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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허기진 나의 지리산, 연하선경길을 가다

허기진 나의 지리산,  연하선경길을 가다

일시 : 2023년 10월 1일(일요일, 추석연휴 4일째 날)

코스 : 백무동 한신계곡 - 세석대피소 - 촛대봉- 연하선경길-장터목대피소-망바위 - 소지봉- 백무동

산행지기 : 산꾼들의 수다여행, 일요산행팀

기억꺼리 : 산꾼들의 수다여행 일요산행팀에 4번째로 참석을 하게 된 산행

          - 지리산 연하선경길을 살방한 걸음으로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만나볼까 싶었는데 때가 한참 지나고 있었다.

            잘하면 만개한 산오이풀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림없는 욕심일 뿐, 이미 완벽하게 녹아내리고

            자취를 감췄다.

         - 백무동 한신계곡의 단풍은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듯싶고, 주능에서만 조금씩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수에서 06:20분에 출발한(이 편한 육교) 산꾼들의 수다여행 리무진 첫 시승차

백무동에 08:30분에 도착, 50분부터  상큼한 출발을 한다.

 

백무동 한신계곡은

첫나들이폭포와 가내소폭포 , 그리고 거북바위와 5층폭포까지의 살방한 트레킹코스와

마지막 2.0km 정도의 대책 없는 된비알 오름길을 만나는 코스로 

세석과 장터목 대피소를 경유(또는 장터목에서 천왕봉 왕복)해서 다시금 백무동으로 원점회귀하는 

자차로 지리산을 찾는 산꾼들이 즐겨하는 코스다.

물론 버스가 지원이 되는 경우는 중산리로 넘어가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테지만 

오늘 산수여에서는 예상외의 원점회귀 산행법을 선택했다.

갠적으로는 거림에서 시작 세석과 장터목, 그리고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하산하는 코스를 제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코스는 차량회수가 약간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어쨌든

백무동에서 시작한 산행팀은

09:25분에 첫나들이폭포 쉼터를 아는 듯 모르는 듯 무심히 통과를 하고

가내소 폭포에 09:40분에 도착을 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산꾼들의 수다여행 일요 산행팀은  다들 준족에 거침이 없는 걸음을 이어가곤 한다.

얼치기 산꾼인 나란 녀석은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는 격이라서 늘 마음은 여유가 없고 두 다리는 퍽퍽 하기만 한 곤욕의 길을 걸어 내야만 한다.

가네소폭포와 거북바위 그리고 오층폭포를 지나고 나면

순탄하던 한신계곡길이 마지막 데크다리를 건너면서부터는 이제 급격한 오름길을 만나게 된다.

살방하던 트레킹 코스가 코 박고 올라가는 악몽의 된비알 코스로의 대 반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나마 한여름을 넘긴 시점이라서 다행이라면 다행일 수 있겠다.

여름날의 걸쭉한 육수는 흘리면서 가도 가도 억장 무너지는 한숨을 쉬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이 지나고 가을 문턱까지  찬바람이 내몰리고 있다.

한신계곡 안전쉼터 11:00 , 세석 0.9km, 백무동 5.6km

백무동에서 한신계곡을 경유 세석대피소로 오름하는 난이도 최상급의 된비알  오름길

참 난감한 오름길로

올 때마다 단 한 번도 쉽게 오름 해본 적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주차장에서 첫나들이, 가내소폭포, 오층폭포까지는 한없이 쉽고 순탄해서 좋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그동안 편했던 만큼 더 힘들게 올라야 하는 곳이다.

그 악몽 같은 오름길중 진짜 중에 진짜는 이곳 한신계곡 안전쉼터에서부터 세석 능선안부까지의 0.7km 구간이 될 것이다.

 

하긴

지리산이 어느 곳 어느 코스인들 쉽게 호락호락 자리를 내어주었겠는가마는

이곳 백무동 한신계곡은 나란 녀석에게는 유독 정이 가질 않고 힘겨웠던 코스로  각인이 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신계곡오름길 중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 풍경, 하긴 처음도 끝도 없는게 맞겠다.

 

 

화엄사계곡의 코재보다 더 코를 박고 오르는 백무동 한신계곡의 된비알 오름길.

