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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지리산 칠선계곡..하봉에서 허공다리골로 내려오기

              지리산 칠선계곡..하봉에서 허공다리골로 내려오기 

 

 

 

          1. 산행 장소 : 지리산 칠선계곡 ( 하봉에서 허공다리골로 하산하기 )

         2. 산행 일시 : 2013 . 10. 21 ( 월요일)

         3. 산행 코스 : 

             추성리 - 용소 - 문바위 - 칠선폭포- 대륙폭포골- 초암능선골( ?)-하봉 - 허공다리골- 광점동 - 추성리         

         4. 산행 참석자 : 풍경소리님. 돌팍

           하산시간 : 5시간 50분   

         도상거리 : 6km정도 예상

         ( 5시 30분 이후부터 야간산행, 8시 어름터 독가촌 도착, 8:50분 추성리 주차장)

        ※ 6:00 - 8:00 까지 두시간동안의 어둠속의 사투

 

12시 정도면 충분히 하봉에 올라설줄 알았던 오늘의 산행 예상시간

결국 정상인줄 알았던 촛대봉 지난 암봉에서 한낮을 맞았다.

그리고는 다리풀린 한시간을 더 진땀을 빼고서야 하봉도착.

그 와중에도 풍경소리님은 지리산 몽달귀신하고 노닐고 있는지 도저히 올라올 생각이 없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없는 풍...!

 

많이 허기지고 다리풀리곤 했었던 모양...! 하봉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간신히 숨넘어가는 목소리가 들린다.

삼겹살 구워놓고 계셔유...!

 

아무리 늦었어도 여유로운 점심,

적당한 반주와 숨넘어가는 삼겹살, 그리고 가지고온 상추, 배추 또 도시락으로 가지고온 모든 반찬과 밥을 비볐다. ㅎㅎ

돌팍의 마지막 만찬은 늘 이렇게 토탈 비빕밥으로 마무리한다.

 

              ▲ 하봉에서 지리산 상봉 : 가운데 는 중봉 그리고 뒷쪽으로 상봉이다. 오른쪽 끝으로는 제석봉이다. 사태지역은 제석봉골..!

 

▲ 오늘 올라왔던 대륙폭포골,
    그리고 오른쪽 초암능선과 촛대봉
▲ 국골의 오른쪽 능선인 두류능선

13 : 05  하봉 도착 ,   점심,     15 : 20  하산시작

해도 너무 많이 놀았다. 아무리 지 맘껏 묵고 놀았다손 치더라도

 이렇게 생각없이 맘껏 눌러 앉아도 되는 것인지 몰라...!

 

생각에는 2시에는 충분히 하산을 시작할줄 알았는데..이것이 이런 저런 이유로 늦어지게 되었다.

게다가 하산 시작 바로직전

우리 풍님의 고급 삼각대를 대륙폭포 오름길중 어딘지 모를곳에 빠뜨리고 오셨단다.

마눌님이 애써 선물로 사준것이니 기어이 그것을 찾아 오셔야 하겠다네 그려..ㅎㅎ

음..!  어디서 흘려먹은지도 모를 것이면서 찾아 올수나 있을런지...!

 

말인즉슨,   30분만 기다리셔유..!

 

그동안 또 혼자서 사진놀이...!

내 카메라로, 또 풍경소리님 카메라로...ㅎㅎ

어쨌든 오늘 늦어지고 , 삼각대 찾아나서는 풍경소리님 덕분에 혼자서 사진놀이 원없이 하게 되었다.

그  원없는 사진놀이중 ...날씨가 지랄이어서 건질만한 사진은 한장도  없었던 시간땜하는 헛놀이 수준밖에 되질 못했던듯 싶다.

 

결국 3시 20분에서야 국골사거리 , 허공다리골을 찾아서 하봉에서 하산을 시작했다.

▲ 앞으로 보이는 능선은 초암능선, 중간 암벽과 뾰쪽한 봉우리는 촛대봉, 그리고 오른쪽은 국골 ,

왼쪽은 칠선 대륙폭포골, 멀리 초암능선 끝에 보이는 곳은 창암산

 

 

 

 

 

 

 

국골사거리 4:25분...!

이 속없는 두양반들은 뭘 믿고 이렇게 여유로운지...!

분명 겨울로 접어드는 가을 초입에는 서산의 해가 한없이 빨리 기울텐데...! 이래도 되는지 몰라

게다가  지랄같다는 허공다리골..! 분명 초행길일것이면서..ㅎㅎ

 

허공다리골..!

지도상에는 국골사거리에서 조금 더 두류능선쪽으로 내려선다음 우측으로 격한 내림을 하는 모양인데...

잘 내려설수 있을지...?

 

 

어찌보면 오늘의 마지막 사진놀이 시간이였다.

갈수록 날씨는 찌뿌둥하니 흐려졌고 어둠까지 내렸으니 , 왠만큼  감도(ISO)를 올리지 않고서는 선명한 사진을 기대할수 없을 것이다.

윗쪽 사진은 국골이고 아랫쪽 사진은 두류능선이다.

 

그리고는 오늘 최악의 산행길을 만들어준 허공다리골을 접어 들것이다.

허공다리골..!

허공다리골...!

허 공...다 리 ...골..!

 

 

 

 

 

 

 

허공다리골
너무 황당하고 처참한, 그리고 지긋지긋한 사투를
벌였던 곳이라서 오늘 지루한 점검을 다시 한다.

