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까치절산 지초봉 간미봉 상복재골 천은사

지리산의 변방인 까치절산과 지초봉 그리고 간미봉을 가다.

일시 : 2024년 03월 17일(일요일)

산행코스 : 구만재(지리산호수리조트) - 까치절산-지리산정원 - 지초봉 - 구리재 - 간미봉 - 상복골재 - 천은사

지리산 둘레길 20코스 - 지리산둘레길 19코스 - 우리밀체험 - 구만저수지

산행지기 : 지 혼자서

이날의 날씨 : 잔뜩 흐리고 가끔씩 햇볕, 가시거리는 잼뱅

기억할 메모 : - 견두지맥과 간미봉 능선을 고민하던 중 간미봉을 우선적으로 가보기로 

- 마음 같아서는 간미봉을 넘어 시암재까지 가볼까 싶었지만 하산시간과 방법이 마땅칠 못해서 천은사로 하산

시암재와 종석대까지 둘러볼 계획이면 이른 새벽에 출발을 했어야지 싶다.

- 간미봉 넘어 상복골재에서 천은사로 하산, 지리산 둘레길 따라 구만재까지 원점회귀

- 이날 산행 중 산꾼은 단 한 명도 만날 수 없었고, 지초봉에서 자전거 라이더만 만난 게 전부

늘 산행계획안으로 사전 조사를 해 두었던 지리산 간미봉능선과 견두지맥,  밤재에서 병방산까지...

이 두 개의 산행 중 어떤 것을 먼저 걸어볼 것인지.... 고민만 하다가 뒤로 미루기... 일쑤...!

그랬던 것을

이번에는 도상거리 상으로 쬐끔더 쉬울 것 같은 간미봉능선을 다녀오기로 했다.

지금쯤이면 이쪽 동네들에서는 산수유가 만발을 했을 것이기에..!

 

산행 들머리는 구만저수지 주차장 맞은편, 지리산호수리조트

예전에는 리조트 입구에 들머리가 있었던 모양인데

리조트가 확장되면서 들머리가 지워지고 없다.

이리저리 들머리를 찾던 중 리조트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건물 옆, 물길을 따라서 빨치산행으로 희미한 들머리에 합류를 했다.

나중에 안 일이기는 한데

정상적인 들머리는 우리밀체험장 건너편에 깔끔한 이정표지석이 있다.

구만재 주차장에서 까치절산으로 오르면서 첫 번째로 만나는 조망터

구만저수지와 저수지 건너편은 견두산에서 천마산을 경유 병방산까지 이어지는 길고 긴 견두지맥

그러고 보니

또 촌스러운 아제 게그가 생각나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동네는..?

반대로 세상에서 가장 큰 마을은..?

구례에는 오미리라는 마을과 구만리라는 마을이 있어서 가끔씩 아재들이 넌센스 퀴즈를 만들어 내곤 한다.

 

구만(九灣) 저수지는

서시천 상류에서부터 9번째로 굽이치는 곳에 위치했다고 이름 지어진 구만리 마을 뒤로

구만저수지가 만들어져 농업용수를 대고 있다.

참고로 구례는 물이 부족한 곳으로 유명하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산길 옆으로 수로라고 하는 물길을 줄곧 만나게 되는데

물길을 만들어 낸 수로의 첫 시작은 이곳 서시천변 상류,  즉 구만저수지쯤 되겠다.

까치절산능선 삼거리,  우리밀체험장 1.4km, 까지절산 0.3km, 지리산정원 1.0km

산행의 첫 시작이 지리산호수리조트가 아닌

우리밀체험장에서 시작하면 순탄하고 선명한 길을 따라서 오를 수 있었는데

더 꼼꼼한 사전 조사가 부족했다.

아침에 지리산호수리조트에서 들머리를 찾질 못했을 때 차량으로 한 번쯤 둘러보았어도 좋았을 것을...ㅎㅎ

몇 해 전만 해도 이쪽 구만저수지 주차장(지리산호수리조트)에서 출발을 많이들 했던 듯싶은데

몇 년 사이에 또 다른 상권이 몰려들면서 들머리를 잠식했나 보다.

