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7코스 , 송정에서 오미까지
▣ 일시 : 2022년 10월 23일(일요일)
▣ 지기 : 핸드폰 갤럭시 21과 함께
▣ 코스 : 송정 – 송정계곡(1.8km) – 원송계곡(1.4km) – 노인요양원(2.7km) – 오미(4.5km)
▣ 도상거리 : 10.4km
▣ 소요시간 : 4시간 10분( 휴식, 점심시간 포함)
▣기억꺼리
- 송정에서 오미까지의 둘레길은 크게 왕시루봉 능선을 돌아나가는 길이다.
- 방광에서 송정까지 광의면 택시 이용, 23,000원 , 010-5022-6212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에 위치한 전북, 전남, 경남의 5개 시군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의
120여 개 마을을 잇는 도보길이다.
총 274㎞, 800리의 장거리 도보길은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정감이 느껴지는
마을 등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해 준다..
09 : 10 송정 둘레길 주차장 09 : 15 둘레길 시작 09 : 45 의승재 10 : 18 첫번째 조망터- 섬진강어류생태관 조망 10 : 30 육각정자 쉼터 오미 6.7km, 송정 3.7km 10 : 45 석축 고개 11 : 00 그늘막쉼터((조선수군재건로 표지판) 11 : 12 구례 노인전문요양원 직전 쉼터 오미 4.8km, 송정 5.6km 11 : 28 구례노인전문요양원 11 : 40 파도리 조망 휴식터 - 점심 , 휴식 |
12 : 25 출발 12 : 40 솔까끔 별장촌 12 : 53 문수저수지 13 : 05 내죽마을 벽화그림 13 : 08 오미수퍼 13 : 10 하죽마을 13 : 15 운조루 13 : 20 오미리 정자 - 둘레길 17코스 종료 -------------------------------------------- 도상거리 : 10.4km 소요시간 : 4시간 10분(점심 휴식 포함) |
그중 지리산 둘레길 17코스는
송정 – 송정계곡(1.8km) – 원송계곡(1.4km) – 노인요양원(2.7km) – 오미(4.5km)
송정-오미 구간은
농로, 임도, 숲길 등 다채로운 길들로 이어진 10.4km의 둘레길이다. 숲의 모습 또한 다채롭다.
조림 현상과 산불로 깊게 데이고 다친 지리산의 상처를 만난다.
아름다운 길에서 만나는 상처는 더욱 아프고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생각하게 한다.
남한의 3대 길지 중 한 곳으로 알려진 운조루를 향해 가는 길은 아늑하고 정겹다.
섬진강 너머 오미리를 향해 엎드려 절하는 오봉산이 만드는 풍광도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송정마을에서 출발해 약 1km의 오르막길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완만하고 숲길이 많은 편이라 걷기에 좋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길에서 만나는 지리산의 상처는 더욱 아프다.
사람들이 숲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고 피해를 입히는지를 볼 수 있다.
산을 밀어내고 조림한 곳과 큰 불로 인해 상처 입은 숲을 지나야 한다.
숲길이 끝나고 등평들 사이로 난 포장된 농로를 따라가면 구례 노인요양원이 나온다.
둘레길은 요양원을 옆에 끼고 돌아가 임도로 연결된다. 길을 잘 잃는 곳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오미마을은 조선시대 양반가를 엿볼 수 있는 운조루로 유명하다.
남한의 3대 길지로 꼽히는 운조루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이 새겨진 큰 쌀독이 있다.
‘누구든 이 쌀독을 열 수 있다.’는 뜻으로,
흉년이 들었을 때 굶주린 사람들에게 이 쌀독을 열어 구제했다는 말이 전해져 온다.
출처: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송정 둘레길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17코스는
초반 오름길부터 만만치 않은 된비알 오름길에서 시작된다.
아침부터 속을 든든하게 채웠던 사람들은 첫발부터 천근만근이었지 않을까..?
다행히
나란 녀석은 아침부터 쫄딱 굶고 빈속이다.
칼로리는 어제저녁에 먹었던 과식과 과음으로 충분했을 터..
덕분에 오늘 둘레길의 첫 시작 된비알 오름길은 가뿐하고 수월타
게다가 여름은 한풀 꺾였고, 가을이 조금씩 물들어가는 문턱의 시원한 바람은
끈적한 땀까지도 거뜬히 말려주고 있어서 더더욱 상쾌하다.
더불어, 이 오솔길 같은 등선 사면 길은 왜 이리 이쁜지...?
둘레길은 산모퉁이를 돌아 능선 중허리쯤을 지날 때면
대나무 숲속에서 집터의 흔적을
그 어느 때엔가는 누군가가 이런 곳에서도 삶을 이어갔을 터...!
