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걸어보자,둘레길!

지리산둘레길14코스 . 대축에서 원부춘까지

지리산 둘레길 14코스. 대축마을에서 원부춘마을까지

▣ 일시 : 2022년 08월 21일(일요일)

▣ 지기 : 핸드폰 갤럭시 21과 함께

▣ 코스 : 대축마을 –평사리 동정호 – 대축마을 -  섭바위골 쉼터 - 윗재 - 원부춘마을

▣ 도상거리 : 순환로 경유 10.2km

▣ 소요시간 : 5시간 05분( 휴식, 점심 1시간 포함)

▣기억꺼리

       - 지리산 둘레길 14코스, 나락 익어가는 가을에 걸어볼까 싶었는데 주말이 심심해서 그냥 걸었다.

       - 원 계획은 대축에서 출발 원부춘마을을 경유 화개장터 가탄마을 길가 슈퍼까지 걸어볼 계획이었는데

         아침 늦어진 출발로 원부춘마을까지만 걷게 되었다.

       - 한여름 땡볕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날씨가 흐리고 소나기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만 믿고 출발

      - 이날도 둘레길을 걷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고,

        섭바위골 쉼터에서 윗재 다녀오시는 산님을 만난 게 유일했다.

      -  14코스는 둘레길이라기보다는 성제봉 웃재까지 올라가는 산행이라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둘레에 위치한 전북전남경남의 5개 시군 남원구례하동산청함양

120여 개 마을을 잇는 도보길이다.

 274, 800리의 장거리 도보길은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정감이 느껴지는

마을 등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해 준다..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측지리 대축마을과 화개면 부춘리 원부춘마을을 잇는

10.2km의 지리산 둘레길..

 

악양천 강둑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길 중간에 만나는 서어나무숲과 섬진강이 아름답다.

악양의 평사리 들판과 마을길에 보이는 과실(매실, , 배등) 수가 고향에 온 듯 편안하다.

축지교에서 입석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평사리 들판을 거쳐 가는 길과 강둑길을 걷는 길로 나눠진다.

어느 길을 선택해도 악양 들녘의 넉넉함을 품고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부소나무와 동정호를  보고 가기 위해서 강둑길 따라가는

순환로 둘레길을 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강둑길은 축지교를 건너서 농어촌공사 건물까지 이어진다.

형제봉 능선을 지나 숲 속 길을 걷다가 고개를 들 면저 멀리 구례읍이 아득하고

섬진강과 백운산 자락을 벗 삼아 걷는 길이 마냥 즐겁다.

축지교에서 보이는 하동 스타웨이 스카이워크,  그리고 한산사(산 중턱의 하얀 건물)

지리산 둘레길 14코스 대축에서 원부춘마을까지

코스1: 대축마을 입석마을(2.2km) 아랫재(2.7km) 원부춘마을(3.6km) :8.5km,

코스2 : 순환로 코스

: 대축마을 평사리 동정호(1.8km) 입석마을(2.2km) 아랫재(2.3km) 원부춘마을(3.6km)

순환로 경유 10.2km / 4시간 30

※ 지리산둘레길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것인데 

뭔가 납득하기 힘든 코스 설명을 해 두었다.

예전에는 윗재가 아닌 아랫재를 넘어서 원부춘마을까지 둘레길을 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입석마을과 아랫재로 이어지는 길은 없다.

동정호에서 대축마을회관을 지나 보문사 갈림길 그리고 섭바위골 쉼터에서 윗재로

오른 다음 원부춘마을로 하산을 한다.

 

다시 정확한 등로는

대축마을 - 축지교 - 농어촌공사 - 부부소나무 - 동정호 - 대축마을 - 섭 바위골 쉼터- 윗재 - 원부춘마을

축지교에서 보이는 성제봉(형제봉)

구름 속 가장 높은 곳이 형제봉이다. 

정상 오르기 전 철쭉 군락지 부분과 신성봉에 구름다리를 신축 보강했다.

예전의 허름하고 아슬아슬 흔들거리던 출렁다리가

이제는 완벽하게 흔들림 없는 튼튼한 구름다리로 변신을 한 것이다.

왼쪽 물줄기 끝점으로 보이는 협곡은 필시 회남재일 듯싶고 그 뒤쪽은 청학이골쯤 되지 않을까..?