까치절산능선 삼거리 이후부터는 길 흔적도 선명하고 소나무숲길이 차분해서 좋다.

푹신한 육산의 양탄자 숲길

욕심 없이 살방하게 까치절산을 오르고, 지리산정원에서 난동마을로 원점회귀를 해도 

봄날의 알찬 산행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지금보다는 쬐끔 더 늦게...

아직은 산수유는 피였으되 진달래는 너무 일러 피지 않았다.

까지절산 오르는 길에 만나는 봄꽃들인 가는잎그늘사초와 생강나무꽃

가는잎그늘사초는 잎보다는 꽃이 먼저 피는 모양이다.

생강나무꽃과 진달래도 마찬가지

 

지리산호수리조트에서 시작한 까치절산 산행

정상까지 30분 정도면 도착을 하게 된다.

양탄자 깔아놓은 듯한 푹신한 육산으로 온통 소나무 숲길이다.

숲이 너무 우거지거나 습하지도 않다.

 

까치절산 등산 안내도

안내도상에는 팔각정이 있는 구만저수지 주차장(지리산호수리조트)과 우리밀체험장이 산행 들머리가 된다.

까치절산을 오르고, 야생화테마랜드( 지금은 지리산정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에서 다시 원점회귀를 하는 

등산 안내도이다.

예전에는 구례에서 야심 차게 야생화테마랜드를 조성하면서 까치절산 산행트랙도 만들었을 듯싶은데

지금은 산꾼들도 찾지 않고, 관리도 까맣게 잊히고 있는 모양새다.

까치절산(297m)은

까치절이라는 절이 있다고 해서 까치절산이라 이름 했다고 한다.

09:30 지리산정원

예전에는 지리산 야생화테마랜드라 했었는데 요즘에는 지리산정원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숲 속놀이공원과 펜션들이 자리를 잡았다.

지리산정원 뒤쪽으로는 지초봉과 짚라인 스테이션도 보이고 있다.

지초봉으로 오르는 들머리는

지리산정원 간판에서 왼쪽 도로를 따라 오르면 되지만

숲 속 정면으로 치고 올라도 된다.

아니면 펜션 쪽 도로를 따라 오르더라도 상관은 없겠다.

펜션 최 상단까지 올라서 도로를 따라 내리면 펜션건물 왼쪽으로 비켜가는 들머리를 만날 수 있다.

 

지리산정원 쪽에 이정목이라도 하나쯤 있었으면 싶은데 관리주체가 달라서 그런지 

그런 소심한 배려는 없다.

온통 펜션과 지리산정원 관련 이정표만 즐비할 뿐

지초봉을 찾아가는 소심한 배려가 완벽하게 지워진 것은 못내 아쉽지 않을 수 없다.

지리산정원에서 지초봉 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오르면 만나는 지초봉 산행 들머리

이곳 지초봉 산행 들머리도 지리산정원이 생기면서 옆사면으로 이동을 했지 않았나 싶다.

지리산 지도상에서는 정면으로 치고 오르던데

들머리가 펜션촌 옆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지리산 정원은

2008년부터 구례군이 지리산 자락의 지초봉을 중심으로 남서쪽에 조성한

전국 최대 규모의 산림 휴양단지이다.

조성목적에 따라 야생화 테마랜드, 숲속 수목가옥, 구례 생태숲, 지리산 자생식물원,

숲속 휴랜드, 유아 숲 체험원으로 구성되어 각 사업장별로 관리 운영되고 있다

예전에는 이 건물이 있던 곳으로 등로가 연결되었을 것이나

지금의 들머리는  이 건물들 오른쪽 옆으로 돌아서 오른다.

 

뒤쪽으로 보이는 곳은 까치절산과 견두지맥

지리산정원에서 지초봉까지는 1시간 정도 깎아지른 된비알길을 올라야 한다.

별것도 아닌 듯싶었는데 이게 생각 외로 만만찮게 힘든 길이였다.

