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못다한 산 이야기/대한민국 100대 명산

인제 방태산 , 100대명산 그 열한번째 산행

방태산(1444m)의 여름 숲 속을 걷다.

▣ 일시 : 2022년  08월 06일(토요일)

▣ 산행코스 : 방태산휴양림2주차장 - 주억봉 - 구룡덕봉 - 매봉령 - 방태산휴양림

▣ 도상거리 및 시간 :  11.2km / 5 45분 소요( 정상 간식시간 및 휴식 포함)

▣ 산행지기 : 100대 명산 길동무 8명 정기산 산행

▣ 이날의 날씨 : 우천 예보는 있었으되, 비는 내리지 않았고, 운해 많았고 습도가 높았던 날

▣ 특징적 기억꺼리

     - 우천 산행이 예상되어 포항 내연산과 울산 가지산으로의 급변경을 생각했으나

        반대의견과 꿀꿀한 처신으로 마음의 생채기들을  떠안게 되었던 일정. 

     - 2박 3일 3 산 완등을 계획했으나, 우천 예보에 한날의 비박과 1 산을 생략하고

       1박 2일 2산 완등을 하게 되었다.

     - 2 산 완등의 첫 번째 산행으로 인제와 홍천을 가르는 방태산을 먼저 완등 했다.

     방태산의 다양한 코스 중 가장 대표적이고 무난한 주억봉 매봉령을 돌아내리는

       원점회귀 코스를 선택했다.

     - 주능과 정상에서도 구름에 완벽하게 갇혔던 날씨 덕분에 조망은 일체 볼 수가 없었고,

       끝없이 이어지는 짙은 녹음 숲 속만을 걸었던 산행이 되었다.

한 주간 계속해서 꾸물꾸물 흐리고 비가 예상되었던 홍천의 날씨

해서 우천에 대한 준비와 걱정을 했던 탓에

좀 더 쾌청한 대구 부산 쪽의 산군들로 급 변경을 해 볼까 싶었는데

다른 사람들 생각은 다 똑같질 않았던지

이런저런 의견들이 분분했고, 결국은 비가 오더라도

예정되었던 이곳 홍천의 산군들을 산행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방태산 산행은 휴양림에서 한참을 더 올라가는 제2주차장에서 시작을 했다.

방태산 휴양림 제2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짙은 녹음이 가득한 방태산 등로

생각 같아서는 저폭포와 이폭포가 자리 잡은 휴양림에서 시작하는 임도 숲길을

걸어도 좋을 듯싶은데 멀리 여수에서 올라온 우리들의 시간은 늘 그렇게 여유롭질 못하다.

 

매봉령과 주억봉 갈림길 삼거리에서는

혹시라도 비가 내릴 경우를 대비해서 우선적으로  급경사 길인 주억봉을 먼저 오르고

더 완만하다는 매봉령 길로 하산하기로 코스 변경을 했다.

비 오는 날의 미끄럼 내리막길은 급경사에서 더 위험한 것은 당연할 것일 테니까..

 

결과론적으로는

일기예보는 역시나 구라청이 되었고

산행지 변경을 도모했던 나의 의견은 강단 없는 헛심으로 심쿵한 상처로만 남게 되었다.

이왕이면 좋은 풍경을 보고, 언제고 안전한 산행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할 듯싶은데

사람들의 생각들이라는 것이 다 나와 같지 않은 것이라서 

모르고 모를 일이다.

 

어쨌든

1박 2일에 대한 잠자리와 준비물, 그리고  산행코스 등등

이번 홍천의 산행길에서는  마음 한켠에 쌓였을 편치 못한 앙금들이 빨리 흘러내려 갔으면 좋겠다.

나서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애써 무관심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주변 친구들을 잃지 않고 폭넓게 살아가는 현명한 처신임을 새삼 배우는 산행 일정이였다.

주억봉을 오르는 깔딱 오름길

주차장에서 계곡이 끝나는 곳까지는 차분하고 느슨한 숲길로 이어지다가

급격한 계단 오름길을 오르게 된다.

이 정도 계단 오름길이 뭐 크게 대수롭겠는가마는

이날은 유독 힘이 들고 다리에 힘이 빠진다.

배낭 무게도 무게려니와 가장 큰 원인은  습기 가득한 이날의 날씨 탓이 아니였겠는가 싶다.

그나마 쏟아붓겠다던 비가 내리지 않아서 그나마 천만다행한 일이다.

 방태산 芳台山(1,435m)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란처’를 뜻하는 삼둔(생둔, 월둔, 달둔)과

사가리(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 곁 가리)를 품은 산.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깊을뿐더러 강원 북부의 산 능선을 조망하는 맛도 빼어난 방태산은

여름 산행의 최적지 중 한 곳이다.

산행은 방태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적가리골을 비롯해 미산리 용늪 골, 개인약수산장,  살둔 등에서 시작한다.

이 가운데 야영 포인트인 깃대봉(1,435.6m)이나 배달 은석(1,416m) 능선으로

가장 빨리 올라설 수 있는 코스는 상남면 미산리의 개인약수에서 출발한다.

