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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주금이지, 여수산

여수 무선산과 둘레길

무선산 둘레길점심시간에 주어지는  나만의 힐링시간

여수의 산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산은 진달래로 유명한 영취산이다.

그리고는 고만고만한 동네뒷산만...ㅎㅎ

그 동네뒷산이라 함은

고락산, 구봉산, 안심산, 봉화산, 부암산,  백호산, 대부산, 앵무산, 상산, 무선산 등등이 있다.

산이라 하기에는 민망한 동네 뒷산..ㅎㅎ

그래도 바다를 끼고 있는 산이라서 조망만큼은 그 어떤 산들보다 뛰어나다.

그중

나란 녀석이 점심시간마다 휴식 같은 걸음을 하고 있는  산이 무선산(216m)이다.

꽃향유

가을에 피는 진보라색의 이쁜 들꽃이다.

배초향(방앗잎)과도 많이 흡사하여 쉽게 구분하지 못하는 꽃이기도 하다.

단지, 차이점은

배초향과는 달리 꽃향유는 방향성을 가진다는 것

다시 말해서  태양을 바라보는 반대편에는 꽃술이 없다.

나란 녀석의 점심시간은

무선산 정상과 둘레길을 걷는다는 것은건강해지기 위한 체력단련의 시간이기보다는

지 혼자만이 가지는 여유와 힐링의 시간이다.

지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하는 휴식공간인 것이다.

무선산 정상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서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시간은 

빠른 걸음으로 1시간...!

무선산 둘레길을 걸음 하는 것은 일주일에 4번 정도

비 오는 날과, 컨디션이 엉망인 날을 제외하고는 늘상 걸음하곤 한다.

물론 토요일과 일요일은 점심시간이 없으니 걸음 하고 싶어도 걸을 수가 없겠다...ㅎㅎ

이 미친 짓을 벌써 10년을 훨씬 넘기고 있다.

언제부터 이 짓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만의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적당한 땀과, 적당한 숨 가쁨

은근히 즐기는 나만의 즐거운 하루의 일상이기도 하다.

 

무선산 정상에서 보이는 조망

가장 왼쪽은 안심산, 그 오른쪽 뒤로는 고흥 팔영산이다.

다시 팔영산 뒤쪽 아스라이 보이는 산은 벌교의 두방산과 제석산, 그리고 존제산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로 정면으로 보이는 곳은

여수의 새로운 신도심이 만들어지는 죽림 택지지구...!

구봉산 ,  대미산과 봉황산 그리고 금오도의 대부산까지 조망이 되는 무선산 정상이다.

나란 녀석의 점심시간은

이곳 정상까지 올라서 다시금 둘레길을 한 바퀴 빠른 걸음으로 돌아 나온다.

물론

무선산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는 점심식사는 당연 걸러야 한다.

다만

두유와 선식 몇수푼으로 대신할 뿐이다.

 

이제 무선산에도 가을이 야금야금 물들어 오기 시작한다.

위쪽지방에는 절정의 가을이 물들어가고 있다는데

여수의 가을은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지 싶다.

그래도 가을이 찾아오는 모양인지..

성질 급한 참나무 잎부터 새로운 시작을 위한 버림을 시작하고 있다.

 

 

무선산 정상과 둘레길 걷기

처음에는 많이 먹고 싶은 식탐과, 많이 마시고 싶은  술탐,

그리고 지치지 않을 산탐에서  시작한 걷는 즐거움이

지금에 와서는 식탐과 알코올중독의 욕심이기보다는 늘상 이어지는 일상의 즐거움과 편안한

지 혼자만의 즐거운 휴식시간이 되고 있다.

점심시간의 배부른 잠이라는 녀석과의 거북한 시간보다는 백번 잘하고 있는

나라는 녀석의 몇 안 되는 잘하고 있는 일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이 미친 즐거움이 20년째 이어지고 있으니... 1

쉽게 끊어질 것 같지는 않고, 적어도 직장이라는 곳에 몸 담고 있을 동안은

어떻게든 이어질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 일탈 같은 걷는 즐거운 일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해뜨기 전에 출근해서 해 떨어지면 퇴근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라는데

사시사철 틈틈이 이런 한량 같은 걷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행복이며  축복이지 않을까..!

 

 

 

 

이 미친 무선산 둘레길 걷기는 도대체 언제까지나 이어질 수 있을까...?

예전에는 아침출근과 퇴근시간에도 1시간씩 걷곤 했었는데

딸아이의 학교 출퇴근을 위해서 애써 자가용 출근을 하고 있다.

조만간 다시금 아침과 저녁의 출퇴근 시간에도 걷는 즐거움에 동참할 수 있으리라...!

물론 점심시간의 무선산 둘레길은 직장을 정년퇴직하는 날까지는 무조건적으로 이어질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싶고, 더불어 이 즐거운 시간이 곤욕의 시간으로 변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다시 무선산 정상과 둘레길을 걷는 즐거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