가지고 갔던 지도상 트랙은 분명 올바른 길로 접어 들었던듯싶다

이 허공다리골의 지저분한 계곡을 줄곧 타고 내리면 품계동에서진주독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능선 삼거리와 만날 것이다.

헌데 오늘의 오룩스맵하고는 트랙이 약간 엇나갔다.

오룩스맵은 허공다리골이 아닌 허공다리골 우측 능선길을 주요 트랙으로 표시되어 있다.   

오룩스맵의 첫 출발점은 허공다리골 초입이 아닌 국골사거리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국골사거리에서 새봉가는 길과 허공다리골 능선으로 갈리는 것은 아닌지...? 

더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어쨌든 오늘  걸음한 트랙은 어둠이 내리지않았으면 허공다리골 중간쯤에서

오룩스맵 트랙의  합류점을 찾아 내렸을수도 있겠다 싶은데...

모든것을 실패하고 어둠속에 갇혔다.

결과론적으로 계곡을 줄곧 내려설수도 있겠지만 오른쪽 계곡옆으로 이어지는 길을따랐으면

훨신 수월하게 하산을 했을텐데더 정확한 길확인을 했어야 했던것은 아니였는가 싶다..

조금은 방심하고 안이했던것에 대한 반성을 다시 한다...약간의 핑계를 곁들이면.....

늦어진 시간이 모든 죄인이다.

 

허공다리골의 첫 시작은 이랬었다.

사태지역도 아닌것이 사태지역만큼 푸석푸석 돌자갈들이 흘러내리는 곳

그래도 큰 위험없이 내려설만 한곳이였다.

 

칠선만큼은 아니여도 단풍색감이 꽤나 좋을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곳이였는데...

차마 이렇게 처참한 계곡일줄은 몰랐었다.

 

분명..너무 안이한 정보수집과 늦어진 산행이 모든 결과의 죄인이리라..!

 

이 이후부터의 사진은 감도를 2000-3000까지 올리고  조리개값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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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다리골 하산길, 크게 색다름 없는 평범한 계곡이다.  국골사거리에서 가장 빠른 하산길이 아닐까 싶은데..
생각보다 볼거리 없는 식상한 계곡은 아닌가 싶다. 
 
하부쪽은 어둠에 잠겼던 터라 어떤 모습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수없다.

 

 

 

이제 완벽한 어둠속에 잠겼다.

방향감각도 주변상황도 도무지 알수가 없다.

직감상으로는 분명 오른쪽 능선, 그러니까 진주독바위에서 내려오는 삼거리와 만나는쪽으로 붙어야 한다는 사실만

계속 뇌리에서 떠나지 않을뿐..!

헌데 아무리 오른쪽 능선 사면으로 붙을려고 해도 도무지 방법이 없다.

칠흑같은 어둠과 산죽범벅의 원시림을 도저히 뚫고 나갈수가 없었던 것이다.

선명한 등로가 있다는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또한 계곡을 건너야  할것 같은데 암벽과 절벽과 맞닿은 계곡을 섣불리 건널수가 없었다.

결과론적으로는 될수록 빨리 건넜으면 훨씬 수월한 길찾기를 했을 텐데 말이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최선의 방법은

마지막 실낯같은 희망으로 고로쇠줄을 부여잡고 사투를 벌이는 것이였다.

한겨울 등로가 눈속에 잠겨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한밤중 완벽한 시야를 잃었을 적에도

마지막 생명줄이 이 고로쇠줄이 아닌가 싶다.

결국. 이 고로쇠줄의 끝은 사람사는 민가까지 이어질 것이니 말이다. ㅎㅎ

다른 어떠한 선택도 할수 없는 마지막 최선의 실낯같은 선택..!

 

칠흑같은 어둠의 원시림을 고로쇠줄에 메달려야한다는 것..!

여차하면 꼬그라지듯 넘어지고 잠깐만이라도 방심을 할라치면 돌틈사이로 발목이 꺽이곤 한다.

게다가 한없이 온몸과 얼굴들을 후려치는 산죽과 거미줄들...!

길을 잃고 한밤중의 망막한 산길일것이면 필시 두려운 공포감이 들법도 하건만

너무 처절한 사투를 벌이다보니 이런 공포심을 느낄 여유마저도 없었던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아...이 지긋지긋한 칠흑같은 한밤중의 원시림 하산길..!

가도 가도 끝이없다.

얼추 어름터 독가촌까지 내려선듯 싶으면서도 인내의 한계를 느낄만큼 칠흑같은 어둠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허공다리골이 이토록 깊고 길었던 곳이였던가...?

 

그리고는 길다운 길을 어느틈엔가 만났다.

  진주독바위에서 능선으로 내림하는 삼거리 조금지나는 곳,... 품계동이였다.

다시 어름터 독가촌, 저녁 8:00 

결국 두시간을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산죽과 밀림속에서 대책없는 공포의 사투를 벌였던 셈이다.

아무런 사고없이 무사한 탈출(?)에 그저 고맙고 안도의 한숨만 나올뿐이다. ㅎㅎ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산행..!

좋은 반성의 시간과 시간계획, 그리고 철저한 준비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산행이다.

 

어름터 독가촌에서부터는 순탄한 도로이니 ..사실상 산행의 끝점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40 여분 걸음하면 추성리 주차장까지 내려설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