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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주금이지, 여수산

봉화산...그 한량같았던 느림보 산행

              여수 봉화산...그 한량같았던 느림보 산행

             1. 산행 일시 : 2012 . 11. 04 (일요일)

             2. 준비물 :

                 - 간단한 산행복장,  카메라  

             3. 오늘의 날씨

                 -  예보상으로는 오후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단다.

                     아침 출발부터 잔뜩 흐린날     

             4. 특징적 산행 메모

                 -  직장 년중행사 산행으로 조계산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우천으로 급 변경됨

                 - 코스 : 미평사회복지관 - 산림욕장 - 봉화산 정상  - 만성리 북초등학교

                 - 산행시간 : 9:30-13:00, 3시간 30 여분 걸렸나..

 

녹을 먹고 있는 직장에서도  어김없이 11월달이 되면  늘상 같은 산 , 같은 코스로 산행행사를 떠난다.

너무 높지 않고 너무 힘겹지 않은 순탄한  길로...!

산행의 산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동참하는 이 연중행사

게중에는 이것도 산이라고 몸살을 앓거나 다리가 풀려서 주저 앉는 사람도 제법 있다는 사실...

 

그 심난한  산길이 바로 조계산이다.

그것도 정상길이 아닌 옆허리로 비켜가는 보리밥집 가는 길이다.

 

어김없이 떠난다던 조계산 보리밥집 가는 길이

오늘은 우천예보로 꼭두새벽에 급 변경을 했단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면 될것을....ㅎㅎ

하긴 50명이 넘는 초보의 산꾼들을 빗속에 방치한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일듯 합니다만..ㅎㅎ

 

헌데..이 돌팍이라는 녀석은

꼭두새벽에 먼저 조계산 선암사에서 송광사 정상길을 먼저 선답하고

일행과 합류할 생각을 했다는 사실...ㅎㅎ

왕복산행을 계획했다는 것이지요..작년처럼

 

천만 다행으로 전날 친구들과의 과음으로 새벽 4시에 출발할려던 조계산 선답이

무산되었다는....

 

하마터면 낙동강 오리알 될 뻔 했습니다.

 

산행은 미평사회복지관 옆길에서 산림욕장을 경유해서 오름합니다.

이 산림욕장길은 몇해 전 우리나라 아름다운 숲길 공모전에서 인기상인가 뭔가..?

하는 상을 받았다고도 하더군요,

작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길입니다.

 

 

 

 

 

아무리 동네 뒷산이라지만

이런 호전한 산길은 유명산길 못지 않게 편안하고 좋습니다.

오늘처럼 왁자지껄 산행팀의 훼방꾼만 없으면..ㅎㅎ

 

시작부터 낙오병 부대가 자연스레 자리를 잡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ㅎㅎ

몇몇의 준비된 남정네들은 낙오병부대를 데리고 간다는 핑계로 일찍부터 맥주와 막걸리로 해장을 위한 술판을 벌립니다.

 

어제묵은 술이 덜 깬 것인지..?

오늘 아침부터 묵어데는 대낮술이 취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쏭달쏭 햇갈리기만 할 뿐 알수가 없습디다.

 

묵은 사람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는지요 ,,,?  취한 술이 나쁜놈이지..ㅎㅎ


조그마한 동네 뒷산에도 가을은 어김없이 물들어 갑니다.

한가한 가을 오솔길이  벌떼같은 잔챙이 산꾼들로 인해 한바탕 흙멈지와 소란함으로 왁자지껄 들썩 들썩  합니다.

 

앞에갔던 선두 팀들은 벌써 정상이라며 빨리 오라면 난리들입니다만...

도무지 서두러 가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믿는것은 오로지 단 하나...!

 

다리 떨리고 숨 가파서 죽을 고생하며 올라가는 후미팀들이 있기에...ㅎㅎ

그 후미 팀만 따라잡으면 우리 할일은 다 한것이겠지요

 

후미들 책임지고 데려오느라 고생했을테니..ㅎㅎ

 

 

 

 

 

 

굼뜨고 한없이 느려터진 궁뱅이 산행길에도 결국 봉화산 정상까지올라와 집니다.

흐린 날씨에 바람은 차고 조망은 찌뿌둥한것이 완전 꽝입니다.

서둘러 올라오신 선행팀들은 그동안 많이도 추웠을듯 합니다만...ㅎㅎ

능력이 안되어서 못 올라오는 후미...!

대놓고 미워할수도없고 ...참 난감이였을듯 합니다.

 

긍께..누가 그리 숨도 안쉬고 올라가라고 했남

천천한 걸음으로 중간 중간 막걸리들도 한잔씩 하면서 올랐으면 좋았을것을...!

 

 

봉화산...

예전에는 이쪽 어디쯤에서 봉화를 피워 올렸겠지요

지금은 그 봉화대 대신으로 흉물스런 군부대 초소가 그대로 남아 있네요

철수해 버린 군 초소들...!

이제 그 용도가 갈길을 잃었으면 애써 철거들을 해주면 안될은지...!

 

 

 

 

 

 

정상에서 서둘러 하산 해야 할 시간

금새라도 굵은 빗방울들이 떨어질듯 합니다.

멍청하게 얼려왔던 막걸리는 죽어라 흔들어도, 또 가슴에 품어도  당체 녹을 기미를 보이질 않습니다.

한모금의 막걸리가 부족헌데..이건 완전 그림에 떡입니다.

 

따뜻한 날씨거나 더운 날씨들에서는 적당히 녹아서 꿀맛같은 얼음막걸리의 진수를 보여 주었을텐데...

오늘은 고역같은 찬밥일뿐입니다.

 

땀들..진득하게 빼고 나서 먹는 얼음 막걸리...!

그 맛을 누가 알수 있으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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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카메라도 가방에 깊숙히 넣어야 할 모양입니다.

희뿌연 바다도 칙칙한 도토리나무의 가을 색감도 죄다 눈에 들어 오질 않습니다.

 

내리막 길에서도 한량같이 느려터진 산행으로 일관하는 우리들

이제부터는

우리를 지켜주는 후미팀들을 빨리 찾아나서야 하겠지요

절대 우리의 마음을 배반하지 않을 그 다리 떨리는 후미팀들을...ㅎㅎ

내리막길에서도 여전히 한없이 뒤처져 있습니다.

 

또 한번 궁벵이 산행길에 면죄부를 부여받고 있는 것이지요..ㅎㅎ

 

그러고는 회식

그 이후로는 아무 말도 , 아무 기억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