더 깊이 들어가면 집터와 논밭을 정비한 흔적이 보인다.
이곳 마저도 둘레길이 다시 활성화되면 주막쯤이라도 하나 생겨 날라나...ㅎㅎ
의승재 09:45
17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해발 340 고지쯤 된다고 한다.
낮은 해발 고도치고는 꽤나 된비알 오름길이었다.
아마도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된비알 오름길을 치로 오르는 길이였던 탓에
상대적으로 난이도를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진 것은 아니겠는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이곳 의승재라는 곳까지 30분 만에 도착을 했다.
크게 조망 없고, 그렇다고 허기진 먹거리도 없던 터라 사진 한 장만 남기고 바로 출발을 한다.
참고로
의승’이란 지명은 정유재란 때 구례 사람들이 의병을 모아 왜군을 물리친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의승재를 오르고 나면 순탄하고 쭉쭉 뻗은 전나무 숲길과
가을빛이 시나브로 물들어오는 아름다운 숲길을 지난다.
아직 농익은 가을빛이 아니라서 어찌 보면 봄의 연초록인듯한 착각이 들만도 하다.
이제 아름다운 연초록 숲길을 지나고 석주관 갈림길이다.
석주관 삼거리 벅수는 오미 1.9㎞ , 송정 8.5㎞ 남았다고 전한다.
그나... 이 석주관은 무엇이며, 백의종군로는 왜 이곳에서 만나야 하는 것일까..?
길 이정표지석은
둘레길은 오른쪽으로 꺽어 돌아가고 석주관은 산 아래로 직진하라고 한다.
듣보잡 석주관은 산 아래 도로변에 있는 모양이다.
석주관(石柱關)은
석주관은 마한과 진한의 경계였고, 백제와 신라의 경계였으며,
지금도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하는 길목이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쌓은 성터가 아직도 남아 있으며,
1598년 정유재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이곳을 사수하다 장렬히 전사한
‘일곱 의사의 무덤(七義士墓, 사적 제106호)’과 사당이 있다.고 한다.
- 인터넷에서 퍼온 글
정말 이쁜 봄 같은 가을빛이 물들어간다.
이 길을 걷는다는게 오늘처럼 뿌듯한 일도 드문 일이 아니였던가 싶다.
요란하고 화려한 가을빛보다 이런 은은한 길이 더 좋다.
차마, 혼자 걷기 너무 아까운 길이다.
오늘 첫 조망이 터지는 뷰포인트를 지난다.
산아래로 보이는 곳은 섬진강 어류생태관과 뒤쪽 계족산이다.
섬진강 어류생태관은 섬진강 민물고기의 생태전시관과 민물고기학습장민물고기 학습장, 생태연못 등으로 꾸며진 곳으로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종종 찾아가곤 했던 친근한 곳이다.
생태관을 기점으로 왼쪽은 하천산과 국사봉이 자리를 잡았을 것이고
오른쪽(정면)은 계족산과 오산이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 나는 너하고 절교다 !
안도현 시인의 무식한 놈 이라는 시다.
가장 대표적인 가을꽃,
오늘 둘레길17코스에서 쑥부쟁이와 구절초 꽃밭을 걷는 느낌이다.
아...
쑥부쟁이와 구절초는 그렇다 치더라도 벌개미취와의 구별은 더 난감 복잡하다.
사진에서 위쪽은 쑥부쟁이이고, 아래 사진은 구절초다.
육각정 쉼터 (벅수 : 오미 6.7㎞/ 송정 3.7㎞ 10:30분 )
09:15분에 출발했으니 한 시간을 조금 넘기고서야 이곳 육각정 쉼터에 도착을 했다.
어제저녁에 먹었던 과음과 과식
덕분에 아침부터 지금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이곳까지 비만한 칼로리를 소모시키고 있었다.
이제 이쯤에서는 은근한 허기도 밀려오고
과한 주님과의 독대로 인한 후유증도 회복이 되어가는 듯싶어서 은근슬쩍 주님을 만나보고 싶은 것은
절대한 주님의 사랑 없이는 불가할 것이다. ㅎㅎ
헌데... 이넘의 캔맥주
밤새 얼렸던 맥주가 선선한 날씨 덕분인지 아직 녹아서 칼칼 시원하게 마실수 있으려면
데워진 가슴에 품어서 녹이거나, 목마른 갈증을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아쉽지만 배낭 포켓 주머니에 달고 다시 출발을 한다.
