당했으나 그들의 하산 이후 함태식이 바톤을 이어받은 것이다. 산악인인 그가 이곳을 지키게 된 뒤로 친분이 두터운 산악인들이 자주 찾고 있다.
외국인 선교사 수양관에서 왕시루봉으로 오르려면 헬기장 위의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 노고단으로 직행하고자 할 때는 수양관에서 왼쪽 산비탈로 감돌아가는 지름길을 택하면 된다. 이 길은 느진목재에서 가파른 비탈을 올라 능선 위의 전망대에 닿는 지점과 연결된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길로 10분 가량 가면 왕시루봉 정상이다. 왕시루봉의 전망은 천하일품이다. 지리산 주능선은 물론, 백운산과 섬진강, 그리고 구례 시가지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또 왕시루봉을 중심으로 펼쳐진 남쪽 사면의 억새 물결은 만추에는 황금빛을 이루어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왕시루봉에선 노고단이 멀리 올려다 보인다. 그런데도 능선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면 급경사 비탈길로 한동안 내려간다. 바위들이 재미있는 형상을 하고 있지만. 자꾸만 내려가는 길이 마음에 걸릴법도 하다. 이윽고 잘룩한 고개인 느진목재에 닿는다.
이 고개에서 오른편으로 연곡사 입구 마을인 내서리로 내려가는 산길이 나있다. 등반 도중 체력이 딸릴 때 하산하는 코스이다. 느진목재부터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산죽 터널과 잡목 숲 사이로 이어진 능선길은 부드러운 흙바닥이지만 문바우등(1,198m)으로 오르는 오르막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장쾌한 능선의 조망이 없다면 지루한 느낌이들만도 하다.
산길은 문바우등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서쪽 사면을 비껴서 간다. 드넓고 평탄한 초원지대가 왼편에 전개된다. 외국인 선교사 수양관을 옮겨지을 후보지로 선정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 산허리길에서 귀중한 샘터 하나를 만난다. 나무 막대기에 누군가가 '싸리샘'이라고 써놓았다. 싸리나무와 억새들만 펼쳐져 있는 곳이다.

질등 지나면 질매재

일부 등산 안내책자에는 왕시루봉 능선길 가운데 까리나무와 잡목을 어렵게 해치고 나간다고 쓰고 있는데, 그것은 지난날의 얘기이다. 지금은 길이 잘 이어져 싸리나무를 헤쳐가며 발길을 옮기는 곳은 전혀 없다.
능선의 조망은 장쾌하지만 일부 구간은 서북능선을 연상할 만큼 담장처럼 좁다란 곳도 있다. 다소간 오르락 내리락하지만 느진목재 앞뒤를 제외하면 크게 힘들 곳이 없다. 질등을 지나 질매재에 닿기까지는 그렇다. 이 고개는 마치 질매(길마)처럼 생겼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바른쪽으로는 피아골 삼거리(피아골 산장)로 가는 길이, 왼편으로는 문수리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훤하게 연결돼 있다. 이곳이 왕시루봉 능선상의 네거리인 셈인데, 이정표가 뽑혀진 채 표지판만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니고 있다. 이 표지판은 놓여지는 위치에 따라 방향 지시가 엉뚱한 곳으로 잘못 가리키기 때문에 이를 믿지 않는 게 좋다. 질매재에서 피아골 산장은 불과2km의 거리이며, 문수리계곡은 3km 정도만 내려가면 마을 도로와 만나게 된다.
질매재에서 노고단으로 오르기 위해선 북쪽의 비탈길을 따라가야 한다. 중간의 문수대가 2.5km 거리에 있고, 노고단 산장은 거기서 다시 1.5km를 더 걸어가야 한다. 노고단 정상은 출입금지구역으로 드나들 수가 없다.

방송 송신탑이 표적

질매재에서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은 비탈과 돌자갈길 등이 엇갈리며 나타나 상당한 체력 소모가 따른다. 이 길(노고단~질매재~피아골 산장)은 93년 12월 31일까지 휴식년제 지정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능선길을 한동안 오르면 곧장 노고단 정상으로 이어진 길과 왼편으로 갈림길이 나있는 곳에 닿는다. 왼편 길을 따라가야 노고 산장에 쉽게 갈 수 있다. 산죽길과 돌길을 따라 한동안 가면 문수암(文殊菴) 터에 닿는다. 약 190여년 전 초운대사가 창건했다는 문수암은 불타고 없고, 주변의 산죽을 베어 지붕을 덮은 초막 한 채가 있다. 젊은 수도승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바위 절벽 밑에서 신기하게도 넉넉한 샘물이 솟아나오고 있다. 전망도 빼어난 곳이다. 넓은 마당에는 때로 단체등산객들이 몰려 취사를 하느라 법석을 떨 경우도 있다.
문수대(文殊臺,1,280m)는 50m가 넘는 기암절벽이 둘러있는 곳으로 지리산 5대(五臺) 가운데 하나로 예부터 선경으로 지목된 곳이다. 이곳에서 왼편으로 감도는 길을 따라 20여분이면 방송 송신탑 입구에 닿는다. 이 방송탑이 왕시루봉 능선길에선 항상 방향 표적이 되어준다.
방송탑과 그 부속 건물 아래편으로는 관목숲과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고, 도로와 별도로 오솔길이 열려 있기도 하다. 이곳 일대는 전국 최대의 원추리 군락지로 이름나 있다. 한여름철이면 원추리꽃들이 일제히 피어나 황금의 물결을 이룬다. 섬진강 물안개에 가렸다가 햇빛과 함께 눈부시게 모습을 드러내는 원추리 군락은 그야말로 장관 중의 장관이다.
이제 도로를 따라 눈앞에 보이는 야영장과 노고산장에 닿으면 왕시루봉 코스의 산행은 일단 마감된다. 반대로 이곳 노고단에서 왕시루봉으로 산행을 하면 한결 더 수월하게 능선길을 답파할 수 있다. 등정 시간 8시간, 하산 시간6시간 정도를 계산하면 되겠다.



T김일준 http://www.ejiri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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