10 : 20 대축마을 출발   10: 30 한국농어촌공사
10 : 43 부부소나무
10 : 50 동정호
11 : 07 대촌마을
11 :45 섭바위골 쉼터 12:15 출발
12 : 50 윗재(웃재), 14 : 00 출발
14 : 55 계곡
15 : 25 원부춘 / 둘레길종료
15 : 30 그린나래 매점
 소요시간 : 5시간05분(휴식,점심시간 포함)

둑방길을 걸어가는 둘레길 14코스 순환로 는 

축지교를 건너면 바로 갈림길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대부분은 부부소나무와 동정호를 보기 위해 왼쪽 방둑길을 걸을 듯싶지만

쬐끔이나마 발품을 줄이기 위해서 오른쪽 짧은 길을 선택할 수도 있겠다.

왼쪽 방둑길은 악양천 재해복구사업으로 인해 23년 4월까지 통제을 알리는 글과

바리케이트로 출입통제를 해 두었다. 방둑 길의 별미가 사라진 것이다.

이 통제된 방둑 길은 농어촌공사 건물까지 이어지고 멋들어진 휴식 쉼터들도 만들어져 있는데

오늘은 이곳 방둑 길을 걸을 수 없었고,  방둑길 오른쪽 옆 시멘트 임도길을 따라서 걸었다.

 

농어촌공사 건물 삼거리에서 축지교 방향으로 

부부소나무와 동정호 가는 길

정면의 성제봉 능선이 구름 속에 이쁜 한 장면으로 잡혔다.

한산사나 하동스타웨이에서 신선봉과 구름다리를 지나서 성제봉까지 이어지는

성제봉 산행도 꽤나 여러 번 했었는데

가을이 아닌 땡볕 한여름에 찾아보는 경우도 흔하지 않는 일이다.

정면 한산사 바로 위쪽 봉우리가 고소산성이지 싶고

두번째 봉우리가 통천문을 지나는 곳일 게다.

악양들녘을 가르는 동정호 가는 길

아직 여름의 푸르름이 가득한 이곳 들녘

가을이면 황금 나락과 허수아비들이 별스런 모습으로 색다른 진풍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아랫쪽 파란 꽃은 아침에만 잠깐 꽃을 피웠다가 한 낮이 되면 거짓말처럼 녹아내리는 닭의장풀이다.

하동 부부소나무

가을 나락 익어가는 황금들녘이면 더 돋보이는 소나무가 될터인데

한여름에는 같은 녹색이라서 썩 돋보이질 않는다.

이 소나무는 박경리 소설 토지의 주인공이었던

서희와 길상이 나무라고도 부른다.

https://dolpak0415.tistory.com/11762177

 

지리산 둘레길 제 14구간 ....대축마을에서 원부춘까지

     지리산 둘레길 14구간 ,  대축마을에서 원부춘마을까지    ▣ 언제 : 2013 년 09월 15일    ▣구간 : 둘레길 14구간(8.6km)               대축마을   -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945..

dolpak0415.tistory.com

 

악양들녘 한편의 동정호

햇볕 뜨거운 여름날에는 동정호 풍성한 수국이 만개를 했다.

가을날에는 이곳 동정호에는 핑크뮬리가 빨갛게 익을 것이고 

악양들녘에는 오만잡다한 허수아비가 세워질 것이다.

그리고 생명력 잃은 헛 사람들을 위한 허수아비 축제라는것도 열리곤 하는데

아직 그 시기가 일렀던지  허수아비는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돌아오는 길,

택시 기사님에게 물으니 허수아비는 10월에 세워진다고 한다.

가을이면 동정호에 핑크뮬리와 허수아비가 악양들녁 온 천지에 세워진다.

한산사 조망데크와 하동스타웨이에서  동정호와 섬진강을 내려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위 사진은 작년 10월달 하동 여행때 담았던 사진들을 몇장 가져왔다.

 

11:07 대촌마을 입구

둘레길 홈페이지에는 입석마을을 지나서 아랫재를 오른다고 했는데

세워진 벅수길은 입석마을이 아닌 대촌마을 회관 앞을 지나 마을 안길로 길을 안내하고 있다.

예전 기억으로는 입석마을과 최참판댁길을 따르면 성제봉 능선상 아랫재로 오르게 된다.