10:45 구절초 언덕길
어떤 날은 석축 언덕길이라 했을 테고 , 또 어떤 날들에서는 작은 시멘트 언덕길이라고 했을 이 고개
왜 이런 석축 공사를 했는지, 게다가 어쩌자고 이런 이쁜 구절초를 옮겨 심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가을을 지나는 오늘은 더없이 이쁘고 기억에 남을 고갯길이 되었다.
구절초 고개를 넘으면 계속해서 땡볕 시멘트 길을 걷는다.
여름 한 날이었으면 이길도 필시 곤욕의 길이였을 텐데
가을 문턱을 걷는 이 길은 운치 있고 조망 좋은 길로 변신을 했다.
정면으로 보이는 산은 사성암을 품고 있는 오산이고 그 옆으로 희미한 능선은
견두지맥상 가장 끝점인 변방산쯤 되겠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구례 읍내
11:00분 그늘막 쉼터
그늘막 데크쉼터에 세워진 남도 이순신길(백의종군로)와, 조선수군 재건로 안내판
정유재란이 있었던 1597년, 당시 관직에서 파직되어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되어 군사·무기·군량·병선을 모아 명량대첩지로 이동한
구국의 길을 ‘조선수군 재건로’로 명명하여 역사스토리 테마길로 조성했다.
그럼 백의 종군로는 또 무언가...?
아니...나란 녀석이야 골 빈 무식쟁이라서 이런 재건로니 종군로니 하는 것을 듣보잡이지만
실제로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 것일까...?
어쨌든 이런 역사순례길은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바로 출발을 한다.
말이 쉼터이지 한동안 관리가 되질 않아서 그늘막은 미친 0처럼 아무렇게나 휘날리고
데크시설은 사람 흔적 대신 곰팡이가 지 집을 만들어서 앉아 쉴만한 공간이 되질 못했다.
그늘막 쉼터를 지나면 바로 감나무 밭 둘레길을 만난다.
손 데면 툭 하고 떨어질 것 같은 감들에서 단내가 풀풀 새어 나온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아무리 간사하다 한들, 이런 농익은 감밭을 지나면서 치졸한 사심이 들지 않는 것은
이미 사람이 아닌 성인 반열에 올라야 할지 모르겠다.
어...그럼 나란 녀석은 성인이었네
탐나고 농익은 감들에게 눈길 하나도 흘려주지 않았으니..(아님 아쉬운 군침만 흘렸나..ㅎㅎ)
사실 나는 감보다는 주님을 더 좋아한다.
이 감나무에 감이 아닌 농주가 주렁주렁 달렸으면 한 병쯤은 훔쳐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익어가는 지금은
그 어떠한 꽃들보다 더 이쁘게 피여 나는 게 감이다.
차마, 농익은 감을 감꽃이라 불러도 이상스럽지 않을 일이다.
주렁주렁한 감나무밭 그 뒤로는 계족산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3번째 사진은 명당인지 거대한 돈 자랑을 한 모역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묘역과 지리산 둘레길 벅수 뒤쪽으로 하천산과 국사봉
그리고 희미한 하늘금으로는 광양 백운산이 보인다.
묘역을 기준으로 섬진강 어류생태관 오른쪽은 계족산이고
왼쪽은 하천산 , 국사봉이 있다. 하천산 뒤쪽 가장 멀리 보이는 곳이 백운산이다.
좌청룡 우백호, 백운산과 계족산을 일컫는 말일 것이다.
뒤로는 산이 앞으로는 섬진강이 흐르는 명당의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곳
구례양로원 도착 직전의 쉼터
거기에는 지리산둘레길 벅수(오미 4.8㎞/ 송정 5.6㎞)와 남도 이순신길 안내도가 공존해 있다.
늘 드는 생각이지만
과연 이 듣보잡의 이순신 조선수군 재건로라는 곳을 찾아 걷는 사람이 있기는 하는 것일까..?
이제 이곳에서 아까 육각정 쉼터에서 군침을 삼켰던 얼음맥주를 먹고 간다.
도로 건너편에서는 잘 익은 꾸지뽕(후지 뽕) 수확이 한참이다.
지나는 길에 이게 무슨 열매냐고 물어 관심을 주니 몇 개 묵어보라며 꾸지뽕을 친절히 건넨다.
아주 튼실하고 달달했던 꾸지뽕,
둘레길의 끝점이었으면지 좋아할 주님과 영혼을 합치기 위해 몇 됫박 사오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을 텐데..ㅎㅎ
구례노인전문요양원
국비와 군비를 들여 만든 노인전문 요양병원이다.
치매와 같은 중증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에게 다양한 복지혜택을 주고 있다.
