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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산 이야기/환장하재, 남도산

늦가을에 걸어보는 조계산 굴목이재길

            늦가을날의 떠나는  조계산 굴목이재길

             1. 산행 일시 : 2011 . 11. 13 (일요일)

             2. 산행 코스 :

                  선암사 - 비로암 - 작은굴목재 -  보리밥집 - 천자암 - 송광사 : 혼자서

                  송광사 - 송광굴목재 - 보리밥집 - 선암굴목재 - 선암사  : 직장산행 행사                 

             3. 준비물 :

                 - 긴팔짚티. 자켓.   장갑.   김밥2줄,         

                 - 카메라 : 니콘 D-700(24-70)

             4. 이동 수단 : 대중교통

              - 순천에서 1번 첫차 (06 : 05)

             5. 오늘의 날씨

                 - 따뜻한 가을날, 종일토록 박무가 끼여서 시야는 좋질 못함                   

            6. 특징적 메모 및 산행반성

              -  직장에서 단체산행행사가 있던날..  아침일찍 서둘러서 선암사에서 송광사로 넘어감

                 -    다시 직장동료들과 송광사에서 굴목이재길 산행을 함, 결국 왕복종주 산행을 하게 됨

                  

 

 

 산행지도 및 코스       산행일지
 

지도를 클릭하면 더 크게 보입니다.

 06 : 10 순천 터미널 앞 . 1번 버스

 06 : 45 선암사주차장

 07 : 10 녹차체험장

 07 : 20 선암사

 07 : 30 대각암

 08 : 00 비로암

 08 : 15 작은굴목재

 08 : 30 보리밥집

 08 : 45 천자암 가는 삼거리

 09 : 05 천자암

 09 : 30 송광사 운구재

 09 : 50 송광사

 10 : 15 송광사 매표소에서 다시 산행시작

            이후로는 게으른 산행으로 사진 없음

 12 : 30 분쯤  보리밥집

 14 : 00 출발

 16 : 30 쯤 ...선암사 주차장 산행완료

 

    산행거리:15 km 쯤.?

    산행시간 : 9시간30분정도

 선암사 - 비로암 - 작은굴목재 - 보리밥집 - 천자암 - 송광사 - 보리밥집 -큰굴목재 - 선암사

 

 

어둠 가득한 순천 버스정류장

아직도 아침이 오기까지는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하는 버스 정류장에는

어디를 가는지 모를 젊은 아가씨 한명과

힘겨운 일에라도 가실듯한 작업복차림의 아저씨

그리고 눈꼬풀도 제대로 떨어지질 않은 돌팍이 전부다.

 

아침까지 거르면서 시작하는 새벽산행길...김밥이라도 한줄 사가야 하지 않을까...?

 

졸리운 버스가 새벽밤길을 달리는 동안 금새 부족한 잠속으로 빠져들었던 돌팍

에구.... 눈뜨니 선암사네..ㅎㅎ

 

참,...

 어디를 가는지 모를 아가씨는 마지막까지 버스에 있었던 모양인지 선암사에서  같이 내리네요..!

새벽 산사를 볼라고..그 꼭두새벽에 혼자서..?

밝아오는 산사의 아침

안개자욱한 선암사 주차장에는 완벽하게 고요한 정적만이 흐를줄 알았는데

벌써부터 산행준비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구나..!

지리산에서야 이런 꼭두새벽에 어둠을 가르는 사람들은 흔하게 볼수 있다손 치더라도

이런 조그마한 산에서도 새벽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줄이야..ㅎㅎ

 

동이 터오는 새벽산사의 아침이라...

한낮은 엄청난 인파와 함께하는 산사와는 전혀 다른 이 느낌

뭐랄까..

고요한 신선함이라고 해야 하는가..?

안개낀 이 길을 차분히 걸음하시는 저 모습이 낙옆 떨어진 늦가을 풍경과 어울려져서

더없이 멋진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또 무슨 마음의 변덕인지...ㅎㅎ

 

새벽산사의 아침풍경도 이정도의 신선한 충격이라면 적어도 중독성 강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평소에 자주 걸음했던 선암사 길을 포기하고

오늘은 녹차체험장으로 길을 우회해서 걸음한다.(공식지명은 선암사 우회길)

비오는 가을날에 더없이 운치있었던 이길...!

시간에 쫒기면서도 기어이 이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라는게....

무던이도 얼척없는 욕심들을 부리고 있는것은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아도 걷고 싶은 남도의 사찰길 3곳을 간추려 보았는데...

아무래도 이곳 선암사길도 하나 더  추가를 해야 할 모양이다.

 

남도의 걷고 싶은 사찰길

강진 백련사에서 다산초당까지

땅끝 미황사의 천년역사길

그리고 하동 쌍계사에서 국사암가는길

또 한곳은 이곳 선암사 우회길  ☞ 이 늦가을 풍경은 조만간 다시 올려야지..ㅎㅎ

이런.....!  가을이 벌써 가고 없구나...!

