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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지리산 이야기/가보자,지리주능

천상의 화원길, 지리산 노고단과 반야봉을 다녀오다.

노고단  봄 야생화는 자취를 감추었고,   반야봉 철쭉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더라..!

산행지 : 지리산 노고단과 반야봉

산행코스 : 성삼재 - 반야봉 왕복

산행일시 : 2025년 06월3일(화요일. 대선휴무일)

마땅히 산 욕심이 없었던 대선 휴무일

투표는 전전날 사전투표라는 이름으로 일찍 참여를 했고, 혹시나 뜬금없는 산 욕심이 생겨나오면

어디든지 가 볼까 싶었는데 , 도무지 생각나는 산이 없다.

그나마 크게 무리없이, 욕심없이, 살방한 걸음으로 반야봉 철쭉이 피었을까 싶어서 지리산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기차와 버스를 이용 해 볼까 싶었는데

노고단을 운행하던 버스 노선이 산행시간과 웬만해서는 맞추기기 힘들다

주말(금,토, 일)연휴, 휴가철, 단풍철에는 4행차 운행중 첫차가 08:40분이다.

평일은 첫차가 09:00

이날은 대선휴무일이지만 평일이다.

차편과 산행을 위한 시간표로는 도저히 조합 불가..!

결국 자차로 노고단까지 올라왔고, 반야봉까지  왕복해야하는 산행은 어쩔수 없는 필연적인 선택

버스로 올라왔으면 불무장등이나 피아골로 하산하는 방법도 좋을테지만

이날은 어쩔수 없는 왔던길로 되돌아가는 왕복산행..ㅎㅎ 

 

09:05 성삼재 출발, 노고단대피소 09:35

노고단 고개

노고단고개 09:50

기상청 예보로는 날씨가 쾌청하다 했었고 새벽까지 비가 내렸으니 

잘하면 노고단에서 보이는 왕시루봉에는 운해가 가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는 달리

사방팔방 온 천지에서는  곰탕이 가득 내려앉아 있기에

일단은 반야봉부터 올랐다가,  되돌아가는 길에  노고단의 하늘이 열리기를 다시한번 기대해 보기로 했다.

노고단 고개에서 돼지령과 임걸령을 지나 노루목까지는 여전한 곰탕하늘

크게 색다를게 없겠고, 허구헌날 지났던 익숙한 길이기에  무념무심으로 차분히 걷기만 할뿐이다.

다만 봄이 지나고 여름은 일렀던 모양으로 천상의 화원에는 여름야생화들이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풀솜대와 앵초만이 지천으로 널부러져 있었다.

돼지령10:35 , 노루목 11:30, 

 

피아골 삼거리 도착직전의 조망데크 전망대를  지나면서 보이는 미나리아제비

 

완벽하게 곰탕에 갇혀버린 노루목

베낭이라도 풀어놓고 다녀올까 싶다가도 애써 찾아온 반야봉이니만큼

정상에서 조촐한 밥상을 차릴까 싶어서 무거운 똥짐을 짊어지고 오르기로 했다.

운칠기삼

정말 운이 좋을 것이면 이 무지막지한 곰탕하늘이 순식간에 벗어질지도 모를 일이니..ㅎㅎ

 

 

 

12:10 반야봉, 점심 휴식

여차하면 곰탕하늘이 벗어질것도 같은데...좀처럼 그 맑은 하늘의 시간이 찾아오질 않는다.

불무장등과 왕시루봉 그리고 노고단까지 선명하게 보일 것이며

반야봉 정상석 뒤로는 지리산 상봉도 보일것이지만

오늘은 도무지 그 기미를 보이질 않고, 갈수록 내려가야하는 시간만 가까워지고 있다.

그 넘의 머피의 법칙

한없이 기다려도 걷힐것 같지 않던 곰탕하늘이

포기하고 내려가면 아니나 다를까 꼭 열린다는 것...ㅎㅎ

반야봉에서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뒤로하고 하산을 준비하고 있을즈음에는

쟂빛곰탕하늘이 구름들의 난장과 함께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1시간 넘게 기다렸으면 충분히 기다렸을테고 , 그렇다고 마냥 더 기다릴수는 없을 터

아쉽지만 하산을 시작하고 노고단에서 그 아쉬움을 기대 해 보기로 했다.

하긴

반야봉의 철쭉이 아직 일러 피지 않았으니 애써 맑은 하늘이 열린다해도 크게 아쉬울것까지는 없지 않겠는가..!

13:15 반야봉 하산

반야봉 철쭉과 불무장등을 담아내는 뷰 포인트

왼쪽능선은 불무장등이고, 가운데 구름속에 잠겨있는 곳이 왕시루봉이겠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은 노고단까지의 지리산 주능

철쭉이 개화를 했을 것이면 꼭두새벽에라도 올라왔을법도 하건만

아직은 일러 피지 않았고, 6월 중순이후에나 진달래와 철쭉이 피지 않을까 싶다.

13:50 다시 노루목 삼거리

반야봉 갈때는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곰탕하늘이 하산할때는 이만큼 맑아졌고 

구름들의 난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럴것이면 반야봉에서 쬐끔만 더 기다렸으면...ㅎㅎ

그래서 

이넘의 머피의 법칙은 절대 틀린적이 없다는...!

노루목 바위조망터에서 보이는 노고단까지의 주능선

노루목 조망바위에서 보이는 오른쪽 노고단과 가운데는 왕시루봉이겠다.

나무에 가려진 곳은 불무장등, 가운데 계곡은 목통골이다.

노고단고개에서 노루목까지 이어지는 순탄한 주능선길에는

연두연두 초록초록한 숲길에 가끔씩 끝물의 연분홍 철쭉꽃이 지나고 있다.

더 높은 장터목이나 세석쯤에는 철쭉과 진달래도 공존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멀리 왕시루봉

15:30 다시 노고단고개

예약참방제로 운영하는 노고단 정상

 

노고단에서 보이는 왕시루봉

 왕시루봉 능선을 기준으로 왼쪽은 피아골이고 오른쪽은 진도사골이겠다. 

이날의 노고단은 바람이 바람이 거의 미친0 칼바람처럼 거칠게 몰아치고 있다.

감히 핸드폰 삼각대를 이용하여 지 사진을 담아볼 엄두를 낼수가 없다.

하물며 모자가  바람에 날릴까봐서 모자를 벗고 손에 들고 다녀야 할 정도였으니..ㅎㅎ

어쨌든 

노고단고개에 베낭을 내려놓고 삼각대와 핸드폰만을 들고서 서둘러 한바퀴 돌아 내린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노고단

봄꽃은 벌써 녹아내려서 자취를 감추었고, 여름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다.

 

 

 

다시 노고단 고개에서 보이는 반야봉

 

오늘 산행의 실질적인 마무리가 되는 곳이다

서둘러 내려갈것도 없으니, 잠시 쉬어가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노고단고개에서 성삼재까지는30분이면 충분히 내려갈 것이고

여수 집까지도 한시간이면 족히 도착을 할 터...

싱겁지만 옛 추억으로 걸어보는 지리산 반야봉길

여름한철  더욱 만발한 천상의 화원에 다시 와 볼것을 기약하면서 오늘의 한량같은 산행도 마무리 한다.

오늘 가장 화사했던 노고단고개 지나면서 만나는 앵초

 풀솜대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같이 걸었던 병꽃

6월의 지리산에는 온통 병꽃만이 지천으로 피여나고 있었고, 철쭉은 끝물이었다

그러면서도 반야봉의 철쭉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금강애기나리와 개불알꽃으로 알려진 복주머니란과 나도제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