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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길위에서길을묻다

땡볕 여름날에 걸어보는 가야산 소리길

 

            땡볕 여름날에 걸어보는 가야산 소리길

 

남산제일봉을 산행할 경우 발생하는 차량회수를 쉽게 할수 있는 방법들이라는게 몇가지 있다.

첫번째는 남산제일봉을 넘고 해인사지구가 아닌 매화산으로의 비법정산행을 하는 방법이고

그 두번째는 남산제일봉 산행후 해인사 관광호텔에서 축전주차장까지 가야산 소리길을 걸어서 환종주를 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닐거면 가장쉬운 방법으로  택시를 타고 청량사까지 갈수도 있다.

해인사지구에서 청량사까지 택시비는 15,000 원

 

해서..

홍류동천의 멋진 풍경과 함께 고요한 숲길을 걸어볼 요량으로 그 두번째 방법인 환종주의 방법으로

가야산 소리길이라는 것을 걸어보게 되었다.

 

관련 설명과 자료들은 해인사 국립공원 홈페이지와 소리길 관련 지역신문 기사들에서 참고 했다.

 

 

 

 가야산소리길은 지난해 해인사 등 합천군 일원에서 열린

 대장경천년세계문화축전 행사에 맞춰 만들어진  길로 가야산 

 홍류동 계곡을 따라 팔만대장경으로 유명한 해인사까지

 이어져 있다.

 소리길은 계곡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명품길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으로전체 3구간으로 나눠져 있는 비교적 편안한 코스이다.. 

축전 주차장에서 홍류문까지 이어지는 1구간은 약 1.4km로 마을길이 주를 이룬다.

물과 들판이 어우러진 고즈넉한 마을 풍경에 넋을 잃고 걷다보면 금세 국립공원으로 진입한다.  

 홍류문에서 길상암까지 이어지는 2구간에선 그야말로 가을 풍경의 진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봄에는 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계곡물을 붉게 물들인다해 붙여진 홍류동계곡.

붉게 물든 계곡 물소리와 가을이 머물러 있는 소리에 취해 걷다보면

중간 중간 제월담, 취적봉, 광풍뢰 등 가야 19명소 알림판의 시구와 설명이 멋을 더한다.
길상암에서 영산교를 지나 해인사까지 2.1km에 해당하는 3구간은 장애인 탐방가능 구간이다.

사회적 약자의 국립공원 탐방기회를 확대하고자 조성한 길이라 일반인에게도 좀 더 여유롭다.

 

 

가야산 소리길 내림길의 첫 시작은 주유소를 바로 지나면 바로 시작된다.

분명 가을날의 홍류동천이면 더욱 곱고 멋스런 길을만들어 줄테지만

폭염의 땡볕 산행후의 시원한 계곡물과 함께 하는 소리길도 더없이 좋지 않을까 싶었던 욕심나는 길이다.


  ▲  가야산 소리길중 숲속과 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데크길

 ▲ 홍류동천을 흐르는 계곡물은 청류라기 보다는 부패 심한 똥천이였다.

 

헌데...

그 맑고 시원한 홍류동천을 예상했었는데 해인사지구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오수가 흘러들어서

홍류동천이라고 하는 계곡은 홍류동천이 아닌 홍류똥천이 되어 있었다.

소리길 초반에서부터 보여지는 짙은 회색 빛깔의 탁한 물들과 심하게  맡아지는 썩은 냄새들...!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었던 이번 산행에서 시원하게 발을 담가보겠다던 야심찬 계획...!

감히 엄두도 못낼 가당치 않은 일이였다.

 

분명 가뭄으로 인해서 계곡물이 말라서 그러는 것이였겠지..?

설마하니  늘상 버려지는 상가오수 때문에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겠지...?

 

좁은 생각에 거창하고 요란한 유명세의 소리길의 완성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 썩은 오수물부터 완벽한 처리를 해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가야산 국립공원은

1966년 6월 24일 사적 및 명승지 제5호로 지정되었으며,1972년 10월 13일 국립공원 제9호로 지정되었다.

