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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백운산...화려한 눈꽃보다 정겨운 웃음꽃이 더 아름다웠던 산행

      백운산...화려한 눈꽃보다 정겨운 웃음꽃이 더 아름다웠던 산행

       1. 산행 일시 : 2012 . 12. 2 (일요일)

        2. 산행지 및 산행 코스 : 광양 백운산 종주

             성불교 - 형제봉 -도솔봉 -상봉 - 억불봉 - 노랭이봉 - 동동마을                  

        3. 개인 준비물 :

          -  장갑2.  스틱 . 선글러스, 손수건, 여벌옷, 바람막이자켓(비옷겸용), 푸딩자켓

              헤드렌턴, 접이식의자, 타프, 버너, 코펠, 가스

          -  도시락, 물 500ml 1통,    등산지도 , 구급약조금. 막걸리 3병, 돼지머리국밥 

          -  카메라 : 니콘 D-700( 렌즈 24-70, 60마 )

        4. 이동 수단 : 풍경소리님 자가용

        5. 오늘의 날씨

            -  새벽부터 비 내리다가 산 정상능선에서는 눈이 내림

            - 구름 가득했고 가시거리 제로 , 산행 끝나는 시간에는 하늘 열림    

        6. 특징적 산행 메모 

            -  곁에 두고 있는 백운산이라는 산...종주라는 것을 해 보고 싶었음

            -  블 벗님이신 산고파님과 첫 산행           

            -  때아닌 콧물감기로 고생중이였는데 그나마 쬐끔 좋아져서 그나마 다행이였던 날임

            -  산행보다는 정겨운 수다와 막걸리와의 한판승부를 벌인 산행..ㅎㅎ

            -  막걸리와 예상치 못했던 눈길로 인해 종주길이 늦어져서 중간에서 포기하고 하산함

 

 

 

 산행지도 및 산행코스  산행 일지
 

  

 

 02 : 50 가 출

 03 : 30  순천역. 산고파님 마중

 04 : 00  광양 뼈 해장국집

 05 : 00  터미널에서 택시 출발  14,000원

 05 : 30  성불교 산행시작

 07 : 00  형제봉(861m)

            성불계곡 2.3km / 도솔봉3.2km

 07 : 35  새봉

 08 : 30  도솔봉(1123m)

            형제봉 3.2km .또아리봉2.0 km

 08 : 50  도솔봉 내림길중 철계단 옆에서 1시간휴식

 10 : 00  다시 출발

 10 : 40  참샘이재

            도솔봉 1.2km , 따리봉 0.8 km 

 11 : 10  도솔봉(1123m)

 12 : 05  한재

 13 : 00  점심 , 한재에서 상봉 오름길 중상단부

 14 : 00  다시 출발

 14 : 20  신선대 갈림길

 14 : 40  백운산 상봉(1222m)

 15 : 00  능선삼거리

             억불봉5.6km . 정상 0.3km. 진틀 3.2km

 15 : 35  신선대 삼거리

 16 : 35  하산완료

 16 : 42  버스이동 , 광양숯불구이

 18 : 50  산고파님 서울행버스

             여수팀 집으로.....

  코스 : 성불교-2.6km-형제봉-3.2km-도솔봉-2.0km-또아리봉-1.3km-한재-2.6km-백운산정상 -3.2km-진틀

  총산행거리 : 14.9 km    총 산행시간 ; 11시간(점심시간 , 휴식시간 포함)

 

산행 출발, 

 아니,  산행시작점인 성불사에 가기도 전인 광양 터미널에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풍경님 말로는 많이도 말고 이렇게 께작께작 내리다가

10시 즈음해서는 깔끔한 하늘을 보일것이란다.

어디서 나오는 호언 장담인지...

열심히 구름사진 들여다 보더니만 기상 캐스터가 다 되셨던 모양이다.

 

2시 50분에 집 나와서 여기저기 방황하고 다니다가 결국 5시 30분에서야 성불교 형제봉 들머리 산행을 시작한다.

꼭두새벽부터 마시기 시작했던 해장술에 푸짐하게 짊어지고 가는 막걸리까지...챙겨서

전국 팔도 막걸리 9병...!

한 봉우리 오를때마다 한병씩 ...ㅎㅎ

 

 간신히 머리의 렌턴빛이 필요 없을 때쯤해서 형제봉에 오름한다.