사전에 신청하면 봉사를 할 수 있다. 061-781-9494
둘레길은 요양원 오른쪽 도로를 따르다가 요양원을 왼쪽으로 끼고돌면서 산 중허리를 돌아간다.
길을 잃을 일이 많은 곳이니 조심하라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둘레길 벅수가 너무 친절한 탓에 절대 길 잃을 일은 없다.
요즘 벅수는 예전과는 달리 친절하고 해박해졌기 때문이다.
구례노인전문 요양원을 지나면서 보이는 풍경
구례노인전문요양원 아래 마을은 파도마을이고 그 뒤쪽으로 보이는 산은 사성암을 품고 있는 오산이다.
그리고 오른쪽 희미하게 장막을 치고 있는 산은
만복대 아래에서 시작 다름재와 영제봉, 그리고 견두산을 넘고
천마산 깃대봉을 지나 구례 병방산에서 그 끝을 다하는 37.5km의 견두지맥 중 끝자락쯤 될 것이다.
파도마을은
구례 군청 소재지에서 7km, 면소재지에서 동쪽으로 1km 지점이고
경남 화개와 거리는 8km에 이른다.
섬진강변이라 안개 낀 날이 많고 지리산 노고단에서 왕시루봉으로 이어져
끝봉에서 낭떠러지처럼 뚝 떨어진 터,
백운산과 계족산을 바라보며 동서 양쪽에 구능이 있어 좌청룡 우백호의 명당터다.
좌측에 있는 낮은 산을 청룡등이라 부르고 있다.
구례군 노인전문 요양원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나오면
19번 국도를 만나는 곳이 파도마을이다.
-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
구례노인전문요양원을 지나면 생각지도 못했던 급경사 시멘트길을 오르고
그 오름길이 끝나면 이런 조망 좋은 쉼터를 만난다.
이곳도 여름날에는 끔찍한 땡볕 공간이 되겠지만
가을날에는 더없이 좋은 쉼터로, 또는 점심 타임으로 안성맞춤이다..
이날은 땡볕 한가운데 있어도 따갑거나 덥지 않을 만큼 시원한 바람까지 더했다.
해서
이곳에서 처음으로 차분한 배낭을 풀고 점심을 위한 도시락을 데폈다.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토지면 사무소이고 그 뒤쪽은 구례 오산과 동주리봉
오른쪽 희미한 능선은
만복대 아래에서 시작 영혼들의 제왕이라는 영제봉을 넘고
밤재와 견두산에서 구례까지 이어지는 견두지맥의 끝점인 병방산일 것이다.
11:40분 점심 휴식, 12:25분 다시 출발을 한다.
혼자만이 즐기는 둘레길과 점심
남들은 혼자만이 걷는 이 둘레길이 청승스럽다 할지 모를 일이나
나란 녀석은 더 알차고 풍요롭고 여유롭다.
혼자 가는 길이여서 빨리 갈 수 있어서 좋기도 하겠거니와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품을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여럿이 가는 산행이나 둘레길에서 남는 것은
왁자한 즐거움과 먼 거리를 걸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몽롱한 취중 기억만 아스라이 남았던 때가 더 많았던 듯싶다.
아...이 꼬부랑 시멘트 임도길
생각에는 그늘 없는 땡볕 길을 돌아나가려면 나름 곤역이겠다 싶었는데
둘레길은 이 길을 지나지 않고 계속 직진한다.
사진은 지나는 길에서 파도리와 토지면 그리고 사성암을 품고 있는 오산이 보여지는 풍경이 이뻐서
꼬부랑 임도길을 같이 담았다.
언제부턴가 둘레길을 꾸준하게 따라오는 이 시멘트 구조물
길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곡식을 나르는 레일바이크도 아닌 물이 지나는 길이다.
수로였던 것이다. 쫌 더 폼나는 말로는 봇도랑(水路)이다.
구례라는 동네는 예전부터 물 부족으로 고민했던 지역이라고 한다.
해서
구례의 마을과 마을 구간과 구간을 이 수로를 통해서 물을 공급했다고 한다.
지리산처럼 깊고 넓은 큰 산아래 동네에서 어쩌자고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났던 것일까..?
모를 일이다.
어쨌건
구례를 지나는 둘레길17코스는
구간구간 마을과 마을에 물길을 연결하는 붓도랑이 옆지기처럼 함께한다.
한참 가을 단풍이 익어가는 둘레길을 걷다 보면 뜬금없는 곳에
화려한 전원주택단지를 지난다.
