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백운산, 최대한의 느림보 산행을 즐기다.
1. 산행지 : 광양 백운산
코스 : 진틀 - 백운산 상봉 - 신선대 - 한재 - 논실 - 진틀
2. 산행일시 : 2019. 06. 30일(일요일)
3. 산행지기 : 세석과 둘이서
4. 이동수단 : 세석자가용
5. 이날의 백운산 날씨 :
- 새벽까지 폭우경보가 내릴정도로 많은 비
- 아침에는 비 그치고 맑았으며, 오후로 갈수록 구름 많아짐
6. 특이사항
- 일요일 늦은 오후스케줄에 맞추어서 일찍 하산할 계획이여서 가까운 백운산 상봉을 들러보기로 함
- 비온 다음날의 운해의 바다를 볼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른 아침 출발
- 운해를 펼쳐졌으되 너무 늘여진 걸음으로 절정의 순간을 놓친듯
- 이날도 산행기록은 갤럭시 S10으로 담았다.
- 쉽게 많이도 다녀왔던 백운산, 뒤늦게 100대명산 산행기록으로 리스트에 올린다.
2024년3월27일날에
07:00 여천출발 07:50 진틀도착 08 :00 산행시작 09 : 00 삼거리 09 : 55 정상능선삼거리 - 정상 0.3km - 억불봉 5.6km - 쉼터 휴식 10 : 30 백운산 상봉 11 : 05 하산 11 : 15 신선대 삼거리 11 : 20 신선대 - 점심 13 : 00 하산 14 : 25 한재 - 한재계곡 알탕 16 : 00 논실 16 : 10 진틀, 산행종료 ------------------ 도상거리 : 소요시간 : 8시간 - 넉넉한 휴식 - 천천한 점심- 한량같은 걸음 |
월출산, 지리산 삼신봉, 지리산 빗점골까지 주말마다 산으로 내달렸던 탓에
이번 주말에는 집에서 한량처럼 할일없이 나뒹굴어볼까 싶어 약속없이 시간을 축내고 있던 중
세석한테서 어디라도 한번 가보지 않겠느냐는 달달한 꼬드김의 전화가 온다.
해서
할일없이 집에 죙일을 나뒹군다는 것도 어지간한 곤역이 아니겠느냐는 그럴싸한 핑계를 빌미로
연속 4주를 산으로 달리는 열정을 발휘하게 되었다.
저녁에 집안 행사가 있어서 일찍 복귀해야 했던 탓에 이번에는
가까운 광양 백운산 정상에서 지리산 주능구경이나 해보자.
혹시나 비온 다음 구름바다가 흐를지도 모르기에 쬐끔 이른 출발을 해도 좋을 것이고...
코스는 진틀에서 상봉과 신선대를 올라서 내려오거나
시간 여건이 되면 따리봉과 도솔봉까지 가서 논실로 내려오는 코스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 진틀 출발점인 병암계곡 다리
▲ 병암산장 앞 , 전날의 폭우로 마른계곡들에 물줄기가 가득하다. |
▲ 병암계곡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도중 만나는 삼나무 숲길 |
오늘의 백운산 계곡에는
전날까지 잔뜩 흐리고 하염없이 쏟아붇던 폭탄성 폭우가 거짖말처럼 잠잠해졌다.
대신, 그 후유증처럼 불어난 물중기가 사방 팔방에서 모여들어 엄청난 소리로 계곡을 요동치고 있다.
아...백운산이 이렇게 많은 잔 계곡을 가지고 있었더란 말인가..?
이렇게 큰비가 아니였다면 감히 계곡이라 생각도 못할 사방 팔방 곳곳에서 다양한 소리를을 지르면서
본 계곡으로 합류들을 하고 있다.
둘만의 백운산 산행은
아침먹을 생각도 없이, 또 늦어서 서두를것도 없이
그렇다고 많은 길을 걸어야 할 부담감도 없이 ,
그냥 가다 쉬다 가다 쉬다 되는만큼 가는 것이고 , 가다 가기 싫으면 가지 않으면 되는
만고 편안 게으름뱅이 산행을 병암계곡에서부터 시작을 했다.
▲노란 망태버섯 | ▲ 정상능선 도착직전의 가파른 계단 오름길 |
▲ 정상에서 보이는 지리산 주능
왼쪽 반야봉에서 오른쪽 천왕봉까지 , 오른쪽 구름속에 보이는 봉우리는 악양들녁의 성제봉
정상 아래 쉼터 그늘에서 한숨 쉬었다 온것이 오늘 최고의 낭패를 안겨준 결과가 되었다.
