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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남도밖 장거리산행

하동 성제봉 철쭉과 섬진강

하동 성제봉의 철쭉군락지에서 보이는 섬진강 

▣ 산행지 : 하동 형제봉(성제봉)

▣ 산행 일시 : 2021년 05월 1일(토요일, 근로자의 날)

▣ 산행 지기 : 오랜산행지기인 세석과 산악회 지인 2명

▣ 산행코스 

    최참판댁 주차장 - 한산사 - 고소산성 - 신선대 . 구름다리 - 성제봉 1봉 , 2봉 - 활공장 

         - 원강재 - 청학이골 - 선불선원 

▣ 이동차량 : 돌팍 애마

▣ 기억꺼리

    - 산악회 동생이 노고단으로 살방한 고산준령 트레킹을 가자던 것을

    - 노고단의 길어지는 겨울과 늦어진 봄꽃으로 인해 하동 성제봉으로 산행지를 변경했다.

    - 성제봉 구름다리의 재개통된 모습도 궁금하고, 여태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철쭉군락지 개화도 궁금했다.

    - 이날 날씨는 12시 이후부터는 깔끔하게 맑을것이라던 예보가 하산종료때까지 바람 거칠고

      구름 많은 악천후가 되었다. 덤으로 중간에는 비와 우박까지 만나는 진풍경도 만났다.

    - 청학사 능선이 아닌 청학이골의 짧은 코스를 선택한 이번 하산길은 신의 한수가 아닌 진저리 처지는

      절대 잊지 못할 최악의 선택이 되었다.

 

▲ 한산사 앞 조망데크에서 보이는 섬진강

너무 힘들지 않은 산행과 적당한 볼거리가 있는 곳으로 산행을 가자던 산악회 동생

처음에는 노고단에서 반야봉가는 길을 걸어볼까 싶었는데

지금 시절에는 파릇한 녹음도 올라오지 않아 겨울냄새가 더 짙을테고

 철죽 또한  아직 일러서 피여나지 않고 간간히 옹색한 진달래만 보일까 싶어서

악양의 최참판댁을 구경하고, 성제봉철죽과, 새롭게 완공을 했다는 구름다리를 구경해 볼까 싶어서

방향을 성제봉 최참판댁 코스로 변경을 하고 오랜산행지기인 세석과 합류하여 

성제봉 철죽 산행을 하게 되었다.

날씨는 오후로 갈수록 맑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만 기대하면서....

▲ 한산사 조망데크 앞에서 보이는 악양들녘과 부부송 , 그리고 섬진강 

날씨는 구리고 흐리지만 깔끔하게 맑아 질것이라는 구라청의 예보를 철석같이 믿으면서

기분좋은 출발을 한다.

한산사에서 보이는 섬진강도 멋지고

바둑판처럼 반듯한 약양 들녘과 들녘을 가로지르는 농로 옆의 외로운 부부소나무도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한산사 전망포인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계속해서 임도를 따르지 않고, 한산사 옆길로 능선까지 오르기로 했다. 

 

▲ 고소산성에서 바라보는 악양들녘과 섬진강 

원 계획은 최참판댁에 들러서 잠시 집 구경을 하고 성제봉 능선으로 가장 빠르게

접근을 할려고 했는데, 최참판댁보다는 이곳 고소산성에서 보이는 섬진강이 더 놓칠수 없는

조망포인트라 하여 다시한번 이쪽 고소산성을 들러가기로했다.

물론 이곳에서도 참새 방앗간 들르듯이 가벼운 맥주한잔으로  목마른 갈증을 해갈했다.

 

▲ 통천문 지붕위 바위에서 보이는 섬진강 

통천문

보이는 바위 밑으로 날씬한 사람만이 통과할수 있는 바위틈새가 통천문이다.

40ml 베낭마저도 통과하기가 까칠했떤 좁은 돌틈

조금만 풍성한 몸들은 어찌하라고 돌아가는 우회로조차 만들어 놓질 않았을까..?

이곳에서 또 한참을 기다리는 여유로운 휴식시간

그 휴식시간이라는 것이

걸으면서 캐쉬가 쌓여간다는 캐쉬워크 앱에 대한 지난한 설명과 설치

그와중에 돌팍은 통천문 지붕바위 위로 올라서 섬진강의 S라인 물줄기와

백운산 상봉에서 매봉으로 흘러내리는 산줄기를 핸폰 카메라에 담았다.