물론 까치절산과 지초봉을 한 번의 쉼도 없이 올라가고 있으니 

나름 힘듬의 정도가  배가 되어 가중되었는지도 모를 일이긴 하다.

이곳 지초봉 오르는 등로 또한 까치절산과 마찬가지고 온통 소나무 숲길이다.

다르다면 좀 더 굵은 소나무와 급경사 오름길이 다를 뿐...!

지초봉 정상 10:20 

8:45분에 지리산호수리조트에서 출발 1시간 35분 만에 지초봉에 안착을 했으니

꽤나 빠른 준족의 걸음이었음에 틀림없을 듯싶다.

혼자 하는 산행이라 사진 찍는 것 말고는 멈춰있을 필요가 없으니

생각 없이 쉬도 않고 열심히 걷기만 했던 모양이다.

정상에서 만났던 자전거 라이더님들

와... 엄청 빨리 올라오시네요.,.. 한다.

지리산정원에서 만났던 분들

자전거로 올라오는 시간과 걸어서 올라오는 시간과 얼추 비슷했던 모양이다.

자전거는  지리산정원에서 난동으로 내려서 둘레길을 따라 구리재를 경유 페러글라이딩장까지 올라왔을 텐데

나한테는 아주 신박한 라이더들이었던 모양으로..

와... 자전거가 여기까지 올라올 수도 있습니까...?  했다.

지초봉(芝草峰,601m)은

지초(芝草)라는 약초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이름 지어졌다고 하며

할미성이 있는 곳이라서  할미봉이라 부른다고도 한다.

이곳 지초봉은 페러글라이딩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면서 최근에는 지리산정원과 지초봉을 연결하는

짚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뻥 뚫린 시야가 일품인 곳

이곳에서는 한없는 멍을 때리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다.

 

지초봉 정상의 페러글라이딩장

왼쪽 옆으로는 간미봉

간미봉 옆, 가장 뒤쪽 희미한 봉우리는 왕시루봉이다.

다시 왕시루봉 오른쪽 옆 두리뭉실한 봉우리는 월령봉

그 앞쪽은 월령봉능선상에서 쌍산재펜션으로 이어지는 능선

가장 앞쪽능선은 간미봉에서 천은저수지나 방광마을에서 시작되는 둘레길과 만날 수 있는 능선이겠다.

이날은 시커먼스 구름이 가득한 날로 구례벌 벌판의 시야가 잼뱅이다.

지초봉에서 보이는 간미봉과 시암재까지 이어지는 능선

오늘은 어디까지 걸어야 하는 것일까..?

간미봉 넘고 시암재까지 오름 할 경우는 하산길이 너무 촉박하지 않을까 싶고, 

구름까지 잔뜩 내려앉아서 능선 끝까지 오름 하고픈 욕심이 생기질 않는다.

그럼

간미봉에서 오른쪽 능선을 타고 내려서 천은저수지로 하산을 할까..?

그것도 아니면

상복골재에서 천은사로 하산을 할까..?

간미봉능선을 타고 올라서 시암재에서 종석대를 경유

차일봉능선으로 하산하거나 우번암과 상선암을 경유해서 천은사로 내려 올 계획이면

오늘보다는 훨씬 빠른 출발을 해야 했었지 싶다.

오늘처럼 08:45분 출발이면 시간에 쫓기는 게으른 출발이었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어쨌든 간미봉에 도착을 한 후, 다시금 산행루트를 수정하기로 하고 서둘러 출발을 한다.

지초봉에서의 차박

아주 신박한 경우의  일탈이지 싶다.

나란 녀석은 지초봉 정상에서 비박이라는 것을 해 볼 수 있으면, 신박한 신의 한 수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더  절정의 고수의 모습은,  저곳에서의 차박이 아니었을까..?

그나... 어찌 알고 저곳까지 올라왔을까..?

별 헤이는 밤

순전히 비박을 위한 것이라면 구리재에 주차를 하면,  이곳까지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박 짐을 짊어 옮길 수 있지 않을까..?