그 지랄같은  오름길을 돌에 코를 박고 오르다 보면 아스라한 조망이 터지고

수십 년은 묵었을 구상나무를 만나게 되면  오늘의 수고로운 오름길이 얼추 끝나게 된다.

너른 밥상으로 더없이 좋을 구상나무 쉼터에서 한 번쯤 쉬어가도 좋을 것이지만

한번 멈춰서 쉬게 되면 또 눌러앉고 싶을 터

이번만큼은 될 수 있으면 중간의 좌절 없이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한발 한발 사투를 벌인 끝에 11:35분에 세석대피소 능선 안부에 안착을 했다.

가내소폭포에서  1시간 50여분, 한신계곡 안전쉼터에서는 35분이 소요되었다.

 

능선안부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200m

굳이 세석까지 내려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세석으로 내려가는 길섶에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친구 삼아 사진놀이로 휴식을 대신한다.

 

오늘은 바위떡풀꽃을 포함한 여타한 야생화들을 담아보겠노라

묵직한 디세랄카메라와 마이크로렌즈 그리고 삼각대를 챙겨 왔는데 

실상은 담아낼만한 키 작은 야생화들은 다 녹아내리고 없었고

실속 없는 헛심만 등짐에 매달고 다니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세석대피소 도착 직전에 만났던 구절초와 쑥부쟁이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 안도현 시인 - 

 

촛대봉 오르는 길에 뒤 돌아본 모습

세석대피소와 영신봉

그리고

영신봉 왼쪽 뒤편으로는 반야궁디와 노고단이 쌀짹이 고개를 디밀고 있다.

 

 

아침부터 쫄딱 굶었던 오늘의 산행

(산수여에서 아침을 위한 김밥을 받았으면서도 지 산행 스타일상 아침을 굶는 게 편하다.)

짊어지고 온 맛난 먹거리들은 없을 것이면서도 이넘의 허기진 배창시들은

언제부턴가는 밥때만 기다리느라 난리가 아니다.

세석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시는 분,

아니 오늘 산행의 언덕길이 끝나는  촛대봉에서의  점심이 더 좋을 것이라는 분...!

여러 의견들이 분분했을 것이지만

그 중간의 타협점이 세석과 촛대봉의 중간쯤의 세석습지 데크가 아닐까 싶다.

세석은 밥 먹고 촛대봉 오르는 게 버겁기도 할 것이지만

그보다는 몰래 숨겨온 맑은 곡주들을 맘 편하게 먹을 수가 없다는 것

마찬가지로

촛대봉 정상은 여러 사람이 앉아서 식사할 만한 너른 밥상이 없다.

그 대안으로 세석습지데크만 한 곳이 없을 터

습지 데크 안쪽으로 들어오면 오가는 사람도 없이 맘껏 편한 곳이 된다.

이곳에서의 점심

추석날에 만들어졌을 전떼기와 고기들이 어우러져 진수성찬의 점심밥상이 만들어진다.

 

시간당 2.5km만 산행을 리딩하신다는 여유만만의, 후크산행 대장님

 남자보다는 소주가 더 좋다는 여수댁 아짐인,  마이산님

본시부터 여수사람처럼 생겼다는,  촌시런  나란 녀석

딱 봐도 서울사람처럼 생기셨다는, 핸썸한 박하님

빠른 걸음 지치지 않는 긴 롱다리님..ㅎㅎ

아침부터 김밥을 먹었던 탓에 종일토록 속이 불편하신 분

산상에서 보기 드문 신박한 족발 안주을 썰어내신 듬직하신 분

모두 모두 정겹고 즐거운 점심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철 지난 아재들 사이에서 톡톡 튀는 감초역할을 해 주시는 my mountain인지 마이산인지 하신 분

덕분에 더더욱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도 잊지 않고 즐거운 산행길에서 다시금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촛대봉에서 보이는 재석봉과  상봉(천왕봉) 그리도 가장 뒤쪽으로는 중봉

 

촛대봉에서 보이는 산그리메

오른쪽 옆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은 연하북릉이려니...

그 뒷쪽으로 장터목에서 망바위와 소지봉을 경유해서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능선길

그다음은 창암산

창암산 뒤쪽 하얀 점처럼 보이는 곳은 금대암과 금대산 그리고 백운산

다시 그 뒤쪽으로 넓게 펼쳐저 있는 산은 지리산 조망으로 잘 알려진 삼봉산이다.