1891년경 발견된 개인약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약 1,000m)에 위치한 탄산약수로

당뇨병과 위장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방태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한다면 방태산 정상 주억봉(1,443.7m)에 올랐다가

주능선을 타고 동쪽 구룡덕봉까지 간다.

여기서 아침가리골(조경동)과 적가리골을 나누는 북쪽 능선을 타고 나아가다가

매봉 안부에서 왼쪽 적가리골로 내려서면 원점 회귀할 수 있다.

약 12km로 한나절 코스다.
출처 : 월간산(http://san.chosun.com)

▲ 꿩의다리,  하늘말나리 꽃

13:07분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에 도착을 했다.

강원도 인제군과 홍천군을 가르고 있는 방태산(芳台山, 1,444m)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림을 가지고 있는 산으로

가칠봉(1,241m), 응복산(1,156m), 구룡덕봉(1,388m), 주억봉(1,444m) 등을 거느린 산이다.

방태산의 주봉인 주억봉은 "산봉우리의 모양이 주걱처럼 생겼다"라고 해서 "주억봉"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주걱봉 주억봉 , 1444m, 1435m

정상 이름도 정상 높이도 , 정상석 위치마저도 통일이 되지 않았다.

이왕이면 산행 정비도 할 겸 이정목이나 정상석 정도는 깔끔한 정돈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이라 이름하기에는 뭔가 2프로쯤 아쉬워 보인다..

03 : 30 여수출발
04 : 00 덕양출발
10 : 40 방태산 휴양림 제2주차장
11 : 00 제2주차장 산행 시작
12 : 56 주억봉 정상직전 삼거리
13 : 07 주억봉 정상 - 휴식
13 : 55 출발
14 : 40 구룡덕봉
15 : 20 매봉령
16 : 20 계곡합류(휴식 및 알탕)
16 : 40 주억봉/매봉령 갈림길 삼거리
16 : 45 제 2주차장, 산행종료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주걱봉)에서
100대명산 여수길동무단체 인증을 남겼다.
시작이 반이라고 벌써 11번째의 인증을 남기게 된것이다.
여수에서 100대명산을 섭렵한다는 것은
산의 난이도문제가 아니고 접근성의 어려움이
더 고단한 작업이지 싶다
방태산을 비롯한 강원도 산군이라고 하는것이
대부분은출발하는 해발고도가 높을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같이 시작했던 100대명산 인증,  
마음 상하지 않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무탈하고 기분좋게
완등의 길을 갈 수 있으면 좋겠다.

 

▲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 주억봉에는 산오이풀 꽃과 둥근이질풀 꽃이 지천으로 널브러져 있다.

지리산 주능과 노고단의 한없이 피여 내리는 이 꽃들을 이곳 주억봉 정상에서도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여 나는 꽃으로 알고 있었는데  8월 초부터 맘껏 피여 있는 게 나름 인상적이다.

아마도 지금은 원추리꽃이 실제적인 지 철이 아닌가 싶은데 원추리꽃은 없네..ㅎㅎ

모싯대와 , 동자꽃도 보이곤 했는데 사진에는 담질 못해서 오늘 글 속에서는 빠지고 없다.

이곳에서 산오이풀 꽃을 만나니

때아닌 지리산이 그리워진다.

촛대봉 주변으로 널브러진 산오이풀도 보고 싶고

연하 선경 길에서 만나는 구절초와 쑥부쟁이도 보고 싶다.

이렇게 안개 자욱한 날에는 유독 연하 선경 길이 생각나는 것은 그 이름처럼 당연한 일이 아닐까..!

연하 선경 길에 피여 나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산오이풀

8월 셋째 주에나 거림에서 세석으로 올라서 촛대봉과 연하 선경 길을 걷고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을 넘어볼까...?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

자욱한 운해로 인해 뜨거운 태양빛이 없으니 이 그늘 없는 땡볕 벌판에서도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다.

늦은 아점을 홍천에서 먹었던 탓에 애써 점심까지 준비할 필요는 없었고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 한편에서 점심 같은 간식으로 휴식을 취했다.

주억봉 올라오는 급경사길 휴식터에서 배낭이 굴렀고

그 틈에 옆구리에 달고 다녔던 아까운 주님이 술꾼 손을 몰래 떠나고 자취를 감췄다.

차분하게 둘러앉은 정상에서 손 떠난 이넘의 자슥이  이렇게까지 아쉬울 수가 있을까..?

덕분에

중국산 도수 높고 향 좋았던 고급술을 얻어먹었던 것으로 잃어버린 자슥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둥근이질풀 가득했던 방태산 정상의 주억봉을 40여분 휴식 후 다시 출발을 한다.

이제 구룡덕봉과 매봉령 가는 길은

느슨한 능선길과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방태산의 울창한 숲 속 길을 벗어나 조망다운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인 구룡덕봉

오늘은 이마저도 운해에 갇혀서 기대해 볼 수가 없다.

