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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월출산 ....그 아찔했던 암릉을 넘다.

             영암 월출산....! 그 아찔했던  암릉을 넘다.

 

     1. 산행 일시 : 2013 . 09월 22일 (일요일)

     2. 산행지 및 산행 코스 : 영암 월출산

         천황사주차장 - 천황사 갈림길 - 장군봉능선 - 형제봉  - 장군봉 - 광암터 - 천황봉 - 구름다리 - 천황사- 주차장

     3. 개인 준비물 :

          -  스틱 . 선글러스, 손수건,   

          -  얼린물 500ml 1병,360ml 1병, 음료수1캔

          -  카메라 가방 : 니콘 D-700 ( 24-70, 망원, 마이크로 렌즈 )

      4. 산행지기 : 혼자서

      5. 오늘의 날씨

            -  여름이 끝나는 가을이면서도 강한 햇볕은 여름과 별반 다르지 않음

            - 그나마 오전중으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주어서 다행이였음  

      6. 특징적 산행 메모

            - 강진 시골집에 어머님도 뵐겸 , 큰어머님 병문안 겸 , 해서 일요일 산행지를 급하게 월출산으로 결정함

            - 길지 않은 짧은 코스로 이른 산행을 마치고 오후시간에는 강진 시골집에 들렀음

 

 등산지도  및  길 찾기 산행 일지 
 

 04 : 30   여수 출발          

 06 : 15   천황사 주차장 도착

               아침식사(편의점도시락)

 06 : 40   산행시작            

 07 : 20   장군봉능선 합류

 08 : 15   형제봉

 08 : 50   장군봉

 09 : 00   광암터, 주능합류

 09 : 40   천왕봉정상

 10 : 50   하산시작

 10 : 15   닭봉능선 갈림길

 11 : 15   구름다리

 11 : 40   천황사

 11 : 58   캠핑장

 12 : 05   주차장 / 산행종료

               20분휴식

 13 : 00    강진 집

  총 산행거리 : 시간 거리는 큰 의미가 없을듯 ...   산행시간 : 5시간 25분

          

추석연휴의 마지막날

긴 연휴동안 원없이 배불렀을 게으름들...!

게으름이라는 이름들을 혼내줄 방법들을 찾아야 할텐데...ㅎㅎ

늘 같이 다녔은 세석은 지리산 조개골이라도 가보자는 제안에 아무런 연락이 없다.

순천으로 이사간 풍아저씨는 또 열심히 근무중이라고 하고....

울 옆지기는 명절후유증으로 몸살이라도 난것인지..컨디션 난조를 보이는통에 가벼운 조계산 산행도 쉽지 않으시단다.

 

고향마을 ..강진

그래, 그럼 가을이 조금씩 물들어가는 월출산이라도 혼자서 다녀오자

어머님도 잠깐 뵐겸, 또 많이 위독하시다는 큰어머님도 마지막으로 뵐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오늘은 월출산 어느쪽 코스를 타보까..?

천황사에서 도갑사까지 정규등로를 쭈욱 걸어볼까..?

아니면

장군봉을 올라서 달구봉능선으로 내려가볼까..!

아니면 장군봉 능선으로 올랐다가 산성대 능선으로 내림하는 것은 ...?

 

이래저래 마땅한 답이 나오질 않는다.

계속해서 장군봉만이 뇌리에서 떠돌뿐...!

 아무래도 오늘 산행코스도 십중팔구는 장군봉을 올라서려는 모양인갑다.

 

장군봉 오르는 길...!

 바람폭포 지나서 진입하는 장군봉 오르는 코스가 가장 무난하기는 헌데...괜히 마음에 내키지 않고..

천황사 갈리는  삼거리에서 진입한다는  장군봉능선의 들머리를 찾을수나  있으면 여기서부터 올라서 보까 싶기도 하다.

대충 들머리 위치가 감이 잡히기는 헌데...

그 난해한 등로를 혼자서 잘 찾아갈수는 있을런지...?

 

편의점에서 사들고온 도시락으로 아침해결 ..그리고 6시 40분 출발이다.

 


   ▶ 장군봉능선의 가장 하단부능선쯤으로 합류하기 위해서 오름하던중 만나게

    되는 조망포인트..여기서부터 바로 눈앞으로 구름다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장군봉능선

초반 들머리를 찾고나면 그 이후 능선까지 오름하는 것은 큰 어려움없이 진행할수 있었다.

