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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장흥 천관산

 





언제 : 2010 년 9월 26일날에                                                                                    
누구와 : 아들친구네 가족과 울집 가족...!                                                                         
오늘의 날씨 : 아침부터 찌뿌둥한것이....구름만 끼고 비소식은 없었는데...                                             
산행할때부터 오후 3시까지 이슬비마냥 가랑비 마양 그만그만하게 줄곧 내린다.
 
여수의 조그마한 산들에서 체력들을 키운다음에 첫번째로 천관산 억새를 보기로
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빨리 도전을 하게되었다                                      
코스 : 주자장 - 장천재 - 체육공원 -  연대봉 밑 헬기장 - 연대봉- 봉황봉 - 장안사 - 주차장
산행시간 : 6시간  ( 11:30 - 17:30 )           
                                                                               
                             
   길찾기 :  장천재 - 체육공원 - 성인봉 - 구정봉 - 연대봉- 장안사 - 장천재
코스가 가장 일반적 코스다.
                                             
천관사에서 구정봉으로 오를 수도 있고 탑산사 코스로 원점 회귀할수도 있다.
 
오늘 우리가 오른길은 체육공원에서 봉황봉과 금수굴 능선의 중간 계곡 등로로 
정규 등로라기보다는
무덤주인들의 벌초길이 더 어울릴듯한 묵은 길이다.
초반길은 완만하고 느슨하여 오를듯도 하지만 중반이후부터는 가시덤불과 나무가지가
정리되지 않아서
곤욕스런 산행길이 이어진다.
정상 도착하기 10분전부터는 길 흔적마저도 희미하다.
                                            
 단지 정상에 가장 빠른 시간에 오를수 있는 코스이기는 하지만
등객들이 거의 찾지 않는 비 추천 등로이다.
                               
산행일지 : 11 : 30  산행시작
                                               
14 : 30  연대봉 정상
    , 점  심                                               
15 : 30 하산
                                             
17 : 30 하산완료
                                               
 -- 총 산행시간 : 6 시간








 아빠의 욕심그 옛적에 자주 갔었던 천관산의 억새가 자꾸만 생각나는 게
이제  가을이 한참을 와버린  모양이다.
억새축제를  치루고 난 다음의 그 흐트러진 가을 풍경이 싫어서
한주쯤 빠르게 천관산을 한번 다녀와 보고 싶어진다.
해서...
여태 조금씩 아이들 체력을 동네 뒷산에서 단련을 시킨후 ....
조금은 성급한듯하면서도 아빠의 이 욕심에 식구들 살며서 꼬드겨서 벅찬산행을 해보기로 한다
.
더불어...울집 아이들만 데리고 가면 분명 짜증과 찡찡거림이 훤한지라...
옆동 지인가족마저도 살째기 꼬셔본다.쉬엄 쉬엄 가세.....!
가다 못가면 중간에서 도시락만 까먹고 내려오면 되잖어..!
그냥 가을 바람  쐬러 간다 생각하고 다녀오세나...! 
이렇게9살 사내 아이 둘, 4살 5살 딸아이 둘을  데리고 오늘의 당찬 산행을 시작한다. 
업데이트가 안된 네비게이션
장흥으로 가는 차창에서부터
줄곧 가랑비가 그치지 않고 내린다.
렇다고 옷을 적실만큼의 굵은 빗방울도 아닌것이...
여간 고민스럽게 하는것이 아니다.
칙칙한 하늘을 봐서는 많은 비가 내릴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또 쉽게 멈출것 같지도 않다.
일단은 장천재 옆으로 새로 만들어진   팔각정( 풍운각? ) 까지만 
올라서 비를 피하고 다음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많이 먹은 아침들이 부담스러운지 이른 간식에는 눈길도 주질 않는다.
배도 꺼칠겸 가는만큼이라도 움직여 보잰다.
봉황봉 능선으로 갈려면 장안사길을 따라야 하는데..
그 예전의 기억을 더듬다보니
장천재를 거쳐서 체육공원으로 이어지고 만다.
다시 돌아서 내려서기도 그렇고....
안내 책자상 길도 선명한듯 싶어서
중앙 계곡등로로 들어가기로 한다.
어차피 여차하면은 중간에 하산을 할 계획이니까..!
천관산 와 본지가 너무 오래 되었던 모양이다.
그 예전 기억만으로 너무 쉽게 생각한것은 아닌지....!
10 여년이 지나는 동안 이곳은 많이도 바뀌였는데....나만의 네비는 아직도 그예전의 기억 그대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것이다.