맑은 날이였으면 아침이 밝아오는 여명빛이 참 고왔을듯 싶은데..

대신으로

오늘은 바람한점 없이 푸근한 날씨에 께작께작 내리던 빗방울들이 고운 눈이 되어 날린다.

사실 비가 내릴것만 걱정했지,  설마하니 이런 대박같은 눈이 내릴줄이야...

그저 설레는 마음이야 오죽 했으리요..

결국 올 해 첫 눈길 산행을 이곳에서 하게 되는구나..ㅎㅎ

▲ 새봉( 형제봉 1.0km,  도솔봉 2.2km. 성불사 1.6km , 성불교 3.3km )

 

 

 

어...이것봐라...!

잠깐 내리다가 그칠것이라 절대 의심치 않았었는데...

이것이 갈수록 눈발이 굵어지고 쌓이는 두께도 두터워지고 있는것이 ....이렇게 맘 놓고 좋아만 해도 되는 것인지...!

다행이 미끄러운 눈이 아니라서 조금은 다행이지 싶기는 한데..

마음한켠에서는 망설이다가 집에 두고왔던 아이젠이 계속해서  떠나질 않는다.

 

아이젠...그것이 얼마나 무겁기로서니...놔두고 왔더란 말인가..!

막걸리 반병무게도 되지 않을것이면서...ㅎㅎ

1000 고지가 넘어가는 도솔봉에 올라설즈음에는 이제 완벽한 설국의 세상으로 바뀌여 버렸다.

바람한점없이 춥지도 않은 눈꽃들의 세상

모를 일이다. 아마 이때부터 이미 종주길은 마음한켠에서 벌써 접어 버렸는지도..ㅎㅎ

차마 이런 별천지같은  눈꽃세상을 눈앞에 두고서 속절없이 앞만보고 달려가는 종주를 해야만 하는 것인지...

까지껏 ..가다 못가면 그만 내려서면 그만이지

숙제처럼 이어가는 종주길들 ...이런것들에 마음 비운지 벌써 오래되지 않았던가..

 

언능 도솔봉 넓은 터에 타프라도 치고서 막걸리나 한잔 하고 가면 좋겠구만..!

따뜻한 국물에...ㅎㅎ

 

오늘 산행은 완벽하게 백지상태의 길이다.

티끌한점없는 눈길에는 차마 발자욱 남기는것이 죄스러울 정도로 순백의 모습이고

  주변의 배경은 한치앞도 분간할수 없는 눈구름의 화이트 아웃이다.

 

차라리 이런 배경없는 산길...더이상의 사진욕심없으니 좋긴하구나

틈만 나면 막걸리 묵을 생각만 하면 되니... 이보다 좋을게  또 어디 있을라고..ㅎㅎ

 

도솔봉 정상에는 하늘도 이정표도 모든것이 눈꽃에 가려지고 없다.

애써 이정표에 각인을 하지 않으면 인증샷마저도 신빙성이 없을듯 싶다.

해서

오늘 도솔봉의표지석에 애써  산고파님표 친필을  새겼다.

 

 

 

 

도솔봉에서 참샘이재로 내림하는 철계단 옆  바위트

아주 좁다란 공간에 간신히 눈발을 피할수 있는 공간이 있어 보인다.

이 눈 폭탄속에 타프를 설치한다는것도 번거롭고 귀찮다.

해서

비좁은 바위자락밑으로 숨어들어보는데..생각보다 아늑하고 눈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주는게 아닌가

예서 따뜻한 국물에 전국팔도 막걸리나 한사발 하고 가면 딱 좋겠구만.ㅎㅎ

서울막걸리 , 포천이동막걸리, 여수막걸리 , 순천농협미인막걸리...

어떤놈부터 묵어볼까요...?

뚜껑이 고급스런 포천이동막걸리

음...달달한것이 맛이 좋구만..!

 

손떨리고 등 저리는 추위에도 목구멍으로 들어가는 막걸리는 결코 멈추는 일이 없구나

한봉우리 넘을때마다 한병씩 먹기로 한 9병의 막걸리

여기서 순식간에 3병을 비워버리네...