구례에서 섬진강변을 따라 화개로 가는 길에 보였던 별장촌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왕시루봉이 끝나는 산 중허리를 도려내서 만들어낸 지들만의 별스런 세상
이 별스런 동네를 이들은 솔까끔이라 이름했다. 솔까끔은 전라도 사투리일 테고 요즘 말로 번역을 하면 소나무 숲쯤 되겠다.
솔까끔 벅수는 송정 7.9km, 오미까지는 2.5㎞ 남았다고 알려준다.
문수저수지와 그 아래 자리 잡은 내죽마을
내죽마을 뒤쪽 문수저수지 뒤쪽으로 보이는 산은 월령봉
월령봉 뒤쪽으로는 형제봉이 있고 그 능선을 계속해서 이으면 매막등 능선가 연결되고
노고단 방송국 옆에서 그 끝을 다한다.
사진 두번째는 문수저수지로 이곳 옆 도로를 따라 계속해서 오르면
반달곰을 사육하고 있는 문수사와 문수계곡를 들러볼 수 있고
지리산의 또 다른 비법정등로인 왕시루봉 질매재와 진도사골을 오를 수 있다.
내죽마을
대나무와 문수천의 시냇물을 따서 ‘대내’라 불렀다고 한다.
또 옛날 문수천의 물을 논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보를 만드는데, 보의 입구를 암석이 있어 뚫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룻밤 사이에 죽순이 암석을 뚫고 올라오면서
암석이 뚫려 물길이 생겼다 해서 대내(죽천)라 칭했다는 설도 있다.
내죽마을에서 오미마을로 가는 길에는 마을 빨래터가 곳곳에 눈에 띈다.
-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
하죽마을 13:10 , 하죽마을 벅수 오미 0.4㎞ / 송정 10.0㎞
실제적인 둘레길 17코스의 종점이다.
운조루와 오미리 정자까지는 같이 붙어있는 한 동네 같은 곳이니...
다른 날처럼 둘레길 한 개 코스만을 준비한 날이었으면 일용할 양식이 죄다 떨어지고 없을진대
이날은 아직도 18코스가 남아 있기에 지 좋아하는 얼음맥주가 아직도 두 개가 더 녹지 않고
가슴에 품어 녹을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참새 방앗간 같은 오미수퍼 앞을 사진 한 장 남기고 무심히 지나는 나란 녀석이
오늘따라 별스럽고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하죽마을 조선 영조 때 경주 이씨 이기명이 경주에서 길지를 찾아본 마을에 정착하여
경주 최씨 등과 함께 큰 마을을 이루었으며 풍수지리설에 명지라 하여
각 지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 왔다.
대나무가 온 마을에 올창 하여 “대내”(문수, 하죽, 내죽)라 하였고
하죽은 아랫 방면, 바깥이다 하여 바깥대내, 외죽이라는 명칭도 있었다 한다.
제19호선 국도에서 500여 미터에 동북쪽에 내죽, 서쪽에 오미 마을과 인접하고 있으며
당초에는 내죽, 하죽, 오미 등을 통틀어 오미리라 하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하죽 마을로 독립하였다.
하죽 마을에도 금환낙지 터가 있다 하는데 하늘에 사는 선녀가 경치 좋은 이 곳에 내려와
손가락에 금반지(가락지)를 구름 위에서 잃어 버렸다고 전해 내려오며
그 반지가 묻힌 곳에 집터를 잡으면 부귀영화가 뒤따른다 하여 많은 삶들이
이곳을 찾아 집터를 잡았다고 한다.
출처 :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지리산 둘레길 17코스
10.4km/ 4시간 10분(점심휴식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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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 운조루, 13:20오미리 정자
갈길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마음이 바쁘다.
볼거리가 많고, 기억할 것들이 많은 오늘의 둘레길에서 나란 녀석은 차분한 여유가 없다.
운조루에서의 입장료 단 돈 천원에 빈정 상했다는 핑계를 빌미로 문 앞 사진만 남기고
둘레길 17코스를 마무리하고 다시 오미리 정자 앞에서 18코스를 서둘러 시작한다.
해 짧아진 가을이면 필시 서둘러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터이니...
곡전재와 운조루 그리고 쌍산재는 이미 여러 번 다녀갔던 곳이기는 하지만
다음에 차분히 둘러보기로 하고
이번 구간에서 꼭 둘러보아야 하는 3인방 한옥집을 생략했다.
참고로
곡전재는
운조루 남쪽 300m 지점에 위치한 ‘곡전재((穀田齋, 구례군향토문화유산 9호)’
1929년 승주군 황전면에 살던 7천 석의 부호 박승림(朴勝林)이 명당을 찾기 위해
십여 년을 돌아다니다가,
옛 비기에 나오는 금환락지(金環落地)라 여겨지는 이곳에 집을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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