초행길인 이곳 장군봉 능선으로 오름하는 길... 사전정보도 충분하지 않으면도 무슨 용기로 덤벼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헷갈리는  산길을 어렵게나마 찾고 방향을 잡아 나가는것을 보면 

 동물적인 감감들이 아직도 거뜬하게 살아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이곳 장군봉 능선으로  오르면서 가장 두렵고 등골을 오싹하게 했던것은

이 길을 못찾고 헤매이는 것이기보다는,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말벌의 공격이였었다.

사람 발길 끊인 이런 곳....말벌들이 집 짖기 딱 좋은 곳이 아니겠는가...!

그리고는 간혹 난감하게 발길을 가로막는  암릉을 기어 오르는것 ..!

 


망막한 길을 혼자서 헤치고 오름한다는 것..!

이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은 일이였다.

걸려있던 시그널들은 금새 행방을 감추고 길흔적들도 불투명하다.

앞으로 보여지는 것은 천길 땅떨어지 암벽뿐..!

도저히 이곳으로는 더이상 진행을 할수 없을듯 싶은데..

도데체 길은 어느쪽으로 이어지는 것일까..ㅎㅎ

참..이것들 난감이로세...!

 

어떻게 어떻게 찾아 올아온  능선합류점..!

어찌나 갈팡질팡 했던지 올라왔던 기억들마저도 가물 가물..

터무니없는 곳으로의 알바 없이  신통하게

잘 찾아 올라온것이 그나마  대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이게 끝은 결코 아닐터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는 저 형제봉은 또 어떻게 넘는거냐..!


 

 

 

 

 

윗쪽 사진으로 보이는 뾰쪽 돌기둥이 형제봉이라고 이름하는  모양이다.

이곳을 넘기위해서 얼마나 망설이고 길을 찾아 헤매였던지.ㅎㅎ

결국 한참을 내림해서  크게 우회하는방법

그리고는 협곡을 따라서 다시 올라오는 길이 정도가 아니였겠는지..!

혼자서 장고를 하면서 선택했던 길이 다행이도 제대로 맞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무난한 길흔적을 따를수 있었다.

 

 

장군봉 오름하기 직전의 구름다리 촬영 포인트

봄이면 철죽 몇구루가 꽃을 피워서 구름다리와 사자봉의 험준한 암릉에 부드러움을 보태주었을테고

가을이면 하얗게 피여나는 억제가 그 부드러운  역할을 대신하는 곳이다.

오늘은 철쭉도 억세도 없다.

게다가 늦어지는 걸음탓으로 태양이 구름다리쪽으로 많이 올라온 후다.

지아무리 고급  카메라 장비일지라도  감당 못할것 같은  희뿌연 역광의 시간이 된 것이다.

 

아...이제는 갈증의 시간이구나

얼려왔던 얼음물은 왜 이리 녹지를 않는 것인지...!

종일 갈증에 시달리게 했던 그 목마름의 시작이 여기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장군봉능선으로 가장 아랫족 오똑하게 솟은 바위가 형제봉일듯 싶고 뒷쪽으로 영암 들녘의 황금빛 나락들이 익어간다.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구름다리와 사자두봉의 날카로운 암릉을 가장 정직한 모습으로 담아 보겠노라고

시작했던 오늘의 거침없는 산행길..!

좋아하는 막걸리도 소주도 그렇다고 간단한 행동식 한개도 없다.

아무리 멋드러진 장군봉이라지만  태양을 가릴만한 그늘 한 곳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허기진 배를 채워줄 먹거리 또한 전무하다.

오직 가진것이라고는 쉽게 녹지 않는 얼음물 두병뿐이다.

천상 신통치 못한 주변 그림들 몇장만 스케치하고 바로 출발이다.

 

장군봉능선...!

별것 아닐것이라 생각했던 암릉 오름길이였으면서도 ..오늘은 체력적 소모를 너무 많이 했다.

좀 차분히 쉬면서 고갈되 체력을 보충했어도 좋으련만 , 뭐가 그리 급한지 계속해서 시간에 쫒기기만 한다.

 

  ▲ 장군봉에서 산성대 능선과 오른쪽 두리뭉실한 산성대

   ▲  가운데 나무 뒷쪽으로 장군봉의 너른바위가 있고 멀리 뒷쪽은 천황봉이다.


 

 

바람폭포 지나서 만나는 광암터(흔적없음)에서 진입할수있는 장군봉 들머리중 난코스 암벽이 윗쪽 사진이다.

