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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지리산 새재에서 시작, 중봉넘고 하봉 청이당터로 하산

지리산 새재마을 중봉 하봉 새봉 새재마을 원점회귀산행

산행코스 : 새재마을 - 치밭목대피소 - 써리봉 - 중봉 - 하봉 - 청이당터 - 철모삼거리 - 새재마을

▣ 산행일시 : 2021년 10월 31일(일요일)

▣ 산행지기 : 세석과 함께

▣ 오늘의 날씨 : 쌀쌀하면서 청명한 날로 가시거리가 아주 좋았음. 오후로 갈수록 구름 많아짐

기억꺼리 : 처음계획은 청송 주왕산을 다녀올까 싶었는데 왕복 8시간 운전이라는 난감함에 급 취소하고

              지리산 단풍좋은 곳으로 변경함

      - 지리산중 산행인파에 밀리지 않고 나름 한적한 코스인 조개골기점 원점회귀 산행

      - 처음 생각은 중봉 하봉을 경유 진주독바위와 새봉까지 이어서 새재를 정점으로 원점회귀 산행을

        계획했는데 산행이 늦어지면서 청이당터에서 철모삼거리로 단축산행을 하게 됨

      - 새봉에서 외고개 왕등재를 거쳐 밤머리재까지 이어진은 동부능선 태극종주길중 미답지구간을

        마무리하기 위한 밑그림의 산행이기도 했다.

       조만간 새봉에서 밤머리재까지 구간을 갈수 있는 날이 있지 않을까..?

오늘산행 등로 되짚어보기

새재에서 출발 용수동 삼거리까지 3.0km는    둘레길 수준의 순탄한 길이다.

무제치기폭포는 용수동삼거리에서 20여분 진행하면 만날수 있고

이곳에서 치밭목까지는 30분정도 격하지 않은 오름길을 걸으면 도착을 한다.

실제로 이곳 새재나 유평리에서  중봉으로 오르는 길은 치밭목에서 써리봉, 그리고 써리봉에서 중봉 오르는

깔딱 오름길이 가장 힘들고 산행시간도 많이 소모가 된다.

중봉에서 하봉가는 길은 살방살방 흘러내려가는 비법정 등로로 길은 선명하되

산행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봉지나고 두류봉 직전에 청이당옛길을 통해서 청이당터로 갈수도 있고,

국골사거리에서 청이당으로 내려갈수도 있다.

청이당터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철모삼거리를 통해서 새재마을 원점회귀를 할 것이고

진주독바위, 새봉을 넘고 새재에서 새재마을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을 할수도 있다.

오늘 원 계획은 진주독바위 그리고 새봉에서 정점을 찍고 새재에서 새재마을로 하산하는

원점회귀형 산행을 계획했으나 중봉오르는길의 휴식시간과  하봉에서의 점심시간이 길어졌던

이유로 정상적인 원점회귀를 못하고 2% 부족한 철모삼거리도 하산을 하게 되었다.

▼새재마을의 새벽아침, 들머리의  폐가가 인상적이다.
▼새재마을조계골산장에서 만났던 가을아침 
▼ 새재마을 조계골 산장, 산장뒷쪽으로 철모삼거리 가는 길
▼새재마을의 아침 

10월의 마지막 날

너무 늦어지지 않게 지리산의 가을을 보고 싶어서 오랜 산행지기인 세석과 함께

지리산 유평마을 윗쪽마을인 새재에서 중봉을 올라보자고 했다.

그 많은 지리산행중 유독 이곳 유평리나 새재마을은 좀처럼 드나들지 못했던 야생의 숨은 등로

조개골의 계곡치기는 아닐지라도 새재에서 중봉까지 정규등로를 통해서 오르고

멀리 동부능선 새봉과 새재로 하산을 하면

지리산의 가을과 쉽게 걸음 해 보지 못했던 야생의 샛길까지 알찬 원점회귀산행 코스가 되지 않을까..?

게다가 태극종주 코스중 유일하게 미답으로 남아있는 새봉에서 밤머리재까지

종주부를 찍기위한 사전답사격의 조개골 산행을 마련했다.