가야산국립공원은 전체면적 76.256㎢로 경상남도와 경상북도가 서로 잇대어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뚝솟은 상왕봉은 일명 우두산으로도 불리며, 해발 1,430M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은 옛부터 해동의 10승지 또는 조선팔경의 하나로 이름나 있는 곳이기도 하며,

우리나라 화엄종의 근본 도량으로 팔만대장경을 봉안한 법보종찰 해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해인사 앞자락을 굽이쳐도는 홍류동 계곡은 우리나라 팔경가운데 으뜸이라 했으며

신라말 난세를 비관하여 그 한을 달래기 위하여 산문에 들어가

선화(仙化)한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의 자취가 남아있는 농산정, 학사대 등의 유적과

1995년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국 불교의 상징인 팔만대장경과 경판전을 보유하고 있다.

고기(古記)에 의하면 '산형은 천하에 절승 중 제일이다'라고 극찬하였으며,

오대산(1,563M),소백산(1,439M),과 더불어 왜적의 전화를 입지않아,삼재(화재,수재,풍재)가 들지않은 곳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사명대사께서도 이곳에서 말년을 보내신 곳으로 지금도 옛 선현들의 숨결을 느낄수 있다.

 - 가야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글 -

 

 

 



가야산 소리길은 오름하거나 내림하는 방법 모두 편안하고 거칠음이 없다.

편도 6km의 길이라서 다시 같은 길을 걸어서 원점으로 와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일수도 있겠다.

계곡과 연결되거나 위험부분은 나무데크로 연결을 잘 시켰으며 최대한 물소리

그리고 숲소리와 가까이 할수 있도록 조성이 되어있다.

지금의 한여름보다는 가을날의 홍류동천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싶을 정도로 욕심나는 길이다.

 

홍류동천 낙화담까지 내려왔음에도 청류 이였어야 할 물줄기는

아직도 시커멓다. 사람들도 제법 보이는데 이런 물줄기에서도 발을 담글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 낙화암에서 떨어진 꽃잎이 모여 소(沼)를 이룬다는 낙화담(洛花潭)은 

   봄이 되면 금강산 옥류담이 부럽지 않을 풍광을 만들고, 돌을 첩첩이

   쌓아둔 듯해 이름 붙여진 첩석대(疊石臺)도 소리길과 유독 잘 어울린다. 


 

 

 

 

下心...자기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이란다.

길상암과 바로 만나는 이곳부터(오름길방향에서) 는 장애인탐방구간으로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도 큰 무리없이 걸을수 있도록  시설물들을 갖추어서 배려에 신경을 썼던 모양이다.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 ...!

 

참...좋다.

 


길상암 약수터와 만났다.

말랐던 목이 시원하도록 몇바가지의 물을 들이켰다.

맘 같아서는 길삼암까지도 올라가 보고 싶은데...오늘은 땡볕에 너무 지쳐버린 날이라서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빨리 시원한 그늘에서 발이라도 담그면서 쉬고 싶은 마음 뿐인데...

그 홍류동천이라는 물이...

 

윗쪽의 그 지독한 꾸정물을 봐버린 탓에 하류에서의 맑아진 물도 도무지 믿을수가 없다.

발이라도 담글라치면 필시 몹쓸 피부병 덩어리들이 금새 고개를 들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아..큰 물이라도 거칠게 흘러서 앙금처럼 갈아앉은 오수찌꺼기들을  몽땅 쓸어갔으면 좋겠다.

 


길상암에서 10 여분 내려왔을까..?

이곳에 생각지도 못한 협곡을 만났다.

필시 이곳 조그마한 계곡을 치고 오르면 청량사를 가장 멋지게  조망되는

전망포인트가 있는 남산제일봉 옛길능선과 만나겠지..ㅎㅎ

 

이곳에서 오늘 하루 찜통같았던 더위를 다 씻어냈다.

