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금전산....작지만 옹골찬 암릉길

                금전산 ....작지만 옹골찬 암릉길

             1. 산행 일시 : 2012 . 10. 28 (일요일)

             2. 오름한 산 및 산행 코스 : 낙안 금전산(668m)

                  낙안온천 - 금강암 - 정상 - 오공재 - 수정산장     

             3. 준비물 :

                 - 간단한 산행복장, 물, 커피, 삼겹살, 불판, 가스, 버너     

                 - 카메라 : 니콘 D700, 24-70

             4. 오늘의 날씨

                 -  전날 비,  오늘은 맑았으나 약간춥고  시야는 선명치 못함 ,      

             5. 특징적 산행 메모

                 -  마음은 지리산 목통골과 반야봉 박영발 비트를 가보고 싶은 날

                 -  혼자 달리기는 그렇고...뭉기적 거리다가

                 -  아이들과 같이 가족산행으로 대신함

 

 

마음은 지리산의 숨은 골짝들의 익은 가을이 눈에 선한데...

마땅히 움직일 사람이 없다.

혼자서라도 욕심껏 떠날수도 있을듯 싶은데 ....이마저도 쉽게 눌러 앉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그 욕심많던 지리산 열정도 차츰 사그라져 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

 

 대신으로

아이들과 여행같은 가벼운 산행길인 낙안 금전산을 걸어 보기로 한다.


금전산의 산행 코스는 불재에서 정상을 오르고

금강암 입구나 수정산장(오공재) 하산 하는것이

가장 일반적이다.길게 잡으면 6-7km , 서 너시간이면 충분히 산행을 마칠수 있는 작은 산이다.

오늘 울집산행은 낙안온천에서 금강암 , 정상

금둔사로 하산을 할려고 했는데 금둔사 하산

들머리를 놓치고 수정산장으로 하산을 했다.


 

 

 

 

오늘 산행들머리는 낙안 온천이 있는 금강암 입구에서 시작을 한다.

정상까지 2km 정도..ㅎㅎ

약골인 딸아이는  오늘따라 베낭까지 메고 가시겠단다. 그것도 뿡뿡이  꼬마베낭을..ㅎㅎ

덤으로 지 오빠 모자까지 뺃어  쓰고..

이제는 지들 먹거리는 지들이 책임지고 가져가야 할라나..ㅎㅎ

 

울집 아그들...

늘  시작은  이렇게 밝고 야심찹니다.

 

순천의 금전산은 쇠 금(金)과 돈 전(錢), 돈을 의미하는 한자로만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이 산의 옛 이름은 쇠산이었으나 100 여 년 전부터 금전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산 이름이 바뀐 것은 풍수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낙안읍에서 금전산을 올려다보면 영락없는 쇠 금(金) 자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산이 햇빛을 받으면 금빛으로 빛난다고 해서 '쇠돈산'으로도  불린다고  하는데

어느 때부터인지 모르지만 금전산으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초반 소나무 숲길을 30 여분 걸음하면 만나는 기암절벽과 만난다.

이런 조그만한 동네 뒷산에서 어찌 이런 험준한 암릉들을 형성하고 있는지...

진달래 만발한 봄날에 한번 올라 보고 싶었는데...

저물어 가는 가을 한날에 찾아보는 것도 나름의 멋스런 풍경이다.

다만

나무 수종이 이곳에도 도토리, 상수리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지라

가을 색감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칙칙하고 벌써 말라 비틀어졌다.

 

 

 

 

 

 

 

 

도데체 어디가 정상이야...!

쩌기 보이냐...저기 절도 보이고 정상도 쪼금만 가면 되겠구만.!

 

어떻게 저길 올라가..?

하긴...

저 심난한 고바위 오름길이 한없이 벅차고 심난하기도 하것다.

 

울집 아들..!

산행후 40분이 지나면 늘 무너져 내리는 고비가 찾아온다.

신나게 출발한 산길...그 반복되는 고비를 못 넘기고 오늘도 여지없는  울상이다.

지 오빠의 오만 짜증과 울상때문인지..작은 딸아이는 투정부릴 찬스를 잡질 못하고

다른때와는 달리 쫄랑쫄랑 잘도 올라가는 것이 괜한 웃음이 베여 나올려고 한다.

 

이쯤에서 한번쯤 엎어 달라는 신호가 올법도 한데..ㅎㅎ

 

 

낙안온천에서 금강암으로 오름하는 중간 지점 바위 조망터에서 보이는 낙안읍성과 가을 들녘이다.

누렇게 익었던 가을들녘...!

날씨가 좀 더 선명했거나 역광으로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였으면 좋았을것을..ㅎㅎ

이곳 금전산도

월출산만큼이나 가을들판들이 아름다운 곳임에 틀림없는 곳이였구나..!

 

아무래도 봄에 진달래 필적에 다시 한번 와 봐야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금강암(金剛庵)'이다.

이것이 절집인지 개인 별장인지 조촐한 산속 막걸리집인지 분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헌데,  지금처럼 보여지는 "외양은 초라해도 대단한 역사를 지닌 암자" 가 이곳 금강암이라고 한다.

 금강암은 백제 위덕왕 때 검단선사가 창건하고 신라의 의상대사가 중수했으나 1948년 10월 여순 사건 때 불타버렸고

1992년 작은 집을 지어놓은 게 지금의 암자가 되었다고 한다.

 

금강암 주위로는 집채보다 큰 바위들이 호위하고 있는데

오른쪽으로 서 있는 커다란 바위는 원효대요, 왼쪽으로 가파른 낭떠러지를 막아선 바위는 의상대라고 한다.