 

그 비박이라는 것을 언제쯤에나 해 볼 수 있을 것인지..ㅎㅎ

멀리 구름들과 난장이 되어 흘러내리는 능선은 견두지맥이다.

견두지맥 (犬頭枝脈)이라 함은

백두대간 정령치(正嶺峙) 남서쪽 1.5km, 만복대(萬福臺. 1433m) 북서쪽 0.5km 지점인 1365m 봉에서

서북으로 분기하여 전남북 도경계를 따라 다음재(1042m), 형제봉(1048m), 숙성재, 밤재(490m).

견두산(犬頭山. 804m), 천마산(天馬山. 653.8m)에 이르러 전남북 도경계는 서쪽 섬진강가로 내려가고

지맥은 곡성군과 구례군의 경계를 따라 계속 남진하여

깃대봉(691m), 두 계치(杜溪峙), 형제봉(兄第峰. 622m)을 지나 구례군 관내로 들어

천왕봉(天王峰. 695m →0.5), 누룩실재, 649m 봉(소양가지봉), 갈미봉(497m), 깃대봉(241.7m),

병방산(丙方山. 160m)을 지나 구례읍 원방리 병방마을 구례 1교 앞 섬진강변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37.5km 되는 산줄기다.

 

견두지맥은 구례와 곡성을 가르는 산맥으로

나란 녀석이 좋아하는 지리산 서북능선 산행 중 늘 궁금하고

눈에 가시처럼 밟혀오곤 하는 계륵과도 같은 산으로 각인되어 있는 곳이다.

 

저  길고 긴 견두지맥 능선은 또 언제쯤 걸어볼 수 있을까...?

잡풀들이 올라오지 않고 진달래가 옹기종기 피여 나는  지금쯤이 가장 좋은 산행시즌일 텐데...

언제쯤에나 심쿵한 마음의 변덕이 생겨서 달려 볼 수 있을는지..ㅎㅎ

지리산 둘레길 20코스, 방광에서 산동까지 구간 중

가장 힘들과 난코스 정점에 있는 구리재 팔각정이다.

22년 가을에 이곳 구리재를 넘었으니, 

벌써 한 해가 지나고 또 다른 한해의 봄이 오고 있었구나...!

이곳에서 팔각정 쪽으로 내려가면 난동마을이고 반대쪽으로 내리면 구례수목원으로 내려가게 된다.

구리재에서 간미봉 1.5km, 납재 1.0km , 구례자연휴양림 1.8km

구리재에서 납재전망대까지는 15분 정도면 도착을 한다.

이곳도 까치절산 그리고 지초봉 오르는 길과 마찬가지로 소나무 숲길이 참 좋다.

다만 소나무 수종이 줄고 참나무가 더 높이 오를수록 많아진다는 것만 다를 뿐..!

그리고 500m쯤 내려가면 다시 납재 삼거리에 닿는다.

납재는

예전에 수연(水鉛 : 은백색의 광택이 나는 금속)광이  있었다고 해서 납재라 했다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구례수목원(자연휴양림)쪽으로 하산을 할 수 있겠고

거침없는 산꾼들은 반대방향 즉 난동마을 쪽으로 희미하게 지워진 계곡길을 따라서

하산을 하는 산꾼들도 더러는 있는 모양이다.

나란 녀석은 이날, 납재 삼거리에서 난동마을 쪽으로 다시 내려볼까 싶어서 

열심히 길 흔적과 선답자들의 시그널을 찾아보았지만 길 흔적은 완벽하게 지워졌고

애써 지워진  길을 찾아 내린다는 것이 절대 무리수이지 싶어서  깔끔하게 포기를 했다.

납재 삼거리에서 간미봉 오르는 마지막 깔딱 고갯마루

이 시설들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찾는 사람 없고, 시설정비 또한 방치 수준이라서

낡고 허물어져 가고만 있는 느낌이다.

이곳 낡을 나무 계단길만 오르면 바로 간미봉 정상이다.

 

간미봉(艮美峰,728.4m)

아름다운 것과는 어긋난 봉우리란 뜻으로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과 산동면 면계선상의 간미봉 능선상의 봉우리다.