직장에서 친선도모겸 연례행사로 실시하는 조계산 산행이 잡혀 있는  날이다.

전날의 과식도 덜어내야 하겠고 이 가을이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아침빛으로 조계산 굴목이재의

멋진 단풍을 담아보고 싶어서 과한욕심으로 나선 새벽산행길..!

 

아..이런

새벽이 밝아오는 선암사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만큼 가을이 떨어져 버리고 없다.

이럴수가 없는데...

엇그제까지만해도 차마 단풍이 무르익지를 못했었는데...!

조금만 더 올라가면 음지쪽으로  한참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숲이  있겠지 싶었다가도

이내 떠나버린 가을을 받아 들여야 할 모양이다.

 

가을은 인제 완벽하게 지나가고  없는 것이였구나...!


▲ 대각암에서 비로암가는 길


   ▲ 비로암 오르는 길에서 만나는 억척스런 삶을 보여주는 나무


 

 

조계산 굴목이재길

선암사와 송광사는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양편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두사찰을 천년 동안  이어주었을 길이 있으니, 바로 '굴목이재길'이다.

두 절을 이어주는 길 어느쪽에서 오름을 하더라도 처음으로 만나는 고개가 굴목재다,

송광사 쪽은 송광굴목재, 선암사 쪽은 큰굴목재(선암굴목재)와  만나게 된다.

재라고 해서 결코 우습게 보아서는 안된다.

  해발 700m가 넘는 높은 산등성이를 넘어야하는 숨가쁜 비탈길이 버티고 있어서  

 초보산꾼들에게는 힘겨운 고행과도 같은 길일테니까..!

 

길목이재길은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총연장  6.5km 의 조계산 중허리길로써

아주 차분한 걸음으로 5시간이면  족히 거닐어 볼수 있는 잊지못할 길이다.

물론 역순으로 걸음하여도 크게 상관은 없다.

게으른 사람들 말로는 송광사에서 시작하는 길이 조금 더 편하다고도 한다.

 

산행길이라기 보다는 조금 난이도 있는 둘레길쯤으로 불러주는것이 더 격에 맞을지도 모를 일이다.

 

단지 지금은 일찍 저물어가는 가을이 아쉬울뿐이다.

조계산 보리밥...! 묵어 보았능가...?

 보리밥집은 이 굴목이재길의  한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어서  조계산을 찾는 산객들에게는 잠시 쉬어가는

주막처럼 정겨운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계산을 등산할 때는 따로 점심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듬성등성하고 거칠게 무쳐내주는 신선한 야체무침에 쌀알 둥둥 떠다니는 막걸리 한사발이면 그날 하루는 충분히 배가 부를 일이다.

 

보리밥이라고 해봐야  그렇게 거창할것도, 또 감칠맛 나는 색다른 맛도  없다.

그저 커다란 양은냄비에 고추장 한 숟갈과 참기름

그리고  , 따로 떠주는 보리밥 한 그릇과 푸성귀 나물듯. 이것들을  모닥거려서 비벼 먹으면 그게 전부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이런 산길에서는 이렇게 고기한점, 생선한조각 없는 초라한 푸성귀들뿐인 보리 비빔밥이지만,

그래도  그 맛은 여느 시중 보리밥집과 견줄수없을만큼 맛나다.

맛은 결코 입으로만 느끼는것이 아닌 모양이다.

 

점심시간에 잘 맞추어서 한그릇 먹어 볼라치면 족히 20분 이상은 긴 줄에 동참을 해야 한다는..ㅎㅎ

         알아두면 좋을 팁 하나 : 보리밥집은 다해서 3군데 있다.

                첫번째 집은 아무래도 길목이 좋아서인지 기다림의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나오는 나물들의 가지 수도 적어보인다.왠지 깊은 맛이 떨어지는듯

                가장 아랫 보리밥집은 조금 동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윗쪽 보리밥집보다는 한가하며 더불어서 정성이 더 들어가는 맛을 보여주는듯 하다.

                한가한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 딱  2분만 더 발품을 팔아라...!

                아..가운데 보리밥집도 있습니다. 밥값은 6000원 , 야체전, 도토리묵 6000원, 동동주한사발 6000원 입니다.

                배달하는 모든 음식은 셀프입니다.

             보리밥집에서 송광굴목재로 올라가는 중간쯤에 있는 배도사대피소

 

 

양탄자를 깔아놓은듯한 편안한 천자암 가는  길...!

8시 45분, 송광굴목재 못 올라가서 만나는 천자암가는 삼거리

오랫만에 이쪽 천자암 쌍향수도 한번 보고 갈끄나..!

아무래도 송광사 도착시간은 충분할듯 싶은 여유가 보이는지라 또 금새 욕심하나가 더 생겨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오늘은 맘껏 스피드를 내서 산행을 해보자..