그리고

삼봉산 바로 뒷쪽 산군들은 황거금기(황석산, 거망산, 금원산, 기백산) 산군들이 모여있는 곳일 게다.

마지막 1시 방향 구름밑으로 두 개 봉우리가 보이는 곳은 덕유산의 동봉과 서봉 그 옆으로 무룡산 향적봉이 이어져있다.

 

 

촛대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주능

멀리 반야궁둥이와 노고단이 조망된다.

 

오늘의 촛대봉에서는 아무런 막힘이 없는 일망무제

가운데 백무동 한신계곡과 예전의 한신지계곡을 기준으로

왼쪽은 연하북릉일 테고

그 뒤쪽은 삼정산쯤 되겠다.

다시

오른쪽 긴 능선은 장터목에서 망바우와 소지봉을 경유 창암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으로

그 끝에서 다시금 솟아오른 산이 창암산과 금대암

금대암 뒤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곳은 삼봉산이다.

촛대봉에서 천왕봉 방향으로 사진을 담을 때 가장 이쁜 모습을 보인다는 포인트

 

 

 

촛대봉에서 연하봉 가는 길섶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중산리와 사천방향

오른쪽으로는 부드러우면서도 가장 높아 보이는 곳이 사천 금오산일 것이다.

지리산 어떤 방향에서도 잘 보이는 금오산 송신중계탑

이 송신탑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여수일 것이고 왼쪽은 남해가 될 것이다.

지리산에서는 이 사천 금오산이 방향지시등 같은 역할을 하곤 한다.

 연하봉, 일출봉 , 제석봉, 천왕봉, 중봉이 지리주능의 옅은 단풍과 함께 제일 이쁜 촬영포인트가 되는 곳

 

 

 

정면의 일출봉능선과 천왕봉, 아래 계곡은 거림에서 시작되는 도장골

 

연하선경길이 내려 보이는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반야궁둥이(반야봉)

반야봉 왼쪽은 노고단이고, 오른쪽으로는 만복대도 구분이 가능하다.

연하선경길이 시작되는 조망바위 쉼터 13:35

지리 주능선 중 세석에서 장터목까지의 순탄한 능선길이 지리산 중 가장 마음 편하고

걷기 좋은 길일 것이다.

게다가 여기서 시작되는 연하선경은 사방팔방 막힘없이 가장 좋은 조망터가 된다.

여기서는 애써 서둘러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정신줄 놓고 한없이 멍 때리고 앉아 쉬어가도 좋으리라..!

 

 

 

지리산 연하선경길의 구절초와 쑥부쟁이는 벌써 녹아내려서 흔적 찾기가 힘들고

대신으로 주능선상에는 철이는 단풍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아침빛에 더더욱 화사했을 산오이풀꽃을  담아볼 욕심으로

허기진 나의 지리산을  다녀간다, 다녀간다 하면서도 

지리산의 열정이 식었는지 차일피일 미뤄지게 되었고

한 철 늦어진 이날에는 산오이풀은 벌써 녹아내려서 보이질 않았고

구절초와 쑥부쟁이는 절반은 녹아내렸고, 절반은 해걸이를 하는 것인지  예전만 못하고 빈약했다.

지리산 연하선경길

말 그대로 연하선경 같았던 예전 어느 날의 꽃밭길

만발하던 산오이풀과 순백의 구절초 그리고 연보랏빛을 머금은 쑥부쟁이가

이 땅의 쥔인양 앞다퉈 피어나곤 했었는데 갈수록 그 군락지가 쇠퇴해 가는 느낌이다.

지리산을 대표했던 구상나무와 마찬가지로 구절초와 쑥부쟁이마저도 생태계의 혼란으로

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쑥부쟁이, 구절초, 수리취, 바위떡풀,  

바위떡풀꽃은 일명 대(大)자꽃이라고도 한다.

습한 바위벽에 붙어 피어나는 이 꽃

하얀 꽃술에 빨간 구슬이 익어가곤 하는데... 이번에는 빨간 꽃구슬이 선명하질 못하다.

이 바위떡풀만을 위해서 오랫동안 묵은 창고에 처박혀 있던 디세랄과 마이크로 렌즈를 대동했는데

지 철이 지났을뿐더러 빨간 꽃구슬을 찾아낼 수가 없다.

