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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벽송능선에서 만나는 빨치산 이야기

지리산 벽송능선길...!

 이곳을 다녀온지도 아주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네요

 언제고 다시 한번 꼭 가보고 싶은 곳중 한곳인데...!

 욕심껏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아서 늘 뒷전으로 밀려있는 이곳..!

 녹음 올라오는 지금쯤 가보면 또 어쩔까...?

 

 철쭉꽃 흐드러지는 도장골의 촛대봉도 궁금하고...

 반야봉의 아침 철쭉도 담아보고 싶고...

 또...참꽃 피여있는 중봉의 아침도 보고싶다...!

 

 예전에 다녀왔던 벽송능선을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에서 예전 글을 다시 올려 봅니다.

          1. 산행 장소 : 지리산 독바위

          2. 산행 일시 : 2010 . 02. 21 ( 일요일)

          3.산행 코스 :

                       벽송사- 송대갈림길-송대동-선녀굴- 함양독바위- 안락문- 새봉/상내봉갈림길

                       사립재- 새봉- 진주 독바위-어름터-광점동-벽송사주차장

          4. 산행 참석자 : 逸樂님, 알프스소녀님,    세석 ,  dolpak

          5. 준비물 : - 겨울 등산복장, 베낭(써미트40 리터)

                            선글라스 .  스틱1개, 장갑(동계용 및 면장갑). 손수건.  다용도 칼, 버너. 코펠 ,가스                

                         - 오리훈제, 물500ml  2통  .소주 1병, 초코렛

                         - 카메라 nikon D80 (탐론 28-75mm )      

           6. 이동 수단 : 逸樂님 애마

           7. 오늘의 날씨

                        -  따뜻한 봄날이기는 하여도 지리의 아침은 그래도 제법 쌀쌀함

                        -  산행중에는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덥지도 않은 아주 좋은 산행날씨

                        -  오후부터는 눈이 녹아 찰떡처럼 아이젠에 달라붙어서 여간 곤역스러운게 아님

           8. 특징적 산행 메모  산행 반성

                        -  처음 계획은 함양독바위였던 산행이 진주독바위까지 이어짐

                        -  아침 일찍 출발도 하였거니와 지리산 경방기간이라  주변등로를 선택함

                        -  주중에 눈이 내리고 등산객이 많지 않아서 등로 흔적찾기가 상당 난해함

                          특히 송대에서 함양독바위가는길과 허공다리골(독바위에서 바로 내려서는)은 등객이 

                              빈번치 않은듯.... 눈내린 다음에는 필히 조심하여  움직일것 

                        -  숙제처럼 안고 있는 지리산 빨치산의 흔적들을 둘러보는 좋은 기회였음     

                              -  오늘도 약간은 욕심을 부린듯한 산행으로 여유가 없는 빠뜻한 산행을 하게됨

      

 

 산행코스 및 길 찾기

산행 일지 

  . 송대갈림길 : 벽송사에서 1시간 정도 거리

  . 선녀굴-노장대가는길 : 오른쪽(직진) 오름길과
    왼쪽 10시방향 오름길이 있음

    왼쪽오름길은 송대동 능선등로(삼거리)와 만나서
    노장대(독바위)길로 연결됨

    (오른쪽 직진길도 중간쯤에서 합류할것 같으나 정확한
     합수점 찾지 못함)

 . 안락문 통과이후 발흔적을 눈이 덮어서 애매함
  (옆사면으로 길이 있을듯 싶은데
찾지못하고 능선
    정상으로 오름, 고열암터 찾지못함)

   05 : 00 여천 석창사거리

   07 : 10 벽송사 주차장

   07 : 30 벽송사

   08 : 35 송대갈림길

   09 ; 00 송대동(마을 다리삼거리)

   10 : 15 선녀굴

   10 : 47 노장대전망대

   11 : 06  함양독바위(노장대)

