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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가을이 시작되는 연하선경길은 구름속에 감춰지고 없었다.

가을이 시작되는 연하선경길은 구름속에 감춰지고 없었다.

 

 

 

9월달도 끝날로 향하는 주말이 다가올수록 지리 주능의 가을이 궁금해진다.

마야계곡으로 오름해서 만나는 중봉의 단풍도 좋을테고

또 중봉 하봉을 거쳐서 허공다리골로 내려서는 광점동 가는 길도 단풍이 올라오고있지 않을까...?

 

거림으로 올라서 장터목에 일박을 하고

하봉으로 내려서 볼까...?

아님

장터목에서 잠을 청하고 중봉 하봉에서 시작되는 지리의 동부능선이라는 곳을 둘러볼까...?

이런 저런 고민을 거듭한끝에

일단 장터목산장을 예약하고 백무동에서 지리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줄곧 일기예보에 관심을 두고 있는 지금 ...날씨가 썩 신통치를 못하다.

장터목에서 날씨가 일몰을 볼수있다던가 오전까지만 괜찮을 것이면 중봉 하봉을 넘고

광점동,  추성리로 하산을 해 볼 나름의 반신반의한  계획이다.

 

아..산행 날자는 기록에 빠지면 안되는 거구나...

2019 년 9월 26일 -27일

산행지기는  간만에 동행한 니콘이와 갤럭시 S10

 

 

 

그렇게 담들 다 출근하는 아침에 아이들 학교에 태워주고서

서둘러 백무동으로 차를 달렸다.

아무도 찾는 이 없는 백무동 주차장

여타한 준비없이 혼자서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했다.

▲ 백무동 출발점인 주차장    첫나들이 폭포
08 : 30 여수 출발
10 : 20 백무동 도착 , 산행시작
10 : 50 첫나들이 폭포
11 : 25 가네소 폭포
11 : 30 거북바위
13 : 20 백무동 깔딱 오름길
          - 세석0.7km 남음
14 : 00 세석대피소
          - 점심
15 : 00 촛대봉
16 : 00 연하선경길
16 : 15 장터목 대피소
16 : 30 백무동 하산 중
       - 제석봉 오름하는 삼거리
       - 제석봉 오름하다가 중간 포기
17 : 00 망바위
        - 휴식
19 : 00 백무동 주차장
        - 산행종료
     
도상거리..이젠 이런거 관심없을때도
       되지 않았을까...!
산행시간도 마찬가지 일테고...
      지가 얼마나 머물다 왔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백무동 오름길은 늘 그렇지만 한없이 순탄한 트레킹 코스같은 느낌이다.

특히 한신 지계곡이 아닌 세석으로 이어지는 한신계곡길은 더욱 그렇다.

물론 한신 계곡도 세석대피소와 만나는  마지막 숨막히는 깔딱 오름길을 만나기 전까지만 그렇다.

마지막 세석대피소 턱밑에서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깐깐한 된비알 오름길을 만나고 나면

이곳도 어쩔수 없는 지리지리한 지리산이 맞구나 싶어지는 것이다.

오늘도 살방살방한 산행이 이곳 된비알 오름길에서는 지도 어쩔수 없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몇번을 주저앉아 쉬어가는지를 모르겠다.

은근 허기가 지기도 하려니와 세석까지는 어떻게든 올라서서 점심을 먹고 심은 욕심에 갈등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차선으로....깔딱 오름 중간에 맥주 캔하나...!

▲ 5층폭포
▲ 가네소폭포

백무동 오름길에도 은근 이런 저런 폭포들이 많이들 있었구나...!

한신 지계곡의 즐비한 폭포들만 생각했었는데...세석대피소로 오름하는 계곡길에도

차분하게 쉬어갈 곳이  여러군데 보이지 싶다. 아직 가을이 내려앉질 않아서 마음을 잡진 못할지라도

다음에는 차분히 들러 보아도 괜찮지 않을까....ㅎㅎ

하긴 이곳을 들를 것이면 폭포의 전시장이랄수 있는 한신지계곡을 들어가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기는 하겠지만..

 

 

▲ 거북바위

왜 이...게 거북바위라고 하는 것일까...?

상단 다리에서 내려보면 사뭇 거북 머리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을 닮아 있기는 하다.

 

 

▲ 바위떡풀,  일명 대(大)자꽃이라고도 한다.

습한 바위벽에 붙어 피어나는 이 꽃

하얀 꽃술에 빨간 구슬이 익어가곤 하는데...이번에는 빨깐 꽃구슬이 선명하질 못하다.

바"쁘지도 않을것이면 마이크로 랜즈라도 꺼내서 담아볼 일이지 그것도 귀찮아서 그냥 대충 담고서 지나친다.

 

 

 

 

 

 

 

 

 

 

 

사람없는 평일 목요일날의 한신계곡 오름길

올라가는 사람은 오직 나 혼자 뿐인것 같고 가끔씩 세석에서 주무셨던 산님들만 심심찮게 하산을 하시곤 한다.

깔딱 오름길에서 마주쳤던 산님 말씀

하필 이쪽 힘든 코스로 올라오시는겨 ...하시길레..

이곳은 여그만 올라가면 더없이 편한 코스가 아니였던가요..했다.

그러면서도 이곳에서는 어찌나 퍽퍽하고 허기가 지는지...!

세석까지는 어찌 올라가서 점심을 먹어야 할텐데...고작 700m 남겨놓고서도 마음은 천길을 더 올라갈것처럼

막막하기만 하다.

 

 

▲ 세석산장

 

 

 

▲ 세석대피소

평일 점심시간이 갓 지난 때일것이면서도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만만칠 않다.

오늘 장터목대피소 예약인원은 110여명쯤 되어 보이던데..