누구는 좋겠다. 순식간에 등짐이 솜베낭이 되었을텐데..ㅎㅎ

 

 

 

 

다시 알딸딸한 내림길이다.

누군가는 내림길에서 최악의 망설임을 가졌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교체타이밍을 잃어버린 신발 타이어 때문에 신나는 엉덩썰매질의 연속이였을게다.

스노우타이어로 바꾼지 얼마지 않은 돌팍은 아이젠이라는 체인을 장착하지  않아도  분명 꺼떡없을터..!

 

남들 나자빠지는 것 ,, 구경하는것도 .늘 신나는 일임에 틀림없어...ㅎㅎ

 

참...서울에서 내려온 누군가는  손 깨나 시려웠을텐데..

춥단말도 못하고 ...참 곤욕이였을지 모를 일이여..!

 

 

 

그나마 오늘 산행중 가장 맑은 하늘과  눈꽃을 보여주었던 구간인갑다.

아주 잠시 그것도 눈꼽만큼만 보여주고 말았던 눈꽃세상

그 다음부터는 온통 운해속에서 헤어나질 못했으니..

 

 


도솔봉과 따리봉 중간에 움푹내려가는 참샘이재구간에서

오늘 첫 산행팀들을 만난다.

거제에서 오신분들이라는데 어떻게 벌써 여기까지 오실수 있는지

 

이분들은 상봉을 오름하지 않고 논실에서 한재로 바로 오름

하셨덴다.

백운산에 오면서 상봉을 포기하고 따리봉과 도솔봉만을 산행하는

산악회는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너무 많이 와봐서 상봉은 이제 식상했을까..?

 

도솔봉 형제봉까지 저희들이 길 확실하게 터 놓았으니

편안하게 산행하십시요..ㅎㅎ

 

따리봉 구간은 이분들이 아침 일찍부터 미끄럽지 말라고

길트임 확실히 해 두셨단다


 

 

 

전국의 모든 산들에서 단 한곳도 예외가 없었던 태풍...

이 태풍의 여파는 이곳 백운산의 아름다운 소나무에도 예외는 없었던 모양이다.

따리봉에 거짐 다 올라설때쯤이면 만날수 있는 아름드리 명품소나무..!

완벽하게 나자빠져 버렸다.

멀쩡히 살아 있었으면 이 소나무 밑에서도 눈을 거뜬히 피하면서 막걸리 한잔은 여유롭게 하고 갈수 있었을텐데..ㅎㅎ

 


 

 

 

 

 

 

 

 

 

 

 

 

 

 

 

 

 

 

 

따리봉, 또아리봉에서의 시야는 완벽하게 구름에  갖혔다.

이곳이 어디쯤에 있는 산인지 산새는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알수 없는 지금의 시야...

그저 걸죽한 남도사투리로만 이곳이

남쪽 어디쯤이라고 생각을 한다는 산고파님..ㅎㅎ

 

세개들어있는 달걀을 사겠다고 이곳 저곳 편의점을 두루

찾아 다녔다는 서울산 삶은계란에

또 달달한 서울 막걸리

예서도 한고뿌씩 하고 가야지..ㅎㅎ

 

그럼 벌써 다섯봉우리를 넘었단 말이네..ㅎㅎ

한봉우리당 한병씩이면..

 

 


 

 

 

따리봉의 숨가픈 내림길이다.

이곳은 한재에서 오름할적에도 지독한 버거움을 안겨주는 곳이긴 한데...

오늘의 알딸딸한 내림길에서 그것도 아이젠도 없이 눈길을 내림한다는 것은 여간한 긴장이 들어가는것이 아니였을게다.

 

 내림길에 가장 취약하다는 누군가는 아이젠으로 가장 신나는 내림길을 즐겼을 것이고

또 다 닳아졌던 타이어에 의존했던 누군가는 한없는 긴장감에 똥줄 탓으리라..ㅎㅎ

그럼 돌팍 지는...?

돌팍이야 본시부터 내림길에 아주 강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타이어 바꾼지 얼마지 않아서 브레이크 팍팍 걸리더이다.