   11 : 35  안락문

   12 : 20 새봉/산내봉 갈림길- 점심

   13 : 30  점심먹고 출발

   14 : 40 새봉

   15 : 30 진주독바위

   16 : 00 독바위 하산

   16 : 10  하산길 들머리

   17 : 10 허공다리골 합수점

   18 : 00 독가촌

   18 : 30 광점동 강아리수퍼

   19 : 00 벽송사 주차장 출발

 . 오뚜기바위에서 20m : 왼쪽방향(10시방향)은 새봉
   가는길이고 오른쪽(2시방향)
은 상내봉을 거쳐서
  벽송사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임

. 허공다리골 내려서는 길 : 진주독바위에서 10분쯤 진행
  하면 내려서는 들머리

  중간까지는 길이 선명하나 나중에는 없어짐.
  고로쇠 물줄기를 따르면 본 등로인

  허공다리골 등로와 만남(1시간 정도 소요됨)

총 산행거리 :  18km 예상

총 산행시간 :  11 시간 40 분

 

 

 

      지리산 이야기 하나......!

 

          

 ◀ 빨치산

원래 "빨치산"이란 러시아어 파르티잔(partisan)에서 유래된
말로 특정 정당이나

 단체를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였는데, 점차
비정규 유격대을 뜻하
게 되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산 속에 숨어사는 공산주의 하는
"산 사람"이란
용어로 굳어져 각인된다.

 

※ 빨치산은 세번 죽는다고 한다. 한번은 총에 맞아죽고
얼어죽으며 굶어죽는다

 군경의 대단위 병력의 토벌작전으로 보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쫒기는

상황에서 열악한 3고에 시달리는것은 당연하였으리라...!

 

※ ▼ 비트( 비밀아지트의 약자)

산죽비트 ,바위비트,낙옆비트 등 빨치산들의 비밀아지트로
선녀굴은
동굴비트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이곳 선녀굴은
천연동굴로  대성동의 빨치산
대단위 토벌작전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정순덕 일행 3인이 숨어지내다 그중
이은조가
1963년 2월 토벌대에 의해 사살되고 정순덕은 자신의
고향인
내원골에서 부상당해 군에 체포된다.

   

     

 

 

   

     

 

▲ 벽송사 
한때 수백명의 선승들로 분주했던 신라의 거찰이었으나 한국전쟁때  빨치산 소탕 명분으로 군군에 의한 방화로 전소했다.
지금의 전각과 도량은 1960년대에 전부 새로 신축한 것이다.
한때 인민군의 야전병원으로서 빨치산 중요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 안락문

바위틈새처럼 생긴 이 석문은 현재까지 알려진 지리산 석문 중에
 길이가 가장 길고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안락문(安樂門)이라고

 쓴 붉은색  각자가  특이하면서도 왠지 속내가  편치만은 않다 

 이석문은 지리산 토벌작전때 산사람(빨치산)들이 이문을 통과해서 

 하산하면  안락한 생활을 보장 받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글 출처 : 함양 독바위, 빨치산 루트를 가다 - 오마이뉴스

     사진 : dolpak

                 

       

 ◀ 노장대(함양 독바위)

 다섯개의 거대한 바위로 구성된 이 바위는 한 부인이 
 이 바위 사이에 돌을
쌓아 거처를 만들고 그 안에서 
 혼자 살며 도를 닦아 허공으로 날아올랐다고
하여 
 독녀암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돌을 쌓아 놓은 것이 여태
 남아 있어
독녀암의 [독]자를 인용하여 독바위라 전해졌을
 수도 있을 것이고
늙은 장군의 묘터가 있어서
 노장(老將)대라 불리어 졌다고 한다.

 노장대는 노장군의 지휘소가 있었고 그의 무덤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함양 독바위에서 생성한 상대날등과 황새날등을  좌우로
거느린 음달골이
오죽 깊고 험했으면 "그곳에 가면 사흘
안으로 나오기가 힘들다" 는 말까지
 전해져 올 지경이다.