지리산 주능선상의  종석대(1356m)에서 남서쪽의 섬진강 상류, 즉 서시천의 구만제(구만저수지)까지

도상거리 10.5km 내리뻗은 지능선을 통칭함인데,

이 능선상에는 간미봉 외에도 지초봉과 까치절산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산봉우리가 마치 갈매기가 나는 형국이고 동북간에 있는 아름다운 산이라 하여 간미봉이라 하고

산형국이 관모와 같다 하여 관모봉이라고도 부른다고도 한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천은사와 천은사골을 포함,  간미봉 우측능선까지가 국립공원 영역이면서도

 간미봉은 국립공원 영역에서 아슬하게 벗어나 있다.

 

간미봉에서 시암재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간미봉 도착 직전에 왼쪽 상복골재방향으로 좌틀 해야 하고

간미봉 정상석에서 이어지는 직진길은 천은저수지나 난동마을로 내려서는 능선길이다.

국립공원 표지석은 상복골재로 내리는 길과 천은저수지로 내리는 능선길에서 만날 수 있다.

간미봉이 국립공원 영역의 접점으로 국립공원이면서 국립공원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한참을 고민했던 출입금지 금줄과 표지석

누가..? 무엇 때문에..? , 언제까지..? 기약 없는 금줄을 쳐 놓았는지 알 수가 없다.

금줄의 이유가 위험 때문이라 했는데, 정말 위험구간인지..? 야생동물이라도 출몰하는 곳인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표지석이다.

나란 녀석의 헛투른 생각으로는

천은사에서 빨치산행으로 내려오는 산객들이 보기 싫었거나..

그것도 아니면

소나무 숲 속의 송이 채취를 걱정했던 지역주민들의 무분별한 사익을 위한 금줄이 아니었겠는가 싶다.

 

아... 그리고

예전 산행기록들에서는 간미봉 정상에 조망데크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날은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데크시설이 감쪽같이 흔적을 지우고 없다.

낡고 위험해서 다시 설치는 할 수 없고 데크 흔적 깔끔하게 지워버린 모양이다.

오랜만에 지리산 길안내를 해주는 오룩스씨에게 길안내를 부탁했다.

구만제에서 까치절산 그리고 지초봉과 간미봉은 길 흔적이 뚜렷해서 오룩스의 길안내는 애써 필요치 않을 테고

간미봉에서 상복골재, 그리고 천은사로 이어지는 계곡길에서는 절대한 도움을 받게 되었다.

오른쪽 트랙

간미봉에서 상복골재까지의 까칠한 잡목 숲길을  깔끔하게  안애 해 주었고

더 중요한 

상복골재에서 천은사로 내리는 계곡길 들머리와  희미한 길 흔적을 명쾌하게 안내를 해 주었다.

간미봉에서 상복골재 그리고 천은저수지와 둘레길까지 이어지는 트랙은 나란 녀석이 빨간 실선으로 그려 보았다.

천은저수지에서 방광마을까지는  도로를 따르지 않고

천은저수지 땜 끝점에서 능선 산허리길을 따라 지리산 둘레길 20코스와 연결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는

둘레길 20코스(방광에서 산동)와 19코스(서시천변길)를 따라서 구만저수지에 순탄한 원점회귀를 했다.

상복골재에서 천은사로 하산하는 계곡 들머리는 해도 해도 많이 묵어서 선뜻 내려서기가 머뜩찮다.

위아래를 오가면서 들머리를 찾았고

첫 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길흔적을  긴가민가 어렵게 어렵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아담한 고산습지를 지나게 되면 상복골재 계곡을 정확히 찾아들어가는 게 된다.

물론 계곡의 상부 끝점이 늘 그렇듯이 길 흔적은 없고, 빨치산행처럼 치고 오르내리는 것이고

그나마 가물가물한 물줄기를 따라가면 길 잃을 걱정이 없게 된다.

물론 가시덤불도 지나고 자그마한 산죽길도 지난다.