윗재를 오를 것이면 대촌마을을 경유 섭바위골 쉼터를 지나게 된다.

11:32 보문사 갈림길 삼거리

대촌마을에서 보문사 갈림길을 지나 섭 바위골 쉼터까지 올라가는 땡볕 시멘트길은

지금 같은 한여름에는 절대적 비추천 길이다.

숨이 턱턱 막히고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에는 이 길을 걸어야 하는 욕심이 완벽하게 녹아내린다.

지리산 둘레길 12코스에 만났던 신촌재가 있던 구제봉이다.

구제봉 오른쪽 옆으로는 화마가 태우고 간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악양들녘을 정면으로 건너면 오늘 출발했던 대축마을일 것이다.

 

섭바위골 개서어나무

대축마을에서 보문사 갈림길을 지나 시멘트 임도길을 꾸준히  오르다 보면

간이 화장실과 둘레길 스템프가 있는 쉼터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섭바위골이다.

이곳을 지키고 있는 개서어나무가 여러개의 바위로 둘러 싸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한여름에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있는 나란 녀석

이번 길에서도 그 어떤 사람도 만날 수가 없었다.

다만 이날은 나이 지긋한 산님이 이곳 섭바위골에 차를 세우고 윗재를 다녀오신다고 했다.

나이 들어 예전만큼 스피드를 낼 수 없고 갈수록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더 나이 묵기전에 지리산 천왕봉에라 한번 다녀오고 싶어서 근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라고 하신다.

섭바위골 쉼터 도착 직전 

폐 축산 건물이 있고 그 뒤쪽으로 간이화장실 그리고 다시 그 뒤쪽에 쉼터가 있다.

그리고 바로 숲길로 접어드는 숲길 초입

숲길 초입의 울창한 풀섭을 지나면 뚜렷하고 깔끔한 등로가 이어진다..

그리고는 윗재까지 계속해서 오름길인 산행

실제 산행은 그렇게 힘들게 오르는 코스는 아니고 푹신한 숲길인데

대촌마을에서 섭바위골 쉼터까지 올라오는 마을 시멘트길에서 기진맥진 체력 소진을 너무 많이 했다.

해서

막상 시원한 숲 속 그늘 길에서마저 탄력을  받지 못하고 느림보 거북이 산행이 될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둘레길 각 코스를 인증하는 스템프 함

지리산 둘레길을 지 혼자만이 지난하게 걸어오고 있는 나란 녀석에게는

이 스템프에 관심이 없을뿐더러 한 번도 도장 인증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실제로 이 길을 나란 녀석이 걸었다는 것과

나만의 일기 같은 둘레길 산행기를 써내고 있는 것으로 인증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혼자 하는 산행, 그리고 혼자 걷는 둘레길이라는 것이

처음 시작이 어렵고 두려운 것이지 

막상 시작하고 나니 혼자 걷는 즐거움이 나름 솔솔하다.

당장 나만의 시간에 맞추어서 움직일 수 있어서 좋고

내가 좋아하는 것 , 내가 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누군가와 여럿이 움직일 때는 당연 왁자한 즐거움이 동반되겠지만

다녀오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흐릿한 주변 풍경들과 술 먹는 기억밖에는 남질 않는다.

본격적인 숲길의 시작인 성제봉 능선 윗재 오름길

섭바위골 서어나무 쉼터에서부터는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둘레길이라기보다는 난이도 상급의 산행길

그래도 악양들녘의 땡볕 길을 걷는 것보다는 시원한 초록물이 들어있는 숲길이 백번 좋다.

진득한 육수를 흘려야 하는 수고로움만 감수할 수 있으면

눈이 시린 초록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더 없이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싶다.

섭바위골 쉼터에서 시작하는 초록숲길은 윗재까지 35분 소요

대촌마을에서 섭바위골 쉼터까지 오르는 길에서의 체력 소진이 많았던지

스피드를 내질 못했고 천천한 걸음으로 35분이 소요된 것이다.

성제봉 능선상의 웃재(윗재)

성제봉 등산 시 한산사나 하동스타웨이에서 출발 고소 산성과 통천문을 지나면

첫 번째 갈림길인 아랫재를 만나고 다시 두 번째 갈림길 사거리인 윗재를 만난다.