한국동란 지리산 전사에도 등재되어 있는 노장동 전투
에서는 골짝의
요새같은 지형 탓에 피아간에 수 없는
혈전이 수 없이 이루어져 아군의
피해가 막심했었다고 한다.

 

                           산행 스케치

              직은....!

                 언제든  낡은 베낭 , 달랑  짊어지고 허허로이 떠날수 있다는 것은  아직 내게는 분명 사치일게다

                 곁에 있어 주어서 좋아 할 아이들이 있고...

이런 저런 도리라는 이름으로 아직은 신경쓰고 둘러보아야 할 일들이  많을 터이니까..!

                 지 .. 좋아하는것이라는 이름하에

오늘도 이른 새벽부터 집떠나는 마음에 한구석에서 구린내가 나는듯하다.

그런데...

그  구린마음 구석에서도

끝내 사그러들지 않고 고개를 드리내미는 철면피가 이놈 지리산이다.

가도 가도....계속해서 허기가 불러오게 만드는 이넘의 지리..!

분명 또하나의 병은 아닐른지...?

 

오늘도....!

집사람은 문디 서방을 위해 새벽밥을 하기위해 졸린눈을 뜬다.

미안해 죽어라고

이제는 새벽가는길에 차로 배웅까지 해준다 한다.

 

산에 보내주는것 하나

새벽밥을 지어주는것 둘

약속장소까지 차로 내려다주는것 셋

이게 우리 세석이 도무지 이해할수 없는 "3대 불가사의" 라 하네....!

                         지리산 벽송사 대웅전 (벽송사 되로 보이는 좌측 소나무가 道人松 우측 소나무가  美人松 ) 

碧松寺   

푸를 벽, 소나 송 , 절 사 ......

지리산 경방기간 우리가 빨치산처럼 몰래 스며드는 산의 들머리가 이곳 푸른 소나무 산사       

이름의 크기만큼의 기대가 주는 실망감이라니....!

빨치산 야전병원이였던 관계로 공비 토벌군에 의해 완전 전소된후 

다시 지어진 사찰이라서 그런지  그윽한 사찰의 풍경느낌이 없음이 

실망이전에  쓸쓸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지리산 공비 토벌루트...!

그리 먼 시절 이야기만은  아닐게다.

간첩. 용공. 빨갱이 등등으로 이어지는 반공 이데올로기..!

아마도

반공 이데올로기의 산 교육장으로 조성을 했을터이지만...

요즘날의 세대에서는 이젠 이러한 억지 이념들은 너무나 먼 나라 이야이기일 것이고

기실 먹히지 않을것이다.

결국 정부차원에서 조성한 멸공,방첩의 일환이 시대를 잃고

방치되어 흉물로만 자리하고 있는것이다.

재정비를 하여 서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싸움을 해야만 했던

지나간 아픈 세대들의 영혼을 달래는  교훈의 장소가 되었으면 싶어진다.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아....!

이것도 아닐것이면 이젠 제발 게으르지 말고

 이 흉물들을 치워야 되는것은 아니겠는지...!

 

 

                          ▲   photo by 逸樂님

송대동 고로쇠물...!

백운산 고로쇠물 서말을 줘도 이곳 한말과도 바꿀수 없다는 이 아자씨..!

아침 초장부터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목소리는 장군이요... 얼굴은 도인인 양반이

바지 밑으로는 시골 촌부의 모습 그대로다.

이봐요...! 올라가면 안되요..!

거기 푯말 안뵈이요..들어가지 말라는 말 안뵈이냐고..! 엉

우리가 가야할 등로로 고로쇠 작업이 있다며 오르시는 뒷꽁무니를

그냥 어심푸시 뒤따른다.

 

가끔씩 등로와 같이 있는 고로쇠 물줄기에서 물을 빼먹고 방치하고 그냥 가버리는 산객들이

있는 모양...!