처음길은 아이들 데리고 걷기에 더이상 좋을게 없다 싶다.적당히 완만하게 오름길이 아이들한테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있어서인지....
아님 나름의 경쟁의식이 잠재되는것인지
두 아들 녀석들은 선두에서 쉼없이 잘도간다. 

이런걸 진퇴양난 이라고 하는것인가....?
중 후반 이후부터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 계곡등로의 까칠함을 서슴없이 드러낸다.
등로 정리를 했던모양이기는 한데....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다.
쑥쑥자란 가시덤불은 벌써 등로를 가로막은지 오래고
등로와 관련된 이정표마저도 하나 없다.
조금만 조금만.... 더 오르면 봉황봉 능선으로 붙을수 있을거라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정 가운데 조그만 능선자락으로 오르고 만다.
힘겹게  힘겹게 가시덤불을 뚫고 올라온 길이라....
이제는
이마저조 하산한다는게 더 힘겨움이 되어버렸다.
더이상 물러설래야 물러설수가 없다.
가장 최선이 정상으로 올라서 좋은길로 하산하는 방법일듯 싶다.

아빠의 허울좋은 꼬드김과 그리고 고장난 네비게이션...1
그리고 진퇴양난이 되어버린 이 등로...!
이 삼박자가 결국은천관산 정상이라는 미션을 성공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의 체력...!
처음 시작길에서의 두 아들들의 힘찬 발걸음이라니....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될듯 싶은데...
둘이서 무던이도 열심으로 오른다.
경사가 없어서 그런지  아님 은연중 경쟁이라도 하는것인지.....
울창해진 잔가지들과 가시덤불이 등로를 방해하면서부터는...
이제 아이들도
부담스럽고 힘겨운것은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게다가 갈수록 등로는 경사가 급해지기만 하고 산길도 잡풀에 묵어서 걷기에는  더 마땅치가 않다.
아들 얼굴에서는 체력이 벌써 고갈되어가는지 힘겨움이 가득 어려있다.
아빠가 길을 잘못 와사 이러잖아..?
힘겨운 아들의 투정과 두눈에서 눈물이 보인다.많이도 힘들게다.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던 모양이던데....!
그래도 아빠는 이 아들이 이렇게 나약하고 힘겨워 하는것이 마음에 걸린다.
좀더 강하고 참고 인내하는것도 배웠으면 싶어진다.
잡고가는 아빠손에서는 더 강한 힘이 들어가고 아들은 잡고 따라오는 손길이 더더욱 힘이 드는 모양이다.

딸아이들...!
생각보다 이 딸아이들이 오늘은  평소 띵깡과 까칠함없이 잘도 걷는다.
물론절반이상은 등딱지에 달라붙은 매미였을지라도.. 
얼치기 산꾼들의 천관산 정상을 기념하며.....!
그래 가끔은 이런 준비되지 않은 초보들의 거친 산행도 멋진 산꾼들보다
더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 추억으로 남을수도 있을게다.
힘겨우면 힘겨운데로 따뜻한 가족이 곁에 같이하는것이 힘이 될터이고..!
설령 어울리지 않은 산행 복장이라지만.....
정겨운 사람들끼리...무슨 문제가 될것인가..!
잘난 사람은 잘난사람들과 어울리면 될것을...ㅎㅎ
암튼오늘 힘겨운 정상 도착....
추카 추카...! 화이팅



 