어느땐가는 간간히 매달아 놓았던 로프를 공단에서 떼어네곤 하던데...

이번에는 누군가가 다시 메달아 놓았다.

그 로프라고 하는것, 실상 오름할적에는 크게 필요치 않아보이지만 내림할적에는 아주 긴요하게 쓰였으리라..ㅎㅎ

이곳만 넘으면 바로 광암터 정규등로와 합류한다.

 

장군봉능선의 아찔한 암릉길 ...!

결국 2시간 20분만에 마무리를 했다.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된듯 싶었는데 생각보다 빠른 걸음을 했던 모양이댜.

늘 혼자하는 산행은 결국 빨라질수밖에 없는 것..!

 

병풍같은 암릉 뒤로 보이는 곳은 월출산 천황봉이다.

 


▲ 장군봉에서 병풍바위 넘기전의 억세군락지, 이쪽에서 올라오는 길흔적이

    그나마 가장 안전하고 뚜렷하다.


 ▲ 이곳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하는데 몇번 오르고나니 그것도 요령이 생긴다.

     내림할적에는 로프가 없을시 아주 위험천만한 구간이다.


 

 

 

 

 

 

 

 

 

 

 

 

광암터 , 정규등로에 합류하고 조금만 걸음하면 조망들이 시원하게 터지는 등로와 만난다.

멀리 영암 들녘의 황금빛 나락익어가는 모습도 좋고,

신비의 비경처럼 아슬아슬한 바위군락들이 무리지어진 사자두봉쪽 그림들도 압권이다.

또한 아기자한듯 두리뭉실한듯 길게 이어지는 산성치능선,   또한 빼놓을수없는 멋진곳이다.

 

영암 월출산은 황금빛 나락이 익어가는 초가을 모습이 가장 이쁜곳인데..

이번 산행은 쪼끔 빨랐다.

황금 들녘도 더 익었어야 했고 월출산의 가을 색감도 더 짙어져야 했다.

월출산의 가을은 다른 산들에 비해서 빨리 왔다가 유독 빨리 시들어 버린다.

가을 색감이 유독 칙칙한 도토리나무가 대부분인 이곳은  단풍이 들었다가도 금새 잿빛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정규등로인 광암터에서 천황봉까지는 걸음하는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할텐데도 오늘의 걸음은 너무 더디다.

체력적 고갈이 쉽게 회복이 되질 않았던 모양이다..

그 목마른 갈증이라도 해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굴뚝같은데...여전히 얼린 물은 눈물만큼 조금씩 녹을  뿐이다.

아껴먹으라는 산신령의 배려쯤 되는 것이였을까..?

 

벌컥 벌컥 ...다 마시고 나면 더한 갈증의 고통에 시달렸을지도 모를 일이지 않았겠는가..ㅎㅎ

 

천왕봉도 아닌 월출산 천황봉이다.

 10시도 안된  아침시간인 이곳 ...! 아침의 가을바람은 말그대로 시원한 갈바람이다.

아직은 강렬한 태양이 시원한 바람을 이기지 못했던지 아무것도 가릴것없는 땡볕 아래서도 맘껏 시원하다.

 

그 와중에서도 여전히 목마른 갈증은 도저히 견뎌내기 힘든 고통이다.

가슴과  겨드랑이에 품었던 얼음물은 어찌 그리 쪼끔씩만 녹아내리는 것인지...

시원한 해갈이 될만큼 벌컥 벌컥 들이켰으면  원이 없겠구만..!

옆에서 보이는 산객가족의 시원한 맥주가 한없이 눈에 밟힌다.

맘같아서는 캔맥주 그거 팔수없냐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으니..ㅎㅎ

 

다른 때 같으면 막걸리고 맥주고 잘도 가지고 다녔던 지가,  오늘은 무슨 배짱으로 달랑 카메라 가방만 들러메고 올라왔는지..!

세상에 산에서 먹는 맥주라는 것이 이토록 부럽게 만들줄은 미쳐 몰랐다.

 

내려가면 제일 먼저 캔맥주 큰 놈을 사서 목이 칼칼하게  잠길때까지 숨도 안쉬고 마시리라..ㅎㅎ

 

 

 

 

 



▲ 영암들녘을 바라보시는 나이지긋한 어르신 부부의 모습이 참 좋아 보인다.

 정상에서 구정봉쪽 방향 , 그리고 아랫쪽사진은 구름다리쪽으로 내려가다 보이는 천황봉

 

그리고는 다시 하산이다.