그 원액만 고집하기에 물이 새어 나가는 꼴을 볼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참...사람들도..!

훔쳐먹었으면 젠장할 지 자리에라도 꽂아 놓아야지....원...!

 

한참을 그렇게 뒤따르는 우리에게 마음의 빗장을 풀어준다.

이제껏 여기 들어간 사람은 두어명밖에 없었다나...!

요즘은 하루에 서너번씩 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순찰을 나온다고 알려주는 

친절까지 .....!(근데...좀...공갈냄새가 나는것은...?) 

 

                         ▲  노장대 전망대에서...(앞에 바위는 상내봉. 상내봉 뒤로 중봉 하봉 )

 

 

 

 

 

 

                                                  ▲ 진주독바위( 노장대라고도 부름)

독바위 오르는 암벽은 그리 녹녹하지만은 않다

예전에는 함양군에서 사다리를 설치해놓아서 오르기 좋았다고 하던데...!

지금은 철거된 사다리의 나사들과 누군가 메달아 놓았음직한 외줄하나

 

누군가는 독바위 정상까지 올라갔음인지 마지막 정상가는길까지도

로프가 메달려 있다.

중간지점까지만 올라서도 양 다리가 오그라지는듯...!

전망은 시원하게 좋은데...네복이 아닌 네족지가 쥐내린모양 오그라져서

좀처럼 자유롭지가 못하다.

눈이라도 없었으면 독바위 정상에라도 도전해 볼 듯도 하지만...

역시 오늘도 사소한 곳에 목숨걸기를 빨리 포기한다.

 

근데...이제 정말로 기막힌 난관에 부딪치고 만다.

줄하나 믿고 내려서기에는 내 다리가 너무 짧았던 것이다.

아무리 궁리를 해도 시원한 방법이 없다.

간신히 내려서는 발끝..!

2cm 만 더  짧았더라도...뱁새 다리 찢어지고 말았을것을..!

이럴땐 미리 알고 오름을 포기하신 일락님의 현명한 선택에 존경 한표...!

 

                                              

 

 

                                                       ▲  독바위  중간지점에 올라서서...

 

 

 

 

 

 

 

 

 

 

 

                                                             photo by 逸 樂님                           

    안락문

빨치산 토벌군들에 의해 쓰여졌다는 안락문

이곳을 통해 빨치산 산사람들이 투항을 하면 안락한 생활

즉 ...살려주겠다는 그런 뜻이였던 모양

지금에 와서 내가 이곳을 통과해서 개과천선하면 지금이후의  내 생활이 좀 더 나아질려나 몰라...!

나에게도 편안한 삶을 보장해라...!

편안한 삶을 보장 하지 않으면 그냥 돌아가고 말갈것이여...!

 

찰떡 아이젠과 같이한 곰 발자욱

안락문을 통과하면 분명 낮은 산죽길이 측사면으로 있어야 할것 같은데..

눈덮힌 등로는 벌써 흔적을 감추고 없다.

옆허리등로를 버리고 정상방향을 타고 넘는데..

또 이게 오늘 장난이 아니네....!

그이름도 유명한 러셀까지는 아니어도 러셀 사춘은 될듯..!

 

한낮에 가까와지면서

이제 이곳 산 정상부근에서도 온도가 상당 올라온 모양이다.

적당하게 눈이 녹아내리는지라..!

신발 밑창에 아이젠과 찰떡이 되어서 엉겨붙는다.

좀처럼 떨어지질 않고 엉켜붙어서 때아닌 모래주머니를 한주먹 차고 동계훈련을 하는 모양새가 된다.

불룩하게 붙어버린 눈은 이제 미끄러운 수준이 아니라 몸의 중심까지 흐트러 놓는다.

 

이곳에는 겨울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곰이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오소리나  멧돼지류의 발자욱이 아닌 곰과의 발자욱이 너무

선명하게 남아서 등로와 함께하고 있다.