새참으로 남겨두었던  이것저것 먹거리들까지 더해서..ㅎㅎ



 

 

 

 


  참 아름다운 숲길이다. 물소리는 물소리데로 숲소리는 숲소리데로 그 어느것

  하나 넉넉하지 않은것이 없다. 이런 길...고행의 산행보다 얼마나 더 멋스러운지..


    이런 길에서도 우리 산꾼님들은 그저 숨가픈 걷기에만 온정신이 팔렸다. 왜 주변들을 둘러보고 여유로울수 없는 것인지..!

    산행은  기록을 위한 스포츠가  절대 아닐것임을..!

    그저 빨리만....빨리만...! 좀 늦어지고 더 길어지는 걸음인들 어떠하리요..!

 


▲  농산정에서는 고운 최치원선생에 대한 역사를 배울 수 있고 정자(농산정)에 앉아 자연의 소리를 벗해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곳

 

최치원선생이 들려주는 마음의 소리

 

홍류동계곡에는 `최치원 선생이 노년을 지내다

갓과 신발만 남겨 둔 채 홀연히 신선이 돼서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골품제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찾아 든 홍류동계곡에서 삶을 마친 고운 선생의 유적을 더듬어 보는 맛도 일품이다.  

선생이 제자들과 함께 시를 짓고 은거하던 농산정(籠山亭),

선생이 가야산에 처음 들어와 시를 지었다는 청량사와

초막을 짓고 살았다는 학사대 등이 점점이 이어진다.
 

전설이지만 소리길 어딘가에서 가야산 산신(山神)이 된

선생을 만날지도 모른다.

 

농산정의 건너편 바위벽에는 고운의 칠언절구가 적혀있다.
 

 狂奔疊石吼重巒   

 첩첩 바위들 사이 미친 듯 내달려 겹겹 쌓인 산들 울리니

人語難分咫尺間   

지척 사이 사람 말소리조차 구분하기 어려워라

 常恐是非聲到耳   

 시비 다투는 소리 귀 닿을까 늘 두려워

  高敎流水盡籠山   

 흐르는 물로 산을 통째 두르고 말았다고 일러주네



 

 

 


 

 ◀  홍류동천과 농산교

  

    날마다 산을 보건마는 아무리 봐도 늘 부족하고

 언제나 물소리 듣건마는 아무리 들어도 싫증 나지 않는다

 



  이곳도 말도 많은 탐방지원센터, 다시 말해서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는 곳이다.

  해인사 사찰과는 아주 별게의 도로일것임에 틀림없으면서도 이쪽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외없이 문화재 관광료를 징수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긴..구례의 천은사는 버스를 타고 천은사 옆으로 순간적으로 지나가기만해도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할판이니...이곳인들 어련하지 않을려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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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야산 소리길은

오늘같은 갈길 바쁘고 발빠른 산군들이 아닌 아주  느림의 미학으로 걸음할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발빠른 산꾼의 걸음이 아닌

산소리 , 물소리, 그리고 바람소리까지 다 들을수 있는 느림의 미학으로 걷는 풍류의 걸음으로..ㅎㅎ

 

요즘은 온 나라가 이런길 저런길...길,,,길 ...길타령이다.

둘레길이니 해파랑길이니 블루로드길이니 , 유배길이니...!

실로 엄청난 길타령에 걷기의 천국같은 나라가 되었다.

그중 그래도 욕심나는 길 중 한곳이 이곳 가야산 소리길이 아닐까..?

특히나 가을날이면 더더욱 ...

그런 날들에는 아이들 손잡고 힘겨움없이 차분히 걸어보고 싶은데...

찾아오는 길이 너무 멀다...ㅎㅎ

 

두시간 걸어보겠노라고 왕복 8시간의 차를 달릴수는 없지 않겠는지..ㅎㅎ

 

하긴 가을날이면 가야산의 단풍과 함께 이쪽 소리길도 엄청난 사람들로 발디딜틈도 없겠지..?

 

 

지난 8월 11일 다녀왔던 사진을 지금(8월 27일)에서야 올렸으니 중간에 큰 비가 내렸을테고 ...

홍류동천의 탁한 물들도 깔끔하게 정화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