두 군데 다 아득한 단애 위라 천혜의 전망대로 이보다 멋스런 곳은 없을듯 싶다.

  ▲ 금강암

      ▲ 금강암 휴게실...?


달달한 사탕 한 봉다리도 없이 시작한 오늘의 가족산행

어린 아이들이 대견해 보였던지

이곳 금강암 스님께서 아이들을 위한 사탕 한봉다리를 통째로 주신다.

 

아빠는 박하맛 하나. 엄마는 오렌지맛

아들은 콜라맛 두개에  유과맛 하나, 그리고 딸아이는 콜라맛과 유과...!

아이들..기분..완전 급 반전..ㅎㅎ

 

아이들 제충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탕한봉다리씩은 가지고 다녀야 할 모양이다.ㅎㅎ

 

 

 

 

이쪽이 금강암의 오른쪽 방향이면 원효대가 맞는 모양이다.

암벽에 그려진 불상이 너무 인위적이였던터라서 애써 카메라 눈은  외면을 했다.

 

왜,  애써 이런  사람 냄새나는 모습들을 만들어 놓은  것인지..ㅎㅎ

조금 부족해도, 조금 희미해도,  조금 작아도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소중한 것임에 틀림 없을텐데..!

 

암튼 이 원효대에서 보이는 낙안의 풍경은 두말할 필요없이 압권이다.

역광이 아니거나 , 구름낀  흐린 날들이면 더 선명한 들녘들을 보여줄수 있지 않을까.?

 

 

 

 

 

 

 

 

 

 

 

 

 

 

 


금강암에서 마땅한 점심자리를 찾지 못한 우리들

다시 경사 심한 정상길을 오름한다.

달달한 사탕 몇개에 기분이 풀린 아이들...!

정상 오름길에서는 아주 흔쾌한 걸음질이다.

보면..딱 중반 40 여분 고비만 넘겨주면 이리 잘 걷는 아이들인데..

아빠...정상 ..얼마나 남았어..?

어...!

30초만 가면 끝이야...이일초..이이초...사암초..사아초


 

 

 

 

 

 

 

 

30초 후의 정상인줄 알았는데..정상 바로 앞의 헬기장이였네..ㅎㅎ

낸들 처음 와본 산인데..어찌 다 알겠냐..!

게다가 초행길의 산일거면서도  해도 우습게 알고 온 산이라 사전 공부도 전혀 하질 않고 왔어..!

아주 건방진 생각이였지.?

동네 뒷산같은 살방살방한 산길이 뭐 별거 있을라고..ㅎㅎ

 

그래서 동네 뒷산에서도 길을 잃어 먹곤 하는 모양이다.

 

서빈아...!

정상이야..우리 정상 사진한번 찍지 않을래...!

 

사진 꼭 찍어야 돼

나는 사진찍기 싫은데....!

이런..0병...!

왠만하면 같이 한번 찍어 줄 일이지..으이구..!

 

 

 

 

434

 

오공재로 가는 하신길이다.

낙안온천에서 시작하는 오름길과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육산의 등로인데,  너무  가파른 내림길이다.

당연 이곳으로 하산을 하면 홍매로 유명한 금둔사로 하산을 하지 않을까..?

손바닥 손금보듯 뻔한 산길일진데..

고민하고 말고 할게 있을까...?

헌데..

내려가는 모양새가 계속 엇나가는 느낌..!

금둔사를 가운데 골짝에 두고서 멀리 능선을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동네 뒷산에서도 이런 방심은 치명적 실수를 하는 것이구나...ㅎㅎ

 

그건 그렇고

내림하는 육산의 푹신한 길이 가을느낌과 잘 맞아 떨어져서 좋기는 한데...

차량회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또한 이쯤 어디에서는 거한 삼겹살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마땅히 밥상을 차릴만한 곳이 보이질 않는다.

아이들 체력도 이제는 많이 고갈이 되었을텐데...!

 

체력적으로 약한 딸아이..!

드뎌 가지고 있는 체력을 모두 소진했는지 ...잠이 온다네..ㅎㅎ

그러고 보니

오늘은 한번도 업힌적 없이 온전히 지 힘으로 다 걸음했네...

찡찡거리지도 않고...

오늘 지 오빠는 지 산행중 최악의 산행지로 오명을 남겼고

딸아이는 처음으로 온전히 지 힘으로 걸음한 첫 산행지로

기억에 남기게 될듯 하다

 

수정산장으로 하산하는 길에서 만나는 약수터

이곳이 오늘의 삼겹살 밥상이다.

우리 말고는 지나는 산객도 없던터라서 뻔뻔하게  삼겹살을 구워먹는데도 쬐끔은 덜 미안..?

어쨌건

삼겹살, 목살, 나머지 몽땅 털어서 비빕밥...!

아...그런데..오늘 돌팍 지가 먹을 생명수인 막걸리 한잔이 없네.

 

술 없이 삼겹살 먹는것도 상당히 곤욕스럽구만...

이제는 이런것도 적응을 해야 할때가 되었을까..?

갈수록 몸 구석 구석에서 삐끄덕 거리는 이상 징후들이

고개를내미는 것을 보면...

 

이곳 약수터에서 하산 날머리인 수정산장까지는

 금새 내려 설수 있다.

한때는 큰 과수농장 같았던 이곳도 사람 떠난 빈자리의

폐허가 그대로 느껴진다.

 

날머리 수정산장

오늘도 무탈한 산행..잘 해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