10분 20분만 빨리 정상에 올라섰으면 구름바다위로 떠있는 지리 주능을 온전하게 건네다 볼수 있었을것을...
그토록 천천한 걸음을 했으면서도 정상에 그늘이 없다는 핑계를 빌미로 그늘 쉼터에 잠깐 땀을 식히고 올라오니
몽환과도 같았을 구름바다는 죄다 으깨져 날아가고 지리주능의 봉우리 봉우리들 마저도 야금야금 다 삼겨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날을 만나는 것도 절대 쉬운일이 아니였을텐데....!
아마도 오늘 지리산 노고단에 아침 일찍 올랐던 님들은 천상의 운해의 바다를 만끽했으리라...!
이마저도 10여분 후면 완벽하게 잠기고 주능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없어졌으니
이만큼만이라도 볼수 있음에 나름 다행이라면 다행일수도 있겠다.
▲ 백운산 상봉(1218m), 백운산 정상석 뒤로 따리봉, 왼쪽 구름속에 잠긴곳이 도솔봉
▲ 상봉에서 한재방향 능선, 바로 앞 암봉은 신선대 , 신선대 뒷쪽은 따리봉
광양 백운산(1218m)은 남도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산으로 광주 무등산(1186m)보다 해발고도는 더 높다.
여름이면 4개 계곡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서 들어오곤 하는 곳이 백운산인데
주말 일요일날의 백운산은 너무 한적하고 쥐죽은 듯 조용하다.
여타한 다른 정상석에는 정상 인증샷을 찍는답시고 시답잖은 언성들이 끝없이 늘어져 있곤하는데
이곳 백운산 상봉에는 인증샷을 대신해서 찍어줄 사람마저 없을만큼 한가하다.
그 한가한 빈자리는 큼직한 까마귀가 정상을 지 집인양 정상석 위에 앉아 하염없이 지켜내고 있으니
참, 모를 일이다.
그러고 보면
백운산에 산객들이 없는 것은 오늘 한번만의 일은 아닌듯도 싶기도하다.
올때마다 늘 한가했었던것 같고, 산행정체같은 일은 단 한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다.
곧 죽어도 우리나라 100 대 명산에 당당한 이름을 올리고 있을진데
이토록 한가하고 여유로움은 도데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광양 백운산이 이토록 욕심없이 비켜갈 메리트 없는 산이였을까..?
아무래도
오늘 새벽까지 거칠게 쏟아부었던 폭우로 인한 기상 악화의 영향이였겠지...!
▲ 백운산 정상 바로 밑 데크에서 보이는 상봉
백운산 정상
늘 위험하고 까칠한 정상이였던 이곳에 깔끔한 정비를 했다.
아슬한 로프를 타고 올랐던곳은 우회 데크계단을 만들었고,
정상에서 밧줄에 메달려 심난하고 난감해 했던 내림길에도 안정적인 계단을 설치했다.
그리고 정상 코밑으로는 널찍한 전망데크를 만들어서 조망포인트를 만들고 백운산 상봉의 위엄을 쇄신했다.
특히나 겨울철이면 얼어붙은 정상을 올라보지 못하고 뒷편으로 아쉬운 우회를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럴 걱정없이 겨울 눈꽃을 맘껏 구경할수 있지 않을까.?
진즉에 이렇게 했어야 할것을 ...왜 이리 방치를 했을까...!
아님 진즉 이런 시설들을 만들었었는데...내가 해도 간만에 올라온 것일까..ㅎㅎ
▲ 정상 내림길에 보이는 지리 주능, 금새 지리 주능은 운해에 완벽하게 잠식 당하고 허기진 지리의 흔적을 완벽하게 감추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능선은 광양 쫒비산까지 내려설수 있는 매봉능선
▲ 상봉과 신선대 중간 바위 암봉에서 보이는 백운산 상봉
희미한 발길 흔적을 쫒아 올라봤지만 별 메리트 없는 전방바위
산에서 특별한 메리트 없는데도 길흔적이 뚜렷한 곳은 십중팔구 지뢰매설지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황상으로는 실익없는 길흔적 안으로 들어오면 똥파리들과 폭탄 그리고 폭탄제거 흔적들이 어지럽게 난무할텐데
다행히 오늘은 아주 흔적없이 깔끔하게 자연으로 돌아가고 없다
필시
아침까지 거칠게 쏟아부었던 물 폭탄으로 사방으로 매설되었을 지뢰들이 없어지고 깔끔한 청소가 되었던 것은 아니였을ㄲ..?
※ 산에서 지뢰매설지역이라 함은 뒷일 본 흔적을 말하는 은어
알바라 함은 길을 잃고 등로를 제대로 찾아오는 시간을 말하고
알탕은 계곡에서 노천 목욕을 하는것을 말하는 산꾼들의 은어들이다.