 

이곳 유평리나 새재에서 출발하는 산행은 

일반 산꾼들이 많이 찾지 않는곳 중 한 곳이다..

새재 초입의 단풍숲길은  힘들지 않고 차분한 길이여서 좋을테고

써리봉에서 보이는 조망 또한 일망무제로 이만큼 좋은 코스를 찾기 힘들진데

애써 산꾼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찾아들지 못하고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차량회수와 산행거리상의 난이도의  문제가 아닐까..?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넘고 유평리로 하산을 했을 경우

산행시간도 만만치 않거니와 , 차량회수를 위한 경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참고로 유평리에서 중산리까지 택시비 : 40.000, 대원사주차장에서는 35,000원,

새재마을에서는 45,000원이다.

 

▼ 새재 들머리인 새재마을 조개골 출렁다리
▼ 새재 들머리인 조개골 출렁다리

 

새재마을에서 시작되는 이번 지리산 산행
대원사 계곡길도 이번 가을에 둘러 볼수 있으면 가을을 

충분히 만끽할수 있을텐데... 소막골 야영장 예약 실패로
대원사 계곡길은 차마 같은날 돌아 볼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유평리에서 중봉까지 올라갈 경우 차량 회수가
난감할 것 같아서 새재마을에서 출발, 중봉 하봉을 찍고
동부능선 새봉을 넘고, 새재에서 다시 새재마을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산행 코스를 계획하게 되었다.

이곳 새재에서 출발해서 새재삼거리까지의 구간은 왠만한 둘레길처럼 순탄하고

완만한 등로로 지리산이라는 느낌이 아닌 너무 멋진 구간이다.
전문 지리산꾼이 아닌 트레킹을 원한다면 유평리에서 출발
새재마을을 경유 새재 삼거리에서 다시 유평리로 하산해도아주 멋진 산행을 만들어 낼 수 있을듯 싶다.
새재에서  용수동삼거리(새재삼거리) 3.0km

▲새재마을에서 용수동삼거리까지 이어지는 숲길에 
가을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다만 햇볕이 없다.

▲새재마을에서 용수동 삼거리까지의 단풍숲길

 

 

 

 

▲ 용수동 삼거리까지의 황금 숲길,  요란하지 않는 
 한적하고 차분해서 다른 어떤 유명한 단풍길보다 좋다.

▲키작은  산죽과 노랗게 익어가는 키큰 단풍의 묘한 조화

새재마을에서 용수동삼거리까지의 숲길은

아주 순탄하고 부드러운 둘레길같은 길을 3.0km 걷는다.

다른 유명 계곡처럼 폭포나 물줄기는 없을지라도 이정도 유순한 길일것이면

지리산 여느곳 못지 않은 가을단풍명소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단지 아쉬운것은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쪽 협곡으로는 햇빛이 일찍 들어오질 않는다는 것이 나름의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물론 조계골을 계곡치기로 직접오른다거나 철모삼거리길을 따를 것이면

햇볕또한 충분히 아침일출부터 들어올것이다.

암튼 오늘 이곳 새재에서 출발하는 산행은

여타한 산꾼들의 발길과 부딪힘없이 조용하고 순탄한 길을 둘이서만 차분하게 오른다.

다만 같이하는 세석이 조금만 걸음이 빨랐으면 좋으련만

오늘도 어김없이 너무 차분하고 여유롭다.

 

▼ 새재와 유평리로 갈리는 용수동삼거리(새재삼거리)
▼ 새재와 유평리로 갈리는 용수동삼거리(새재삼거리)

용수동 삼거리까지 3.0km , 한시간정도 걸음으로 도착을 했다.