힘겹게 오른 정상에서의 푸짐한 밥상이 나는 제일 좋더라...!
정말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올라온 정상인듯 싶다.
뒤에는 두툼한 베낭.그리고 앞에는 딸아이를 안고 올랐으니...!
생각보다  몸이  괜찮은것으로 봐서는,  나름 긴장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오늘의 점심밥상은 평소 잘 준비하는 족발에 막걸리,맥주 ,
그리고 주먹밥과 김밥이다.
전날에 얼려두었던 맥주와 막걸리는 아직 녹지 않아서 입만 다실뿐....
그림에  떡이다.
어찌 어찌 캔을 찢어서 먹어보긴 하지만  썰렁한 날씨에 썩 신통찮은 맛인 모양이다
.
해서..난가슴 따스한 소주를  한고푸 들이킨다.추울땐 역시 쓰디쓴 소주 한잔이 최고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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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 억새 풍경
억새가 20%는 덜 피였을게다.
그리고 주변 벌판은 이제 나락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최 절정기  일테고...!
햇빛에 빛나는 억새와 황금벌판을 어찌 담아볼까 하는 욕심이였는데....!
결국 오늘은  햇빛이 도와주질  않았고....
칙칙한 억새만 가득하다.
대신 비온날들에서 오는 희미한 운해는 또다른 맛이 제법인듯 싶다.
다들 먼저 내려보내고 혼자서 이곳 저곳을 서둘러 둘러보는데....
그마저도 마음이 급하다.





우리들의 즐거운 하산길물론 아이들...!
많이 힘들었을터..!
그래도 주저앉지 않고 힘차게 잘 견뎌주는 아이들이 더없이 대견하다.
가끔은 이렇게 곤역스럽고 벅찬일에도 굴하지 않고 도전해보는것도 나름 큰 힘이 되지 않겠는가
덜 키워진 체력으로 이른 도전을 한 아빠가 많이 미안키는 하지만
그래도 더없이 좋은 추억이 될수 있으리가
믿으마
담에는 이제 보리밥집이 있는 조계산의 가을을 보도록 해보자....아들아..!

늦어질것만 같던 산행길벌써 하산을 하는 시간이 되었던모양이다
.
점심시간에 충분한 휴식으로  모두들 다시 힘이 나는 모양인지밝은 모습으로 잘 내려가는 모습이 좋다.
그나마 오름길에 비하면 이길은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 아니던가..!
조금만 더 고생들을 하거라...!



힘겨운 도전에 성공한 아이들에 아낌없는 박수를.....!
평소 비염이 심해서 이렇게 무리가 되면은 코피를 흘린다는 아이지만
한번도 싫은 표정없이
매사 활기차고 즐거운 모습으로  "와....멋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힘들게 산에 올라오는 모양이구나."
라고 말하던  승찬이...!내성적이고 조금은 소심한 ..
좀 더 저극적이고 활달했으면 싶은 우리아들
그래도 그 힘든 오름길과 
소진된 체력으로 긴 내리막길 잘 참고 산행을 마칠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고 기쁘구나
힘들었던 두 아들 씩씩하고 용감한 하루였다.
오늘은 누구보다도 너네들의 최고의 하루가 되었음에  두 아빠 엄마가 무한한 박수를 보내마....화이팅

두 딸애들....!
아직  한참을 어린 딸아이들....!찡찡거리지 않고  오빠들 가는길 열심이 걸어왔구나...!
엄마손 아빠손 열심히 잡구서...ㅎㅎ가끔은 고목나무의 매미가 되어서 재잘거리기도하고...
아빠는...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우리 이쁜 딸아이들 안고서  어디든지 언제까지든지 갈수 있단다.
하나도 힘들지 않거든...!
담에도 또 열심히 안아줄께...! 




 

덜 떨어진 산꾼 한사람의 꼬드김으로
산그림자도 모르는 두가족이 겁없는 고생길로 들게 한 날인 모양이다.

승찬아빠...!내몸 가누기도 힘이 들었을텐데....!
무거운 베낭에 아이까지 안고 움직이느라 고생많았지요...!
담에는 좀 덜 움직이고 많이 쉬면서 갈수 있는 그런 산에라도 함  가봅시다.어쨋든 오늘하루 고생하셨네요

아....!물론 승찬엄마...
그리고 우리 옆지기님
더더욱 고생들 하셨지요힘들지만  힘든만큼 남는것도 많을거라는 생각도 든답니다.

암튼 오늘하루....!힘겹게 산행해준 승찬이네 가족그리고 옆지기. 울 아들 딸들 모두 모두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건강하길.....!

2010 9월 26일날에 dolpa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