절대 달리지는 말고...니가 얼마나 빠를수 있는지 한번 가 보자

 

이 천자암가는 지름길

처음걸어보는 이길이 이리도 푹신하고 부드러운 길일줄은 미쳐 몰랐던듯 싶다.

수북한 낙옆에 부드러운 양탄자 위를 걷는 그런 느낌이다.

산의 중허리를 끼고 돌아가는 길이였던터라 경사마저도 없는

사람들도 많이 다닐것 같지 않은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사람들의 산길이  아닐까..ㅎㅎ

 

 

 

 

 

 

      천자암의 쌍향수(雙香樹)

  천연기념물 제88호.

  수량 2그루. 1962년 12월 3일 지정. 추정수령 800년. 송광사 소유.

  나무높이 12.5m, 가슴높이 줄기둘레 4m 및 3.24m이다.

  가지퍼짐은 남쪽의 것이 동쪽 5m, 서쪽 3.8m, 남쪽 5.8m, 북쪽 3.5m이고,

  북쪽의 것은 동쪽 3m, 서쪽 4m, 남쪽 3.8m, 북쪽 3.5m이다.

  송광사가 있는 조계산(曹溪山)에 천자암(天子庵)이 있고 그 경내에

  2그루의 향나무가 근접한 상태로 자라고 있다.

 전하는 말로는 보조국사(普照國師)와 담당국사(湛堂國師)가 중국에서

 수도를 끝내고 귀국할 때 짚고 온 지팡이를 나란히 꽂은 것이 이

 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담당국사는 왕자의 신분으로 보조국사의 제자가  되었다               

 이 나무들은 줄기가 실타래처럼 꼬여 있어 특이하다.

 이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말이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

 눈높이 줄기둘레가 각각 3.10m, 3.85m로서 쌍향수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 천자암에서 송광사 가는 길

 

 

 

 

     ▲ 송광사에서 천자암 오름하는 들머리길 , 굴목이재길은 오른쪽 계곡을 건너서 이어지고 천자암길은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오름한다.

 

 

숨가쁘게 달려온 송광사의 아침

천자암에서 송광사까지의 호젖한 내림길은 숫제 바람처럼 빠른 걸음이다.

무슨넘의 열정으로 이리 빠른 걸음으로 내달림을 하는 것인지...거...참

 

선암사에서 물한모금, 다시 비로암에서 물 한모금

그리고는  천자암에서 물 ...!

이것들이 오늘 돌팍이 먹었던 전부인 모양이다.

이쯤 걸었으면 허기가 질법도 할텐데...

어제 먹었던 삼겹살이 든실했던지 조계산의 긴 산행길에서 아직껏 허기를 느끼지를 못하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아..송광사의 아침

벌써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내가 신기한 모양인지..연신 처다보는 눈치가 왠지 싫지만은  않다.

목에 묵직한 카메라가 메달려 있는지라 대단한 진사쯤으로 보이는 것일까...

알면 알수록 얼척없는  찍사인 돌팍을..ㅎㅎ

부지런한 진사님들의 사진 포인트에서 재빠르게 몇장의 사진을 흉내내어 담아보지만

약속 시간에 쫒기는 돌팍인지라  마음의 여유가 생기질 않는다.

 

그래도 진하지 않게 머물고 있는 안개낀 사찰 이미지가 참 매력적이지 않는가 싶다.

사찰은 이런아침 풍경이 주는 맛이 진정한 멋이였을까...?

 

 

 

10시 05분 매표소 도착

예상시간보다 5분 늦었네..ㅎㅎ

매표소 밖으로 나가자니 다시 들어오면 입장료를 내야 할것 같고...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편한 휴식같은 휴식을 가져본다.

물만 먹었던 창시들한테 귤도 두어개 먹이고 단맛좋은 사과도 한개 먹여 주면서

직장동료들을 기다리는데..예상외로 시간들이 늦어지고 있는 모양인지 아무리

고개를 매표소 밖으로 내밀어도 아는 얼굴들이 보이질 않는다.

 

엥...오늘 산행코스가 바뀌였나...?

올때가 벌써 지났을텐데...

45명을 태운 버스가 힘이 딸려서 달리지를 못하나..ㅎㅎ

다시 시작되는 산행길

초보산꾼들과 함께하는 굴목이재길 산행...!

오늘 본례의  행사일정에 합류를 인제서야 하게 되는구나..ㅎㅎ

어떻게 하면 이보다 더 느린 산행을 할수 있는지..?

그 숨가쁘게 내달렸던 새벽길의 산행보다

끝도없이 느려진 산행이 외려 더 힘들고 진땀나는 걸음이였구나...!

 

그래 아침에 충분히 빠른걸음을 했으니

이번은 굴목이재길에서는 또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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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단체산행에서도 사진에 여념이 없으면 안되겠지요.ㅎㅎ

돌팍 카메라

단체사진 몇장 담고서는 이제 완벽하게 베낭속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기록과 영상이 아무런 말을 할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산행은 쭈욱 계속 되었다는..