지나는 산객한분없는 이곳 삼거리

차분한 걸음의 세석은 언제쯤에나 도착을 할런지

한참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세석이 도착을 하면

돌팍 지는 또 이어지는 휴식시간

결국 오늘의 산행에서는 휴식시간이라는 것을 곱절로 갖게되는 소모적인 낭비를 하게 되었고

결과론적으로는 나중에 시간에 쫒겨서 계획했던 새재까지의 산행을 포기하고

청이당터에서 2% 부족한 단축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것도 철모삼거리에서부터는 렌턴에 의지하는 야간산행까지 겸하면서...ㅎㅎ 

돌머리의 산행일지
. 05 : 00 여수출발
. 07 : 10 새재마을 도착
. 07 : 25 산행시작
. 08 : 35 용수동 삼거리(새재 삼거리)
            유평리 404km, 대원사 5.9km, 대원사주차장8.0km
            치밭목 1.8km , 새재마을 3.0km  / 30분 휴식
. 09 : 25 무제치기 폭포 
. 09 : 30 무제;치기 폭포 상단 전망바위 / 휴식
. 10 : 08 치밭목 대피소 - 휴식
. 10 : 55 써리봉 아래 조망바위 - 휴식
. 11 : 57 써리봉  - 휴식
           대원사 9.5km , 치밭목1.6km, 천왕봉2.4km
. 13 : 00 중봉(1874m) - 휴식
. 13 : 40 하봉 헬기장
. 13 : 50 하봉(1755m)   - 휴식겸 점심
. 15 : 15 출발
. 15 : 45 청이당 옛길 들머리
. 16 : 05 국골사거리
. 16 : 35 청이당터
. 17 : 35 철모삼거리
. 18 : 13 새재마을, 산행 종료

도상거리:14km 정도 되지 않을까..?
산행시간 : 10시간 40분
 # 휴식시간이 너무 많았던 연유로 계획했던 코스를 중도포기

 

▲ 무재치기폭포 상단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풍경, 정면에 가장 높아보이는 봉우리는 황매산

용수동 삼거리(예전에는 새재삼거리 하고 했음)에서 20여분 오름하면 무재치기 폭포를 만난다.

폭포라기 보다는 거대한 암반덩어리인 이곳에 강수량이 많은 날들에는

3단4단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물론 평시에는 도저히 폭포라 이름하기에 난감한 소심한 물줄기만 흐를 뿐이다.

이곳까지 오름하는데  산행지기인 세석은 오늘도 어김없이 차분한 걸음에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에 이런저런 사진놀이와 주변구경을 할 수 있어서

왠만한 비경들은 놓칠레야 놓칠수가 없게 되었다.

이곳 무재치기폭포 전망바위도 마찬가지

앞만보고 걸으면 절대로 쉬어갈수 없는 비경의 전망터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동안 이리저리 기웃거리면서 찾아본 출입금지구역

이토록 멋진 조망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느린 걸음이,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달리 생각하면 지 좋아하는 사진을 맘껏 찍을수 있어서 좋을테고

남들이 놓치고 지나는 비경의 휴식터를 하나도 놓치는 일없이 완벽하게 찾아볼수 있어서

나름의 위안이다.

무재치기 폭포에서 발원하는 장박골이 필자 뒤로 보이는 계곡이고

멀리 뒷쪽으로 봉긋하게 솟아 오른 봉우리는 황매산이다.

이 산이 어딜까를 한참을 고심하고 잡다한 모든 산을 열거해 보았던 바

나중에서야 황매산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아마도 왼쪽 희미한 하늘금 끝으로 보이는 산은 가야산쯤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지리산 치밭목 산장과 뒷쪽 써리봉과 중봉
▲쪼개진 바위틈 사이로 하나둘씩 짱돌을 박았다.  

▲치밭목 산장에서 보이는 웅석봉 달뜨기 능선
▲상수리나무아래 외고개와 왕등재, 그뒤로 왕산 필봉산

 

 

 

▲ 써리봉 도착 직전의 조망바위

치밭목에서 가파르게 올라서는 써리봉가는 길

실상 오늘 산행의 최고 난이도라 할 수 있는 써리봉과 중봉 오름길의 시작인 것이다.

이제는 이쯤에서 허기진 공복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

용수동삼거리(새재삼거리)에서 간단하게 허기를 채웠던 샌드위치의 열량도 벌써 소진 되었을터

이곳 써리봉 도착직전의 멋진 조망바위에서 차분하게 베낭을 풀었다.

돌팍 지는 지 좋아하는 맥주라도 하잔 하고 싶은데 얼려두었던 냉기가 아직 녹아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덕분에 약밥에 맑은음료수 한잔..ㅎㅎ

 

이곳에 올라서면 써리봉과 중봉 그리고 멀리 백운산 상봉과 억불봉 그리고 따리봉과 도솔봉까지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다.