그 와중에 유목민님의 산행 시그널을 만나면 더 반가울 수도 있겠다.

길을 잃지 않고 잘 내려오고 있음의 반증일 테니..ㅎㅎ

상복골재의 까칠한 빨치산행을 30분쯤 하고 나니

길도 선명하고, 계곡도 넓어지는 지점에 도착을 했고,  계곡 한복판의 아담한  안반석에 점심자리를 차렸다.

원계획은 간미봉 정상데크에서 점심을 차분히 먹어야지 싶었는데

정상데크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없었고, 그렇다고 초행의 까칠한 빨치산행길에서

허기진 식탐을 채울 수는 없을 터

그래도 안전성이 확보되고 길 흔적이 선명한 곳에서 지 좋아하는 반주를 겸한 점심을 먹어야 하지 않겠는지..ㅎㅎ

어쨌든

지 혼자서도 한량 같은 점심을 1시간 이상 퍼질러 앉아 있었다.

나의 소심한 밥상의 행복은 만 원짜리 갈빗살에 묵은 김치와 쪼매한 밥, 그리고 와인소주

14:12 천은사 상생의 길의 금줄

 

 

천은사 상생의 길에서 만나는 풍경들과 조그마한 암자

 

 

묵언의 길

침묵하면 세상이 보이고

묵언하면 내가 보인다.

묵언은 말을 하지 않음이 아니고, 필요하지 않는 말을 하지 않음을 뜻한다.

참 나를 찾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14:35 천은저수지

아주 익숙한 천은저수지 둘레길(일명 상생의 길이라 이름했다.)에 도착을 했다.

사실상 산행이 끝난 것이나 진배없겠으나 아직 가야 할 길이 얼마쯤인지 가늠이 서질 않는다.

천은사 일주문에서 지리산 둘레길 20코스인 방광마을까지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는 거리일 테고

또 거기서 난동마을을 경유 구만저수지까지는 얼마를 더 걸어내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지리산 둘레길 한 코스를 온전히 걸어야 하는 것을 아닐랑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지리산꾼답게 뇌리에 스치는 생각 하나

천은저수지 댐 끝점에서 오른쪽 중허리 산길을 타고 가는 숨은 샛길이 있지 않을까..?

 

역시나..ㅎㅎ

나란 녀석의 못돼 먹은 직감은 언제고 틀린 적이 없다. ㅎㅎ

천은저수지 댐 끝점에서 오른쪽 산 중허리길을 타고 지나는 이정표 없는 샛길이 선명하게 열려 있었다.

누가, 뭣 때문에 , 이 샛길을 오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란 녀석에게 있어서는 천만다행 천군만마 같은 행운 같은 길을 찾아낸 것이었다.

천은사 일주문으로 나가서 꼬부랑 아스팔트 길을 돌고 돌아서  방광마을 또는 참새미마을 쉼터까지 내려가야 한다.

둘레길이 시작되는 참새미마을 쉼터에서 다시금 둘레길을 이을 것이면

최소한 시간 반 이상의 소요시간이 예상될 것은 뻔할 터

그나마 허물어져가는 신통한 길을 따랐던 덕에 시간반 이상의 지친 걸음을 단축할 수 있었다.

 

아... 다시금 간미봉 산행 트랙을 점검해 보면

간미봉 정상에서 상복골재,  즉 시암재 방향이 아닌 금줄을 넘어 직진을 하게 되면

사진에서 보이는 곳,  산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곳으로 하산을 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능선 중허리길에서 천은저수지 방향으로 내릴 수도 있겠고, 계속 직진만 하게 되면 이곳 방광에서 이어지는

둘레길과 합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허리길에서 우측능선길을 타고 내리면 난동마을로도 합류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듯싶다.

 

위쪽 4개 사진 중

첫 번째는 천은저수지 하단부 댐 끝점에서 시작되는 샛길 들머리이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산불 흔적과 알 수 없는 임도길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방광마을과 참새미마을 쉼터

14:50 방광마을에서 산동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20코스와 만났다.

