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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음은 태양/고향이라는이름

어머님 기일에 찾아가는 시골집

가을이 익어가는 시골집의 고만고만한 풍경들

10월 12일 (음력) 어머님 기일

가족들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이틀을 땅겨서 일요일에 어머님 산소에 다녀왔다.

예전처럼 푸짐한 상차림은 아니더라도 약소하게나마 산소에서 약식 제사를 지내기로 한 것이다.

명절이나 제사  또는 전통 명절들은 지금의 세대가 지나고 나면

과연 누가 이런 전통을 이어갈까 싶어지는게 요즘세대들의 주요한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당장 우리가족들마저도 내가 마지막으로 가지고 가는 제사로 인식들하고 있다.

산소마저도 나란 녀석이 다리 힘 풀리고 손 볼 수 없을 때쯤이면

자연으로 돌아가게끔 하자고도 한다.

 

 

치열했던 여름과 기나긴 장마

더불어서 온 집안 구석구석 곰팡이와의 전쟁

편안한 휴식공간이어야 할 조용한 집이 곰팡이와의 힘 빠지는 사투

이것들을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난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올해만 유독 그런 것이었는지..?

아님

집의 건축 양식의 헛점이 드러나면서 습을 머금고 들어가서 곰팡이가 피는 것인지..?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보수공사를 끊임없이 하고 살아야 한다는데 

난감하지 않을 수 없겠다.

토요일에는 마루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다시금 니스칠을 했다.

이것도 영구적이질 못하고 때가 되면 한 번씩 니스칠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잔디도 그렇고 , 마루도 그렇고, 지붕 곳곳의 실리콘도 손봐주어야 하는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좋아 보이는 집들이 

실제  살아가는 사람들의 잔 손들이 얼마나 많이 필요하겠는가 싶다.

 

작은 텃밭에는 아삭이상추와 치커리, 그리고 열무가 무공해로 건강하게 자랐다.

그리고 작은 정원에는 란타나라는 이국적인 꽃이 여름부터 가을까지 끊임없이 지고 피기를 반복한다.

돌담과 소심한 꽃밭 정원

봄에는 수선화와 작약꽃이 피여 나는 곳인데..

가을에는 너무 허전하다.

들녘에 널브러진 쑥부쟁이나 구절초, 아니면 벌개미취라도 심어 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없는 국화..!

누님이 어디선가 한 뭉텡이를 가져다 심었는데.. 죄다 죽어나가고 한줄기의 꽃대만 살아남았다.

어떻게든 번식을 시켜서 풍성해졌으면 좋겠다.

 

 

텃밭 장미꽃나무 아래에 무성하게 가을을 알리는 국화

이것을 식탁 테이블까지 데려왔다. 

은은한 소품으로...!

 

 

 

조그마한 텃밭과 돌담 밑의 꽃밭

이것들도 남들이 보기 좋고 , 부러울 만큼의 깔끔함을 보이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진득한 땀과 관심 어린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과, 쥔이 되어서 관리하는 것은 상상이상의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날도

방부재 부목으로 구획정리를 했던 것을 다시금 확장을 해서 부목 간격을 넓혔다.

구획정리된 부분이 높고 좁았던 탓에 이번 여름과 같은 가물었던 날에는 

빨리 건조해 져서 작물이 자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시행착오의 반복만이 조금씩 조금씩 안정적인 자리를 잡는 모양이다.

그래도 얼마 전에 모종으로 심었던 아삭이 상추와 치커리 그리고 열무가

튼실하게 잘 자랐다.

요즘처럼 야채같이 금값일 것이면 이보다 더 푸짐한 텃밭이 얼마나 뿌듯할 것일 끄나..ㅎㅎ

 

 

무더웠던 그리고 습한 날들이 너무나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한참 익어간다.

텃밭 가장자리에는 가을꽃의 대명사인 국화가 만발을 했다.

 

내일 아침에는 몇집 남아있지 않는 고향 골목길을 한번 둘어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