하물며 사천 금오산 뒷쪽으로는 여수의 고만고만한 산들까지 죄다 구별할 수 있었으니

이넘의 날씨가 얼마나 좋았는지 충분히 짐작이 될 것이다.

 

써리봉 도착 직전의 또다른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풍경으로 

첫번째 눈앞으로 보이는 단풍숲길은 황금능선으로 내려서는 능선의 시작점이고

그 두번째 능선은 웅석봉에서 흘러내리는 달뜨기 능선이다.

달뜨기 능선은

예전 군경에 쫒기던 빨치산들이 치밭목일대에 숨어지내면서

저녁시간, 저 능선 너머로 보름달이 차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고향에 두고한 처자식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렸다는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뒷편은 황매산이다.

 

지리산 산행중 몇번 만나지 못했던 가시거리가 극도로 선명했던  날

이쪽  써리봉에서 여수 방향을 핸드폰 망원카메라도 잡아보았다.

왼쪽 11시방향 삼각점 모양으로 솟은 산이 통신기지국이 세워져있는  사천 금오산일것이면.

 그 뒷쪽 산군은 우리들의 고향 여수일게 틀림없다.

금오산에서 바로 오른쪽은 여수 호랑산일테고, 더 오른쪽은 영취산일게다.

그리고 금오산에서 다시 왼쪽으로 보이는 산은 정상이 두리뭉실한 봉화산이 아니겠는가..?

아뭏튼 사천 금오산은 지리산에서 내려보면

망망대해를  조망하며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방향키 같은 산임에 틀림없다.

써리봉에서 보이는 황금능선과 중봉골을 위시한 마야계곡

멀리 사천 금오산도 보이고 왼쪽11시 방향으로는 와룡산과 망운산도 구분할 수 있다.

11시방향 하늘금 끝으로 느슨한 산군이 망운산이고, 그 오른쪽 옆으로 희미한 산군이 와룡산이다.

계곡 한가운데에는 중산리 생태교육관이였던가...머 이런게 보이고

그 뒷쪽으로 현대문명이 보이는 곳은 중산리 버스정류장이다.

그리고 10시 방향의 하얀곳은 비닐하우스 군락으로 맞은편이 시천면소재지다.

그리고 정면에 S라인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은

산죽밭 산행으로 멋진 이름과는 달리 평생 잊지못할 치욕을 맛 본다는  황금능선이다.

써리봉에서 중봉과 천왕봉 , 아래사진은 써리봉 이정목
  ▼써리봉떠나면서, 웅석봉과 황매산 방향

 

 

 

 

▲ 써리봉에서 중봉 오르는 중에 ,

정면 그늘속이 치밭목대피소, 멀리 조각구름 밑으로 황매산

오른쪽 끝 삼각 봉우리는 웅석봉, 

그리고 가운데 긴 능선은 새봉에서 새재 그리고 외고개와 왕등재 깃대봉 능선이다.

가장 끝점 깃대봉과 웅석봉의 시작점은 산청에서 함양으로 넘어가는 밤머리재로

태극종주 구간중 동부능선이라는 곳이다.

11시방향 가장 낮은 곳이 새재로 새재마을로 가장 빠르게 내림할 수 있는 곳이다.

. 오늘산행의 마지막 종착지로 새재마을로 내려설 곳

아...외고개 왕등재 뒷편은 왕산과 필봉산이겠구나..ㅎㅎ

 

▲오른쪽 써리봉 전망바위

 

 

▲중봉 오르는 길에서, 12시방향 큰 돌덩이가 진주독바위 .

그쪽 능선 끝점이 새봉, 다시 새봉에서 흘러내린 능선중 가장 낮은 곳이 새재               

 새재와 외고개 뒷족검푸른 산은 왕산 필봉산 , 정면 새봉 왼쪽 뒷편은 벽송능선의 끝점인 상내봉과 새봉

▲ 중봉 도착 직전의 고사목에서, 정면으로 황금능선의 긴 능선가 황금능선의 끝점인 구곡산 ,

이 황금능선도 한번쯤 내려가고 싶기도 하지만  조망은 없고

길고 긴 능선상에 진저리치는 산죽과의 사투를 이어가야 한다기에 선뜻 도전을 못하고 있다.

