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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덕유산..앞만 보고 걸었던 멍청한 산행

         덕유산..앞만 보고 걸었던 황당한 산행

     1. 산행 일시 : 2013 . 02.17 (일요일)

    2. 산행지 및 산행 코스 : 덕유산[德裕山]  1,614m

         전북 무주군, 장수군, 경남 거창군, 함양군

        코스;  안성탐방센터- 동엽령 - 향적봉 - 백련사 - 삼공리                           

    3. 개인 준비물 :          

        -  장갑1.  스틱 . 선글러스, 손수건,  윈드자켓, 헤드렌턴,  등산지도

        -  도시락, 물 500ml 1통,   구급약조금. 막걸리 2병, 

        -  카메라 : 니콘 D-700( 렌즈 24-70,  )

    4. 이동 수단 : 해우뫼사랑 산악회 버스(소라관광)       

    5. 오늘의 날씨            

        -  종일 구름가득하고 3시이후에는 비/눈 내림

    6. 특징적 산행 메모 

         -  해우뫼사랑 67차 정기산행

          -  카메라는 있으되 메모리가 없었던 황당한 날

          -  산행시작과 끝 ..모두를 황당함과 덜렁수로 마무리했던 산행

 

 

 

 산행 코스 및 산행 지도  산행일지
    10 : 40  안성 탐방 지원센터 출발
 11 : 00  첫번째 휴식
 11 : 30  동엽령고개 1.3km 이정표
 12 : 15  동엽령
             점심
 14 : 00  송계삼거리
 14 : 25  중봉
 14 : 45  향적봉 대피소
 14 : 55  향적봉
 15 : 10  백련사쪽 하산
 15 : 30  백련사
 17 : 00  삼공리,
             식당
 18 : 00  출발
 
 
 
 
 
 산행코스: 안성 - 동엽령 - 송계삼거리 - 중봉 - 향적봉 - 백련사 - 삼공리 탐방소  도상거리 : 18km  소요시간: 6시간 20분

 

산을 오르는 이유와 생각들은 산꾼들 모두 제각각 다를 것이다.

어떤이는 촌각을 아껴서 산행기록갱신을 목적으로 하는 이도 있을것이고

또 어떤이는 여타 많은 스포츠처럼 진득한 땀을 쏟아 내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게다.

그 많은 이유를 가지고 오름하는 산에서

돌팍처럼 어설픈 사진이라는 그림을 담고 싶어서 오름하는 사람도 게중에는 분명 있을것이다.

산행목적이 사진인 사람한테서 사진찍을 일이 없어진다는것은 어떤 의미일까..?

 

산행스타트 시간을 위해서 첫 셔터를 누르는 순간 LCD 창에 뜨는 글 " DEMO"

으아악...이렇게 황당하고 허망할수가..!

오늘의 돌팍 카메라

무겁디 무거운 카메라에 메모리가 없다.

전날 밤에 렌즈도 께끗이 닦고 , 밧데리 점검도 해 두었는데

가장 중요한  메모리 카드를 장착해 두질 못했던 것이다.

늘상 그랬던 것처럼 당연히 장착되어 있을거라는  생각...!

 

해서...

오늘산행은 줄곧 앞만보고 걸음하기로 내심 마음을 다잡는다.

아무리 욕심나는 경치가 펼쳐진들 무엇하리요.... 지 마음만 아플뿐이겠지..ㅎㅎ

그래도

천만 다행한 일 이라면

하늘은 온통 쟂빛 먹구름이였고

최고의 설경을 자랑하는 덕유산의 눈꽃이나 상고대는 거짖말처럼 녹아내리고 없었다는 사실이다.

고가의 디세랄 카메라든 똑딱이보다 못한 핸폰카메라든 이런 날들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오늘 산행중 담아온 사진은 모두 게으른 핸폰 카메라가 대신했다.

 

 

 

 

 

 

덕유산의 눈꽃산행

나만의 욕심은 분명 아니였던 모양이다.