 

▲ 통천문 지붕위 바위에서 건너보이는 백운산 상봉(가운데 구름속에 잠긴곳)과 매봉 , 왼쪽 뾰쪽 봉우리,  더 왼쪽 끝은 억불봉 

 

 

▲ 11:00 지리산 둘레길 4사거리 

한산사에서 지리산 둘레길 4거리까지 올라오는 것이 의외로 많은 시간과 땀이 필요한 곳이였다.

금새 합류 할 것이라는 내 생각은 어디서부터 오류가 시작된 것이였을까ㅣ.ㅎㅎ

어쨌든 

최참판댁 주차장에서 출발 2시간 지날즈음에 둘레길 합류점에 도착을 했다.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겸 간식시간

아나고 회 + 참이슬 진한거 한병

사거리 능선상에서는 바람이 거칠어서 악양쪽으로  능선사면으로 살짝한 도피를 했다.

생각없이 능선상에 자리를 깔았으면 소주먹다 얼어죽을뻔...ㅎㅎ

- 산행일지 
07 : 30 여천 출발

07 : 20 최참판댁 주차장 도착
08 : 40 최참판댁 주차장 , 산행 시작
09 : 07 한산사 조망터,  잠시휴식
09 : 40 고소산성 , 또 잠시 휴식
10 : 15 통천문 , 또 휴식
          캐시워크 앱 관련 지연된 휴식

11 : 00 둘레길 사거리 , 휴식및 간식
           아나고회 + 참이슬

12 : 25 신선대, 구름다리
12 : 40 점심, 구름다리 옆 조망바위에서
           바람. 구름. 우박, 추위, 

14 : 30 점심 휴식 후 출발
15 : 30 성제봉 정상
           성제봉 0.3km ,
           활공장 1.2km ,
           청학사 2.7km
16 : 05 활공장
16 : 25 원강재
          청학이골 시작
           - 원시림으로 편한 산죽길
           - 완벽하게 묵어서 등로라 할 수 없을듯 함
           - 
17 : 30 임도 합류
17 : 45 산행종료 , 선불선원 들머리 도로
18 : 10 최참판댁 주차장
           - 택시비 10,000원

 

신선봉에서 건너편 상선암 갈리는 곳까지 길게 이어지는 성제봉 구름다리에 도착을 했다. 12: 25분

산행출발전날 애써 하동군청에 완공여부와 산행가능 여부를 문의했었는데

완공이 늦어진 구름다리는 통과를 할 수 없고, 상선암에서 출발하는 산행은 가능하다 한다.

그래서 오늘 아침 산행 출발 직전까지 고민했던 산행코스를

끝내 상선암 코스가 아닌,   한산사에서 출발해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구름다리를 넘어보기로 했다.

날씨도 흐리고 근로자의 날이였던 5월의 첫날에는 필시 공사를 하지 않을뿐더러

공사가 거짐 마무리 되는 구름다리를 굳이 통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도 끝도 없는 얼척없는  믿음 ㅎㅎ

다행이 그 얼척없는 믿음은  별다른 마찰없이 가능하게 되었고, 기분좋은 개통을 우리가 한발 빨리하는 

우쭐한 반칙을 범 할 수 있게 되었다.

느낌

예전 통나무 사다리가 주는 흔들림과 아슬한 출렁다리의 울렁거림이 없는 대신

더 길어졌으면서도 더  안정적인 견고함과 여타한 출렁다리와 별다를게 없는 식상함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 구름다리 옆 강선암으로 하산하는 들머리 부근 

 

 

▲ 성제봉 구름다리 옆(강선암 내림길) 섬진강 조망바위

 

 

▲ 새롭게 다시 만들어진 하동 성제봉의 명물인 구름다리 , 지금은 단1cm 도 흔들리지 않는 철갑다리다.

성제봉 신선대에서 시작되는 구름다리는 하동군에서  21억 8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3월부터  신선대 일원에 설치된  철다리이다.

기존에 설치되었던 낡아서 위태한 출렁다리를 철거하고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현수교 형식의 연장 137m, 폭 1.6m의 구름다리 신설사업에

착수해 성제봉 올라가는 부근의 철죽이 만개하는 5월초에 맞추어서 4월 말 완공할 예정이였으나

예상 날자까지  여백의 마무리 공사가 지연되면서 5월달로 완공일이 미루어지게 되었다.

기존에 설치되었던 출렁다리는 말 그대로 출렁거리는 위태로운 스릴이 있었다면

이번 새롭게 만들어지는 구름다리는 완벽하게 흔들림없는 안전과 멋을 강조한 다리가 아닌가 싶다.

 

아직 100% 완벽한 완공은 미뤄지고 있지만 95%이상의 완공과 안전장치가 준비되어 있는 근로자의 날

철죽피여나는 시즌에 맞추어서 기어이 다녀오게 되었다.