 

지리산 서쪽에 만복대와 바래봉을 대표하는 서북능선이 있다면

동부능선상에는  이름도 낭만적인 달뜨기능선과 웅석봉이 있다.

이태의 남부군에서도 이곳 웅석봉과 달뜨기능선의 보름달을 서글프게 묘사를 했던 곳

치밭목에서  웅석봉과 달뜨기 능선이 가장 낭만적이고 잘 보인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잡목이 자라인지 웅석봉은 잡목에 가려지고 달뜨기 능선만 간신히 보인다.

차라리 지금은 이곳 중봉에서 보이는 달뜨기능선이 가장 확실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 같다.

정면의 검은 바위산은 써리봉

 

새재마을에서 중봉까지의 7.6km

조금만의 욕심을 낼 것이면 3시간 조금 넘기면 도착을 할 수있지 싶었는데

5시간 30분이라는 얼척없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용수동삼거리에서 30분,  무재치기폭포 상단에서 20분, 치밭목대피소에서 25분,

써리봉도착 전 조망바위에서30분, 써리봉에서 20분

에고...놀고 먹는 시간만 2시간 30분이다.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달리 유난히 가시거리가 좋다.

조망바위에 눌러앉으면 일어설 마음이 거짖말처럼 사라지고 없다.

런 저런 이야기와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이런저런 산군들을 찾다보면 금새 20여분이 지난후다.

그러고 보면

우리 세석의 맘껏 여유로운 산행과 조망터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노닐었던 게으름이 합쳐저서

오늘 진주독바위와 새봉 그리고 새재로 이어지는 동부능선 산행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쩔수 없이 예견된 산행이 아니였겠는가 싶다.

하긴

이렇게 가시거리가 좋은날에는  앞만보고 달리는 촌각의 산행보다는

어슬렁 어슬렁 쉬엄수엄 걸어가는 한량같은 산행이 훨씬 운치있고 멋진 산행법이 아니였겠는가..?

지리산 중봉(1874m)

새봉에서 중봉까지 7.6km ( 새재에서 치밭목 : 4.5km , 치밭목에서 중봉까지 :3.1km)

유평리에서 중봉 : 9.2km , 중봉에서 천왕봉까지 : 0.9km, 

 

다시 중봉에서 20여분 이상을 뭉기적 거리고 있다.

중봉이야 원없이 한적하고 여유로운데 지리산 상봉에서 내려오시는 분들말로는

인증샷을 찍을려면 1시간은 충분히 기다려야 할 정도로 산꾼들이 많다고 한다.

중산리 단풍은 이쁠것도 말것도 없을텐데...상봉까지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을까...?

상봉(천왕봉) 인증에 대한 욕심은 수도없이 많이 올랐던 곳으로 몇번을 올랐을지 감히 기억도 나질 않으니

새삼스럽게 정상 인증에 대한 욕심은 눈꼽만큼도 나질 않는다.

 

혹시나 이번 겨울이 가기전 많은 눈이라도 내릴것이면

한번 와볼수 있을지..?

 

▲ 중봉에서 반야봉을 담았다. 지리산은 중봉에서 반야 일몰을 , 반야봉에서 천왕봉 일출이 가장 멋스럽다고 했다.                                          반야봉 오른쪽으로는 만복대와 바래봉

 

 

다시 중봉에서 하봉으로 금줄을 넘기전에 외고개와 왕등재

새재 뒷편으로는 왕산 필봉산, 그리고 멀리 조각구름 밑으로 황매산이 깔끔하게 보인다.

왼쪽 11시 방향으로는 가야산과 단지봉쪽 봉우리들이 보일것 같은데

그쪽은 정확한 구분이 어렵다.

 

▲칠선에서 갈라지는 대륙폭포골과, 오른쪽 초암능선
▲하봉헬기장이 새롭게 보수를 했다.