이곳에서 해발 900m인 구름다리까지는 1.1km, 해발 125m 인 고소산성까지는 2.9km다.

그리고 윗재의 해발고도는 631m

형제봉 능선상의 아랫재는 최참판댁과 입석마을로 연결되는 곳으로

예전 둘레길은 이쪽 아랫재를 통해서 원부춘으로 길이 연결되었다느데

모를 일이다.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되는 삼신지맥길

영신봉에서 삼신봉까지 내리는 남부능선

이 남부능선에서 묵계치방향과 내삼신봉으로 갈리고

 내삼신봉으로 갈리는 능선이 상불재와 관음봉을 넘어서

거사봉에서 다시 형제봉과 칠성봉 방향으로 분지를 한다.

그리고 형제봉 방향으로 분지를 한 능선은 신선봉과 고소성을 거쳐

한산사 , 동정호에서 그 갈무리를 하게 된다.

어떤 지리산 메니아는 이곳 악양에서 시작 성제봉과 남부 능선을 타고 올라서

영신봉 그리고 연하천 산장에서 삼정산을 잇는 지리산 남북 종주라는 것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봉우리는

왼쪽 칠성봉과 오른쪽 소나무 사이의 구제봉이다.

지리산 둘레길 14코스의 가장 정점인 윗재
윗재에서 성제봉 구름다리 방향으로 2분정도를 
올라서면 너른 바위 전망대를 만날수 있다.
악양들녘가 건너편 칠성봉과 구제봉 그리고 분지봉까지
깔끔한 조망이 되는 곳
이곳에서 날차분하게 쉬어간다.
가탄마을까지 이어지는 15코스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
그저 남아도는 것은 시간뿐이다.
서둘러 내려갈 필요없는 지 혼자만의 차분한 시간
오늘따라 성제봉 활공장에서 떠다니는 페러글라이딩이
나와 자주 눈길을 마주한다.
손들어서 화이팅

 

 

 

 

구름 좋은 날

그 구름 아래 칠성봉이 날카롭게 솟아있다.

여름날의 악양들녘과 오늘 걸었던 14코스

그리고 뒤쪽 산은 구제봉, 바로 옆으로 분지봉

그러니까.. 삼화실에서 대축마을까지 걷는 둘레길 12코스는

구제봉과 분지봉 사이의 신촌재를 넘어가는 길이고

14코스는 성제봉 능선의 윗재를 넘어가는 고난의 둘레길이다.

하동에서 서당까지의 납득하기 힘든 뻘춤한 13코스를 계륵처럼 덧붙이지 말고

섬진강변을 따라 길을 만들었어도 참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

오늘 점심같은 긴 휴식을 취했던 윗재 상단의 너른바위에서 보이는 섬진강의 S라인 물줄기를 

담아보는 것을 끝으로 이곳 윗재에서의 날차분한 휴식도 갈무리를 한다.

12:50분에 윗재에 도착을 해서 14:00분까지 혼자서 청승맞을 여유를 부리고 있었으니..

참...나란 녀석은 지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모양이다.

다시 시작되는 원부춘마을로의 둘레길
윗재까지 올랐으면 이제 1시간정도의 내림길을 걸으면
오늘 일정이 끝날줄 알았는데...에구
윗재에서 원부춘 마을로 내려서는 초반길도 만만칠 않다.

너럭바위

형제봉 능선상의 윗재를 지나 숲속길을 5분정도 걸으면
어설픈 바위 전망대를 만난다. 이곳에서는 그동안 꽉막힌
숲속길에서 빼꼼하게 보이는 백운산과 섬진강을 조망 해 
볼 수 있다.
이곳이 너럭바위라고 말하는지는 알수 없는 일이다.

 

 

 

형제봉능선 윗재에서 시작되는 원부춘까지의 숲속 내림길

그냥 편안하게 내려서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질않다.

능선 옆 사면 길을 가로지르면서 만만치 않은 언덕 오름길을 계속해서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는 더 이상의 오름길이 없이 계곡으로 내려서지 않을까 싶다가도

또다시 만나는 오름길

크게 격하지도 않고 높지도 않을 오름길이면서도 오늘은 왜 그리 힘에 겨운 것일까..?