12시 이후에는 하동 기상예보의 맑은 날씨를 기대하고 준비한 산행이였었는데

바람은 거칠고 , 구름은 걷히질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우박까지 떨어지는 기억에 남을 특별한 날

같이 따라와준 산악회 지인들한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 신선대에서 구름다리 건너고 철죽군락지 부근을 오름하기 전에 보이는 성제봉 철죽 , 개화상태는 50-60% 정도

 

 

 

 

하동 형제봉 또는 성제봉 산행

이런저런 코스로 꽤 여러번 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철죽이 피여는 시절을 맞추어서 왔던 기억이 없다.

철죽과 일출 그리고 구름다리와 섬진강을 담아내는 사진쟁이들도 지금철에는 많이들 찾는다는데

올해는 기어이 새롭게 단장한 구름다리와 철죽 개화시기를 조율해서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또 기어이 그넘의 날씨가 변덕 심통을 부렸다.

다른때의 일기예보는 어김없이 잘도 맞추더만, 

마음 한구석 잡다한 고민이 많았던  오늘은 역시나  "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었다 ".

아마도 성제봉 철죽의 개화 절정기는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5월 둘째 일요일인 9일까지가 아니겠는가 싶다.

 

▲ 성제봉 철쭉군락지를 지나면서 보이는 구름다리 

 

 

 

 

▲ 성제봉 오르는 철죽 군락지에서 보이는 구름다리와 섬진강 물줄기 

 

 

 

 

 

 

 

 

▲ 성제봉 올라가는 길 옆의 가는잎 그늘사초 

 

 

 

하동 형제봉은 두개의 봉우리가 있어 형제봉이라 한다.

형제의 지역사투리가 가미되어 성제봉이라 부르고 높이는 생각보다 높은 1000고지가 넘는 산이다.

여태 이곳을 편안하고 수월한 산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높고 난이도 또한 만만치 않은 곳이다.

이런 곳을 감히 운동화 차림으로 올라오는 무모함을 보이다니

그래도 산악회에서 굴러먹었다는 사람이..ㅎㅎ

아무리 동네 뒷산을 간다손 치더라도 신발과 여벌옷, 장갑정도는 필히 챙겨야 하는 것이 아니였을까..?

게다가 일기예보도 귀를 기울여서 변덕스런 날씨에 대한 대비도 당연 해야 하는 것이고..!

아...참 모를 일이고, 내 욕심이 앞서가는 미안한 산행길이 되었다.

이정도 복장으로 , 가벼운 산행 트레킹을 할 계획이였으면 순창 채계산이였으면 좋았을 것을...!

 

성제봉을 넘고, 활공장 넘어 청학이골로 하산을 할 계획으로
활공장으로 느슨한 능선을 걸어 내렸다.윗사진은 활공장
아래사진은 완강재, 완강재에서 청학이골로 바로 이어진다.

 

 

너무나 묵어버린 청학이골 하산길

성제봉 정상에서 청학사쪽으로 하산을 하면 급경사 내림길이 부담스러워

활공장과 완강재를 이어서 청학이골로 하산을 하면 훨씬 더 수월하지 싶어서

애써 순탄한 길로 돌아내려 가자던 것이, 

결과론적으로는 본의 아니게 아주 처참하고 진저리 처지는 평생 잊지 못할 산행길을 만들어주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강풍과 우박에 온몸의 열기는 가라앉았고, 약해진 체력으로 간만에 산다운 산을 타게 되었던

산악회 동생

말은 못했어도 정말 정말 힘들고 잊지못할 산죽길로 기억될듯 싶다.

벌써 오래전이기는 하지만 예전의 이곳 청학이골 등로는 이토록 산죽에 묵혀서

힘겨운 길은 결코 아니였었다.

순탄하게 내려서는 2.0km 산행, 

산행후 바로 택시를 불러도 되고 , 여유있으면 천천한 걸음으로

악양의 고만 고만한 동네와 담벼락들을 구경해도좋은 여행이 되는 곳이다.

어쨌든 

이 성제봉의 청학이골

참 난감하고 발 들여놓아서는 안되는 절대한 금지구역으로 각인이 되었다.

 

오늘 산행은 

이곳 선불선원을 지나면 도로변 이쁜집을 만나면서 종료가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악트레킹을 하고 , 덤으로 짙어가는 철죽꽃을 구경하자던 것이

이토록 살떨리게 춥고, 힘겨운 무모한 산행이 되어버려서

많이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으로 이번 성제봉 산행기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