그만큼 종주팀들이 찾아들고 있는 모양이다.

집에서 익혀왔던 음식들을 간단하게 데펴서 먹고는 30분만에 다시 출발을 했다.

오는 도중 줄곧 날씨를 살폈던바

오늘 저녁부터 내일아침까지 맑은 하늘은 없을 것이며

내일도 아침부터 비가 내릴것이란다.

해서 예약했던 장터목 산장은 예약파기를 하고 당일 산행으로 급 변경을 했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 여유로운 연하선경길만 구경하고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하산하면 될 터이니...

굳이 장터목에서 잠을 청하고 청승같은 비를 맞으면서 하산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다.

비가 없었을 것이면 중봉 하봉을 넘고 산청 독바위까지 진행을 해서 광점동으로 하산을 해 볼 요량이였는데..ㅎㅎ

이래 저래 마음만 천리를 달렸고 아쉬움만 가득한 산행이 되지 않을까 싶은 불길한 생각이 앞선다.

아무리 지리산에만 들어도 마음이 편하고 좋다지만...

 

 

 

 

 

▲ 촛대봉

역시 촛대봉도  앞뒤 구분할수 없도록 완벽하게 구름속에 잠기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람없고 조망없는 촛대봉도 잠시만 호흡조절하고 바로 출발을 하는수 밖에 없지 않을까..

단풍이 좋고 조망이 좋으면 이렇게 한적한 날에는 청학연못에라도 다녀오면 좋았을 것을....!

암튼

오늘은 완벽하게 갇힌 날씨 덕분에 여타한 욕심들을 낼 필요가 없게 되었다.

 

 

 

▲ 연하선경길에서 보였던 쑥부쟁이

 

 

 

 

 

 

 

 

  구절초 
 쑥부쟁이 ▼ 수리취

오늘 지리산행 코스중

이런저런 오만가지 생각중 마지막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되었던 이유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만발했을 연하선경길을 걸어보는 것

연하선경길에서 한량처럼 여유를 부려보는 것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돌거든 제석봉의 일몰을 바라보는 것

아침"까지도 날씨가 좋거든 천왕굴을 찾아보는 것

천행처럼 담날에도 계속해서 날씨가 좋거든 중봉과 하봉 그리고 향운대까지 찾아보는 것

이렇게 허울좋은 욕심으로 출발했던 혼자만의 지리산행

꿀꿀하고 완벽하게 구름속에 잠긴 주능에서는 그저 욕심없이 모든 계획들을 접고

가장 빠른 시간내에 하산을 하는 것으로 아쉬운 변경을 하게 되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아직 주능에는 단풍이 너무 이르다는 것

그리고

늘 풍성했던 쑥부쟁이와 구절초가 올해는 왠지 흉년같은 느낌이었다는 것

나름 웃기는 위안이라지만 이런것들 등등이 풍성했으면

 

아쉬웠던 날씨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꼬...!

 

 

 

▲ 연하선경길

 

 

 

▲ 구절초

 

 

 

 

 

▲ 연하선경길

 

 

 

 

▲ 장터목 대피소

4시쯤의 장터목

저녁 시간치고는 이른 시간

벌써 저녁인지 점심인지 모를 식사들을 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이분들이야 필시 이곳에서 주무시고 내려갈터이지만 내일은 어찌 기약을 하실라고...

하긴

지리산이야 비가온들 눈이 온들 들어와만 있으면 좋은일아니던가..

 

그러는 니는

날씨좀 구리다고 왜..서둘러 도망쳐 내려가는 것인지...ㅎㅎㅎ

어쨌든

장터목에서는 잠시 머뭇거릴것도 없이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약간의 망설임으로 다가오는 허기는 중간 망바위쯤에서나 차분이 채우면 되지 싶겠고..

 

 

 

 

▲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하산중 제석봉 오름할수 있는 삼거리 조망바위

이곳을 지날때면 늘 궁금했던 제석봉 오름하는 길

오늘은 기어이 조금만이라도 올라서 보기로 했는데...그마저도 날씨가 끝가지 잼뱅이다.

바위 조망터까지 올라서서도 제석봉은 보이질 않으니..올라갈 욕심이 없다.

해서 하얀 벽지같은 배경으로 인증사진만 한장 찍고 다시 하산을 서둘렀다.

다음에는 기어이 이쪽 제석봉을 돌아 넘어볼수 있는 기회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하산중 제석봉 오름할수 있는 삼거리 조망바위에서 내려보는 백무동 하산길 능선

 

 

 

▲ 망바위

백무동 한신계곡으로 올라올때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였었는데...

이곳 방바위에서도 호가는 사람없는 혼자만의 적막의 시간이다.

비축식량쯤으로 남겨온 마지막 열량을 30 여분 보충하고 나니..어심풋이 어둠이 내려와 앉는다.

 

 

▲ 망바위 지나서 만나는 창암산 갈림길 삼거리

창암산 갈림길 이후에는 더 어둠이 짙어져 내려와 앉는다.

그나마 능선길에서는 어둠이 늦어진다 치더라도 계곡으로 내려설수록 어둠은 빨라지기 마련

이제는 렌턴을 준비해야 할 것이고 마음은 뒤가 구린만큼 더 빨리 하산을 서두른다.

물론 서두를것도 두려울거도 없을 것이지만

늦은 시간 장거리 운전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산행을 시작할때 백무동 공원관리사무소 직원

조심해서 잘 다녀 오세요..!

하던 말이 생각나서

무사한 하산을 완료 했다는 자랑같은 보고를 해주고 싶어서

렌턴을 정면으로 남발을 하는 객기를 부리고 공원직원을 찾았었는데....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공단 직원은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이날 혼자만의 지리산 산행을 이렇게 아쉬우면서도 속 시원한  마무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