때가 되면 잠이나 잘것이지 왜 서둘러 깨어서 사람들 긴장을 시키는지...!

오늘따라 먹을것도 별로 가져온것이 없구만....!

그냥 소주라도 한잔 주고 올걸 그랬나...!

                                   

 

                           ▲ 새봉에서 삼거리모습(정면방향이 새봉 오는길이고 . 사진왼쪽능선은 벽송능선)

                        ☞ 오늘의 점심 상 차림

메인 메뉴 : 오리훈제 5인분-온다던 사람이 갑자기 빠지는것은 너무 가슴아픈 슬픔이라...!

                                             김치찌게 - 국물과는 유독친하지 않는 내가 유독 좋아하는 한가지....남긴게 아깝다.

                             서브메인 : 땅속에서 묵은 김치 몇가닥

                                            와인먹인 마늘 서너조각

                                            식초먹인 땡초 여러조각

                                            얼음에 절이다 만 배추 이파리 

                                            그리고 된장조금....또 머시냐...노란 쏘스,,,...그거 머라 카던데...?

                             음료수 : 미사일표 670ml 1병. 나머지 한병은 여러 사정으로 숨 쥑이고 있었나이다.

                             후  식  : 노르스름한  커피 만땅...!

                             식  당  : 새봉/상내봉 가는  "삼거리 무인 노천 카페"

 

                

 

                             ▲ 새봉에서 ...(벽송능선 줄기) 

 

 

                                  photo by 逸 樂님

 

 

 

                               photo by 逸樂님

 

 

 

                           ▲ 쑥밭재 부근에서 보이는 윗새재에서 오르는 조개골모습

 

 

 

              ▲  진주독바위에서 보이는 조개골, 가장 뒤에 희미한 봉우리가 웅석봉 ,웅석봉 옆능선은 딸뜨기 능선

 

                           "동무들! 저기가 달뜨기요. 이제 우리는 지리산에 당도한것이요!"

                       눈이  시원하도록 검푸른 녹음에 뒤덮인 거산이 바로 강 건너 저편에 있었다.

                       달뜨기는 그 옛날 여순사건의 패잔병들이 처음으로 들어섰던 지리산의 초입

                       - 남부군은 기나 긴 여로를 마치고 종착지인 지리산에 들어선 것이다.

                       제 2병단 이래 3년여의 그 멀고 험난했던 길을 이제 다시 그 출발점으로 돌아온 것이다.

 

                     1천 4백의 눈동자가 일시에 그 시퍼런 연봉을 응시하며 "아아!"하는  탄성이 조용히 일었다.

                     여순 이래의 구대원들이 마치 고향을 그리워하듯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달뜨기....

                     이현상이 " 지리산에 가면 살 길이 열린다" 고 했던 빨치산의 메카. 대 지리산에 우리는 마침내 당도한 것이다.

                     나는 형언하기 어려운 감회에 젖으며 말없이 서 있는 녹음의 산덩이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 지리산아. 이제 너는 내게 어떤 운명을 가져다 주려느냐......

                                                       -  이태의 남부군 중에서 -

 

달뜨기 능선

그랬다.

순창 회문산일대와 덕유산을 떠돌던 빨치산들이 마지막으로 숨어들던 곳이 이곳 지리산!

지리산의 시작인 달뜨기 능선이였다.

 

아직 나에게 있어서도..

지리산 중 유독 발을 디뎌보지 못한 곳이 바로 이곳 조개골 방향이다.

윗새재에서  시작해서 중봉이나 하봉능선으로 붙으는 이 험준한 등로들도 그렇고

멀리 딸뜨기능선을 포함한 웅석봉도 그렇다.

해서..!

오늘 또하나의 숙제가 주어진다.

애써 미루어놓았던 숙제를 이제는 시작할때가 되지 않았을까 ..?

 아마도 최우선의 봄숙제가 되지 않을까....!