 안성에서 동엽령으로 오름하는 등로에는 적잖은 정체와 느림보 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많고 많은 산악회에서 이쪽 안성탐방지원센터로 몰렸던 것을은 아닌가 싶다.

 

지 아무리 준족이라 할지라도 이런 정체구간에서의 산행에서 무슨 뾰족한 수를 낼수 없을 터

그저 천천한 마음으로 휴식같은 산행을 하면 그것으로 충분할것을..ㅎㅎ

게다가 사진찍고 나서 죽어라 쫒아 오를 일 없으니 이 또한 혹사 당했던 다리한테 주어지는

간만의 편안한 혜택쯤은 아닐른지...ㅎㅎ

 

 

 

 

 

 

동엽령 거짐 다 올라와서 보이는 지리산쪽 조망이다.

오전중에는  날씨가 괜찮을 것이라드만 그나마 보여지는 그림은 멀리 지리산까지 선명하다.

천왕봉부터 노고단 서북능선까지 길게 이어진 나의 허기진 지리산...!

올해는 언제쯤에나 그 허기진 배를 채울수 있을런지..

 

노고단에서 왕시루봉으로 흘러 내렸다가  봉애산이나 가볼까..?

아님미뤄진 숙제같은 코스큰세개골에서 영신봉 , 작은세개골로 하산하는 것을 어쩔까..?

단백하던 대성동 막걸리가  생각날것 같으면 세개골을 올라야 할것 같고

섬진청류가 그리우면 왕시루봉을 가봐야 할텐데...ㅎㅎ

 

 

원 계획은 중봉 어디쯤에서 점심을 먹을 요량이였는데

운전 잘하는 버스 기사양반 

오늘도 이리저리 헤매고 돌고 돌아서 7시30분에 출발한 산객들을 10시 30분에 안성 탐방센터에 데려다 놓았다.

이양반은 이번 뿐 아니고도 늘상 버릇처럼 길을 놓치곤 하는것이 계속 빈정 상하게 한다.

덕분에 중봉이 아닌 바람찬 동엽령에서 등골시린 점심을 먹게 되었다.

목구멍부터 창시까지 뜨끈하게 타들어 가라고 맑은 소주도 한잔

또 한끼 식사와 맞먹는다는 막걸리도  밥 대용으로  한잔..!

 

참...!

이곳 동엽령에는 먼넘의 공단직원이 이리 많이 설치는것인지..?

눈속에서 버너에 불지핀 사람들 벌써 여럿 걸렸다고 한다.

이리 추운날들에는 쬐끔봐줘도 될듯 싶은데..ㅎㅎ

 

하긴 예외적인 경우들을 드리대면 그 끝이 없긴 하겠지...

 

 

얼척없는 일들의 연속이라....

다시 시작되는 산행

서둘러 백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향해 걷는 중간지점에서 오고가는 대화들

이것 저것 다 마시고 비우고 나니 베낭한번 가볍지 않냐...?

어 잠깐...!

내 베낭이 왜 이리 가벼운 것이지..!

카메라 무게만도 똥짐 무게가 느껴질텐데...

아....이런 ..이런...카메라를 두고 왔다.

어쩐지 베낭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하나도 없더라니...이럴수가

아침에 메모리없이 카메라 들고 온것만도 얼척없고 황당했는데

이제는 밥먹은 자리에 카메라까지 버려두었으니

 

뭐 빠져라  달려가는 지 마음..!

10 여분 내달리는 동안,  하늘이 무너지고 억겁의 시간을  달려간듯 더디기만 하다.

두근 두근  벌렁 벌렁...초조 불안...아..그마음을 누가 알수 있으리요...!

 

그저 하느님 부처님 산신령님...감사하고 또 감사 할 뿐입니다.

 

덕유산,  동엽령....ㅎㅎ

 

백암봉(송계삼거리 ) 오름길 어디선가 부터는 멀리 남덕유와 서봉까지 눈앞으로 들어온다.

산행정체구간의 가장 대표적인 남덕유...!

개인적으로 두번다시 가고 싶지 않은 겨울의 남덕유 철계단 오름길이다.