 

 

 

지리산 하봉(1755m)

앞쪽 칼날처럼 흘러내린느 능선은 하봉에서 출발하는 촛대봉과  초암능선

초암능선을 기준으로 왼쪽은 칠선계곡과 대륙폭포골, 오른쪽은 국골이다.

또 초암능선 끝자락 건너편에서 살짝 솟아오른 봉우리인 창암산도 찾을수 있다.

멀리 11시 방향으로 반야봉과 만복대 바래봉의 서북능선이 지척으로 가깝게 보이는 곳이 이곳 하봉이다.

그리고 오른쪽 1시방향으로는 지리산 조망터인 삼봉산과 등구재, 

금대암을 품고 있는 금대산과 백운산도 조망이 된다.

 

이곳 하봉에서 늦은 점심밥을 차렸다. 13:50분

늘 그렇지만 시간에 구애받질 않고 날 차분하게 눌러앉았다.

가야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았을 것이며, 지금까지 게을러진 시간도 만만치 않을진데

이렇게 대책없이 눌러 앉아도 괜찮을런지.,

암튼 이곳에서 오늘도 한시간 넘게 고기를 굽고, 밥을 비비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먹고서야 간신히 자리를 비웠다. 15:15분

또 언제쯤에나 다시 찾을지 모를 

하봉 전망대

다음에는 얼레지가 무진장하게 치마바람을 일으키는 봄날에나 와볼끄나..ㅎㅎ

▲ 하봉에서 두류봉 , 왼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들은 앞에서부터 초암능선, 창암산 , 금대암, 삼봉산

 

 

더보기
▲두류봉에서 보이는 두류봉 능선

 

▲ 두류봉에서 하봉 중봉 상봉과 오른쪽 편평한 봉우리는 제석봉

 

 

 

▼하봉에서 두류봉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순탄한 숲길과
  한팀정도 오롯한 비박을 할 수 있을만한 박 터▲


 

 

▲국골사거리, 직진은 두류봉능선, 왼쪽은 국골, 오른쪽은 청이당터와 진주독바위로 갈리는 사거리

 

▲청이당터
▲청이당터에서 철모삼거리 내려가는 길에 만나는 가을
▲청이당터에서 우측 철모삼거리로 하산하면서 만나는계곡
▲청이당터에서 철모삼거리 내려가는 길에 만나는 가을

16:35 청이당터

많이 많이 게으른 산행, 그래서 더욱 좋았던 지리 중봉산행

요즘처럼 해가 짧아진 겨울문턱의 계절

이제 무리하지 않을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쑥밭재와 진주독바위 그리고 새봉까지는 빨라도 시간반이 걸릴듯 싶고

다시 새봉에서 새재까지 40분 이상

새재에서 윗새재마을까지 30분정도 예상을 할라치면

2시간 3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도 쉬지 않고 열심히 걸었을때

낮길이가 길어진 여름이면 모를까 지금은 필시 무리수 일 것이다.

특히나 새재에서 윗새재마을 내려가는 길은 고난의 산죽길이라는데...

해서 망설임 없이 청이당터에서 철모삼거리로 하산을 선택했다.

이곳 철모삼거리 방향도 얼마지 않아서 어둠이 내려앉을텐데, 길이라도 선명했으면 하는 ....

 

▲ 철모삼거리, 왼쪽 직진은 조개골을 경유 하봉헬기장으로, 오른쪽은 청이당터로 오를 수 있다.

다행이 철모삼거리까지도 어둠은 내려앉질 않았고

어려움없이 잘 내려왔다.

그리고 철모삼거리에서  새재마을까지의 길은 국도수준의 좋은 길이였으니 

큰 어려움은 당연 없었을테고 

새재마을 도착직전쯤에서야  늘 가지고 다니는 렌턴이 가벼운 길 안내를 받았다.

 

가을이 무르익었던 지리산의 변방(나한테 있어서 ㅎㅎ)같은

새재와 조개골을 원점회귀 산행으로 돌아나왔다.

마음 같아서는 대원사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계곡길을 반나절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돌아주어도 아주 멋진 여행이 되었을텐데...!

못내 욕심같은 아쉬움으로 남기면서

나의 허기진 지리산 산행기를  갈무리 한다.

 

▲ 윗새재마을에도 어둠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