남도 끝자락인 여수에서 이곳까지 올라왔는데 강원도의 깊은  산그리메를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에서  구룡덕봉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은

사진처럼 약간의 경사 오름이 있을 뿐 차분하게 걸을 수 있는 능선 숲길이다.

조계산의 장군봉 가는 길처럼 한여름 날의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등로

이 능선길을 40 여분 걸음 하면 구룡덕봉에 도착을 한다.

앞 뒤, 양 옆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이길, 주변의 그 어떤 풍경도 궁금해할 필요가 없는 이 길

그저 묵묵히 앞만 보고 걷기만 하면 되는 머쓱한 길이 되었다.

 

구룡덕봉에서 보이는 주억봉 방향 조망

왼쪽 가장 높은 곳이 방태산의 주봉인 주억봉일 것이면

왼쪽으로 흐르는 능선은 배달은산과 방태산 깃대봉쯤 되겠구나

오늘 구룡덕봉, 아니 방태산 산행 중 그나마 유일한 조망이 보였던 모습이다.

적어도 방태산 산행을 할 것이면

휴양림에서 매봉령으로 올라서 구룡덕봉과 주억봉을 넘어서 배달은산까지는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배달은산에서 휴양림 매표소로 하산을 하면  절대 부족치 않고 방태산을 온전히 알아갈 수 있는

멋진 코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러나 이제 어쩌랴...!

내 평생 두 번 다시 이곳 방태산을 다시 올 수 있을지는 절대 미지수인 것을...!...!

 

구룡덕봉인지 헬기장인지 모를 데크에서  산욕심 많고 주력 좋은 나란 녀석과

조심하고, 절대 안전을 최우선 하는 끈기와 꾸준함으로 뭉쳐진 홍보이사

그리고

젊었을 적에는 마라톤으로 다져진 몸으로 , 백두대간을  온전히 걸어낸 준족의 산꾼인 회장님

 

 

구룡덕봉?

이곳이 구룡덕봉인지, 헬기장인지, 폐기 지국처럼 보이는 이곳

아니면 이곳이 1395봉이고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구룡덕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 것인가...?

구룡덕봉에서 매봉령으로 이어지는 임도길

이 길은 크게 색다른 풍경 없이 20 여분 내려서면 매봉령에 도착을 한다.

매봉령 도착시간 15:20분

주억봉에서 13:55분 출발해서 20분에 도착을 했으니 1시간 15분 걸려서 매봉령에 도착을 했구나

좀 쉬어가도 좋으련만

매봉령 내려가는 숲길에서는 구라청 예보가 틀리지 않았다는 듯이 

태양빛 아래에서도 소나기 같은 장대비가 잠깐 동안 내린다.

누구 말씀처럼 호랭이 장가가는 날이었던 모양이다.

 

우비와 타프, 그리고 우중산행에 필요한 여러 준비물은

오늘 산행 중 단 한 번도 필요 없었고 실속 없는 배낭 무게로 인해

시큼한 육수만 원 없이 쏟아내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더불어

우천 산행 준비를 위해 톡방에 구구절절 오지랖을 떨었던 것이

괜한 쑥스러움만 남겨지는 헛스러움이 되고 말았다.

매봉령에서  만만치 않게 급경사를 내려서면 다시금 맑은 물줄기를 만난다.

주억봉 갈리기 바로 직전의 계곡

이곳에서 오늘 종일 흠뻑 쏟아부었던   시큼한 육수를 알탕이라는 이름으로 씻고 간다.

참고로 알탕이란

산행 후 계곡 물에서 몸을 씻고 가는 것을 산꾼들의 은어로 알탕이라 한다.

또한

알바라는 말은

같은 산꾼들이 사용하는 은어로 

산행 중 길을 잃고 시간을 축내게 되었다는 뜻이다.

계곡에서 알탕 후  다시 느슨하게 이어지는 하산길

주차장까지 10 여분이면 도착을 한다.

16:45분 제2주차장 산행 종료,, 휴식시간 포함해서 5시간 45분 소요가 되었다.

온통 습한 날씨의 축축함과 앞뒤 구분 없는 화이트 아웃된 풍경만 걸었던 산행

그래도 아무 탈없이,  즐거운 산행으로 100대 명산 그 열한 번째를 인증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방태산 에필로그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림을 가지고 있는 산이라는 방태산

산세는 완만하고 느슨한 고만고만한 숲길로 여름 땡볕을 가리는 산행지로 좋다.

화려하고 웅장한 산그리메 풍경, 그리고 볼거리를 우선해서 생각하면 아주 밋밋한 실속 없는 산행지다.

아마도 두 번 다시 먼길을 찾아올 일은 없지 않을까..?

사진을 위해서 가을날 이단폭포를 찾는 경우가 아닐 것이면 더더욱..!..!

 

그리고 

이곳에서 아주 가까운 내림 천변에서  토종닭백숙의  왁자한 회식으로

즐거운 하루를 마감했다.

아래 사진은 펜션의 촌닭 백숙과 아침의 물안개  가득한 내린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