 

아...! 구절초와 쑥부쟁이

구절초는 순백색이면서 꽃술은 두툽 하면서도  부드럽고

쑥부쟁이는 연보랏빛을 띠면서 꽃술은 가늘고 날카롭다.

잎파리는 쑥처럼 생겨먹은 것이 구절초로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더 쉽다..

장터목 대피소

 

 

 

망바위( 장터목 1.5km, 백무동 4.3km)

거대암벽이 자리 잡은 곳

그 길섶으로는 아름드리 고목의 소나무와 아담한 바위가 자리 잡은 곳

요즘의 웬만한 산꾼들은 이곳이 망바위인지도 까마득히 모르면서 지나치곤 하는 곳이다.

소나무 그늘 아래로 들어서려면 은근히 죄스럽고 부담되는 금줄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친 발걸음에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오늘 마지막으로 아껴두었던 얼음맥주로 시원한 해갈을 하기 위해

소나무 그늘로 향하는 금줄을 넘어 넘었다.

참...!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렇다.

가만 쉬어갈게 아니라 망바위 정상에 올랐으면 얼마나 시원한 그림이 숨겨져 있을..?

아래 사진에서처럼

지리주능과 서북능선 그리고 칠선을 위시한 추성동 방향까지 무엇하나 막힘이 없을 듯싶은데...!

어쩌자고 그런 어리석은 이쁜 산행을 했을까..? ㅎㅎ

 

다음번에는 기어이..!

장터목대피소에서 백무동으로 내림하면서 첫 번째로 만나는 쉼터인 망바위

망바위 소나무 그늘에서 보이는 지리주능과 반야봉

왼쪽아래로는 예전의 한신지계곡으로 폭포들의 향연을 만날 수 있는 숨은 비경의 숨은 계곡길이다.

그 옛날에는 이곳 한신지계곡을 통해서 장터목까지 집등을 했으니..

그때가 언제쯤이었는지 기억도 가물하다.

한신지계곡이 주등로였었고, 우천 시 비상등로가 지금의 망바위 소지봉코스가 아니었던가..? 

한신지계곡에는

구선폭포, 팔팔 폭포, 천령폭포, 내림폭포, 함양폭포

지리산 계곡 중 가장 멋드러진 폭포들의 순차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비탐방계곡이다.

못돼 먹은 버릇은 왜 고쳐지지 않고 미련처럼 반복하는 것일까..?

15:25 소지봉

이곳에서는 능선을 버리고 왼쪽 계곡으로 등로는 이어지고

나란 녀석처럼 지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한 얼치기 산꾼들은 소지봉에서 예전 인민군야전사령부 터가 있었다는

창암능선길을 따라 내리기도 한다.

이번에도 기어이 퍽퍽한 계단길의 고단함을 빌미로 창암능선 비탐 샛길의 능선길을 이어 걸었다.

능선길은 늘 그랬듯이 길 흔적은 선명하고 양탄자길처럼 푹신한 낙엽과 키 작은 산죽길로 이어진다.

다만

생각 없이 길흔적만을 따랐더니만

창암산과 칠선 두지동으로 갈리는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지 못하고

중간 삼거리 갈림길에서 백무동 야영정으로 이어지는 신박한 등로를 따라가게 되었다.

나는 당연히 외길 능선길이라 생각했는데 삼거리 갈림길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했던 듯 싶다.

너무 많이 알아도 시건방지고 손쉽게 길을 잃는 우를 범하는 모양이다

샛길로 들어간지 1시간15분만에 백무동 정규등로에 다시 합류를 한다.

원 계획은 백무동에서 두지동으로 넘어가는 창암산 사거리에서 백무동 다샘펜션 옆으로 하산을 했어야 하는데

의외의 샛길을 따랐다가 백무동 야영장으로  하산을 하게 되는 신박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오늘 지리산 산행의 실제적인 날머리가 되는 야영장으로 바로 합류를 하게 된 것이다.

어쨌든

같이 걸음 하게 된 산꾼들의 수다여행 일요산행팀을 새롭게 만나 뵐 수 있어서 고마웠고

무탈하고 즐거운 산행까지 마무리할 수 있어서 더더욱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번 산행에서도

늘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또 한 번의 지리산 산행도 마무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