혼자 올라왔던 천황봉..누군가와 말 붙여볼 사람도, 그렇다고 먹을것도 없는것이

마땅히 할일이 없어서 머뜩찮은듯  심기가 불편했던 모양이다

내려가기전에 마지막으로  사자봉능선과 영암들녘, 그리고 구정봉쪽 방향으로 몇장의 사진을 담아보지만 

박무가 짙어서 선명한 사진들은 기대할수 없다.

 

땅끝지맥으로 갈리는 곳

생각없이 내림하다보면 분명  놓치기쉬운곳이 이곳이다.

닭벼슬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달구봉, 그리고 해주최공묘를 지나 누릿재와 풀치재까지 이어지는 땅끝지맥길

이길도 지금은 금줄로 막아둔 입산금지구간의 산길이다.

 

땅끝지맥 초입의 반대방향의 가파은 언덕을 5분정도 오름하면 만날수 있는곳이

윗쪽사진의 멋진 포인트를 만날수 있다.

이곳은 겨울 눈꽃이 피여나는 모습도 환상처럼 멋드러질테고

지금보다 더 가을색이 짙어져도 한없이 멋지리라

다만 지금보다는 더 오후의 빛이 역광을 피할수 있을듯 싶고 꼭두새벽아침의 여명으로 담아도 이쁘지 않을까 싶다.

 

 

다시 장군봉을 온전히 조망할수 있는 곳이다.

땅끝지맥 갈림길에서 한없이 내림했다가 또 고역처럼

숨가픈 된비알을 오름하고나면 만나는 곳..!

장군봉능선의 속살들을 정면으로 들여다 볼수 있는 곳인것이다.

이곳에서야 오늘 대책없이 헤매였던 능선오름길의

햇갈렸던 길목 길목들을 어림잡아 알아낼수 있을듯 싶다.

 

형제봉의 아찔한 암벽을 버리고 한없는 내림했던 길을 ...

 다시 좁다란 등로를  타고 올랐던 협곡까지도..!

장군봉 오르기 직전의 철쭉과 억새가 있는 촬영포인트 협곡

그리고

늘상 오름했었던 바람폭포 위쪽에서 접근하는 등로도

확실하게 구분할수 있을듯 싶다.

 

산행후 시골집에서 어머님 말씀..!

니는 왜 그 위험한곳을 혼자서 그라고 댕기냐..?

혼자 댕기지 말고 여럿이서 댕겨라..!

혼자 그라고 다니다 다치면 어짤라고 그라냐..!

 

이번 장군봉 능선의 오름길

어머님 말씀...!

백번 동감할만큼 나름 혼줄이 난것은 아닌가 싶다.

 

조심해야지 ...조심..ㅎㅎ

 



 

 

 

그리고는 한없이 추락할것같은 철 사다리의 내림길이다.

어찌나 급하게 내리치는지 ...잠깐만 방심하면 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질듯 싶다.

이곳 철사다리 구간은 분명 오름하는 힘겨움보다는 내림하는 아찔한 공포감이 더한 두려움이지 않을까..?

반대쪽 장군봉쪽에서 이쪽 구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 날카롭고 위태로운 칼날능선에 어떻게 저런 등로를 연결시켰을까 싶다.

실제로 걷는것보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더한 공포감을 자아내는 곳이 이곳 구름다리 내려가는 구간이 아닐까...

 

천황사..!

한없이 목마른 갈증을 해갈해보겠노라고 잠시도 쉼없이 내달렸던 하산길..!

아직까지도 녹지않았던 두번째 물병(500ml)에 물을 가득 담아서 연거푸 세번을 마시고 나서야 고갈되었던 갈증의 한을 풀었다.

천황사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길...!

뱃속에서는 움직일때마다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려주어야 했다.

 


천황사 대웅전 신축공사장 앞에서 바라보는 영암 들녘

▶대웅전 신축공사장 앞에 놓여있는 넘치는 물독,  이 물독은  여름날 산행하는 산님들의 갈증을

   해갈하라고 내어놓은 스님의 따뜻한 배려였을까..?아니면 공사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한 물이였을까.?

월출산 캠핑장 , 울 가족의 또다른 캠핑을 위해서 준비자료로 한컷 담았다. 

천황봉에서 한없이 부러웠던 시원한 맥주를 하산기념으로 기어이 사들고 주차장 그늘에 앉았다.

   목이 칼칼해고 딱꾹질이 날올만큼 이것들을 들이키고 나서야  오늘의 목마른 산행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