생각에는 섭바위골에서 윗재까지 오르는 길보다

이곳 원부춘으로 이어지는 능선 사면길에서 더 힘겹고 버벅거렸던 것 같다.

아마도 마음의 장난질이 아닐까..?

윗재까지의 고행의 산길을 예상했을 때는 생각보다 쉬웠을테고

이제 쉽게 하산할 것이라는 기대치에 엇나가는 능선 사면 길은 그만큼 예상 밖의 난감함이었을 테니

그리고 이런 이쁜 돌계단길을 만나면 시원한 계곡에 합류를 하게 된다.

윗재에서 출발한 지 55분 만이다.

계곡의 수량은 많았으되, 원시계곡처럼 정리가 되질 않아서 기대했던

알탕은 도저히 자신이 없다. 그 못돼 먹은 비얌이라도 나타나면 그 난감함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ㅎㅎ

이 좋은 계곡이 원시 자연 형태로 되돌아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둘레길 인기가 식었고 걷는 사람이 없었다는 방증이리라.!

다시 

묵어가는 둘레길 풀숲을 지나면 신우대 터널을 지나고

바로 이어서 둘레길 쉼터 평상을 만난다.

사실상 원부춘 마을에 도착을 한 것이나 진배없다.

이쯤에서는 시원한 얼음맥주라도 한잔 하고 갔으면 원이 없겠구만

윗재에서 남아있던 두 캔을 다 먹어치웠으니 , 여기 마지막 평상에서는 더더욱 간절하고 아쉽다.

평상 아래 가정집인지 민박하는 집인지, 아니면 영업을 하는 집인지는 몰라도 

지나는 길손에게 맥주라도 한 캔 팔았으면 좋았을 것을....

대신 갈증에 목말랐던 물만 됫바가지 퍼 마시고서야

둘레길 14코스 완주의 대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원부춘마을

토착주민들은 부춘을 <부치동>, <불출동>으로 부르고 있는데,

지명유래는 대충 세 가지로 알려지고 있다.

첫째, 마을이 형제봉 아래 산허리에 매달리듯 붙어 있다 하여 부치동이라 한다.

둘째, 고려시대 때 원 강사라는 큰절이 있어 부처골이라 했는데,

이것이 변하여 부춘이 되었다.

셋째는 고려 때 한유한 선생이 이 마을에 숨어 살아 생긴 지명이라 한다.

선생이 손수 [불출동]이라 바위에 쓰고, 세상에 평생 나오지 않고 신선이 되었다 한다.

*한유한-생몰연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종<1109~1149>때의 기인이다.

참고문헌(신증 동국여지승람, 고려사, 유두류록)

출처 :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지리산 둘레길 14코스의 종점이자 15코스의 지작점인 원부춘마을

이곳에 오면 작은 산골마을 매점이 있다 했거늘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도 매점 흔적은 찾을수가 없다.

아무도 지키지 않는 무인 매점으로 지 먹은만큼 값을 계산하고.

행여나 돈이 없으면 계좌이체도 가능하다 했거늘

해서

그 알량한 맥주 한 모금이 탐나서 15코스 초입 부분을 걸어 올랐다.

 

세상에서 3번째로 작은 산골 편의점, 

이곳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커피 , 그리고 라면도 끓여먹을 수 있다.

간단한 주류들과 안주꺼리와 함께

최근에는 역시나 이곳도 둘레길 인구가 줄어서 많이 황폐해졌고 관리가 소홀해진 느낌이다.

더운 날씨에 닫혀진 편의점 안은 찜통 같아서 

지 간절하던 맥주 한 캔 만을 들고 편의점 정문 소주박스에 질퍽하게 앉았다.

계산은 현금 없이 돌아다니는 나란 녀석

핸드폰 계좌이체로 2500원 결재

참 신박한 즐거움이다.

조그마한 시골마을 무인 편의점이 안겨주는 둘레길의 잊지 못할 즐거움

다음번 둘레길 15코스를 시작할 때는 이곳에서 라면에 막걸리라도 한잔 하고 갈 수 있기를...

그리고는 나란 녀석 혼자만이 걸어내고 있는 지리산 둘레길 14코스를 마무리한다.

대축마을로 돌아오는 길은 택시

택시는 마을회관 앞에  큼지막하게 붙어있고 요금은 17,000원이다.

참고로 가탄에서 원부춘까지는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