▲ 이 계단을 따라 오르면 신선이 될것만 같은 신선대 계단 오름길 ◀ 신선대뒷편 오름길 |
▲ 신선대 정상석, 묵직한 상봉의 정상석보다는 후지고 허름하지만 나름 운치있는 정감이 느껴진다.
▲ 신선대에서 보이는 따리봉과 운해속의 도솔봉
도솔봉에서 아래로흘러내리는 능선은 도솔남릉으로 휴양림 제비추리봉과 백계산까지 이어진다.
▲ 신선대 너른바위에서의 소심한 점심밥상
먹거리 욕심없이 편의점식 간단한 식단, 지 식탐을 위해서 코펠 버너에 잡다한 먹거리를
짊어지고 오르던 등짐들이 요즘에 와서는 아주 간단명료해졌다.
조금만의 식탐을 버리니 이리 가벼워지는 등짐을
예전에는 왜 그리 바둥거리면서 등이 휠만큼 똥짐을 져 날랐을까...?
지 입이 즐거울 것이면 몸뚱아리가 고달픈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니라 하면서..ㅎㅎ
더불어 배불띠기 카메라로 담아내는 산그림 욕심도 버리니
실상
등짐이라는 것이 아예 없는 것이나 진배없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물한병, 김밥한줄. 맥주 두어캔, 여분옷가지
헐...이게 베낭속에 들어있는 전부였구나...ㅎㅎ
▲ 신선대 너른바위
신선대에서도 바쁠것도, 서두를 것도 없이 그져 눌러 앉았다.
남는 것은 시간밖에 없으니...ㅎㅎ
하산은 한재방향으로 할 것이고
한재 내려가는 시간이 많이 걸릴것 같으면 한재에서 논실로 내려가면 되지 않겠는가.
굳이 한재에서 깔딱오름길인 따리봉까지 갈 필요가 있겠는가...?
11시 30분쯤에 올라서 13시 하산 ㅎㅎ
해도 많이 눌어 앉았구나...!
▲ 신선대에서 보이는 오른쪽 도솔남릉과 옥룡계곡, 왼쪽능선은은 상백운암골 우측능선
▲ 한재 내려가는 길에서 만나는 사진 포인트
▲ 한재 내려가는 능선 암봉 조망터
▲ 한재 내림길중 마지막 조망터, 날씨가 좋았으면 노고단과 반야봉이 눈앞으로 보였으리라.
신선대에서 한재 내려가는 길은 아주 순탄한 그늘 숲길이다.
중간 중간 잠깐의 조망포인트들이 있기도 하지만 썩 신통치는 않은 섬진강이 조망된다.
오늘처럼 조망가린 구름낀 날들에는 더 완벽하게 조망들이 가려질것은 뻔할 것이고
그저 차분히 내려가기만 하면 되지 않겠는지..!
한재에 도착하니 벌써 2시 30분이다.
집안 일이 있어서 빨리 하산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한량처럼 눌어 앉았나부다.
천상 따리봉이나 도솔봉은 포기하고 한재에서 논실로 이어지는 임도길로 하산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재로 내려가는 순탄한 길 | ▲ 한재 |
▲한재에서 논실로 이어지는 임도 옆 계곡 평시에는 건계곡일테지만 오늘만은 수량이 차고 넘친다. |
해도 해도 천천한 걸음
맘껏 늘어터진 한량같은 점심시간
그러고서도 흘린땀이랍시고 넘쳐나는 계곡물에 알탕까지 하고서야 산행을 마무리했다.
시간상으로는
두세시면 충분히 산행이 끝나지 싶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다.
늦어도 4시까지는 집안 행사에 참여를 해야 하는데..맘이 급하다.
지 좋차고 떠난 산행
조금만 더 서두르고 시간 계산을 했어야 했던 것은 아니였는가 하는 반성을 하면서
오늘 동네 뒷산같은 백운산 상봉 산행을 마무리 한다.
1 .논실에서 진틀 내려가는 길옆 펜션 정원에 심어진 수국
개량종이지 싶은데 색감이 참 화려하다
2 .산수국, 보통은 보라빛 산수국이 많은데 이곳 백운산은 하얀색 수국이 피였다.
수국의 하얀꽃은 진짜 꽃이 아니고 곤충들을 유인하는 헛꽃이란다.
가운더ㅔ 좁쌀같은 몽우리가 진꽃
3. 아래쪽 은 가치수염, 가치수영이라고도 불리며 꽃꼬리풀, 개꼬리풀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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