 

                                  ▲ 진주독바위에서 보이는 중봉 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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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by 逸樂님

 

 

 

 

                           ▲   photo by 逸樂님

 

 

 

 

                           photo by 逸樂님

진주 독바위(산청독바위)

벽송능선의 공비토벌루트와 함양독바위를 보고자 시작했던 이번 산행이

조그만 욕심이 더해져서 결국 오늘 진주독바위까지 산행이 이어진다.

언제나처럼...하는말이...

" 언제 다시 올수있을거냐..?

욕심을 내게 만드는 초보 산꾼들의 어설픈 욕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

어쨌든 독바위의 조망은 나름 일품이다.

지리산의 북사면과 태극종주길... !

그리고 멀리 웅성봉이 한눈에 조망되는곳이 이곳 독바위다.

얼치기 등객들이 아닌

 나름데로  지리산통이  될즈음에야 이곳 등로들이  보이지 않겠는가..!

함양 독바위는 조망권이 지리산권을 벗어나는듯 싶고  또한 정상석에 올라서기가

어려운지라....조금은 진주독바위에 밀리는것은 아닐지..!

조망권에서나 휴식공간에서나  이곳 독바위가  아무래도 상석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물론 갠적으론 밥상차리기에는 하동 독바위가 최고일테고...!

 

 고로쇠  물

지리산 어느 계곡길을 가더라도 어김없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는것이 있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산꾼들의 샛길 통행이 자연을 훼손하고

지리산의 생태계까지 흐트러뜨리는 주범이라 한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지리산을 망치는 주범은 이 고로쇠물이 아닌가 싶다.

이 경방기간에는 자유로이 드나들수 있는 사람이 결국 물 체취하는 사람이고..

지리의 아흔 아홉골의 샛길을 만들어 주는 사람 또한  고로쇠  물줄기가 아니던가...!

물줄기 따라서 길을 찾고

물줄기와 같이 길이 형성되어 있으니....!

아무리 초행길이라도 물줄기만 따르면 쉽게 길을 이을수 있는것이

이..샛길이 아니던가 말이다.

 

오늘 우리의 하산길도 결국 고로쇠 물줄기를 따른다.

시간도 촉박하려니와 초반 형성되었던 등로를 놓치고말았기 때문이다.

산행흔적이 없는 눈덮인 하산길은 도무지 속수무책 난감이다.

길이 있는듯 없고 없다가도 발길이 난잡하게 이어진다.

앞선 선답자들도 결국 길들을 잃어버리고 결국에는 고로쇠 길을 따랐던 모양

줄곧 갈팡질팡한 흔적이 한두발자욱씩 남아있다.

 

                         ▲  어름터 직전에서....

집으로 가는길

어김없이 아침해가 뜨고 때가되면 또 어김없이 서산너머에 붉은 노을빛이  물든다.

아침 동트기 한참전에 시작한 오늘의 여정이 벌써  어둠이 시작되는 시간이 되었던 모양이다.

조금은 빠뜻하고 휴식없는 가쁜산행은 아니였는가 싶지만

그래도 더없이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낀 산행이다.

줄곧 염두에 두고있던 빨치산의 흔적을 쫒을수있었던것도 나름 기쁨이고..

웅석봉 포함 조개골에 대한 기쁜 숙제를 안고가는 것도 나름 설레는 기쁨이다.

 

오늘....

이 가슴 벅찬 기쁨을 주시기 위해 전날의 무리한 몸을 이끌고 애써 한달전의 약속을

열심히 지켜주신 일락님...!

힘든 내색없이 여전한 웃음 간직하신 알프스 소녀 하이디님...!

그리고

나의 끊임없는  산행 동반자 .....세석

다들 감사하고 즐거운 산행이였습니다.

다음에는 조금만의 여유있는 산행을 꿈꾸어봅니다.

 

2010 . 02. 21 dolp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