22년 가을에 이곳을 지났었는데... 시간이라는 녀석은 벌써  한해를 온전히 집어삼키고 

시작되는 또 다른 한해의  새싹들이 힘차게 기지개를 켜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이곳 지리산 둘레길 20코스는 퍽퍽한 산 중턱들을 넘지 않고

순탄하게 이어지는 길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 곳이다.

감나무밭과 예술인마을 그리고 난동마을과 온동마을 등등

방광마을에서 산동까지 이어지는 둘레길 구간 중 만나게 되는 이름 모를 나무군락지

22년 가을과 24년 초봄의 모습은 이렇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아직도 이 나무 이름을 알 수 없겠고...ㅎㅎ

지리산 둘레길 20코스, 방광에서 산동까지 구간에서는 이곳 감나무 농장의 한 복판을 완벽하게 지난다.

생각없는  산꾼들의 욕심을 믿지 못할 것 같으면 필시 이 길을 열어주지 않을 법도 하건만

이곳 감나무 농장 쥔은 너그러이 유혹 같은 감나무 밭길을  둘레길 트레커들에게  열어주었다.

가을이면 튼실하게 매달려있는 단감의 유혹을 견디는 게 만만치 않았을 것이지만

낙엽 떨어진 앙상한 초봄에 만나는  감나무 밭 의자는

지친 산꾼들이 잠시동안만이라도 사심 없이  쉬어갈 수 있어서 그저 고맙기만 할 뿐이다. 

 

감나무 밭을 지나면 곧 이어서 예술인 마을을 지난다.

예술인마을 전경

지리산 둘레길은 이곳 예술인마을에서 산비탈 쪽으로 올라서겠지만

구만저수지를 향해가는 나란 녀석은 반대방향인 저수지 쪽 도로변을 따른다.

그리고는 곧 이어서 난동마을

이곳 난동마을은 둘레길 19코스와 20코스의 분기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 둘레길 중 

구례를 지나는 길은 2개의 코스로 나뉜다.

19코스는 서시천변을 따라 구례읍내를 관통하는 길이고

20코스는 월령봉능선자락과 화엄사를 경유하는 산자락코스이다.

어쩌자고 한 지역을 두 개의 코스로 중복을 시켰는지...?

계륵과도 같았던 하동코스처럼 이곳 구례 구간도 다분히 지역상권을 배려했음이리라..!

난동마을에서 지초봉 구리재를 넘어가는 코스는 둘레길 20코스이고 

서시천변을 따라서 우리밀체험장을 경유 난동마을까지 걷는 코스는 둘레길 19코스이다.

이곳 난동마을에서 나란 녀석은 이제 둘레길 20코스가 아닌 19코스를 역방향으로 우리밀체험장까지 

걷게 되는 것이다.

이 난동마을 길섶에는 철 늦은 매화꽃과 절정의 산수유가 피여나고 있었다.

갤럭시 S23+ 로 담아보는 아웃포커싱 사진

생각보다 괜찮지 않은가..ㅎㅎ

무거운 디세랄 못지않은 아웃포커싱이다.

난동마을에서 구만저수지 옆, 우리밀체험장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절정의 산수유

이날 

산동에서는 산수유 축제를 한답시고 시끌벅적 난장의 소리가 간미봉 정상까지 들려왔었다.

차량은 차량 데로 많이 밀려서 두어 시간은 줄 서기를 하고서야 산동 산수유축제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 오늘 산행과 둘레길 걷는 마지막 종착지에 도착을 했다.

우리밀체험장에서 둘레길 19코스와 구만저수지로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을 한 것이다.

 

지 혼자서 떠나는  오늘의 까지절산과 지초봉 그리고 간미봉능선길

집에 눌러앉았으면 게으름과 연관된 나른함에 얼마나 많은 치를 떨었을까.. ㅎㅎ

그나마 게으른 잠이라는 녀석을 떨치고 나올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오늘 까치절산의 첫출발의 들머리는 이곳 우리밀체험관 주차장 건너편임을 확인하고

길고 긴 봄날의 주절주절한 산행기도 갈무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