 

그나저나

산행중 내 손에 카메라가 없었던 때가 언제쯤 일일까..?

카메라 없는 산행...

참 무덤덤하고 심심하고 할 일 무던히도 없더이다.

그저 열심히 치고 오르는 일 말고는

하물며 덜 떨어진 조망이라고 열심히 담아내는 산꾼들마저도 보기싫어 얼굴 돌려더이다. ㅎㅎ

 

 

 

 

 

 

 

 

 

 

 

이곳이 백암봉이라냐..아니면 중봉어디쯤 되는 것이다냐..?

앞만보고 달린다는 것이 이런것이였던가..?

분명 지나온 길이면서도 이곳이 어딘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헷갈리는 어리숙함이라니...ㅎㅎ

 

한곳 한곳 카메라에 담으면서 산행할적에는 주변의 산세와 산군들

그리고 걸어온 길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할수 있었는데...

오늘만큼은 자포자기를 한것인지

아니면 앞사람 발 뒷꿈치만 보면서 따라가는  멍청한 산행만 했던 것인지..?

어차피 카메라를 손 댈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방만하고 멍청함을 보였던 모양이다.

 

 

 

 

 

설천봉, 향적봉 구간 그리고 중봉과 백학봉으로 이어지는 구간

겨울철 산꾼들과 진사님들이 그리 좋아하는 사진포인트 구간인 것이다.

다 녹아내리고 없는 겨울풍경이여도 이리 멋질거면 하얀 심설이거나 눈꽃들이 피였으면 얼마나 멋졌을꼬...!

 

물론 이 구간들은 철죽 피여나는 봄날에도 한없이 멋진 구간일게 틀림없다.

칠봉으로 올라서 설천봉 향적봉 중봉 송계삼거리 귀봉 백련사...

올봄에 기어이 다시 온다.

 

5월 초순이면 이곳에 철죽들이 만발할려나..?

 

 

 

 

 

 

 

 

 

 

           

▲  향적봉 대피소

 

 

ㅎㅎ 바람많은 산행에서 만나는 상상을 초월하는 웃지 못할  풍경이다.

겨울 산행을 하다보면 가끔씩 이런  바람막이 비닐하우스를  심심잖게 볼수 있는데

보면 볼수록 신통방통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다.

삼삼오오...이 간단한 비닐 한장이 주는 따듯함이라니...

그 어떠한 혹한의 겨울바람들일지라도  거뜬하게 잠재울수 있겠다 싶은 것이다.

 

생각에 본인들이 직접 제작한것은 아닌듯 싶고.

어디서들 구해온 것일까..ㅎㅎ

 

2시 조금 45분쯤에  도착한  향적봉

카메라도 없고 바람은 거칠고 하늘은 온통 쟂빛이다.

게다가 이제는 핸폰 밧데리까지 완전소모 직전이다.

오늘만큼은 아주 완벽하게 산그림을 못 그리게 하는 조건들을 다 갖추었다.

카메라 메모리, 핸드폰 밧데리, 쟂빛 하늘

 

3시 10 여분쯤 백련사쪽 급경사길로 하산을 시작한다.

숫제 걷는게 아니고 미끄러지듯 달리는듯한 속보로...ㅎㅎ

20분만에 백련사에 도착을 했으니...참...징허게도 빨리 내 달렸네

그리고 삼공리까지

경보같은 빠른 걸음으로 1시간 30분

산행 끝..!

 

그 여자...성큼 성큼 빨리도 갑디다.

그 여자 따라가는 두 남정네...다리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뱁새 황새 따라갈라 하면 절대 안되는 것을...!

뱁새는 뱁새답게 . 황새는 황새답게...ㅎㅎ

 

참...!

소주 한병 사들고 집에 들어오는 길

주머니에 핸드폰이 없음을  버스에 두고 내렸다고 ,  또 얼마나 한심한 좌덜을 했던지..!

베낭 윗주머니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것을..ㅎㅎ

 

오늘 하루의 시작과 끝을 완벽하게 , 그리고  황당한 덜렁수로 마무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