 

하긴 똥배 나온 사람들은 다 내림길에 강하다고 말들 하곤 하겠지..ㅎㅎ

오름길에서 많이 버거웠을테니까..ㅎㅎ

 

참...이곳 한재에서 따리봉까지의 비탈진구간

겨울이면 늘상 이런 멋진 눈꽃을 피우는 구간이다. 한번도 어김없이

 

오늘은 간신히 가랑비만 피해볼 요량이였는데 뜬금없는 눈꽃세상으로 들어와 버렸다.

그것도 올해 첫 눈꽃산행으로

 

 

 

 

▲ ▼ 한재

 

 

 

 

 

 

 

 

따리봉 내림길에서 미끄러운 긴장감에 똥줄이 타들어 갔을 풍님..!

한재 지나고 상봉 오름길에서는 이제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갈수록 뒤로 쳐지고 힘을 받질 못하는것이

똥줄 제대로 탄것임에 분명하다...ㅎㅎ

 

종주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선 충분한 휴식과 점심이

필요한 시간이다.. 든든한 뱃심의 시간이...

 

이번엔 쬐끔더 그럴싸한 바위 밑 아늑한 점심자리

이곳은 세명이서 둘러 앉아도 충분한 여유가 있다.

퍼진 사람은 퍼진 사람데로

아직도 술이 고픈사람은 고픈사람데로

맘껏 퍼질러 쉬고 왁자지껄 웃는  시간이다.

그나 풍경소리님표 불고기전골....맛납디다.

 

여기서 의문점하나..!

여기서 막걸리를 두병 먹었는지 세병 먹었는지...알딸딸

돌팍은 여서 세병 먹은듯 싶은데

산고파님은 두병이라고 하시네...!

 

형제봉 오름길에서 한뱅

도솔봉 내림길 돌틈에서 시뱅

다시 따리봉에서 한뱅

점심묵으면서 시뱅

하산주로 신선대 삼거리에서 한뱅


     ▲ 점심시간의 바위트


 

 

 

이곳은 돌팍이 제일 좋아하는 지리산 조망 포인트가 되는 곳이다.

푸른 전나무(?) 사이로 조망되는 섬진강과 지리산...환상의 풍경을 만들어 주곤 하는 곳인데...

오늘은 여기서도 완벽한 먹통이다.

물론 신선대도 마찬가지...

그 멋드러진 신선대마저도 오름하는 것을 포기할 정도이고 보면

많이들 지친것인지..아님 조망없는 헛 수고로움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처음 생각은 이 신선대에서 점심과 신선같은 막걸리 한사발을 하자는 것이였는데..ㅎㅎ

 

 

 

 

 

 

 

 

 

정상

인증샷은 이렇게 찍는 것인갑다.

왔다는 증거만을 위해서..ㅎㅎ

풍아저씨의 낚시질에 넘어간  사람들의 허울좋은 인증샷..!

근데  낚시를 즐겼던 강태공보다는 낚시줄에 걸려들었던 몰고기들이 더 즐겁고 신나는 날이였다는 사실을

우리 풍 아저씨는 알고 있을라나..ㅎㅎ

덕분에 잘 놀았수...!

 

참..설마하니 종주를 계속하자는 것은 아니겠지요...?

놀것 다 놀았는데...하물며 막걸리도 다 떨어진 지금 , 그 지루한 능선길을 걸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진틀로 내려갑시다.

언능가서 아침에 묵었던것 마무리 해야 되지 않겄수..ㅎㅎ


 

 

 

 

진틀로 내림하는 이 나무계단

겨울 상고대 피거나 눈이 수북히 내려앉아 있으면 아주 환상적인 멋을 자랑해 준다.

백운산의 겨울이면 늘 생각나는 그림중 한곳이 이곳이니까...

따리봉의 눈꽃구간과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조망 , 그리고 이곳의 상고대까지..ㅎㅎ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이다.

신선대 갈림길 너럭바위 위에서 마지막 남은 한병으로 갈무리를 한다.

이번엔 처음으로 없어보이지 않게 넓고 신선같은 너럭바위에 앉아서..ㅎㅎ

 

올해의 첫 눈꽃 산행

화려한 눈꽃보다는 한없이 정겹운 웃음꽃이 더 아름답고  즐거웠던  산행

아직도 그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귓가에서 맴도는 듯 하다.

 

산고파님 먼 남도까지 걸음해 주셔서 감사했구요..

또 같이 즐거운 산길을 걸을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답니다.

아..풍경소리님..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